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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일본인은 원전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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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 1986년 체르노빌, 2011년 후쿠시마, 그리고 다음은?
    이제는 정말 국민 전체가 탈원전을 생각해야 할 때!


    2017년 출범한 문재인 정부는 탈원전을 핵심 공약으로 내세우며 실제 탈핵 로드맵을 기획 및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원자력의 경제적 효율을 무시할 수 없다는 반대쪽의 비판도 만만치 않다. 지금 우리는 원전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이미 세계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사고와 2011년 후쿠시마 참사를 통해 원전의 위험을 충분히 목격했다. 연일 보도되고 있는 2020 도쿄올림픽의 최대 논쟁거리도 다름 아닌 원전 피폭과 방사능이다. 가까운 나라 일본의 원전 문제는 곧바로 우리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한국은 안전할까. 2017년 11월, 포항에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전남 영광의 한빛 1호기 사고, 한빛 4호기 사고 등이 연달아 터지면서 원전에 대한 우리의 안전 불감증과 부실한 안전관리에 대해서도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요컨대 원전은 우리에게 더 이상 잠재적 위협이 아니라 이미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현실 인식이다.
    일본 원전을 처음부터 구상하고 만들어온 이들은, 지난 60년을 돌아보며 한 목소리로 주장한다. “이제는 국민 전체가 탈원전을 생각해야 할 때”라는 것이다. 일본의 원전은 과학이 아니라 신화에 가깝다고 주장하며 “어느새 ‘안전 신화’가 생겨나고 방심과 교만, 방자함이 만연했다.”고 반성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각 분야 거물들이 동창, 동향 등 갖은 인맥과 학맥으로 얽혀 폐쇄적으로 운용된 일본 원전의 오랜 역사는 그대로 우리 원전을 둘러싼 현실과 겹쳐진다. 일본 원전 역사의 처음부터 지금까지를 목격한 이들은 채용의 불투명함부터 프로파간다까지 정치권뿐 아니라 학계, 언론, 기업 등이 모두 얽힌 일본 원전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확언한다.
    “후쿠시마는 의심할 여지없는 인재(人災)였다!”

    • 일본 원전의 첫 불을 밝힌 담당자부터
    이후 실무진을 총 망라한 인터뷰!


    일본의 원전 역사는 1957년 8월 27일, 도카이무라에 있는 일본원자력연구소에서 원자의 불이 처음 켜지며 시작한다. 당시 언론들은 이 ‘위업’을 대서특필하며 칭송했다. 그러다 1999년, 도카이무라에서 일본 첫 원전 사고가 일어나 두 명이 사망한다. 하지만 여전히 일본의 엘리트들은 원전에 대해 방심했고 이때의 충격과 회환은 그로부터 12년 뒤 훨씬 더 큰 참사로 나타난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원전 중대사고가 일어날 확률은 ‘만 년에 한 번’ 이라고 큰소리쳤던 이들 중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일본 최초의 원전이 들어서고 일본에서 가장 오랫동안 원자력의 혜택을 받아온 도카이무라의 촌장 무라카미 다쓰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원전 머니(money)는 일시적으로는 지역을 풍족하게 해주지만, 주민에게서 자립 및 자율의 희망과 긍지를 빼앗아 결국에는 공동체를 파괴합니다. 거액의 자본에 영혼을 팔아 일장춘몽을 꾼들 주민이 풍족해지기는커녕 고향까지 잃을지 모릅니다. 원전은 ‘역병’입니다.”

    • 일본 최초의 원전을 구상하고 만들어낸 이들이
    수십 년이 지나 털어놓은 증언


    이 책은 일본에 처음 ‘원자의 불’이 켜진 도카이무라의 과거와 현재를 그리는 동시에, 이시바시 단잔(石橋湛山),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고노 이치로(河野一郎), 하토야마 이치로(鳩山一郎) 등 1955년 체제하 중앙 정계 중진들의 움직임과 원자력 개발을 둘러싼 재계의 의도, 언론 보도 검증 등을 통해 일본 원자력 정책의 원점을 파헤친다.
    아시히 신문사 특별취재반은 생존자 증언과 ‘원자력의 아버지’ 쇼리키 마쓰타로(正力松太郎)의 최측근으로부터 입수한 새로운 자료를 철저히 검증하며 일본 원전의 처음부터 지금까지를 세세히 기록했다.
    일본에서 원자력에 대한 논의는 이전부터도 진행되고 있었지만 특히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논쟁이 더욱 거세졌다. 후쿠시마 사태가 한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듯, 한국 역시 이러한 논쟁을 그저 다른 나라만의 이야기로 치부해선 안 된다. 한국에서도 보다 본격적인 원전에 대한 담론과 논쟁이 필요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안전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그렇다. 한국은 여러 모로 일본과 비슷한 점이 많다. 산업의 초기 인프라와 프로세스 등을 설계할 때 일본을 모델로 한 분야가 많기 때문이다. 원전도 마찬가지다. 그런 의미에서 일본 원전의 처음부터 지금까지를 일별한 이 책이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도 클 것이다.

    목차

    프롤로그 - ‘희망’의 탄생
    “5시 23분, 임계에 도달했습니다” / 원전 추진자의 통탄 / 원전은 ‘역병’이다 / 다른 ‘원전 소재 지역’에 없는 풍경

    1장 ‘원자력 무라’ 제1호
    촌장의 결단 - 단독으로 유치 / 촌의회도 찬성 - 발전을 믿고 진정 / 촌(村) 주민 계몽 활동 / 뜻밖의 원연 후보지 / 현(縣)의 유치 전략 / 치열한 유치 경쟁 / 뒤집힌 ‘최적지 다케야마’ / 담당 대신, 각의 불참 / 몇 번이나 ‘도카이무라’ 주장 / 이바라키와 쇼리키를 연결하는 실 / 수상을 노리고 미국을 이용 / ‘발전(發電)’을 향한 집념

    2장 도카이무라에 불이 켜지다
    너무 일렀던 ‘반대파’ / 의문의 목소리가 확산되지 않다 / 학생, 주민 의식조사를 하다 / 주민의 70퍼센트가 위험을 인식 / “솔직한 속마음을 들을 수 있었다” / “폭발 걱정 없다” / 원자력 현(縣) 주민답게 / 과학기술의 ‘선(善)함’을 선전 / 언론 보도가 만들어낸 원자력 붐 / 지역신문도 적극 추진 / 눈부신 ‘평화적 이용 박람회’ / 미디어의 계몽 캠페인 / 학교에서 홍보영화 / 연구원 채용의 불투명함 / 불러 모아진 1기생 / 이카루스들의 여름 / 55년 만의 ‘총평’

    3장 원전의 선구
    ‘철의 여인’이 내려오던 날 / 발전을 밀어붙이는 쇼리키 / 쇼리키가 눈독 들였던 저비용 / ‘영국 방식’이 신문 톱기사 / 반대파도 포함시킨 시찰단 / 원전 판매, 영국 측의 의도 / 지진 대책 ‘완전한 맹점’ / ‘버림돌’이었던 영국 원자로 도입 / 영국 원자로 반대파의 변심 / 축적된 기정사실들 / ‘원산회의’의 원류 / ‘혈통’ 묶어 대동단결 / 조직 확대해 홍보 추진 / 영국 원자로 도입 논쟁 / 쇼리키와 고노 ‘여름의 진영’ / 드러난 ‘모순’

    4장 깔린 레일
    부지는 애초부터 도카이무라였다 / 비공개 시추 조사 / 원전 계획, 애매모호한 기억 / 도카이무라 전제 의혹 / “도카이무라로” 지사의 열의 / 지역신문의 매서운 논진 / “안전한가” 지적 이어지다 / 원전 후원, 갑자기 반대로 / ‘기준 부적합’ 입지 / ‘반대파’와 직접 담판 / 영국 방문 나흘, 변심의 조심 / 설명만 믿고 적극 추진 / “기자라기보다 경영자”

    5장 ‘안전’의 내실
    오발이 잇따르는 사격·폭격장 / 고든 사건 - 주민의 분노 / 사격·폭격장에서 핵폭탄 훈련 / 사격·폭격장 근처에 원전 계획 / “사격·폭격장과 공존 가능” / 고육지책으로 ‘해결’ 도모 / 일본 첫 어업 보상 협상 / 내진성 의심, 처음부터 있었다 / 거듭되는 설계 변경 / 도카이무라 상공에 ‘역전층’ / ‘온도계수’ 뒤집힌 설명 / 지역 공술인은 ‘용인’ / 숨겨진 ‘방출량400배’ / ‘사망자 720명’ 시산 / 안전성, 책임질 수 없다 / 추진과 규제 ‘구분 없음’ / 아사히, 낙관적 논조로 / 안전성을 의심하지 않는 시대로 / 희미해지는 존재의의 / ‘선구자’가 주목하는 것

    6장 국책의 ‘먼 땅’
    환상으로 끝난 ‘저인구’ 도시 구상 / 재처리 공장과 사격·폭격장 반환 운동 / 대통령을 움직인 촌장의 친서 / 쌓여가는 플루토늄 / 고속증식로 - 여전히 오아라이마치의 희망 / ‘꿈의 연구’ - 두 가지 반응 / 맴도는 ‘3호로’ 계획 / “원전 유지를 전제로 하지 않는다”

    증언
    무라카미 다쓰야(전 도카이무라 촌장)

    에필로그 - ‘역사 부재’에의 저항

    ‘비밀’을 쥔 쪽만이 안다 / ‘역사에 대한 회의’는 ‘말에 대한 회의’ / ‘독으로 독을 다스린다’ / 원전 유지 시스템은 ‘과학적’인가

    본문중에서

    당시 마을의 인구는 1만 1,583명. 한 가구당 평균 6.2명으로, 1차 산업 종사자가 75퍼센트를 차지했다(1955년 국세조사). 양돈업이 활발해 사람보다 돼지 수가 많았다. “촌장님은 가난한 마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해 원자력에 뛰어들었다.” 당시 촌의원이었던 도요시마 마사카즈(86)는 말한다. “물론 의회도 전원 찬성이었다. 촌장님의 말에 누구 하나 반박하는 이 없이 유치 이야기는 순조롭게 진행됐다.” 가와카미도 “국가 기관이 들어오면 마을이 발전한다고 생각했다. 촌장님을 믿고 찬성했다”고 회상한다.
    (/ p.39)

    한편, 이바라키현도 주민을 대상으로 ‘원자력 평화적 이용’의 의의를 홍보했다. 현의 홍보지 《복지 이바라키》 1956년 3월호에서는 원자로의 안전에 관해 〈죽음의 재에 대한 걱정은 없는가?〉라는 제목으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원자폭탄을 연상하고 겁을 내는 건 잘못된 행동이다. 원자로는 여러 겹으로 안전장치가 되어 있어서 사고는 제로에 가깝다. 방사능이 비산할 가능성은 없다. 원자로에 남은 ‘재’(핵분열 생성물)도 안전한 방법으로 엄격히 처리된다. 바닷물이 오염되거나 물고기를 먹지 못하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아도 된다.”
    (/ p.42)

    전국에서 모여든 생기 넘치는 젊은이들이 일본 첫 원자의 불을 켠다. 그 빛 너머의 미래에 희망찬 앞날만 펼쳐져 있다는 듯 미디어는 그 ‘위업’을 칭송했다. ‘평화적 이용’이라는 대의명분 아래, 의문의 목소리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미국에서 완전 수입품으로 사들인 원자로에 켜진 작은 불에 환호하는 일본인은, 부모가 지켜보는 가운데 불꽃을 가지고 노는 어린아이들 같기도 했다. 그로부터 반세기가 지난 뒤, 위업에 도전한 이카루스들은 그들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 p.75)

    “일본은 설계대로 만들어 움직이면 된다고 안이하게 생각하는 체질이 생겨났다. 안전성에 의문을 품고 검증하는 자세는 부족했다.” 원자력시설 건축의 안전성을 연구하던 우치다는 1964년, 상사에게 갑자기 연구를 중단하라는 지시를 받는다. 9년 뒤, 원연을 그만두었다.
    (/ p.117)

    일본 원전의 선구, 도카이 원전. 하지만 일본에 도입된 영국 원자로는 이 1기가 유일하며 훗날 일본 내에 설치된 56기는 전부 미국에서 개발된 경수로였다. 도쿄전력과 간사이전력 등 전력회사가 자체적으로 원전을 설치하게 되자 일본원자력발전과 도카이 원전 도입 경험은 과거의 일이 되었다. 그 설치를 둘러싼 사반세기 전의 석연치 않은 경위에 관해서도 그 후 오랫동안 잊혔다. ‘후쿠시마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 p.127)

    1999년에는 도카이무라의 우라늄 연료 가공회사 JCO에서 첫 임계 사고가 일어나, 다시 핵연료 ‘공적’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2011년, ‘후쿠시마 사고’라는 결과를 맞이했다. 국가는 2011년 9월, 원자력손해배상 지원기구를 만들어 원전 사고를 일으킨 도쿄전력에 배상과 오염제거 자금을 5조 엔까지 빌려주는 장치를 마련했다. 2012년 7월에는 기구를 통해 1조 엔을 출자했다. 도쿄전력은 실질적으로 국유화되었다.
    (/ p.165)

    전문가로서 납득할 수 없다며 방사선량 기준이 잠정적인 점, 설치허가 후에 신뢰성을 확인해야 할 것이 너무 많은 점, 사격·폭격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일본원자력발전의 신청서 공표와 사고 시 일반인의 한계 선량 확립 등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만약 현재 상황 그대로 본부회가 최종 결론을 낸다면 나로서는 그 내용에 대해 일체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라고 끝맺었다. 그러나 11월 9일, 전문부회는 사카타가 불참한 상태로 답신을 발표했다. 답신 내용은 일본원자력발전의 주장을 전면적으로 인정한 것이었다.
    (/ p.244)

    국책 ‘핵연료 사이클’의 핵심으로 여겨진 재처리 공장의 건설지는 반세기 전, 역시 원자력의 발상지가 선정되었다. 하지만 그때까지 원자력시설을 적극 유치해온 이바라키는 처음으로 ‘반대’를 표명했다. “도카이무라에 지구상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시설이 생기는 것입니다.” 1964년 12월에 열린 현의회에서 현의원들은 차례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다수파를 차지하던 자민당 현의원도 마찬가지였다. 원자연료공사가 현과 촌에 건설을 제의한 것은 3개월 전인 1964년 9월의 일이었다.
    (/ p.271)

    ‘탈원전’이라고 하면 “행정 서비스를 유지할 수 있는가”, “고용을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목소리가 반드시 나옵니다. 분명하게 대답하자면 ‘원전 머니’를 대신할 정도의 수입이 나오는 존재는 없습니다. 하지만 원전이 지역에 가져오는 사회구조를 잘 관찰해보면 그것이 지역의 산업에 본질적으로 공헌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명백합니다. 원전을 운영하는 전력회사의 경우, 직접고용은 드물고 하청이나 재하청 기업은 기본적으로 도쿄에 본사가 있는 회사뿐입니다. 지역 업자는 기껏해야 고물이나 얻어먹는 정도의 혜택밖에 받지 못합니다.
    (/ p.313)

    불편한 진실도 남김없이 공개해 논의의 대상으로 삼고,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를 거쳐 국민의 이성적 결단으로서 원전 철수(혹은 계속)를 선택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참뜻을 관철하는’(미야다이 신지 씨) 일이다.
    (/ p.332)

    저자소개

    아사히신문 취재반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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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일본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아사히신문 취재반이 2012년부터 2013년에 걸쳐 아사히신문 이바라키 판에 장기연재 한 ‘원자의 마을’기사에 새로운 내용을 대폭 추가해 단행본으로 엮은 것이다. 아사히신문 취재반은 다방면의 사회 문제들을 날카로운 시선으로 집중 조명하는 특집기사를 활발히 써왔다. 이 책에서는 일본 원전의 첫 불을 밝힌 담당자부터 이후 여러 실무자를 인터뷰하고 원전 도입을 전후한 당시 정·재계의 움직임을 면밀히 살펴봄으로써 원전의 근본을 파헤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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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대학교 일어일문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일본의 다양한 문학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달의 얼굴』 『오로지 먹는 생각』 『도쿄의 부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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