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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 만나러 왔어, 미국! : 대화하고, 공부하고, 여행하고, 사랑했던 미국 교환학생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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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나영
  • 출판사 : 하모니북
  • 발행 : 2019년 11월 30일
  • 쪽수 : 164
  • ISBN : 9791189930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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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 책은 2019년 상반기에 저자가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와서 배우고 느낀 경험을 적은 글이다.

첫 외국살이는 새로웠던 만큼 신났고, 낯설었던 만큼 쉽지 않았다. 미국은 다양성이 깃든 매력적인 곳임과 동시에 이방인으로서 넘을 수 없는 벽이 느껴지는 곳이기도 했다. 그곳에서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스스로를 전과 다른 위치에서 바라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경험의 중심에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언어는 서툴러도 진정으로 마음을 열어준 이들이 있었기에 그 모든 경험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미국 생활은 바꿔 말하면 서로 다른 사람들과 대화하고, 공부하고, 여행하고, 사랑한 날들이었다. 그런 하루하루가 쌓여 학기 말미에는 ‘내가 이 사람들을 만나러 여기에 왔구나,’라고 확신할 수 있게 되었다. 책 제목이 〈널 만나러 왔어, 미국!〉인 이유다.

더할 나위 없던 인생의 한 페이지를 기록하고, 그 경험을 온전히 본인의 것으로만 남기고 싶지 않아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 책에 적힌 그의 경험이 독자들로 하여금 새로운 생각을 하게 만드는 매개가 되길 소망한다. 교환학생을 꿈꾸는 사람, 미국 생활에 관심이 있는 사람, 해외에서의 삶을 간접경험해보고 싶은 사람,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달려가는 20대 청춘들과 그러지 못했던 청춘을 보낸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목차

Chapter1. 교환학생을 결심한 이유
Chapter2. 학교까지 무사히
- 첫 번째 고비 : 발목을 잡은 캐나다 비자
- 두 번째 고비 : 캐나다의 추위가 불러일으킨 지연과 연착
- 세 번째 고비 : Pending bag이 뭔가요?
- 네 번째 고비 : Secondary Inspection에 끌려가다
- 다섯 번째 고비 : 또다시 찾아온 추위와의 밀당
Chapter3. 학기의 시작, 잊지 못할 첫 문장
Chapter4. 뉴욕에 가다
- 시작부터 꼬인 첫 여행
- 온통 파랗던 브루클린의 첫인상
- 브로드웨이, 그리고 뮤지컬 〈위키드〉
- 카페모카와 베이글, 그리고 박물관과 미술관
- 도심에서 맞이한 환상적인 노을
- 비 내리던 소호의 밤, 친구 셋
Chapter5. 소규모 학교, 좋거나 혹은 좋지 않거나
Chapter6. 영어는 어떻게 하냐고요?
- Mission 1 : 영어로 수업 듣기
- Mission 2 : 영어로 일상 살아가기
- 듣고, 듣고, 또 듣기
- 자신감의 다른 말, 평범함
- 나의 깨알회화 TIP : 문장일기를 써보자
Chapter7. 봄방학 : 외국인 친구와 여행한다는 것
Chapter8. 도전,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힘이 되고
- 포럼의 패널이 되다: “Your eyes are so beautiful”
- 외부 봉사를 나가다: “I hope you have a good night, hon”
- 연극을 하다: “I’m sure it will be an amazing experience”
Chapter9. 나만 힘든 게 아니었다
- 누구나 힘들다
- Perfectly imperfect
Chapter10. 동양인, 한국사람, 대학생, 여성으로서의 나
- 나는 ‘동양인’이다
- 나는 ‘동양인’이다, 근데 그게 뭐지?
- ‘아시아 여성’은 존재하지 않는다
- 나는 ‘한국인’이었다
- 20대 대학생으로서의 나
- 여전히 나는 여성이었다
Chapter11. 한국과 미국이 다른 점
-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자유
- 교실 안에서 마주친 평등의 실체
- 나는 나, 너는 너
- 설마 했던 미국 행정, 내게도 문제가 되다
Chapter12. ‘하고 싶은 일’이 생기다
- 인생 수업을 만나다
- 블로그를 시작하다
-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Chapter13. 학기의 끝, 잊지 못할 마지막 포옹
- 마침내 완연한 봄이 오다
- 널 만나러 왔어
- 떠나기 하루 저 날, 그리고 떠나는 날
Chapter14.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부록 : 종강 후 떠난 유럽여행
- 영국 런던: Vegan-friendly한 도시, 그리고 친구들이 해준 집밥
- 독일 쾰른: Sophia의 가족들을 만나다
- 독일 베를린: 또 다른 자유의 도시
- 스페인 바르셀로나: 다정한 Esther네 가족과 함께
- 포르투갈 포르투 & 리스본: 나의 마지막 여행지

본문중에서

낯선 곳에 홀로 왔다는 사실에 더해, 중구난방의 자유로움을 지닌 미국사회는 내게 한층 더 넓은 자유를 선사했다.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고 이에 대해 토의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었다. 이런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가장 큰 매력은 내가 스스로에게 보다 솔직해질 수 있다는 점이었다.
덕분에 정치나 성(性) 등 예민하다고 여겨지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물론, 나는 내 자신이 느끼기에 별로인 내 모습도 있는 그대로 내보이곤 했다. 전에는 아무리 피곤해도 최대한 친구들과 노는 자리에 머무르려 했다면, 여기선 피곤할 땐 피곤하다고 말하고 먼저 방에 들어갔다.
누군가가 이런 나를 지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대도 별 상관없었다.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억지로 하면서까지 무언가를 인정받고 싶지도 않았고, 어차피 내가 마음 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아도 내 곁에 있어준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화나는 일이 있으면 화를 냈고, 우울할 땐 우울하다고 말했다.
-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자유' 중

마침내 도착한 그랜드캐니언은 예상보다 훨씬 장엄했고, 예상보다 훨씬 더 추웠다. 3월 중순임을 잊게 만드는 추위에 정신을 못 차릴 정도였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랜드캐니언의 경치에 눈을 떼지 못했다. 한겨울은 아닌 한겨울 날씨의 그랜드캐니언은 한 마디로 자연이 빚은 예술작품 같았다. 잘 정돈된 암석의 배치부터 오묘한 색의 조합, 거기에 푸른 하늘과 시린 공기까지 더해지니 그저 넋을 놓고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게 진정한 자연이구나’싶다가도 ‘이게 정말 자연이야?’하는 생각이 번갈아 들었다. 보고 있는데도 믿기지가 않았다. 그랜드캐니언도, 추위도, 아직은 낯선 친구들과 그곳에 있는 그 순간도, 모든 게 비현실적으로 느껴졌다.
- ‘봄방학: 외국인 친구와 여행한다는 것’ 중

지금까지 나는 서양 친구들에게 동양인으로서의 입장을 말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그건 한국인의 시각에 더 가까웠다. 여성을 대상으로 한 불법촬영, 중고등학교에서의 주입식 교육과 치열한 대학입시, K-pop이 이끄는 대중문화…. 그간 내가 친구들과 이야기했던 주제들은 사실 한국 사회에 대한 것이지 그 밖의 다른 게 아니었다.
이렇게 한국이 한국만의 고유한 특성을 가지듯 일본도, 인도도, 그리고 아시아 내 다른 국가들 모두 각자의 고유한 모습을 가진다. 그러니 내가 관심 가져야 하는 일은 지금껏 동양으로만 두루뭉술하게 생각해온 사고방식을 버리고, 각 지역의 특수성에 주목하여 그 차이를 이해하는 게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무수한 차이를 가로지르는 교차성에 대해 고민하는 것은 그 다음 순서여도 늦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돌고 돌아 마침내 내가 내린 결론은 다음의 문장과 같았다. '나는 동양인이기 전에 한국인이었다.'
-'나는 '한국인'이었다' 중

생각지도 못한 대답에 깜짝 놀랐고, 솔직한 친구들이 귀여워서 순간 웃음을 터뜨렸다. 그리고 또 다시 느꼈다. 이번에도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고. 다들 말하지 않을 뿐이지 나처럼 빈틈이 많고, 혼자 애쓰며 살아가고 있는 거라고.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니, 진정으로 멋진 사람은 흠결이 적은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도 충실하게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이 생각대로 되지 않더라도, 그래서 아파하고 좌절하더라도 결국엔 다음 걸음을 내딛는 사람. 그런 사람이야말로 정말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닐까. 나는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그런 사람이고 싶다. 나의 약한 모습까지 외면하지 않는 강한 사람이고 싶고, 그런 나로 매일을 살아가고 싶다.
- 'Perfectly imperfect' 중

연극은 나의 교환생활이라는 책 중에서도 하이라이트에 해당하는 페이지였다. 그렇게 말할 수 있을 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들였고, 그만큼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했다. 모든 공연을 마친 다음 날, 우리는 무대를 정리하기 위해서 마지막으로 모였다. 모두가 손을 걷어 세트를 허물고, 조명을 빼고, 그 많았던 옷과 소품을 분류해 의상실로 되돌려놓았다. 그 날 나는 Dan에게 엽서를 한 장 써서 선물했는데, 핵심은 딱 한 문장이었다. 그것은 나의 연극 도전기를 요약하는 한 문장이기도 했다.

“제가 첫 번째로 잘한 일은 연극 오디션을 본 거였고, 두 번째로 잘한 일은 중간에 포기하지 않은 거예요.”
- ‘연극을 하다’ 중

그동안 수업이 ‘살아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종종 있었지만 이 수업 때만큼 수업이 살아 숨 쉬어 쿵쾅거리는 심장박동이 느껴진 적은 없었다. 교실에서 우리는 불합리한 현실에 화를 내거나 눈물을 흘리기도 했고, 어려운 이론에 투정을 부리거나 때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확신에 차지 않은 목소리로 이론을 현실에 적용해보기도, 누구랄 것 없이 모두가 같은 주장을 하기도 하며 그렇게 우리는 수업의 순간순간을 채워나갔다.
- ‘인생 수업을 만나다’ 중

한 사람씩 편지를 쓰면서, '이 사람이 없었다면 내 교환생활은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잘은 몰라도 아마 무척 단조롭고 외로운 생활이지 않았을까. 이들 없는 교환생활은 상상이 되지도,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만큼 좋은 사람들이고 나한텐 과분할 정도로 행운인 인연이었다. 따스한 햇살이 들어오는 창문 옆에서 편지를 쓰며, 이곳에서 너무 행복한 날들을 보냈다는 생각에 눈물이 찔끔 났다. 이제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의심의 여지없이 말할 수 있게 되었다.

"I came here to meet you.(널 만나러 왔어)"라고.
- '널 만나러 왔어' 중

한국을 떠나 미국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다이어리에 ‘가서 하루하루를 채워가며 살다보면 분명 나만의 무언가가 만들어지거나 예상치 못했던 길이 생길 거라고 믿는다.’라는 문장을 썼었다. 누군가에겐 그저 청춘의 호기로운 믿음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이 문장을 적었을 당시엔 정말 그렇게 되리라고 생각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내 안의 믿는 구석이 있었다. 그리고 몇 달 후, 그 말은 실제로 현실이 되었다. 새로이 겪은 사소한 일들은 하나하나 배움과 추억이 되었고, 낯선 얼굴과 이름들은 어느새 내게 둘도 없이 소중한 존재가 되었다. 매일 일기장을 빼곡히 채울 만큼 하루하루가 다채롭고 의미로 가득했다. 또 거칠게나마 내가 하고 싶은 일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정확히 어떤 일을 할지, 그 일을 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우선은 그 방향을 따라 걸어보기로 했다. 그 길을 걷다보면 지금의 내가 모르는 또 다른 길이 이어지지 않을까? 이번에도 나는 나를 믿어보려고 한다.

- ‘끝은 또 다른 시작이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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