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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양장]

원제 : Метел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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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이제 와서 제 운명을 거역하기엔 너무 늦었군요. 당신에 관한 추억, 비할 데 없는 당신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지금부터 제 인생의 고통이자 기쁨이 될 겁니다.

    “푸시킨은 우리의 전부야. 별이 빛나는 하늘이기도 하고 마음속의 법칙이기도 한 거야”

    타티야나 톨스타야의 소설 [키시]에서 주인공 베네딕트가 중얼거렸던 이 문장은 러시아인들이 얼마나 푸시킨을 사랑하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푸시킨은 러시아 문학을 일거에 성취한 천재이자, 비운의 죽음으로 인해 불멸의 존재가 된 작가다. 본래 ‘벨킨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출간되었던 단편집 [눈보라]는 러시아인들이 가장 애정하는 대문호 푸시킨이 생애 최초로 완성한 소설집으로, 러시아적 정서를 가득 담은 다섯 편의 단편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도스토예프스키가 단편들 중 하나인 [역참지기]를 자신의 소설 [가난한 사람들]에 매개물로 등장시키면서, 이 단편집은 더욱 유명해진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러시아어로 쓰인 작품들 가운데 최초로 영원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 작품’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눈보라]에 실린 다섯편의 소설에는 복수의 화신, 낭만적 사랑을 꿈꾸는 연인들, 장의사, 역참지기 등 다양한 계급과 다채로운 사연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푸시킨의 문학은 인간과 그를 둘러싼 세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성찰에 기반하고 있기에 인간의 약점과 온갖 허물로 인해 빚어진 수많은 비극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껴안는 과감한 낙관주의가 함께한다. 그의 문학은 그래서 소중하며 또 여전히, 어쩌면 지금 더 필요하다.

    표제작 [눈보라]는 한밤의 폭설로 인해 엇갈린 세 젊은이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부유하고 아름다운 귀족 처녀 마리야는 가난한 장교 블라디미르와 ‘사랑의 도피’를 계획하고 옆 마을 교회에서 비밀 결혼식을 올리기로 약속한다. 블라디미르가 모든 준비를 완벽하게 끝낸 사이, 마리야는 몰래 집을 빠져나온다. 그 순간 앞이 보이지 않을 만큼 엄청난 눈보라가 휘몰아치고, 그들의 운명은 어긋나기 시작한다. 그 후, 마리야 앞에 나타난 또 다른 매력적인 청년은 그녀에게 놀라운 사실을 고백하는데…

    추천사

    ‘러시아어로 쓰인 작품들 가운데 최초로 영원한 예술적 가치를 지니는 작품’
    - 블라디미르 나보코프

    “그는 예언자였다. 우리가 가는 어두운 밤길을 비추는 환한 등불이었다.”
    - 도스토예프스키

    “다른 나라에서 백 년 이상 걸린 문장 확립과 국민문학의 창조가, 러시아에서는
    푸시킨 한 사람에 의해 일거에 성취되었다.”
    - 투르게네프

    “푸시킨에 대해서 쓰는 것은 러시아 문학 전체에 대해서 쓰는 것과 같다.
    푸시킨 이전의 러시아 작가는 푸시킨으로 모아지고,
    푸시킨이 푸시킨 이후의 작가를 설명한다.”
    - 벨린스키

    목차

    책 머리에

    한 발의 총성
    눈보라
    장의사
    역참지기
    귀족 아가씨 농노 아가씨
    고(故) 이반 페트로비치 벨킨 이야기

    해설
    푸시킨의 삶과 작품세계 - 『벨킨 이야기』가 보여주는 ‘길 떠남-시련-귀환’의 내러티브

    본문중에서

    동쪽 하늘이 붉게 물들며 환하게 밝았고 황금빛 구름 행렬은 마치 군주의 알현을 대기 중인 신하들처럼 태양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았다. 청명한 하늘, 신선한 아침 공기, 이슬방울, 한 줄기 바람, 새들의 노랫소리가 리자의 마음에 어린애다운 명랑한 기운을 가득 불어넣었다. 아는 사람이라도 만날까 봐 조마조마한 마음에 그녀의 행보는 걷는다기보다 날아가는 듯 보였다. 아버지 영지 경계에 있는 숲 가까이 이르렀을 때, 리자는 소리를 더 죽여가며 걸었다. 그녀는 여기서 알렉세이를 기다려야 했다. 그녀의 심장은 세차게 뛰었는데 왜 그런지는 본인도 몰랐다. 하지만 젊은 시절 우리들의 철부지 장난에 수반되기 마련인 두려움이야말로 그 장난의 가장 큰 매력이기도 한 것을.
    (/ p.148)

    그러나 무엇보다도... (그의 다정함이나 기분 좋은 어투, 매혹적인 창백한 안색, 붕대를 감은 팔보다 더) 그녀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한 것은 이 젊은 기병이 침묵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녀는 그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역시도 타고난 명석함과 경험으로 그녀가 자신을 각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을 일찌감치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그가 자신의 발아래 무릎을 꿇고 고백하는 것을 듣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망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정한 사랑과 분간이 안 되는 수줍음? 자존심? 아니면 교활한 호색한의 유혹의 기술? 이것은 그녀에게 분명 수수께끼였다.
    (/ p.74)

    “제가 더 조심했어야 했습니다. 날마다 당신을 보고 당신의 이야기를 듣는 달콤한 습관에 빠진 나머지 그만...” (이때 마리야 가브릴로브나는 생 프레St.-Preux의 첫 번째 서신(장 자크 루소의 서간소설 <신 엘로이즈>에 나오는 편지 – 옮긴이)을 떠올렸다.) “이제 와서 제 운명을 거역하기엔 너무 늦었군요. 당신에 관한 추억, 비할 데 없는 당신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지금부터 제 인생의 고통이자 기쁨이 될 겁니다. 하지만 하기 힘든 말을 고백해야 할 막중한 의무가 제겐 아직 남아 있습니다. 당신께 무서운 비밀을 털어놓고 우리 사이에 넘을 수 없는 장벽을 세워야만 하는 의무가...”
    (/ p.76)

    말은 진작에 준비되었지만 나는 역참지기와 그의 딸과 헤어지고 싶지 않았다. 마침내 그들과 작별을 고했다. 역참지기는 내게 안전을 빌어주었고 그의 딸은 나를 마차까지 배웅했다. 현관에서 나는 발길을 멈추고 그녀에게 입 맞추게 해달라고 청했다. 두냐는 승낙했다... 그간의 무수한 입맞춤을 헤아려 보았는데,
    내가 입맞춤이란 걸 한 이래로,
    나에게 이렇게 오래도록, 그리고 이렇게 달콤한 추억을 남긴 입맞춤은 없었다.
    (/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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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알렉산드르 세르게예비치 푸시킨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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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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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시킨은 러시아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국민작가다. 아버지는 유서 깊은 모스크바 귀족 가문 출신이었고 어머니는 한니발 장군의 손녀였다. 작가의 외증조부였던 아브람 한니발 장군은 에디오피아의 왕자로, 표트르 대제에게 선물로 보내져 황제의 제자이자 총신이 되었다. 시인은 언제나 수세기에 걸친 가문의 전통을 자각하고 있었으며 귀족가문의 후손이라는 점과 다혈질의 아프리카 혈통을 평생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18세기 표트르 대제의 개혁에 러시아가 푸시킨이라는 천재로 응수했다”는 19세기 사상가 게르첸의 표현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3세기에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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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노문학 석사학위를, 페테르부르크에 있는 러시아문학연구소에서 노문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러시아인, 조선을 거닐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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