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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진 새

원제 : THE EARTHQUAKE 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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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지진 새] 원작소설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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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뭔가가 사라지면, 그건 그냥 사라진 거야.
    그럼 다음 걸 찾아야 하지. 그리고 난 너를 찾았어.”


    내 이름은 루시 플라이. 현재 34세. 도쿄에 있는 사사가와라는 번역회사에서 일한다.
    영국 스카보로에서 태어났고 7남 1녀 중 막내딸이다.
    아들을 원했던 부모님은 어릴 적부터 나를 구박했고, 오빠들도 다르지 않았다.
    일곱 살이 되던 해, 나는 노아라는 오빠를 죽였다.
    그 일이 있은 후 나머지 여섯 오빠들은 더 이상 나를 괴롭히지 않았다.
    언젠가는 이곳을 떠나리라 다짐하며 성장했고,
    18살이 되자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일본 도쿄로 떠나왔다.
    그리고 이곳 도쿄에서 사랑하는 남자를 만났다.
    하지만 언젠가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 것이고, 나를 떠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리들리 스콧 제작,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감독
    알리시아 비칸데르, 라일리 키오, 고바야시 나오키 주연
    2019년 하반기 넷플릭스 기대 개봉작
    영화 <지진 새>의 원작 소설!

    ★★★★★ 존 르웰린 리스 문학상 수상 ★★★★★
    ★★★★★ 베티 트라스크 문학상 수상 ★★★★★
    ★★★★★ CWA 존 크리지 대거 문학상 수상 ★★★★★
    ★★★★★ 문단과 언론의 호평이 쏟아졌던 화제의 데뷔작 ★★★★★


    오늘날 순문학이라 일컬어지는 작품에서 장르적 요소를 발견하는 일은 그리 드문 일이 아니다. 장르문학 작가 루스 렌들이나 P. D. 제임스 등이 문단의 호평을 받는 일이 많아지면서 어느덧 장르문학과 순문학의 경계를 가르는 일은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되고 있다. 이번에 북로드에서 번역 출간된 수재나 존스의 데뷔소설 《지진 새》 역시 이 중간문학에 속해 있는 작품이다. 패트리샤 하이스미스, 바바라 바인이라는 필명으로도 잘 알려진 루스 렌들의 뒤를 잇는 ‘서스펜스계의 떠오르는 총아’ 수재나 존스는 작품의 구성에 매달리기보다는 화자의 기억이나 내적 세계의 흐름에 의존하는 서술기법을 선호한다. 따라서 문학적 접근보다는 미묘하게 긴장감을 구축하면서 이야기의 몰입과 속도감에 중점을 둔다. 이것이 바로 작가 수재나 존스의 작품이 갖는 최대 강점이다.
    작가가 일본에 거주하던 당시 도쿄를 배경으로 집필한 장편 《지진 새》는 심리극과 추리극이 혼합된 강력한 데뷔작으로, 2001년 출간 당시 영국 문단과 언론의 호평을 받았다. 장르적 기법을 효과적으로 도입하면서 마지막 클라이맥스에 이를 때까지 결코 스토리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독특한 구성력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수재나 존스는 작품 전반에 걸쳐 긴장감을 유발하며 자신만의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역량을 증명해보였고, 결코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반전을 선사하며 당시 문단과 독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주었다. 출간 당해 데뷔작임에도 존 르웰린 리스 문학상, 베티 트라스크 문학상, CWA 존 크리지 대거 문학상을 수상하며 화제가 된 것도 어찌 보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오늘날 영국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데이비드 미첼은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에서 수재나 존스의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다음과 같이 표현하기도 했다.

    수재나 존스는 다시 한 번 자신의 작가적 역량을 증명해보였다. 미스터리 작품으로 분류된다고 해서 그 작품이 문학적 가치를 가지지 않는다는 의미는 결코 아니다. 존스의 초윤리적 세계관은 우리의 마음속에서 깊이 공명하면서 다음에는 또 어떤 작품을 발표할지에 대한 크나큰 기대감을 안겨준다.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언론평' 중에서)

    살인 사건, 사람들 사이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자, 화자 그 자체와 화자의 서술에 숨겨진 인간 본성에 대한 이야기라 할 수 있는 《지진 새》는 일본에서 살아가는 한 영국 여자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언제나 ‘이방인’으로 머물러야 했던 그녀의 삶과, 그녀 주변에서 일어나는 미스터리한 죽음을 다룬 심리 미스터리 수작이다. 이 작품은 2019년 11월 리들리 스콧 제작,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감독, 알리시아 비칸데르·라일리 키오·고바야시 나오키 주연으로 넷플릭스에서 영화 개봉을 앞두고 있어 다시 한 번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뭔가가 사라지면, 그건 그냥 사라진 거야.
    그럼 다음 걸 찾아야 하지. 그리고 난 너를 찾았어.”

    태어날 때부터 환영받지 못했던 한 여성이 들려주는 충격적인 독백


    《지진 새》는 제목부터 미스터리적인 요소를 담고 있다. 과연 ‘지진 새’란 무엇일까? 작품 속에서 우리가 알아낼 수 있는 것은 위험을 알리는 소리로 작가적 상상력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지진 새는 지진을 경고하는 소리일 뿐만 아니라 뭔가 불길하고 위험한 징조를 알리는 무엇이다. 작품 속 주인공 루시 플라이는 지진 새가 울던 날 오후, 또 다른 영국 여자 릴리 브리지스를 살해한 혐의로 일본 경찰에 체포된다. 그리고 루시의 개인적 독백, 즉 (남성) 경찰관에게 취조당하는 걸 거부하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이어지며 작품 초반부터 긴장감을 완벽하게 조성해나간다.

    오늘 아침 일찍, 체포되기 몇 시간 전에, 나는 땅이 진동하는 걸 느끼며 잠에서 깨어났다. 내가 이 사실을 언급하는 이유는 이런 식의 진동이 도쿄에서는 매달, 가끔은 그보다 더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오늘 아침의 진동이 그리 특별한 게 아니었음을 암시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어떤 식이든 내 삶의 단층선이 두 경찰의 등장과 함께 무너지기 시작했음을 암시하려는 것도 아니다. 나는 단지 일어난 사건의 순서를 이야기하고 있을 뿐이다. 어쨌든 오늘은 특별한 날이어서 그 어떤 것도 잊고 싶지 않다.
    (/ 본문 중에서)

    수재나 존스의 문체는 호흡이 짧고 단순하다. 건조하고 절제되어 있기에 오히려 읽는 이의 감정적 동요를 극대화시킨다. 마치 제삼자가 사건을 서술하는 듯한 루시의 담담하고 객관적인 어조는 도입부에 나오는 살인 혐의의 체포가 앞으로 일어날 사건의 전조이자 부차적인 것일 뿐임을 암시한다.
    주인공 루시 플라이는 포스트모더니즘 작품이나 최근 쏟아져 나온 도메스틱 심리 스릴러의 믿을 수 없는 화자라기보다는 오히려 바바라 바인의 《그래스호퍼(Grasshopper, 2000)》 여주인공을 연상시킨다. 친오빠인 노아를 죽였지만 의도했던 게 아닌 것처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어떠한 통제도 하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자신이 하는 이야기나 독백도 통제하지 못하는 듯하다. 종종 자신에 관한 얘기를 할 때면 ‘그녀’라는 대명사를 사용하는데, 이는 화자와 이야기의 주체를 분리시켜 객관화하는 역할을 한다. ‘루시’는 일련의 사건을 이야기하면서 또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즉, 연인 데이지에게 자신의 과거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이 그러하다. 하지만 연인 데이지는 그녀의 이야기에 관심이 있거나 듣고 있지 않은 듯하다. 데이지가 그녀에게 “넌 좀 이상해”라고 말했을 때도 루시는 ‘그의 말은 갑작스레 튀어나온 게 아니었다. 사실 루시 자신이 그런 말이 나오게끔 이끌어간 장본인이었다’라고 서술하며 그 사실을 인정한다.

    “만약 그녀가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 살아 있을 것이다”

    이면에 숨겨져 있어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진실과 기억, 집착과 배신


    지진 새가 울던 날, 일본 경찰에게 살인 혐의로 신문을 받게 된 루시는 이렇게 말한다. “만약 그녀가 나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마도 지금 살아 있을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연인 데이지도 실종된 상태다. 10년 전 영국 요크셔의 불우했던 삶을 떠나 지구 반대편에 있는 익명의 이국적 도시 도쿄에 정착한 루시 플라이는 번역가로서의 삶에 만족하며, 자신만큼 외로워 보이는 사진가 데이지와 연인 관계를 키워왔다. 그리고 자신과 고향이 같으나 집착이 심한 남자친구를 떠나온 릴리라는 여자를 만났다. 처음에 루시는 자신의 잊고 싶은 과거를 자꾸 환기시켜주는 릴리와 거리를 두지만, 곧 자신과 마찬가지로 외롭고 불안정한 존재에게 마음을 주기 시작한다. 하지만 루시의 삶은 모순과 혼란으로 가득 차 있는 듯하다. 성적으로 문란한 삶을 살아왔지만, 사진 속에만 존재하는 데이지의 과거 연인을 질투하기 시작한다. 현재와 마찬가지로 과거에도 문제가 되는 순간들은 많았다. 루시의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 ‘죽음’이라는 불행한 결말을 맞은 사람은 비단 릴리 브리지스만이 아니었다. 이런 순간들을 이야기의 흐름에 맞춰 노련하고 계획적으로 보여주는 존스의 글은 계속해서 긴장감을 조성하며 빠른 속도감과 강렬한 흡인력을 자랑한다.
    도쿄라는 도시와 언어, 사람들, 그리고 습관에 대한 묘사도 거침없고 친밀하면서도 마찬가지로 ‘이방인’으로서 적절한 거리 두기를 하고 있다. 밤이 되면 루시의 눈을 통해 낯선 도시를 바라보게 된다. 일본에서 살아가는 영국 여자의 두 눈을 통해 기억할 만한 시각적 이미지를 보게 되는 것이다. 처음 루시가 데이지를 만났을 때 그들은 물웅덩이를 바라봤으나, 사실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물웅덩이가 아니었다. 데이지는 도시의 빛이 반사된 풍경을 사진기에 담고 있었고, 루시 또한 그 모습을 사진기에 담는 낯선 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듯 보이는 것 이면에 숨겨져 있어 일상에서 놓치기 쉬운 진실과 기억, 집착과 배신을 다룬 장편소설 《지진 새》는 루시와 데이지, 그리고 릴리의 관계가 뒤엉키는 가운데 이 모든 이야기를 뒤엎는 충격적인 반전으로 마지막 페이지를 다 넘긴 후에도 오랫동안 뇌리를 떠나지 않는 공명과 전율을 선사할 것이다.

    추천사

    “수재나 존스는 간결하지만 인상적인 문체로 내내 으스스한 모호함을 유지해감으로써 긴장감 지진계의 진도 10을 기록한다. 강렬하게 뇌리를 떠나지 않는, 매우 세심하게 창작된 이 데뷔 소설의 진동은 마지막 장이 넘어가고 한참 후까지도 계속해서 느껴진다.”
    - 옵서버

    “절묘하면서도 완전히 등골 서늘하게 하는 이 작품은 당신을 처음부터 끝까지 사로잡을 것이다. 독서모임 고전의 반열에 올라갈 만한 잠재력을 지닌 소설이다.”
    - 엘르

    “놀랍도록 뛰어난 데뷔작. 이 솜씨 좋게 구상해서 아름답게 써내려간 작품이 작가의 첫 번째 소설이라는 사실은 믿기 어려울 정도다.”
    - 데일리 텔레그래프

    “존스의 이전 작품에 친숙한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알 테지만, 그녀의 유쾌하게 뒤죽박죽 혼란스러운 소설의 세계에서는 어떤 것도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다. 존스는 등장 인물의 성격과 플롯의 구성뿐 아니라, 옳고 그름의 구분을 흐리는 데서도 변장의 명수라 할 수 있다. 마지막 반전에서 독자는 숨이 멎을 듯한 충격에 휩싸일 것이다.”
    - 리터러리 리뷰

    “존스는 이유를 알 수 없는 위협의 대가여서 독자를 끝까지 궁금하게 한다.”
    - 메일 온 선데이

    “뛰어나다. 독자는 책을 내려놓고 한참이 지난 후에도 이 이야기가 여전히 마음속 어두운 구석에서 떠나지 않고 남아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 더 페이스

    “온몸에 소름 돋을 준비를 하라.”
    - 엘르

    “존스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벼운 손길로 낯설고 신비로운 감각을 불러일으키고, 폴 오스터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화자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실험적이고 도발적이지만, 전적으로 재미있는 이 소설은 마지막 장에 이르기까지 내내 독자가 다음 상황을 추측하게 할 것이다.”
    - 인디펜던트 온 선데이

    “만약 당신이 멋지게 구성된 한 편의 범죄 소설을 읽게 되리라 예상하고 이 책을 펼친다면, 일련의 지독한 충격에 빠지게 될 것이다. 그 충격은 문체 속에 있다. 존스는 독자가 뭔가에 찔렸다는 사실을 채 깨닫기도 전에 날카롭게 갈아놓은 고드름을 갈비뼈 사이로 찔러 넣는다.”
    - A. N. 윌슨

    “흥미진진한 읽을거리이자, 가끔은 꽤나 신비로운 이 작품은 끝날 때까지 결코 손에서 내려놓을 수가 없다.”
    - 이지 리빙

    “존스가 너무 독창적이고, 감각적인 면에서 너무 특이한 까닭에 효과적으론 쉽게 그 유형을 분류할 수는 없지만, 레슬리 글레이스터와 바바라 바인, 그리고 헬렌 던모어를 떠올리게 한다.”
    - 리터러리 리뷰

    “황량한 아름다움을 담은 인상적인 심리 스릴러.”
    - 뉴 스테이츠먼

    “이 간결하고 절박한 데뷔 작품은 세련된 범죄 소설일 뿐만 아니라 묘하게 사람의 마음을 녹이는 연애 소설이다.”
    - 데일리 텔레그래프

    “매혹적이다.”
    - 메일 온 선데이

    목차

    Media Review
    Dramatis Personae

    제1장 루시의 특별한 하루
    제2장 과거에서 온 여자
    제3장 내 인생의 첫 번째 죽음
    제4장 상자 속의 사진들
    제5장 현악 사중주단의 비극
    제6장 봄날 새벽의 꿈
    제7장 뭔가 잘못된 시점
    제8장 지진을 알리는 새
    제9장 선악과를 따 먹은 결과
    제10장 불운한 곳에 자리 잡은 섬
    제11장 변명은 필요 없었다
    제12장 배신의 대가
    제13장 우발적 연쇄 살인범
    제14장 무죄와 유죄의 차이
    제15장 여전히 내 귓가에 남아 있는 소리

    본문중에서

    “일본에 온 지 오래됐더라고요. 9년 됐던가?”
    이게 공식적인 신문의 일부일까, 아니면 나와 잡담을 하려는 것일까? 잘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하는 모든 말이 녹음되어 내게 불리한 증거로 쓰일 수 있다는 것만은 확실하다.
    “10년이요.”
    “왜 온 거예요?”
    이편이 훨씬 낫다. 지난 10년 동안, 나는 이 질문을 거의 5만 번은 받은 듯하다. 하지만 솔직하게 대답할 말이 없다. 정말로 대답할 말이 없거나, 아니면 솔직한 대답을 생각해낼 만큼 내가 정직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받았을 때 내놓을 몇 가지 기계적인 대답은 준비돼 있다. 오늘은 특별한 경우이니 그 몇 가지를 모두 사용할 것이다.
    “일본 문화에 관심도 있었고, 일본어도 공부하고 싶었고, 돈도 절약하고 싶었고, 세상도 둘러보고 싶었고, 우중충하고 고루한 영국에서 벗어나고도 싶었고, 두부도 좋아하거든요.” (……)
    그가 내 이야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당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내 유창한 언변에 좀 놀라고 감명받았다. 이제는 조용히 있을 작정이다. 오구치가 묻는 것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말하는 모든 것이 릴리에게로 향하리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나는 경찰에 내가 무죄라는 사실을 이해시킬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 사실은 반박의 여지가 없다. 릴리가 나를 만나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지금 살아 있을 것이다.
    (/ pp.34~35)

    내가 아는 한 릴리의 죽음에 관해 밝혀진 사실은 거의 없고, 있다 하더라도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다. 릴리는 어느 날 밤, 소리 소문도 없이 사라졌다. 도쿄에 머문 지 몇 달밖에 되지 않았을 때였다. 그리고 며칠 후, 도쿄 만에서 젊은 여성의 몸통 하나와 절단된 사지 두 토막이 떠올랐다. 팔이었는지 다리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후에 몸통과 일치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손이 없어서 지문도 채취할 수 없었기에 경찰은 공식적으로 신원을 밝힐 수 없었다. 하지만 시체는 릴리의 것이라고 널리 받아들여지는 듯했다.
    알다시피, 그 사건과 내가 연관된 것은 릴리가 사라진 그날 저녁에 내 아파트 문을 두드리는 것이 목격되었기 때문이다. 내 이웃은 문이 열리는 것을 보았고, 내가 문간에 서서 릴리에게 화를 내며 말하는 것과 릴리가 떠나가는 것을 보았다. 그러고 나서 이웃은 내가 몇 분 후에 꾸러미를 들고 릴리를 따라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건 확실히 거짓말이었다. 내가 현관문을 닫은 후 허리춤에 리볼버를 쑤셔 넣는 것을 봤다고는 왜 말하지 않았을까? 아니면 내가 밖으로 걸어 나갈 때 단도를 들고 있었다고 말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나는 그 당시 우리가 나누었던 대화에 관해서는 자세히 털어놓지 않기로 마음먹었지만, 다른 사실들은 절대 부정하지 않았다.
    (/ pp.35~36)

    내가 이야기를 채 끝내기도 전에 데이지는 잠들어 있었다. 사실 그는 내가 이야기를 시작한 직후 잠들었다. 나는 알고 있었지만, 내 이야기가 그에게 좋은 자장가가 되어주었기에 멈추지 않았다. 나는 그가 잠든 것이 무례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내가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자기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은 들을 수 없으리라는 사실을, 적어도 그날은 들을 수 없으리라는 것을 깨달았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모두를 위한 최선이었다. 내가 아동 살인범인 걸 알았더라면, 그는 더 이상 날 사랑하지 않았을 테니까.
    (/ p.86)

    몇 년 동안, 나는 그 3인조와 거의 일요일마다 만나 첼로를 연주했다. 그날이 일주일 중에 가장 행복한 날이었기에, 수요일이나 목요일만 되면 벌써부터 일요일을 기다리기 시작했다. 난 그런 날들이 절대로 끝나지 않으리라 생각했지만, 끝나고 말았다.
    어느 일요일, 내가 집을 나서려고 할 때 전화벨이 울렸다. 가토 부인이었다. 아마 그날엔 연습이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더 깊고 부드러웠다. 그리고 키득거리며 웃지도 않았다. 다시는 연습이 없으리라는 말을 하고 있었다. 야마모토 부인이 사고를 당했다고 했다. 그날 아침 부인은 침실 먼지를 털기 위해 위층으로 올라갔다. 그녀는 루시가 그곳에 치명적인 덫을 놓았다는 사실을 몰랐고, 루시 역시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 p.136)

    “저 소리는 뭐야?”
    나는 그녀가 언급하기 전까지 그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다. 그 말을 듣고 나서야 그게 내내 그곳에 있었음을 깨달았다. 내가 깨어나기 전부터, 내 잠 속 어딘가에서.
    “지진을 알리는 새.” (……)
    나는 릴리에게 지진 새에 관해 말하면서, 내가 뭔가 다른 점도 알아챘다는 사실은 얘기하지 않았다. 즉, 그 소리는 지진의 흔들림과 동시에 시작되지 않았다. 지진 직전에 시작됐다. 그게 꿈이었을까? 만약 그렇다면, 그 꿈은 항상 같았다. 새든 깡통이든 부츠든 간에 대체 어떻게 그게 지진이 일어날 걸 미리 알 수 있었을 까? 나는 이에 관해 여러 번 곰곰이 생각해봤다. 물론 내가 틀렸을 수도 있다. 한밤중에 확신할 수 있는 거라곤 없으니까. 하지만 만약 내가 맞는다면, 그것은 경고나 징후 같은 게 아니었을까? 만약 경고였다면, 지진이 일어나기 바로 몇 초전 , 도망치거나 숨을 시간도 없을 만큼 아주 짧은 시간 직전에 나타나는 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 pp.181~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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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수재나 존스(Susanna Jones)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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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의 여류 소설가. 1967년 영국 잉글랜드 북동부에 있는 항구도시 헐에서 태어났고, 요크셔에서 성장했다. 런던에 있는 로열홀러웨이런던 대학교에서 극작법을 공부하던 중 일본 전통 가면극 ‘노’를 접하면서 자연스레 일본 문화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 이를 계기로 1988년 대학 졸업 후 JET 프로그램 참가를 지원하면서 몇 년간 일본 나고야, 치바, 도쿄 등에 머물며 영어를 가르쳤다. 도쿄에 머물 당시 라디오 대본 에디터 및 NHK 라디오 진행자로 일하기도 했다. 1996년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소설 작법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03년부터 3년간 엑시터 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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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 전문 번역가. 연세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2007년 초반까지 영상 번역가로 활동하며 케이블 TV 디스커버리 채널과 디즈니 채널, 그 외 요리 채널 및 여행 전문 채널 등에서 240여 편의 영상물을 번역했다. 옮긴 책으로는 《허풍선이의 죽음》, 《마지막 별》, 《아도니스의 죽음》, 《미라클 라이프》, 《예쁜 여자들》, 《전쟁마술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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