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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 : 송민령의 공감과 소통의 뇌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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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송민령
  • 출판사 : 동아시아
  • 발행 : 2019년 11월 05일
  • 쪽수 : 276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2623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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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우리가 가장 궁금해하는 뇌과학의 모든 것
    뇌과학의 성과와 한계, 가능성을 한 권으로 만나다

    송민령의 명쾌하고 젊은 뇌과학 이야기

    출판사 서평

    “여자와 남자의 뇌는 어떻게 다른가요?”
    “일반인은 뇌는 10퍼센트밖에 사용하지 못한다는 게 사실인가요?”
    뇌과학에 관해 궁금했던 것, 무엇이든 알려드립니다.


    사람들은 뇌과학에 관해 궁금한 것이 많다. 뇌를 알면 사람을, 나를 더 잘 알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이 책의 저자 송민령은 지난 책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를 내고 강연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대중과 소통해왔다. 그때마다 독자들이 던진 여러 질문을 받았는데, 그 과정에서 대중이 뇌와 뇌과학에 관심이 많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뇌과학자로서 뇌과학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고마웠지만, 한편으로는 잘못 알려진 속설이나 왜곡되어 전달되는 연구가 많아서 아쉬움도 컸다고 한다.
    뇌과학이 답해주리라 기대하는 질문들을 분류해보면 크게 감정과 이성에 대한 질문이거나, ‘남자의 뇌와 여자의 뇌’, ‘천재의 뇌’, ‘효과적인 공부 방법’처럼 사회적인 맥락에서 생겨난 질문이다. 그런데 뇌과학은 신경계의 원리를 탐구하는 분야로, 저러한 질문들에 직접적인 답을 주지는 않는다. 이에 대해서는 심리학, 인지과학, 행동 경제학같이 뇌를 직접 보지 않고 마음과 행동의 여러 측면을 다루는 학문이 더 잘 대답해줄 수 있다. 그런데 이런 학문의 성과들이 뇌과학으로 포장되는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마음이나 사회적 특성을 뇌의 생물학적으로 환원하려는 시도가 만연하면 자칫 뇌과학이 악용될 수도 있다.
    이 책에서는 사람들이 뇌과학에 관해 궁금해하는 것을 바탕으로, 뇌과학이 어떤 학문이고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는지, 우리가 뇌과학을 어떤 태도로 받아들여야 하는지 진솔하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뇌과학이 우리 삶과 세상을 더 나은 방향으로 바꾸어갈 수 있을지 고민한다.

    뇌과학은 ‘뇌’만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뇌과학인가?


    일단 ‘뇌과학’이 어떤 학문인지 다시 생각해보자. ‘뇌과학’ 하면 당연히 ‘뇌’만 탐구할 것 같지만, 해외에서는 ‘뇌과학(Brain Science)’보다는 ‘신경과학(Neuroscience)’이라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 신경계는 온몸에 퍼져 있고 뇌와 긴밀하게 상호작용하므로, 세계적으로 쓰이는 ‘신경과학’이 더 정확한 표현일 수 있다. 한국에서 ‘신경과학’ 대신 ‘뇌과학’이라는 표현이 정착된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뇌과학’이라는 이름 때문에 뇌과학이 마음에 관한 모든 것을 알려줄 것이라고 오해받는 부작용도 생겨난다. 어쨌든 뇌과학이 ‘뇌’만 연구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은 기억해둘 만하다.
    뇌과학에 접근하는 방식, 뇌과학을 수행하는 방식도 엄청나게 다양하다. 심리학의 배경으로 한 뇌과학자는 뇌영상 기술로 사람을 연구하는 경우가 많고, 컴퓨터과학을 배경으로 한 학자는 심리 현상의 모델을 단순화시켜서 작업하며, 생물학을 기반으로 한 학자는 동물 실험을 수행한다. 같은 학문이지만 바라보는 관점과 배경에 따라 뇌와 신경 활동을 다르게 해석하고 탐구하는 것이다.
    저자가 겪은 변화를 통해 뇌과학이 발전한 흐름을 대략적으로 가늠해볼 수도 있다. 저자는 아직 30대 중반의 젊은 과학자이지만, 약 10년 전 학부 과정을 다닐 때만 해도 대학에 뇌과학과가 없었다고 고백한다. 알고 싶은 분야를 공부하기 위해 다른 과 수업을 찾아 들어야만 했고, 그러다 보니 수학과 생물학을 복수전공하고 전자공학과 수업도 듣게 되었다. 이제는 다양한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대학에 뇌과학과가 생겨 한 학과 내에 여러 학문이 교차하는 다학제적 특성을 띄게 되었다. 현재에는 미국에서 주도하며 ‘휴먼 게놈 프로젝트’에 비견할 만한 기획인 ‘브레인 이니셔티브(BRAIN initiative)’, 유럽에서 추진하는 ‘휴먼 브레인 프로젝트’ 등이 진행되어 이 분야에 기대와 역량이 집중되고 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단순히 뇌과학의 연구 결과만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뇌과학이라는 학문의 범위와 연구 방식, 미래의 전망 등 더 넓은 관점에서 뇌과학을 조망할 수 있을 것이다.

    경험과 감성으로 풀어낸 ‘과학 이야기’,
    따뜻하고 사려 깊은 과학책의 등장


    송민령은 2017년 첫 책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를 내고 많은 관심을 받았다. [송민령의 뇌과학 연구소]는 뇌과학의 최신 연구 방법과 성과를 소개했지만, 연구의 원리와 의의를 세세하게 설명하다 보니 전공자가 아닌 일반인들이 읽기에는 조금 어려운 감도 있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뇌과학의 성과를 설명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그것에 담긴 메시지를 짧은 호흡으로 풀어내 에세이의 성격이 더 커졌다. “몸과 마음, 생명이라는 하나의 불꽃이 만들어낸 두 개의 그림자”나 “감정은 ‘하등’하지 않다” 같은 글은 제목만 보더라도 저자가 어떤 메시지를 전하려는지 짐작할 수 있다. 과학적인 연구 결과에 기반을 두고, 그것이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고 어떤 의미가 될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이다. 머리말에서 밝힌 것처럼 지식과 삶, 나와 너를 연결하는 글쓰기를 시도한다.
    또한 저자는 과학적 사실을 건조하게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연구를 하거나 논문을 읽으면서 느꼈던 경의와 흥분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다. 세포가 분열하는 동영상을 보면서 느꼈던 짜릿함, 플라시보 현상과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서 품었던 의아함은 과학자가 과학을 대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을 잘 묘사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과학자가 왜 과학에 빠져드는지, 과학자들이 연구 성과를 얼마나 낭만적으로 대하는지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뇌과학이, 과학이라는 활동이 우리의 삶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과학적 지식은 객관적인 사실이라 우리에게 명확한 방향을 가리켜줄 것 같지만, 그건 우리의 바람일 뿐이다. 과학도 변화하고 논쟁하면서 발전하며, 사회적 분위기나 흐름에 영향을 받는다. 송민령은 그러한 과정 전체를 과학으로 보고 이해해줄 것을 당부한다. 중요한 것은 과학에서 말하는 내용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이는 태도임을, 따뜻하게 보여준다.

    가짜과학에 대응하는 방법은?
    오늘날 과학의 의미는 무엇인가


    최근 가짜 뉴스에 대한 말들이 많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그와 관련한 이야기가 들려오니 어디나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모양이다. 한편 과학자들은 ‘가짜과학’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재미있는 건, 가짜 뉴스가 형식면에서 ‘진짜 뉴스’를 모방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가짜과학’도 진짜 과학처럼 보이기 위해 노력한다는 점이다. 아니면 진짜 과학의 근거를 교묘하게 이용해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도 한다. 이건 우리가 ‘진짜 뉴스’, ‘진짜 과학’에 권위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가짜과학’에 관해 논하고 그것을 분석하는 데 적지 않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중세 유럽에서 종교가 옳고 그름을 결정했는데 현대에는 과학이 그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의 주장을 과학으로 합리화하는 가짜과학이 많이 등장한다고 평가한다.
    뇌과학은 특히 “일반인은 뇌의 10%퍼센트밖에 사용하지 못한다” 같은 가짜과학적 속설이 많이 퍼진 분야다. 저자는 다양한 대중과 소통하면서 이러한 질문을 자주 접했고, 그래서 가짜과학이 왜 생겨나는지 고민하게 되었다. 저자는 사람들이 어떤 소망과 가치 판단을 미리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가짜과학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다. 그리고 뇌과학적 연구 결과를 접할 때, 그것이 사람들 사이에 이미 퍼져 있는 편견과 소망에 과학적 근거를 보태주는 것은 아닌지 살펴보아야 한다고 경고한다. 가짜과학이 파고들기에 좋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가짜과학이 등장하는 감정적인 배경에 주목한다.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이 고민하는 문제가 있고, 가짜과학은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과학이라는 권위의 탈을 쓴다. 이때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이 있다는 점에 공감해야 한다. 가짜과학에 선동되는 멍청한 사람들이라고 이들을 탓해서는 가짜과학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없다. 그리고 과학은 과학적 방법론에 따라 차근차근 검증해가는 집단적인 과정이며, 확인된 만큼만 말하는 것,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말하는 것임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대중과 적절하게 소통해서 과학이 어떤 활동인지 이해하게 만들 수 있어야, 과학의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편견과 오해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의의는 단순히 뇌과학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데 있지 않다. 젊은 과학자가 대중들의 궁금증에 공감하면서, 더 나은 세상을 위해 과학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지 고민하고 소통하려 한다는 점이 진정한 매력이다.

    목차

    머리말

    뇌과학이란?
    1. 뇌과학과 뇌과학자에 대해 자주 받는 질문들
    2. 세상을 보는 시각을 여는 ‘질문’
    3. 뇌과학자는 뇌과학에 대해 얼마나 알까
    4. 정합성과 체계를 갖춘 지식
    5. 성인의 해마에서는 신경세포가 새로 생길까, 생기지 않을까
    6. 상상 너머 실제를 본다는 것
    7. 뇌 속 신경세포 860억 개, 그걸 어떻게 다 셌지?
    8. 과학 연구와 사회의 협업

    단절에서 연결로: 우리 뇌를 다시 보다
    1. 뇌가 컴퓨터보다 효율이 높은 이유는?
    2. 몸과 마음, 생명이라는 하나의 불꽃이 만들어낸 두 개의 그림자
    3. 감정은 ‘하등’하지 않다
    4. 하루 24시간: 빛의 리듬, 삶의 리듬
    5. 협력하는 두 뇌의 동기화
    6. 나를 위해 너를 공감한다
    7. 장내 미생물과 사회성

    나 사용법
    1. 목표를 이루는 ‘도파민 활용법’
    2. 우울에 빠진 뇌
    3. 건강한 나이듦
    4. 도파민의 두 얼굴, 보상과 중독
    5. 동기 부여의 기술
    6. 세상을 경험하는 오늘만의 방식
    7. 판단에는 얼마나 많은 정보가 필요할까

    뇌과학자의 시선으로 본 세상
    1. 나의 뇌가 보는 세상과 너의 뇌가 보는 세상
    2. 불완전한 뇌가 꿈꾸는 완벽한 도덕
    3. 내 생각은 얼마나 ‘내’ 생각일까
    4. 잘사는 집 아이들이 더 똘똘할까
    5. 타고나는가, 만들어지는가
    6. 거짓말 탐지기는 거짓말을 안 할까
    7. 과학이 세상을 바꾸는 방법

    인공지능에 비춰본 인간
    1. 뇌과학을 통해 발전하는 인공지능
    2. 인간만의 영역
    3. 인공지능과 인간의 경계
    4. 한 사람의 태도가 세상에 미치는 영향

    뇌과학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1.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
    2. 인간의 뇌와 다른 동물의 뇌는 어떻게 다를까
    3. 일반인은 정말 뇌를 10퍼센트만 사용할까
    4. 가짜과학에 끌리는 이유
    5. 가짜과학 판별법

    맺음말
    참고 자료

    본문중에서

    한국에서는 신경과학보다 뇌과학이라는 표현이 더 널리 알려져 있다. 마음에 대한 관심이 마음과 가장 긴밀하게 연관된 기관인 뇌로 확장되다 보니 뇌과학이라는 표현이 널리 퍼진 듯하다. 하지 만 신경계는 뇌뿐만 아니라 온몸에 두루 퍼져 있고, 뇌는 온몸에 퍼진 신경계와 긴밀하게 상호작용한다. 뇌과학의 탐구 대상은 뇌 를 포함한 신경계 전체이므로 신경과학이 더 정확한 표현이고, 해 외에서도 이 표현을 더 많이 쓴다.
    나는 한국 독자에게 맞추어 ‘뇌과학’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는데, 최근에는 그래도 ‘신경과학’이라고 했었어야 했나 조금 후회도 된다. 뇌과학이 마음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준다거나 뇌과학으로 마음을 뜻하는 대로 조작할 수 있다는 식으로 포장되는 경우를 더러 보았기 때문이다.
    ('뇌과학과 뇌과학자에 대해 자주 받는 질문들' 중에서/ p.11)

    생물학과 교수님은 “외우지 않은 지식은 지식이 아니다”라고 하셨다. 인터넷에 자료가 많아도 ‘무엇을, 왜 검색해야겠다’라는 생각이 없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자료도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를 보면서 교수님이 옳았음을 알게 되었다. 생리학처럼 조금 다른 과목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생물학 과목은 유전자가 복제되어 단백질로 발현되고, 단백질들이 상호작용하는 구체적인 과정과 그 변주에 대한 내용이었다. 한편 수학과 교수님은 학생들이 지난 학기 에 배운 것을 잘 대답하지 못할 때 “이 녀석들, 이해를 안 하고 외우니까 잊어버리지”라고 하셨다. 수학에서 자주 사용되는 변수 ‘x’는 무한히 다채로운 무언가가 될 수 있었고, 똑같은 명제도 과목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증명되고 서술될 수 있었다. 나는 수학 시험 전날에는 반드시 일정 시간 이상을 잤고, 생물학 시험 전날에는 밤을 새워서라도 외웠다.
    ('세상을 보는 시각을 여는, 질문' 중에서/ p.20)

    신경계가 만들어지고 운영되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워낙 비싸기 때문에,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 온갖 수단이 동원되었다. 신경 네트워크의 구조를 살펴보자. 멀리 떨어진 신경세포들이 소통하지 못하면 정보를 통합하기가 어려워진다. 그렇다고 뇌 속에 있는 모든 신경세포가 연결되면 연결에 필요한 부피가 늘어난다. 그러면 커다란 뇌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도 증가한다. 그래서인지 뇌 속 신경 네트워크에서는 한 신경세포가 다른 모든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있지 않다. 대부분의 신경세포가 일부 신경세포들과 연결되고, 몇몇 신경세포가 마당발처럼 유난히 많은 연결을 가지고 있다. 이런 구조를 작은 세상 네트워크라고 한다. 이런 구조를 취하면 멀리 떨어진 신경세포들 간의 신호 전달을 허락하면서도, 신경세포들을 연결하는 데 필요한 부피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뇌가 컴퓨터보다 효율이 높은 이유는?' 중에서/ pp.70~71)

    미국에서 약리학 수업을 들을 때의 일이다. 교수님은 신약 개발 과정을 설명하면서, 임상실험에서 후보 약물의 효과가 플라시보(placebo) 효과보다 좋아야 한다고 하셨다. 플라시보 효과란, 의학적 처치 자체가 아닌, 의학적 처치에 대한 환자의 믿음이 환자의 몸에 치료 효과를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임상실험을 할 때는 실험 참여자를 임의로 두 집단으로 나누어 한쪽 집단에는 후보 약물을 주고, 다른 한쪽에는 효과가 없는 가짜 약물을 준다. 이 외에 모든 조건을 동일하게 했는데도 두 집단에서 병의 경과가 다르면, 이 차이는 후보 약물의 덕분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가짜 약물을 처방한 집단에서도 증상이 일부 개선되는 현상이 자주 나타난다. 약을 개발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든 플라시보 효과를 줄이는 실험을 고안하고, 플라시보 효과보다 월등하게 뛰어난 신약을 개발해야 한다.
    환자 입장에서 수업을 듣던 내게는 이상하게 들렸다. 환자 입장에서야 약물로든 플라시보 효과로든 낫기만 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플라시보 효과는 공짜가 아닌가! 그래서 교수님께 플라시보 효과를 왜 치료에 이용하지 않느냐고 질문했다. 교수님은 너무나 당연한 것을 태연하게 묻는 동양인 학생에게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지 조금 난감하다는 표정을 짓더니 최선을 다해 설명해주셨다. 환자를 속일 수 없다는 것이 요지였다.
    ('몸과 마음, 생명이라는 하나의 불꽃이 만들어낸 두 개의 그림자' 중에서/ pp.74~75)

    만일에 국내 연구진이 이 연구를 수행했다면,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자폐증의 치료법 발견”이라는 기사가 나왔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가만히 돌이켜보면, 그동안 이런 제목의 기사가 많았던 것에 비해서는 치료법이 아직 나오지 않은 질병들(예: 치매 등)이 제법 많다. 이는 이와 같은 연구 결과가 사람에게 적용되려면 무수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서 락토바실루스 루테리가 뇌의 다른 영역, 다른 행동, 다른 생리작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지는 않을지, 이 연구에 포함되지 않은 다른 자폐 범주성 장애에도 효과가 있을지, 오랜 기간 투여해도 괜찮을지, 생쥐가 아닌 사람에게도 효과가 있을지 등을 살펴보아야 한다. 이런 과정에는 대개 10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고, 많은 후보 약물(또는 치료법)이 사람에게 유용하지 않다고 판명되어 낙오한다.
    ('장내 미생물과 사회성' 중에서/ p.104)

    읽고 김이 샜을지도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자의 뇌, 여자의 뇌라고 했을 때 궁금해하는 것은 뇌의 부피라든가, 이름조차 낯선 어떤 단백질의 발현 따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대개는 ‘남성의 뇌가 크니까 남성의 머리가 더 좋다는 의미냐, 남녀가 어학 능력이나 수학 능력에서 차이가 있다는 것이냐’와 같은 능력이나, ‘여성이 더 감정적이고 남성이 더 이성적이라는 것이냐’와 같은 성격의 차이를 궁금해한다. 이런 차이가 태어날 때부터 생물학적으로 결정되어 있는 게 아닐지 확인하고 싶어 하는 경우도 많다.
    주로 사회적인 편견과 관련된 이 항목들은, 남녀 간에 차이가 없거나 경미하여 논의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밝혀졌다. 1990년부터 2007년 사이에 이뤄진 242개의 연구의 데이터(무려 120만 명의 아동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를 분석한 메타 연구에 따르면 남녀의 수학 능력에는 차이가 없다고 한다. 다른 메타 연구들도 수학 능력뿐만 아니라, 언어 능력, 공격성, 리더쉽, 인성, 도덕적 추론 등 많은 부분에서 남녀 간에 차이가 없거나 작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여자의 뇌, 남자의 뇌 따윈 없어' 중에서/ p.222)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대학에 뇌과학과가 드물던 시절부터 뇌에 관심이 많았다. 복잡한 뇌의 활동을 이론적으로 살펴보기 위해서 과학의 언어인 수학을 전공하고, 뇌의 생물학적 원리를 탐구하기 위해서 생명과학을 복수 전공했다. 또 신경 회로의 전기적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 전자공학과 수업을 들었다. 카이스트에서 학부 과정을 마친 뒤, 미국 애리조나대학에서 신경과학 전공, 수학 부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 과정에 다니고 있다.
    학습과 의사 결정에서 도파민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하기 위해서 쥐 행동, 약물, 전기 생리학 실험,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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