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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형제다 : 앙리 뒤낭이 묻고 적십자가 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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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인류애는 어디로 갔는가? 인류애는 우리 안에 있다!
    앙리뒤낭과 대한적십자사가
    150년의 세월을 넘어, 십자로에서 만나다!

    집단지성의 힘, 인도주의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던 적십자의 이야기

    단언컨대 '적십자'라고 하는 존재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 적어도 일정 이상의 교육 수준이 담보된 사회라면, 전 세계 어디를 가든지 적십자의 존재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당연히 그 설립자에 대한 이야기도 익히 알려져 있다. 스위스 제네바 태생의 앙리 뒤낭은 적십자 설립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1회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지금에 와서도 많은 사람들의 롤모델로 남아 있으며, 적십자사에서도 앙리 뒤낭의 이름을 딴 상을 제정해 수여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앙리 뒤낭이라고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실정이다. 국내에 적십자 운동과 앙리 뒤낭에 관해 소개하고 있는 자료는 그 수가 몹시 적거니와, 그나마 있는 자료도 몹시 한정적이다. 80년이 넘는 생애를 산 앙리 뒤낭의 삶에서, 적십자 창설의 기반을 닦고 제네바에서 내쫓기기까지의 반생 밖에 조명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이 책을 공동으로 집필한 두 저자는 여기에서 영광스러운 전반의 반생이 아니라, 그늘에 가린 후반의 반생에 주목했다. 다년간 인권 관계의 일에 종사하면서 적십자와 적지 않은 인연을 맺어왔던 저자 박경서 박사는 2017년에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앙리 뒤낭의 생애에 다시 한 번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하여 스위스 역사를 전공한 학자인 그의 아내 오영옥 교수와 함께 뒤낭의 반생을 다시 한 번 추적한 결과를 담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앙리 뒤낭의 삶에서 진정으로 주목할 부분은 삶의 전반이 아니라 후반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흔히 아는 앙리 뒤낭의 이야기는 적십자사 설립 그리고 그로부터 수십 년 후에 노벨 평화상을 수여받는 것으로 끝나지만, 정작 그 삶의 핵심은 이 수십 년 간의 공백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앙리 뒤낭은 제네바의 부유한 지역 유지의 자제로 태어나, 자애로운 마음을 가지고 봉사활동과 인권 운동에 힘썼으나, 거기까지였다면 그저 '착한 사람'의 범주에서 벗어날 수 없었을 것이다. 저자가 눈여겨 본 것은 앙리 뒤낭이 사업에 실패하고 모든 것을 잃은 채 전 유럽을 헤매는, 말하자면 노숙자 내지는 걸인의 삶을 살면서도 평화 운동, 녹십자 설립 등과 같은 활동에 앞장섰다는 것이다. 흔히 "곳간에서 인심 난다"라고 표현하지만, 그 곳간이 비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앙리 뒤낭의 인심은 결코 메마르지 않았다.

    거동조차 어려워진 노년, 심지어 죽는 순간까지도 앙리 뒤낭은 인류애와 인도주의에 천착하고 있었다. 그가 마지막으로 "인류애는 어디로 갔는가"라는 탄식을 남겼다는 말이 전해지는데, 나날이 거칠어지는 세계의 정세와 근대 무기의 위협을 직면한 사람으로서의 절절한 감정이 담긴 말이다. 1913년, 그가 죽은 후로부터 100년 이상이 지금, 인류애는 자취를 감추었을까? "그렇지 않다, 인류애는 아직 살아있다"라고 하는 것이 두 저자, 그리고 적십자의 대답이다. 2부로 구성된 이 책의 후반부에서, 저자 박경서 박사는 앙리 뒤낭이 심은 씨앗을 바탕으로 거목으로 자라난 적십자의 역사와 현재를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를 '앙리 뒤낭과 현대 적십자의 대화'라고 표현한다. 서로 다른 두 시대의 인류애에 대한 관심과 인도주의에 대한 정열이 100년의 세월을 넘어 십자표지 위에서 만난 것이다. E.H.카는 역사를 두고 "과거와 현재와의 대화"라고 표현했지만, 이것이 비단 역사학에만 적용될 것은 아니다. 인도주의도 마찬가지로 과거와 현재의 대화를 통해 동력을 얻고, 끊임없이 재생산되면서 이어나갈 수 있다. 그것이 오늘날 우리가 앙리 뒤낭과의 대화를 멈추지 말아야 하는 이유이다.

    '만인을 위한 한 사람'은 없다

    자선사업가, 제1회 노벨평화상 수상자, 적십자의 설립자, 백의의 신사, 만인을 위한 한 사람. 앙리 뒤낭에게 붙은 수식어는 다양하다. 그만큼 그는 다면적인 면모를 갖고 있으면서, 당시 세계사에서 큰 영향력을 미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의 영웅적인 면모를 가장 잘 드러내주는 호칭이 바로 '만인을 위한 한 사람'이라는 말이다. 분명 앙리 뒤낭은 기억해야할 인물이고, 적십자의 오랜 역사의 기반을 닦은 인물이지만 섣불리 개인을 영웅시하는 것은 큰 과업이 오로지 개개인의 영웅의 몫이라고 호도할 우려가 있다. 앙리 뒤낭 본인 또한 그런 걸 원하지 않았고 그저 평화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남고자 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대표적인 저작인 [솔페리노의 회상]에서 카스틸리오네 인근 부녀자들의 헌신적인 모습을 적극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것 또한 이를 방증한다. 저자 또한 앙리 뒤낭과 함께 적십자정신의 기틀을 쌓고, 그 역사를 만들어온 수많은 공여자들에 주목한다. 저자가 2부에서 설명하는 적십자사의 역사는 단순히 기록에 대한 부차적인 설명이 아니라 그만큼 오랜 기간, 많은 사람들이 함께 적십자 운동을 이룩해왔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과거 토마스 홉스는 [리바이어던]에서 자연 상태의 무질서함을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이를 극복하고 사람들을 지킬 수 있는 '리바이어던'은 단일한 인격이 아니라, 무수한 사람이 모여 하나의 기치 아래 통합하여 이루어지는 존재다. 말하자면 '만인을 위한 만인'이다. 인도주의는 한 명의 영웅적 개인이 아닌, 만인의 헌신이 모여 완성되는 것이다.

    이 땅 위에서 이어진 인도주의에 대한 헌정

    2019년은 인도주의 확산의 결정적 계기가 되었던 솔페리노 전쟁이 일어난 지 160년이 되는 해이자 국제적십자사연맹이 설립 100주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평생을 인도주의와 인권 활동에 몸바쳐온 저자 박경서 박사는, 자신이 대한적십자사 회장으로 취임한 후, 이처럼 기념할 만한 시기를 맞이한 것을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고 여긴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자신이 직접 나서서 할 수 있는 것을 찾다가 책을 기획하게 되었다. 그의 아내이기도 한 공저자 오영옥 교수는 스위스 역사를 전공한 서양사학자로서, 단순히 뒤낭의 삶의 족적을 좇아가는 것만이 아니라, 그에 더해 그 시기의 시대적 배경과 의미까지도 추적할 수 있는 전문적 역량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더해 인권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박경서 박사가 1부를 해제하고, 근현대의 적십자사의 여러 면모를 설파함으로써 완성된 것이 이 책이다. 두 사람 중 어느 한 사람이라도 빠졌더라면 결코 완성될 수 없었을 이 책은, 단순히 앙리 뒤낭과 적십자사의 역사에 대한 무미건조한 기록을 넘어, 적십자정신에 대한 애정과 인도주의에 대한 헌정으로 이루어져 있다.

    목차

    책을 내면서

    1부. 인류애는 어디로 갔는가- 앙리 뒤낭의 생애와 적십자정신

    제네바에서 싹튼 인류애의 씨앗
    세계로 뻗어나가는 박애정신
    솔페리노 전투의 전개과정
    솔페리노의 포화 속으로
    솔페리노의 회상
    [솔페리노의 회상]의 내용 구성
    5인위원회의 결집과 적십자의 탄생
    제1차 제네바 회의(1863) 결의사항
    육전에 있어서의 군대 부상자의 상태 개선에 관한 협약
    영웅에서 나락으로, 망명자의 삶
    적십자 표장과 오늘날의 적십자
    도움의 손길
    하이덴의 괴팍한 은둔자
    다시 찾은 명예
    뒤낭과 그의 시대

    2부. 인류애는 우리 안에 있다- 앙리 뒤낭이 뿌린 씨앗과 대한적십자사
    성자처럼 살고 개처럼 죽다
    적십자와 나의 인연 그리고 인도주의
    국제적십자위원회와 국제적십자사연맹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적십자정신과 그 역사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마치면서

    본문중에서

    뒤낭의 설파처럼 적십자 운동은 만인이 공유하는, 진보이건 보수이건 노약자이건 젊은이이건 남자이건 여자이건 다 같이 손잡고 발전시키는 인류 보편의 운동임을 모든 사람이 알아주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입니다.
    ('책을 내면서' 중에서/ p.8)

    그러나 이런 이방인들의 부와 행운은 거저 나온 게 아니라, 식민지 사람들의 고혈을 짜내서 나온 것임을 동시에 절실하게 느꼈지요. 뒤낭은 식민지 건설자로서 알제리를 찾아왔지만, 식민지 사람들을 인간 대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지키며 마주하고자 애썼습니다. 그게 하나님의 뜻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제네바에서 하던 것처럼, 알제리에서도 헐벗고 굶주린 사람들을 돕는 데 매진하였습니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박애정신' 중에서/ p.31)

    이들이 외치던 "우리 모두는 형제다"라는 말은 이후 적십자의 표어로 재탄생합니다. 전쟁의 포화 속에서, 스러져 가는 목숨과 신음의 틈바구니에서, 적십자정신은 그렇게 싹트고 있었던 것입니다. 뒤낭과 함께한 카스틸리오네의 시민들 하나하나가 바로 '착한 사마리아인들'이었습니다. '참혹한 전쟁의 희생자들에게 적아의 구분 따위는 필요 없다', '모두에게 똑같이 중립적으로 박애를 실천한다'라고 하는 적십자정신이 탄생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솔페리노의 포화 속으로' 중에서/ p.51)

    가족, 친지들과도 얼굴을 마주칠 수 없었던 뒤낭은 괴로워하는 어머니를 뒤로하고 파리로 향했습니다. 1867년은 그렇게, 뒤낭의 기나긴 고행이 시작된 해였습니다. 뒤낭은 이후 그것을 자신의 '경솔함'에 대한 대가로 이해하였습니다. 모든 것을 잃은 뒤낭은 아주 곤궁한 삶을 이어갔습니다. 슬픔과 좌절, 가난과 배고픔. 일생을 바쳐 이웃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는데, 그 문제들이 이번에는 자신을 덮쳐 왔습니다. 방 한 칸 구할 형편조차 되지 못해 노숙자들 사이에서, 다리 밑에서, 역의 대합실에서 밤을 보냈습니다.
    ('영웅에서 나락으로, 망명자의 삶' 중에서/ p.105)

    제 한 몸 건사하기도 힘들정도로 어려운 처지 속에서도 뒤낭은 인류애를 잃지 않았습니다. 그가 떨리는 손으로 하이덴에서 마지막으로 남긴 글은 누군가에 대한 원망도, 신세에 대한 한탄도 아니었습니다. 마지막 메모에, 그는 [피비린내 나는 미래]와 [우리가 그토록 찬양하는 문명의 야만성]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전쟁이 계속되는 미래와 그 미래를 회피하기 위한 방안을 예언자적인 시야로 서술하였습니다. 뒤낭은 문명의 진보가 새로운 무기를 낳는 것을 신랄하게 비판하였습니다. 그는 어디까지나 인류의 미래를 걱정하는 한 사람의 거인이었습니다.
    ('다시 찾은 명예' 중에서/ pp.164~166)

    적십자사가 해왔던 모든 일을 시시콜콜히 국민 여러분께 설명드릴 수도 없으니, 꼭 알아주었으면 하는 사실 위주로 설명을 드리게 되었습니다. 어쩔 수 없었다고는 하나 여기에서 소개되지 않은 많은 분들에게 오직 미안할 뿐입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모두는 적십자정신으로 뭉쳐 함께 인도주의 역사를 만들어온 동지들입니다. 언제나 고마움과 존경을 잊지 않고 있으며, 이런 아쉬움을 극복하고 부족한 저를 이해해줄 줄 아는 적십자의 가족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중에서/ pp.235~236)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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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괴팅겐대학교에서 사회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크리스찬아카데미 부원장, WCC 아시아 국장으로 일했다. 2000년 귀국 후 대한민국 초대 인권대사,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경찰청 개혁위원회 초대 위원장,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자문위원, 통일부 정책위원회 위원장, 성공회대와 이화여대, 동국대 석좌교수를 거쳐 2017년 8월 대한적십자사 회장에 취임했다.
    다수의 영문 저서를 포함해 『인권대사가 체험한 한반도와 아시아』 『지구촌 시대의 평화와 인권』 『세계시민 한국인의 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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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화여대 사학과 졸업 후 독일 괴팅겐대학에서 서양 근현대사를 공부했다. 이후 스위스 프리부르대학에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외대, 장로회신학대, 덕성여대에서 문화사를, 이화여대 평생교육원에서 유럽문화의 이해에 대해 강의했다. 『영원한 국모 마리아 테레지아』 『종교개혁 이후의 독일 교회사』(편저) 등을 썼으며 『독일 통일의 주역, 빌리 브란트를 기억하다』(공역) 『폭력에 대항하는 양심』 『체스, 아내의 불안』 등을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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