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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주병 공장 야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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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부커상 최종 후보에 다섯 차례 오른
    영국의 국보급 작가 베릴 베인브리지의 대표작

    가디언 소설상 수상작 | 부커상 최종 후보작
    〈옵저버〉 선정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 100’


    노동계급의 섬뜩한 비극을 묘사하는 심리소설로 유명한 영국의 대작가 베릴 베인브리지의 대표작 『포도주병 공장 야유회』(1974)가 꿈꾼문고 ff 시리즈로 출간됐다. 베인브리지의 소설이 국내에 번역 출간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가는 대영제국 훈장 데임 커맨더를 수훈했고, ‘국가적 보물’로 명명됐으며(가디언), ‘1945년 이후 가장 위대한 영국 소설가 10인’에 이름을 올렸다(더 타임스). 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베릴의 마지막 해〉가 손자인 찰리 러셀에 의해 제작돼 2007년 BBC에서 방송됐으며, 부커상 최종 후보에 다섯 차례나 올랐고, 2011년 특별 명예 부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혼 후 병입 공장에서 일했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포도주병 공장 야유회』는 공장의 여성 노동자 브렌다와 프리다의 대조적인 삶을 다룬다. 부커상 최종 후보작이자 가디언 소설상 수상작으로, 〈옵저버〉 선정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책 100’에 꼽혔다. 소설가 그레이엄 그린이 ‘충격적일 만큼 우스우면서 공포스러운 소설’이라는 평을 남긴 이 작품은 현대 영국 소설의 진수를 보여준다.

    자전적 경험을 교묘하게 비틀어
    독특한 산문 예술로 승화시킨 걸작


    『포도주병 공장 야유회』는 기이하고 폭력적인 사건들의 폭발적 전환을 탐구하는 작품으로, 전후 영국 노동계급의 불안정하고 위태로운 삶이 반영돼 있다. “우리 시대에 진정한 디킨스적 재능을 타고난 유일한 작가”(옵저버)인 베인브리지가 리버풀 노동계급 출신으로서의 자기 체험을 끌어와 정교한 플롯과 간결한 문체로 긴장감 넘치는 희비극을 만들어냈다. 이 작품에는 주인공의 시어머니가 찾아와 총을 들고 위협하다 총이 발사되는 장면이 나오는데, 실제로 작가의 집 천장에는 시어머니가 그를 쏘려다가 생긴 총알구멍이 있다고 한다. 원래의 사건이 어땠는지는 알 수 없으나, 작가 자신의 경험을 솜씨 좋게 산문 예술화한 것은 분명하다.

    자기 자신을 파괴하려고 작정했어, 프리다는 생각했다. 그 순간 해던 부인이 방아쇠를 당기면서 작게 펑 하는 소리가 났다. (…) 그들은 해던 부인의 양팔을 붙잡았고, 그녀의 허리를 부드럽게 감쌌다. 패트릭은 공중에 높이 쳐든 총을 향해 손을 뻗었고 손가락을 그녀 손가락 사이에 끼워 넣었다. 마치 격렬하게 춤을 추는 듯 팔이 빠르게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면서 그들의 몸이 흔들렸다.
    (/ pp.75~76)

    소설은 주인공이 사는 아파트 앞에 영구차가 주차되고 한 노부인의 장례식이 치러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이후 포도주병 공장 직원들이 떠나는 야유회를 중심으로, 인물들의 관계와 그 인물들 사이에 벌어지는 앞뒤 사건들이 불안감을 증폭시키며 반전을 거듭하다 어처구니없는 파국을 맞이한다. 실소를 자아내는 소극에서 거의 스릴러에 가까운 블랙코미디로 변화해가는 이 소설에서 시작 부분과 유사한 문장 구조로 끝나는 결말은 결코 예상할 수 없었던 놀라움으로 독자를 이끈다.

    섬뜩함 위에 흩뿌려진 빛나는 유머 
    완벽한 기교로 고조되는 기괴한 희비극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한 침대를 나눠 쓰는 프리다와 브렌다는 이탈리아인 사장이 경영하는 포도주병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 시골의 주정뱅이 남편과 학대하는 시어머니를 떠나 도시로 온 브렌다는 수줍은 성격의 여성으로,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주장하지 못해, 공장 매니저 로시에게 성추행을 당하고 룸메이트인 프리다에게 기가 눌리는 등 다른 사람들에게 치이며 살아간다. 솔직한 성격의 몽상가로 언제나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는 프리다는 브렌다는 물론이고 공장의 다른 직원들과 매니저까지 쥐고 흔들어야 직성이 풀린다. 그런 프리다가 공장 노동자 모두가 함께하는 야유회를 계획한다. 돌아오는 일요일의 야유회는 적극적인 성격의 프리다에게는 사랑을 쟁취할 수 있는 기회를, 내성적인 성격의 브렌다에게는 끔찍한 경험을 안겨줄 것으로 보였다.

    그녀는 야유회에 대해 생각만 해도 당황스러웠다. 벌써 10월이므로 비가 올 게 틀림없었고, 그녀는 그저 그들이 일렬로 쓸쓸히 잔디 위를 걸으며 이룰 음울한 행렬을, 남자들은 포도주통의 무게 때문에 미끄러지고 발을 헛디디고, 날씨 때문에 화가 나서 얼굴이 일그러진 프리다는 진흙탕 바닥에 주저앉아 물이 뚝뚝 떨어지는 나뭇가지 아래서 은박지 포장을 벗기고 차가운 치킨을 꺼내 사지를 비틀어 뜯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을 뿐이었다. 물론 프리다는 이를 다르게 상상했다. 그녀는 파가노티 씨 조카인 수습 매니저 비토리오에게 몹시 반해 있었는데, 병입 설비와 지하 저장실 업무로부터 그를 빼내 멀리 야외로 데려갈 수 있다면 그를 유혹할 더 좋은 기회가 생길 거라 생각했다.
    (/ pp.9~10)

    우여곡절 끝에 떠나게 된 야유회는 시작부터 좋지 못했다. 야유회를 위한 밴의 예약이 취소되어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직원들은 그냥 집으로 돌아가야만 했다. 프리다와 브렌다, 비토리오, 로시, 브렌다에게 관심을 보이는 아일랜드인 패트릭 등이 두 대의 차를 나눠 타고 야유회를 떠나게 된다. 알고 보니 비토리오는 로시의 처조카와 약혼한 사이였고, 그는 프리다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고 묘한 태도를 취한다. 브렌다는 추근대는 로시를 피해 혼자 있고 싶었으나 어쩔 수 없이 야유회에 끌려간다.
    이 하루는 윈저 성에서의 싸움, 축구와 피크닉, 여왕의 장례식 말 타기, 기묘한 사파리 공원 여행 등 사소하지만 기이한 사건에 사건이 겹치며 결코 정상적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야유회 날 이후의 삶 역시 정상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된다.

    프리다의 얼굴이 천 개의 미소와 분노로 찡그린 표정으로 분열되어, 마구 쏟아지는 비에 아래로 기우는 모든 나뭇잎으로부터 그녀에게로 휙 다가들었다.
    (/ p.180)

    “난 아무것도 잊지 않았어.” 로시가 비토리오를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아무것도.” 그녀는 고개를 흔들었고, 그 일에 관해 그만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로시는 그렇게 충성스러운 사람이었다. 그는 파가노티라는 이름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상관없어, 그녀는 생각했다. 더 이상 조금도 중요하지 않아.
    (/ p.263)

    작품을 이끄는 동력은 두 여성 사이의 미묘한 애증, 우정과 경쟁 관계이고, 작가는 둘의 역학을 이용해, 압축적인 분량 속에 가득 찬 믿을 수 없는 사건들에 개연성과 연속성을 부여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결코 눈을 뗄 수 없는 소설, “가차 없이 사악한 대신 가차 없이 희극적”(선데이 타임스)인 이 색다르고 잊히지 않는 소설에 독자들은 깊이 매혹될 것이다.

    ■ 꿈꾼문고 ‘ff 시리즈’는

    ‘fine books x feminism’

    인류 역사에서 가장 낡은 부조리인 성차별과 그에 단단한 뿌리를 둔 남성중심적 가부장제의 폭력과 위선을 파헤치고 고발하고 비판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선언, 연설, 이론, 문학 들을 소개하는 기획이다. 인류가 이룩한 찬란한 문명과 지적 성취 속에서 인간의 표상은 왜 항상 남성인가, 여성은 대체 어디에 있고 무엇인가,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여, 여성은 남성에 부차적인 제2의 성이며 2등 시민이 아니라 동등한 인권을 가진 대등한 인간임을 끊임없이 증명하고 역설해야 하는 기울어진 세상을 바로잡기 위한 연대의 힘찬 전진에 함께하길 소망한다.

    1 올랭프 드 구주 『여성과 여성 시민의 권리 선언』
    2 시몬 베유 『시몬 베유의 나의 투쟁』
    3 엘리자베스 그로스 『몸 페미니즘을 향해』
    4 페멘 『페멘 선언』
    5 베릴 베인브리지 『포도주병 공장 야유회』

    <출간 예정>
    제인 갤럽 『페미니즘과 정신분석』
    로지 브라이도티 『변신』
    뤼스 이리가레 『반사경』

    추천사

    충격적일 만큼 우스우면서 공포스러운 소설.
    - 그레이엄 그린 / 소설가

    최고의 소설. 깔끔한 구성, 광범한 인물 묘사, 생생한 분위기, 심오한 희극.
    - 더 타임스

    임박해오는 파국의 분위기. 가차 없이 사악한 대신 가차 없이 희극적이다. 쾌감을 선사하는 독창적인 소설.
    - 선데이 타임

    본문중에서

    브렌다는 밤에 서로 너무 가까이 눕게 되지 않도록 침대 가운데에 둘 긴 덧베개를 만들고 책을 일렬로 늘어놓았다. 프리다는 책이 불편하다고 불평했다. 하긴 그녀는 결혼 생활을 해본 적이 없었으니까. 밤에 잠자리에 들 준비를 할 때면 프리다는 옷을 다 벗고 웅장하게 움푹 들어가고 굴곡을 이룬 모습으로, 보채는 거대한 아기처럼 누워 있었다. 브렌다는 잠옷과 속옷과 트위드 외투까지 입었는데, 그게 바로 둘의 차이점이었다.
    (/pp.14~15)

    그녀는 그를 단념시킬 방법을 떠올릴 수 없었다—직장을 잃고 싶지 않았고 상대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이 너무나 싫었다. 그는 그녀가 속을 더 고르게 배분해야 하는 매트리스인 양 그녀의 온몸을 괴상하게 꼬집어댔다. 그녀는 거기 서서 꿈틀거리며 “제발 이러지 마요, 로시”라고 숨넘어갈 듯 말했지만, 그가 간지럽히는 바람에 참고 있던 웃음과 숨이 조금씩 새어 나와, 그는 그것을 독려로 받아들였다.
    (/pp.28~29)

    널 갈기갈기 찢어버리겠어, 그녀는 생각했다. 그러고는 마치 큰 소리로 말한 듯 그녀의 손이 재빨리 입으로 향했다. 낭만적인 꿈을 넘어, 누가 껴안아주기를 기다리는 어린 소녀를 넘어, 그녀가 추구하는 것은 일종의 권력이었다. 내가 그를 원한다기보다는 그가 나를 원하기를 바라는 거야, 그녀는 생각했다.
    (/pp.57)

    마침내 그녀에게서 모든 이미지가 사라졌다. 머릿속에는 더 이상 그림이 남아 있지 않았다. 그저 다가올 좋은 시간의 모든 기쁨과 영광, 그녀가 곧 알게 될 삶에 대한 채울 수 없는 목마름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pp.97)

    그러다 패트릭이 그녀의 어깨를 잡았다. “도와줘요.” 그녀가 외치며 비토리오에게 호소하려고 몸을 돌렸으나, 그는 더 이상 그곳에 있지 않았다. “비열한 놈.” 그녀가 소리쳤다. “여자나 패는 놈.” 그러고는 아일랜드인과 몸싸움을 하여, 무릎을 그의 사타구니에 박아 넣고 벽에 밀어붙인 채 꼼짝 못 하게 했다.
    (/pp.137)

    어쩌면 프리다가 맞는지도 몰랐다. 그녀는 파멸시켜달라고 요청하는 피해자였다. 운이 좋으면 그녀가 벽에서 떨어져 산산이 부서질 정도로 로시가 그녀를 몰아갈 것이다. 여기서 벗어나기만 하면 다시는 그 누구에게도 절대 다정하게 굴지 않을 거야, 그녀가 맹세했다. 하느님 제발, 누군가 보내주세요.
    (/pp.140)

    프리다 부인이 너무 취해서 나오기를 거부하고 있었다—그들은 그녀의 호의를 즐기고 있었다, 그 두 사람 다. 즉 그녀가 두 사람 모두를 품에 안았다. 그러니까 날씨조차 그녀의 열정을 사그라뜨릴 수 없었던 것이다.
    (/pp.188)

    비토리오는 계속 어둠 속에 빠져 있었다—아일랜드인의 이상한 억양과 브렌다의 중얼거림은 그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그는 사람들이 얌전한 사자에 대해 토론하는 것을 적절한 부분에서 고개를 끄덕여가며 예의 바르게 경청했지만, 그의 눈은 계속해서 브렌다에게서 패트릭에게로, 다시 반대로 깜빡거리며 오갔다.
    (/pp.206)

    “그녀가 간다.” 마리아가 외쳤다. 시동이 걸리고 차량은 하역장에서 미끄러지듯 빠져나갔고, 바람결에 플라스틱 튤립이 힘없이 늘어졌다.
    (/pp.265)

    저자소개

    베릴 베인브리지(Beryl Bainbridg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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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2년 영국 리버풀에서 태어났다. 노동계급의 섬뜩한 비극을 묘사하는 심리소설로 유명하다. 대영제국 훈장 데임 커맨더를 수훈했고, ‘국가적 보물’로 명명됐으며, ‘1945년 이후 가장 위대한 영국 소설가 10인’에 이름을 올렸다. 2007년 BBC에서 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베릴의 마지막 해Beryl’s Last Year〉가 방송됐으며, 부커상 최종 후보에 다섯 차례나 이름을 올려, 2011년 특별 명예 부커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 아이를 홀로 키우며 단역배우로 일하다 1960년대 중후반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초기 소설들은 평단의 호평을 받았지만 대중적 호응을 얻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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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 편집자, 번역가. 대학에서 철학과 심리학을 공부했다. 주로 고전문학과 인문학을 읽고 편집한다. 역서에 『몸 페미니즘을 향해』(공역), 『고통에 반대하며』(공역), 『지식의 재탄생』, 『밤으로의 여행』(공역)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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