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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고도 먼 우리 함께 살기 : 서울의 중국동포 여성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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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 : 서울연구원
  • 발행 : 2019년 08월 23일
  • 쪽수 : 224
  • ISBN : 9791157004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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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방인과 손님을 어떻게 대하는 가를 기준으로
국가와 도시, 또는 한 집안과 개인의 품격을 가늠한다면
이것이야말로 품위 있는 시각이 아닌가

『가깝고도 먼 우리 함께 살기』에는 서울에 사는 스물여덟 명의 중국동포 여성들이 들려준 그들의 삶과 일상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은 중국동포 여성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생활상 애로점을 알아보고 서울시 차원의 해소와 지원방안 마련에 초점을 두는 연구로 시작했다. 하지만 그들과 인터뷰를 하던 중 서울시와 관련한 정책 이슈가 많지 않음이 드러났다. 중국동포 여성은 안정적으로 체류할 수 있는 자격을 취득하길 가장 원하는데 이는 중앙정부 차원의 정책 이슈이다. 아이를 키우는 중국동포 여성은 어린이집 보육료를 지원받지 못하는 것을 아쉽게 여겼으며, 일자리 이동이 잦은 중국동포 여성은 사설 직업소개소의 부당한 중개 수수료가 문제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외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회원 자격 제한, 영어 이름으로만 표기된 외국인 등록증의 불편함, 중국동포에 대한 한국 사회의 편견 등을 어려움으로 토로했다.
저자는 중국동포 여성들과 인터뷰를 끝낼 무렵 그들의 삶과 일상을 그들 자신의 목소리로 남기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하여 인터뷰 내용을 토대로 중국동포 여성들이 태어나고 자란 중국에서의 생활, 현재 살고 있는 서울 생활, 미래 삶의 기대라는 세 축으로 책을 구성했다. 중국동포 여성의 이야기를 육성 그대로 전달하는 데 주력한 이 책을 읽다 보면 중국동포 여성이 자신을 포함하여 가족의 과거와 현재 생활, 앞으로의 삶에 대한 전망, 한국 사회에 대한 인식 등을 생동감 있게 풀어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목차

들어가며 근현대 동북아시아의 요동치는 시공간을 헤치며

1장 중국동포 여성을 만나다
01 중국동포 여성은 누구인가 | 02 어떻게 만났나 | 03 만난 사람들 | 04 통계로 본 서울의 중국동포 여성

2장 중국 생활과 가족
01 민족 언어와 중국어─이중언어의 어려움 | 02 결혼은 가능한 조선족끼리─젊은 층은 변화 중 | 03 줄어드는 형제자매 수─출산제한 정책과 경제적 부담 | 04 문화대혁명기─고난의 기억 | 05 타지로 일하러 간 부모─조부모와 보낸 청소년기 | 06 일자리 기회의 제한과 확장

3장 한국으로 오다
01 한국행 문호는 조금씩 넓어졌지만 | 02 돈 쓰고 들어온 한국─불법 체류와 재입국 | 03친척방문 한국행─국적 취득까지 | 04 한국인과 결혼하여 한국으로 | 05 학업 위한 한국행─선택 이유는 제각각 | 06 방문취업 비자와 재외동포 비자로 수월해진 한국행

4장 서울 살이
01 고된 노동과 불리한 노동시장에서 살아남기 | 02 적응과 스스로 돌보는 생활 전략 | 03 서울 거점으로 확장과 분화하는 가족

5장 민족과 국가, 경계 넘나들기
01 정체성의 재구성─삶의 시공간 변화에 따라 | 02 국경 넘나들기─기회의 폭 넓히기

6장 함께 살기
01 과거와 현재, 미래 잇는 포용과 통합 정책 | 02 서로 다가가기

나가며 공존과 상생에서 현재와 미래 희망 찾기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1990년대 이후 중국 조선족 사회의 변화를 보여 주는 연구에 의하면 변화의 핵심에 여성이 있으며, 조선족 사회를 이해하는 데 여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한다. 최근 국제 이주 현상으로 ‘이주의 여성화’가 있다. 결혼이주여성 증가와 돌봄 영역을 비롯해 다양한 업종에서 일하는 중국동포 여성과 외국인 여성 노동자를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다. 여성과 젠더 관점이 아니더라도 중국동포 생활 전반을 통합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삶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풀어낼 수 있는 여성과 소통하는 것이 더 유리했다.
- 들어가며│근현대 동북아시아의 요동치는 시공간을 헤치며(5쪽)

한국 정부는 1979년부터 중국에 거주하는 독립 유공자 후손 귀환 대책을 시행했다. 이를 기점으로 조선족이 한국으로 들어온 지 거의 40년이 되어 간다. 조선족의 한국 이주가 한 세대를 넘어가면서 우리 사회에서는 조선족을 중국동포로 대체해 부르기 시작했다. 국립국어원은 한국에 거주하는 조선족을 중국동포로 부르자고 제안했다. 다민족 국가인 중국에서 조선족은 소수민족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용어이므로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한국에 체류하는 중국동포를 한국 정부나 한국인이 굳이 중국의 소수민족을 의미하는 조선족으로 부르는 것은 적합하지 않고, 차별적 의미를 부여하는 느낌이 있어 중국동포로 부르자는 것이다.
공공기관에서는 조선족 대신 중국동포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정부의 외국인 통계조사에서는 한국계 중국인으로 분류된다. 서울시는 한국계 중국인과 한국계 중국인 중 귀화한 사람을 중국동포로 규정한다. 한국계 중국인이란 대한민국의 국적을 보유했던 사람으로 중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 그리고 부모나 조부모 어느 한 편이 대한민국 국적을 보유했던 자로 중국 국적을 취득한 사람을 의미한다. 중국 국적을 가진 조선족과 한국 국적을 취득한 조선족을 중국동포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 1장│중국동포 여성을 만나다(13~14쪽)

“나와서 일대일 (개인) 간병했지요. 난 그런 게 있는지도 몰랐어요. 한국 분이 7만 원 받고 (간병) 했는데 8만 원 달라고 하니, 보호자가 다른 사람을 찾은 거지. 나는 6만 5천 원 받고 했어요. 그 다음 할아버지 돌볼 때는 7만 원씩 받았어요. 토, 일요일 없이 3년 6개월 모셨어요. 무지무지 고생했지요. 근데 그 할아버지 참 인자하신 분이었어요. 난 중국 사람이고 언어도 서툴고 성격도 좀 급하고 내 허물이 많은데…… 어떤 일이 있든 나보고 서운한 말을 안했어요. 그 할아버지한테서 많은 거 배웠어요. 욕창 안 생기게 했지요. 그래서 많이 좋아져서 말도 하고 일어나서 한 걸음 걸을 정도로……. (할아버지) 다른 병원으로 가면서 헤어졌는데 여러 해 같이 있었으니 정도 들었지, 할아버지 울고, 나도 눈물 나오고. 속다짐했지요, 이런 일은 응당 이런 거라고……. 중국을 3년 만에 너무 아파서 갔어요. 간병하느라 허리 아파서……. 가서 여섯 달 치료하고 왔어요. 여기 약하고 우리 잘 맞지 않아요. 중국 약은 좀 센데, 여기 약은 좀 연해요.”
- 4장│서울 살이(105쪽)

“가사 일 하면서 여섯 살, 네 살 먹은 아이들인데 생활상에서 말로만 (중국어) 가르쳤죠. 애기들이 재미나게 잘해요. 그런데 그 집에서 먹는 거를 너무 차별했어요. (한국) 정부에서 집(중국)에 갔다 오면 5년짜리 (비자) 해준다고 해서 갔지요. 애를 막 낳은 집에 들어가 삼년을 키웠어요. 밤에 데리고 잤지요. 4대 보험도 없고 퇴직금도 없고 진짜 밤낮을 봐 주는 거지요. 일하다가 감기 걸리면 애기 엄마가 주민등록증 번호를 적어주고 병원 가래요. 맨 처음에 몰랐지요. 뭐냐고 물어보면 엄마 주민등록번호라고 해요. (내가) 의료보험이 안 되는 거 아니까……. 쌍둥이 있는 집은 세 곳을 했는데 첫 집에서 1년 넘게 일하다가 애기들이 체중이 나가니 허리 아파서 나왔지요. 내 몸이 다 망가진 거지, 그 다음은 허리가 나빠 3달 정도만 일하다 나왔지요. 나는 애기 천사들하고 노는 게 제일 기분이 좋고……. 이제는 건강이 안 좋아서 입주하기 힘들고, 국적도 땄으니 산후도우미 하려고 교육도 받았는데…… 교포는 국적이 있어도 안 된다고 해요. 한국 분하고 월급 차이가 너무 섭섭하게 나지요.”
- 4장│서울 살이(106~107쪽)

“크게 보면 한국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취직 확률이 높잖아요. 그 여성들 가운데서 또 내국인하고 외국인의 차별이 있고, 외국인에서도 중국 출신 같은 경우에는 한족을 더 선호하는 경향이 크거든요. 그래서 동포 출신 여학생들이 졸업하고 직업 찾기가 굉장히 힘들어요. 그래서 조건 제한이 낮은 서비스업 쪽으로 가는 거지요. 애초에 이중언어가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취직이 수월하고 자리도 많을 거라고……. 그런데 동포라는 신분이 오히려 발목을 잡는 경우가 많더라구요. 조선족 유학생이라고 하면 한족 친구에 비해 중국어를 잘 못하고, 한국어도 억양이나 사투리 때문에 서툴다는 인식을 하지요. 중국어 과외 알바를 찾을 때도 한국인들은 이제 대 놓고 조선족은 싫다고 말해요. 동포니까 싫다는 게 있어요. 순수한 중국인이 아니라 가짜 중국인이라며, (한국) 정부에서 외국인인재양성을 많이 지원한다고 하는데, 그것이 남성을 더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 느껴지거든요. 여자는 아무리 박사까지 졸업하고 그래 봤자, 한국 사람과 결혼하지 않은 이상 큰 소용이 없다고 눈치를 주더라구요.”
- 4장│서울 살이(112쪽)

“역사적으로 조선족이 어떻게 해서 거기(중국)로 갔는지, 나라를 배반하고 간 것도 아닌데, 억지로 그렇게 간 건데, 그니까 자꾸 적개심을 갖는 것도 모르기 때문에……. 6.25 전쟁도 중국에서 배운 거는 한국이 전쟁 도발자라고 배우기 때문에 우리는 자랑스러운 역사로, 그런데 한국 분들은 우리가 총 들고 싸웠기 때문에 삼팔선이 생겼다 이러잖아요. 이걸 서로 모르는 거예요. 나도 한국 와서 깜짝 놀랐어요. 이거 북한이 전쟁을 일으킨 것도 모르고……. 항미원조전쟁(6.25 전쟁)때 돌아가신 분들을 기리는 활동에 한국 사람들이 보는 관점과 우리가 다르다는 것을……. 그래서 내가 느꼈어요. 아 이거 서로 모르는 면을 알려주고 서로 알아야 돼, 그래서 나는 동포에게 한국사회에 자꾸 어울려라, 동포끼리 놀면 영원히 진보 못한다. 한국 역사를 배우고 자꾸 알려줘라 해요.”
- 6장│함께 살기(215~216쪽)

경제발전과 민주화라는 내부 난제에 매달려 한국 사회는 국경 너머 동포를 근현대사에 비추어 이해하는 사회적 역량을 키우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중국동포는 재미동포와 달리 1999년 제정된 재외동포법에서 배제되는 차별을 받고, 2004년이 되어서야 법적인 재외동포 자격을 얻었다. 제도적으로는 중국동포의 한국행 문호가 조금씩 넓어지는 추세이지만, 우리 사회 눈앞의 이익과 필요에 딱 한정해 열어주는 인색한 모습이다.
- 나가며│공존과 상생에서 현재와 미래 희망 찾기(219~220쪽)

우리 사회는 2019년 현재 쉽지 않은 여정이지만 한반도의 안정적 평화라는 문턱을 조심스레 넘어서고 있다. 경제는 늘 그렇듯 도전적 상황에 직면해 있으나, 전반적으로 먹고사는 수준은 훨씬 넘어선 단계이다. 지난 백 년은 식민치하와 남북전쟁이란 참담한 상흔을 남겼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우리의 절실한 노력과 성과를 거둔 백 년의 세월이기도 하다.
정치경제적으로 어렵고 절박한 지난 시절 한반도의 많은 사람들이 살 길과 기회를 찾아 국경을 넘어선 이주자로 살았다. 이제 한국은 문호가 좁기는 하나 다양한 국적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살 길과 기회를 찾아 들어오는 나라로 성장했다. 중국동포를 포함해 한국을 찾아온 이주자들은 지금 당장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우리 사회 성장에 다방면으로 기여하고 있다. 우리 사회 안정과 성숙을 위해서는 거부와 차별, 인색함보다는 환대와 공존, 상생을 모색하는 편이 더 지혜로운 방식이 아닐까.
- 나가며│공존과 상생에서 현재와 미래 희망 찾기(2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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