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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만찬 : 2019 박경리문학상 수상 작가[양장]

원제 : Le diner de tr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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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알바니아의 비열한 현실을
    신화적 단계로 끌어올린 작품!

    오늘날 카다레의 작품들은 현실적이고 현대적인 소설의 형식을 띤 거대한 신화로 분류된다.

    - 르피가로

    알바니아판 ‘의사들의 음모’.
    - 르몽드

    알바니아의 ‘문학 대사’ 이스마일 카다레의 2009년 발표작 『잘못된 만찬』이 출간되었다. 『잘못된 만찬』은 이탈리아의 지배에서 벗어나 독일의 침략을 겪은 후, 제2차세계대전 이후 정치적 선택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나라의 동요를 그린다. 혼란스러웠던 알바니아의 비열한 현실을 풍자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알바니아에 군대를 이끌고 들어온 독일군 대령과, 알바니아의 손님맞이 관습법 ‘베사’를 근거로 위험을 무릅쓰고 독일군 대령과 그의 장교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한 대령의 옛친구인 알바니아인 의사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후 이날의 만찬이 엄청난 사건으로 번져가면서 급변하는 알바니아의 정세, 당시의 혼돈이 유머러스하고도 신랄하게 묘사되는, 카다레의 독특한 문학세계가 뚜렷이 드러나는 작품이기도 하다.

    “누가 내 척후병들에게 총을 쏘았지?
    죄인들을 내놓으면 인질들을 당장 풀어주지.”


    1943년 9월, 이탈리아가 연합군에 항복하고 알바니아는 이탈리아의 지배에서 벗어난다. 그 무렵 그리스를 점령한 독일 군대는 알바니아의 남부 도시 지로카스트라로 향한다. 독일 군대를 이끄는 프리츠 폰 슈바베 대령은 뮌헨 유학 시절에 만난 옛친구, 알바니아인 의사 구라메토와 해후할 꿈에 부푼다. 그러나 구라메토가 말한 알바니아의 손님맞이법 ‘베사’와 달리, 독일군이 도시 초입에 이르자 알바니아 항독 저항군의 공격이 쏟아지고, 대령이 보낸 척후병들은 아무도 살아남지 못한다.
    독일군들이 도착하기 전, 불안에 휩싸인 지로카스트라에는 정체불명의 비행기에서 수천 장의 전단이 쏟아졌다. 전단에는 독일이 알바니아를 점령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탈리아의 억압으로부터 해방시키고 빼앗긴 독립을 돌려주려는 것이라는 메시지가 알바니아어와 독일어, 두 언어로 적혀 있다. 사람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그동안 수없이 많이 다른 나라에 병합되고, 지배를 받아오며 “세상사를 넓고 복합적으로 바라보는 데 길들어 있”던 지로카스트라에도 혼돈이 퍼진다.

    내가 명령을 받았을 때…… 기갑연대를 맡아 알바니아로 들어가라는 명령을 받았을 때…… 처음 떠오른 건 너였지. 이건 알바니아를 점령하려는 게 아니라 영원한 제국에 병합시켜 구하려는 거야. 그리고 당연히 가장 먼저 내 형제인 너를 찾고 싶었지…… 그래서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왔어. 네가 그토록 내게 자주 얘기했던 베사의 나라로 말이야……
    (/ pp.46~47)

    독일군의 의도가 무엇이었든, 척후병들이 알바니아 저항군의 공격에 희생되자 폰 슈바베 대령은 그에 대한 복수로 알바니아인들을 무자비하게 인질로 잡아들이고, 그들을 시청 광장에 묶어놓은 채 기관총을 겨냥한다. 그리고 뮌헨에서 만난 옛친구 구라메토 박사를 찾아가, 구라메토가 유학 시절 자주 이야기했던 알바니아의 손님맞이법 ‘베사’에 대해, 알바니아어로 ‘신의’라는 뜻의 손님맞이 관습법 ‘베사’를 어긴 알바니아의 공격에 대해 따져 묻는다. “배신자 구라메토, 네가 말한 베사의 나라 알바니아는 대체 어디 있는 거야?”(/ p.47)
    구라메토는 더없이 차분한 태도로 독일군을 공격한 건 자신이 아니라고 대답한다. “달라. 난 알바니아가 아니야. 프리츠, 네가 독일이 아니듯이 말이야.”(/ p.49) 그리고 놀랍게도 그들이 지금까지 이야기한 관습 ‘베사’에 따라 오랜만에 만난 옛친구이자 독일군 대령, 그리고 그의 장교들을 저녁식사에 초대한다.

    확실히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의 불행을 예고하고 있었다. 이미 온 도시 사람들이 그를 배신자로 여기고 있는 게 분명했다. 훗날, 며칠, 몇 계절, 몇 해가 지나고, 그리고 그가 죽고 난 뒤에, 사람들은 그를 배신자로만 기억할 터였다. (/ p.56)

    침략해 들어온 군대를 저녁식사에 초대하는 일, 분명 이 사실이 알바니아 시민들에게 밝혀지면 구라메토의 처지는 위태로워질 터였다. 부담스러운 식사가 될 것이 분명했다. 그는 이 상황을 타개할 단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 식사 자리에서 폰 슈바베 대령에게 인질들을 풀어달라 요청한다. 그러자 폰 슈바베 역시 척후병들을 죽인 이들을 고발하라고 맞서며 이 저녁식사 자리의 긴장감은 더욱 팽팽해진다.
    이날의 만찬은 미스터리에 싸여 있다. 이스마일 카다레의 다른 많은 작품들에서처럼 『잘못된 만찬』 역시 미스터리에 싸인 강렬한 사건과, 그 사건에서 파생된 여러 이야기들을 그려낸다. 1943년 9월 16일, 오랜 두 친구, 혹은 침략국 군대 지휘관과 협상 대표 사이의 만찬이었을 수도 있는 그날의 사건을 통해 알바니아인 인질은 전원 풀려난다. 심지어 인질 가운데는 유대인 약사까지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이 풀려난 사실만 드러날 뿐, 석방 과정과 배경 등은 여러 군데 빈틈으로 남아 있다. 만찬 내내 구라메토의 집에서 흘러나왔다는 축음기 소리, 그리고 시청 광장에서인지 구라메토의 집에서인지 근원이 불분명한 기관총 소리, 만찬 이튿날 새벽 뻣뻣하게 굳어 거실에 널브러진 독일군들, 지로카스트라에 독일군의 폭격을 멈추게 한, 의문의 흰 천의 정체 등 뿌연 안개에 싸여 있는 듯했던 사건은 소설을 읽어나갈수록 퍼즐 조각을 맞추듯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낸다.

    “대구라메토 박사, 이제 1943년 9월 16일의 만찬에 관해 묻겠소……”
    이스마일 카다레가 그리는 희비극, 알바니아판 ‘의사들의 음모’


    소설의 후반부에서는 어둠 속에 묻히는 듯했던 그날의 만찬 사건으로 인해 구라메토가 알바니아를 비롯한 독일, 러시아 등 각국의 판사들에게 끈질긴 심문을 받는 과정이 그려진다. 1953년, 스탈린주의자들의 대대적인 숙청과 ‘의사들의 음모’ 사건이 일어났던 이 시기에 구라메토는 1943년 공산주의자를 제거하려는 세계적 음모에 가담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알바니아 판사 샤코 메지니는 스탈린의 권력에 편승하고자, 구라메토에게 거짓으로 이 음모에 가담했다는 자백을 종용하기까지 한다.
    구라메토는 결백을 증명하기 쉽지 않다. 자신의 친구인 줄만 알았던 폰 슈바베 대령은 이미 한참 전 사망했음이 밝혀지고, 실제로 만찬에 왔던 ‘가짜’ 폰 슈바베도 몇 달 전 죽어 증인으로 내세울 수도 없다. 내세울 수도 없다. 구라메토 박사는 사형을 선고받을 것인가? 『잘못된 만찬』은 공산주의의 멍에 아래 놓인 알바니아와 살벌한 취조, 그리고 죄의 집행이라는 현대의 비열한 현실을 신화적 단계로 끌어올린다. 고문을 묘사할 때 카다레는 냉혹하고 임상적인 잔인함을 자연스럽게 옛 발칸반도의 전설들과 연결시키고, 부조리한 전제권력에 대해 기계적으로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우스꽝스러움이 느껴진다.
    마지막 장까지 조각조각 드러나는 정보들을 통해 안개 속에 싸인 듯한 미스터리한 사건의 진실을 명료하게 밝혀내는 이 소설은 알바니아의 파란만장한 역사 속 한 순간에서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암울한 조국 알바니아의 현실을 우화적이고 유머러스하게 그려내는 카다레의 독특한 문학세계가 다시 한번 빛나는 지점이다.

    추천사

    제2차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정치적 선택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한 나라의 동요가 그려진다. 알바니아판 ‘의사들의 음모’.
    - 르몽드

    그의 이야기는 풍부한 상징을 잃지 않는다. 오늘날 카다레의 작품들은 현실적이고 현대적인 소설의 형식을 띤 거대한 신화로 분류된다.
    - 르피가로

    역사와 픽션이 공존하는 환상의 세계. 카다레는 늘 그렇듯 과거의 사건을 끌어와 여타의 다큐멘터리 연대기보다 놀랄 만하고 사실적인 작품을 탄생시켰다.
    - 가디언

    예리하고 통렬한 작품. 『잘못된 만찬』은 풍자의 세계에 대한 이해를 한층 섬세하게 끌어올린다.
    - NPR

    복잡하고 흥미로운 소설.
    - 월스트리트 저널

    넋을 빼놓는 작품. 훌륭하게 번역된 유럽의 걸작.
    - 북리스트

    권력과 진실, 개인의 결백에 관한 냉혹하고도 기교 가득한 작품. 전체주의에 대한 풍자적이고 냉철한 비판.
    - 커커스 리뷰

    발칸반도의 핏빛 역사, 섬세한 리얼리즘으로 포장된 암울한 전체주의에 관한 묘사. 파시즘과 공산주의의 유착된 힘, 혼란에 빠진 국가에 관해 어두우면서도 명료하게 짚어낸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목차

    잘못된 만찬

    이스마일 카다레 연보

    본문중에서

    석양과 동시에 이 도시를 덮친 것에는 아직 이름이 없었다.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 침묵이라고 부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침묵보다 깊고, 침묵과 소음의 거리만큼이나 침묵과 먼 무엇이었다.
    (/ pp.25~26)

    순백의 항복 신호를 올린 게 사람인지 유령인지 몰라도 몇 년을 찾아도 찾지 못할 겁니다. 그걸 흔든 건 인간의 손도 어떤 유령도 아니고 9월의 바람이었으니까요. 그래요. 분명히 9월의 바람이었어요. 주민들이 지하실로 몰려갔을 때 열려 있던 어느 창문의 흰 커튼이 바람에 나부끼며 독일군 눈앞에 두세 차례 펄럭였던 겁니다.
    (/ pp.28~29)

    무슨 기관총 말입니까? 그건 오히려 슈트라우스의 음악 같던걸요. 시립 악단에서 연주하는 샤메트 집안 아들들이 반박하고 나섰다. 게다가 기관총소리인지 음악소리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몰라도 그 소리는 분명히 시청 광장이 아니라 그 집…… 의사의 집…… 대구라메토 박사의 집에서 났어요.
    (/ p.33)

    그 비밀을 밝히기 위해 사람들은 대개 파멸로 끝난 다른 식사들을 떠올렸다. 아마도 그런 식사들이 사람들의 기억에 가장 인상 깊게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올라가다가 어떤 이들은 성서 속 그리스도의 최후의 만찬을 떠올렸고, 거기서 마침내 비밀을 간파하게 되리라 굳게 믿었다.
    (/ p.38)

    천년 동안 토론을 해도 두 반대 진영이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리라는 건 모두가 알았다. 더구나 그들은 이런 유의 사건에 있기 마련인 제삼자들의 의견에 맞서 서로 동맹이라도 맺었을 것이다. 중도파로서 내부에서 외부 사람들을 판단하기 어렵듯이 바깥에서 내부의 누군가를 판단하기도 어렵다고 생각하는 제삼자의 의견 말이다. 그런 식으로 이어지다보면 다시 긴장의 끈이 팽팽해지고 어떤 목소리가 이렇게 외치는 것이다. 그러니까 도대체 저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까?
    (/ pp.68~69)

    인질들의 당혹감은 다른 사람들에게도 전염되었다. 깊이 뿌리내린 전통에 따라, 사람들이 잘 기억하지 못하는데도 여전히 잊을 수 없는 사건으로 규정된 이날의 사건들이 하나씩 수줍게 차츰 떠올랐다. 도시 초입에 매복한 항독 저항군들은? 이날 일어난 일을 정확히 아는 이는 신뿐이었다. 자취도 증언도 없었고, 독일 사이드카가 길을 거슬러올라가며 도로에 남긴 것으로 보이는 두 개의 검은 자국뿐이었다.
    (/ p.81)

    사실 사람들 모두가 이리 휩쓸렸다가 저리 휩쓸리곤 했다. 도시가 낭떠러지 끝에 서 있는 듯한 날들도 있었다. 그러다 마지막 순간에 용케 추락을 면했다.
    (/ p.86)

    또다른 순찰대들은 도시 공산주의자들이 이름 붙였듯이 ‘구역’ 경쟁을 벌이며 마구 사람들을 잡아들였다.
    오후가 시작되고 시청 꼭대기에 깃발이 내걸린 바로 그때 그들이 병원에 불쑥 나타나 대구라메토 박사를 체포했다. 한창 수술중이던 그의 손에 수갑을 채운 뒤 그들은 그에게 손에 묻은 피를 닦으라고 했지만 구라메토는 총살당하리라는 생각에 무슨 소용이겠냐고 말했다.
    (/ pp.101~102)

    온갖 표현 가운데 가장 자주 언급되는 건 시간과 관계된 것이었다. 사람들은 이 시간을 ‘새 시대’라고 불렀다.
    어떤 날들은 그 이미지에 참으로 잘 들어맞는 것 같았다. 빨래통에서 날아가는 거품처럼 가볍고 환한 날이 마치 침대 시트처럼 펼쳐지는 듯했다. 그런데 다른 아침이 오면 모든 게 잿빛으로 어두워졌고, 이 속세에서 결코 젊음을 되찾지 못하는 한 가지가 있다면 그건 시간이라는 생각이 다시 찾아왔다.
    (/ pp.109~110)

    겨울이었다. 게다가 냉전이었다. 냉전이 시작된 건 몇 주 전이었다. 냉전은 사람들이 처음에 생각했던 것처럼 농담(에스키모인들과의 분쟁이라든지, 기타 등등)이 아니었다. 나중에 상상한 것처럼 엄청난 사건(죽음처럼 차갑고 음험한 사건)도 아니었다. 그 둘의 중간쯤이었으며, 어느 영국 신사가 만들어낸 말처럼 낡아빠진 고철 더미, 철의 장막이었다.
    (/ p.113)

    광인로에 관해 떠도는 이야기, 아마도 그 길에 새 이름이 붙게 될 거라는 이야기가 거짓말처럼 들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 길의 파괴를, 그리고 도시 전체의 파괴를 예언하는 이야기는 그해 겨울에 권력의 꼭대기에서 꾸며지고 있는 일을 흐릿하게 반영한 것에 불과했다. 음모, 파벌 싸움, 공포정치 말이다. 전복의 두려움에 지친 기색은 보였지만 지도자는 승자가 되어 이 시기를 빠져나왔다.
    (/ pp.134~135)

    그런데 외국 라디오방송을, 특히 BBC를 듣는 사람들이 전대미문의 정보를 퍼뜨리고 다녔다. 테러리스트 의사 무리의 정체가 공산주의의 본거지, 다시 말해 크렘린 내부에서 드러났다는 것이다. 사건은 소련 사람들이 퍼뜨린 소문으로 알려졌으며, 게다가 그들은 그 사건을 ‘의사들의 음모’라고 규정했다. 북이며 나팔 소리도 없이, 아마 그럴 필요도 없었겠지만, 은밀히 전해진 이 소식이 온 지구를 뒤흔들 판이었다. 그 의사 무리는 요하네스라는 유대인 조직의 지령을 받고 인류 역사를 통틀어 가장 큰 범죄를 범하려고 했던 모양이었다. 전 지구적 차원의 암살을 통해 모든 공산당 지도자들을 청산하려는 범죄였다. 이오시프 스탈린부터 시작해서.
    (/ p.145)

    그의 눈에 그 의사는 다가갈 수 없는 존재처럼 보였을 뿐 아니라 적대적으로 보이기까지 했다. 대구라메토 같은 사람이 장애물이 된다는 사실을 그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새로운 사상, 사회주의의 구축이나 그와 유사한 것들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아니라 종에 내재하는 장애물이었다. 남성들 사이의 경쟁 관계가 모두 그렇듯이 냉혹하고 거대한 장애물이었다.
    (/ p.156)

    다행히 당신과 우리는 한 가지 지점에서 만납니다. 바로 국가요. 당신은 당신이 한 행동으로 국가에 봉사한다고 믿는 거요. 우리도 우리가 그렇다고 믿고 있고. 모두가 옳을 수는 없소. 당신이 옳든지 아니면 우리가 옳은 거지. 구라메토 박사, 그러니 누가 옳은지 밝혀봅시다……
    (/ p.199)

    샤니샤 동굴의 철문이 탄식하는 듯한 삐걱거리는 소리를 냈다. 그들은 떠날 때 모습 그대로 짚 깔개에 쓰러져 있는 구라메토를 발견했다. 샤코 메지니가 구두코로 그의 양 무릎을 쳤다. 일어나! 스탈린이 죽었다고! 희끄무레한 등잔 불빛 아래 죄수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엉긴 핏자국 때문에 아무렇게나 그린 가면처럼 보였다.
    (/ p.229)

    그 찰나의 시간은 그의 인생에서 극히 미미한 부분에 불과했다. 오륙 분도 채 안 되는 시간이지만 그 어둠의 밀도는 수년의 세월 전체를 덮기에 충분해 보였다.
    (/ p.237)

    저자소개

    이스마일 카다레(Ismail Kadare)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6~
    출생지 알바니아
    출간도서 13종
    판매수 1,089권

    1936년 알바니아 남부 지로카스트라에서 태어났다. 티라나 대학교에서 언어학과 문학을 공부했고, 모스크바의 고리키 문학연구소에서 수학했다. 1963년 첫 장편소설 [죽은 군대의 장군]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카다레는 [꿈의 궁전] [부서진 사월]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광기의 풍토] 등 많은 작품을 통해 신화와 전설, 구전 민담 등을 자유롭게 변주하며 암울한 조국의 현실을 우화적으로 그려내는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 세계를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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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번역은 텍스트의 여백과 작가의 침묵까지 살려 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 전문 번역가. 덕성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그르노블 제3대학에서 문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마쳤다. 옮긴 책으로 모파상의 『멧도요새 이야기』, 로맹 가리의 『레이디 L』 『하늘의 뿌리』 『흰 개』 『밤은 고요하리라』 『내 삶의 의미』 『마법사들』, 밀란 쿤데라의 『웃음과 망각의 책』 『자크와 그의 주인』, 피에르 바야르의 『셜록 홈즈가 틀렸다』 『햄릿을 수사한다』, 아멜리 노통브의 『앙테크리스타』, 리디 살베르의 『울지 않기』, 나탈리 아줄레의 『티투스는 베레니스를 사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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