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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스웨덴 영화감독 잉마르 베리만과 노르웨이 배우 리브 울만. 스칸디나비아 출신의 이 대단한 예술가들을 부모로 둔 여자아이. 너무나 유명했지만 불안으로 점철된 개인들이어서 결코 하나로 녹아들지 못했던 가족과, 그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넘치는 영감과 황폐한 시간들을 스스로 감당해내야 했던 딸. 이 소설은 위대한 예술가들을 부모로 둔 아이의 더없이 불안하고 슬프고 아름다운 성장기이자 복잡한 사랑들의 초상이다.
    베리만 감독의 아홉 자녀 중 막내인 저자는 어린 시절부터 매년 여름이면 아버지를 만나러 숲과 양귀비꽃밭, 발트 해에 둘러싸인 아버지의 집을 찾아갔다. 여자아이와 아버지는 48년이라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매일 오후 3시에 헛간을 개조한 영화관에서 함께 영화를 감상했다. 세월이 흘러 딸이 엄마가 되고 아버지는 팔십대 후반이 되자, 두 사람은 늙어가는 일에 대해 책을 쓰기로 계획을 세웠다.
    딸이 마침내 녹음기를 들고 그 섬에 도착하지만 노령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아버지를 사로잡은 후였다. 아버지의 타계 후, 밀려오는 기억 속에서 그녀는 아버지와 어머니,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다시 상상한다.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아이와 자식보다 더 아이 같았던 부모의 이야기를.

    출판사 서평

    “네가 쉼 없이 갈망하고 희망하기를 기원한다. 갈망하지 않으면 우리는 살아갈 수 없으니까.”

    사랑과 공간이 만들어 낸
    고통스러우면서도 서정적인 기억의 태피스트리.


    2015년 출간되자마자 스칸디나비아 전역에서 ‘문학의 걸작’이며 ‘매혹적’이고 ‘장엄하다’는 찬사를 받은 이 소설은 저자가 생의 막바지에 다다른 자신의 아버지와 녹음을 하며 나눈 대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저자는 세 가지 사랑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자신의 부모인 잉마르 베리만과 리브 울만의 사랑, 부모가 된 연인과 그들의 딸로 확장된 사랑, 그리고 그 모든 사랑을 지켜본 장소인 함마르스에 대한 사랑.
    복잡한 자신의 가족사를 그린 이 내밀한 소설에서 저자는 놀라울 만큼 객관적인 시선으로 기억과 사실을 넘나든다. 죽음을 향해 늙어가는 아버지에 대한 묘사와 특히 노년의 잉마르 베리만에 대한 서술은 흥미롭고도 강렬하다.

    여섯 개의 테이프에 녹음된 대화를 기초로 쓴 이 소설은 매년 여름 스웨덴의 작은 섬 포뢰를 찾아오는 노르웨이인 여자아이의 시선을 따라간다. 저자의 아버지는 매사에 계획을 세우는 꼼꼼한 사람이었다. 그의 아홉 자녀 중 막내인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매년 여름이면 아버지를 만나러 숲과 양귀비꽃밭, 발트 해에 둘러싸인 아버지의 집을 찾아갔다. 그곳에서 여름 몇 주 동안을 함께 보내는 동안 여자아이와 아버지는 48년이라는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매일 오후 3시에 헛간을 개조한 영화관에서 함께 영화를 감상했다.

    세월이 흘러 딸이 엄마가 되고 아버지는 팔십대 후반이 되자, 두 사람은 늙어가는 일에 대해 책을 쓰기로 계획을 세웠다. 굳이 책이라고 하기 보다는 프로젝트에 가까운 둘 만의 작업이었다. 아버지는 자신이 언어와 기억, 이성을 잃어가고 있다고 걱정한다. 늙어가는 것은 힘든 일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두 사람은 노화에 대해 글을 쓰기로 정하고, 그 작업을 위해 우선 자신들의 대화를 녹음하기로 한다. 딸이 질문을 하면 아버지는 대답할 것이다.
    딸이 마침내 녹음기를 들고 그 섬에 도착하지만 노령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아버지를 사로잡은 후였다. 시간 엄수를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기고 매사에 철두철미했던 아버지가 약속 시간에 늦고, 딸은 자신의 엄마에 대해 묻고 싶은데 아버지는 매번 다른 여자들에 대한 기억을 풀어 놓는다. 아버지의 타계 후, 밀려오는 기억 속에서 그녀는 아버지와 어머니, 여자아이의 이야기를 회고한다. 어른이 될 때까지 기다릴 수 없었던 아이와 자식보다 더 아이 같았던 부모의 이야기를.

    결코 평범하지 않은 가족사를 회고하고 허구를 능숙하게 섞어 가슴 뭉클하고 블랙유머 넘치게 그린 이 소설은 기억과 상실, 정체성과 예술, 성장과 노화를 그린 한 편의 비가悲歌다. 이 책은 우리로 하여금 기억과 소속감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게 이끌어 가는가, 부모됨이란 어때야 하는 것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벌어지는 까다롭고, 예민하고, 견딜 수 없는 일들, 그 복잡한 감정과 고통스러운 경험들을 때로는 보편적으로 때로는 매우 구체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며 그려낸 이 소설에서 저자의 회고와 추억은 그 어느 곳도 미화되지 않은 채 객관적이고 대담하다. 부모의 면모를 샅샅이 드러내는 대목에서조차 꾸준하게 자신의 거리를 유지하며 감정에 시선이 흐려지지 않는다. 영화감독이었던 아버지가 테이프를 자르고 붙여 하나의 작품을 완성했던 것처럼, 저자는 자신의 언어로 전체 이야기를 주조하고 자르고 붙여나간다.

    “나는 여기서 사랑과 내 부모님에 대해 뭐라도 이해해 보려고 애쓰고 있다. 왜 두 분의 삶에서 고독이 그토록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왜 두 분은 이 세상에서 버림받는 것을 그 무엇보다 두려워했는지에 대해서도.”
    (/ p.487)

    이 소설에서 특히 공간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조약돌 해변과 발트해를 바라보고 누워 있는 길고 좁은 아버지의 집 함마르스. 가족 누구에게든 열려 있었으나 어느 누구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공간 함마르스. 많은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언제나 섬처럼 보였던 베리만 감독의 분신 같은 그곳.
    이 소설에 무한히 서정적인 풍경을 더하는 또 하나의 요소는 색깔이다. 아버지의 색깔이자 함마르스의 색이었던 연한 녹색과 회색, 갈색, 가을빛 오렌지색. 아버지의 여성용 붉은 자전거와 붉은색 지프. 엄마를 생각하면 고통스러운 기억과 함께 떠오르는, 집 외관도 거실의 커튼도 모두 노란색이었던 그 집.
    저자가 생생하게 묘사한 장소와 분위기들이 마치 눈앞에 펼쳐진 것처럼 포착되어 마음속에 박힌다.

    상처받기 쉽고, 슬픔에 빠지고, 때로 야만적이고, 길을 잃었던 여자아이는 이제 두 아이의 엄마로, 자신이 태어나던 해의 아버지와 같은 나이가 되었다. 그리고 되찾은 녹음테이프에 담긴 세 가지 사랑 이야기를 정교하게 편집하여 이 책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아버지와의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제 그 이야기들은 고통스러우면서도 서정적이었던 어린 시절을 중심으로 한 복잡한 사랑들의 초상이자, 서로 상반된 창의적인 영향으로 영감을 얻었던 유년기의 초상이며, 불안으로 점철된 황폐했던 시절의 초상이 되었다.

    “실존 인물들-부모님이나 아이들, 연인들, 친구들, 적들, 형제들, 삼촌들, 이따금 지나치는 사람들-에 대해서 글을 쓰려면 그들을 허구로 만들어야 한다. 그들에게 숨결을 불어넣는 방법은 그것뿐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기억하는 것은 다시 또 다시 주위를 둘러보며 매번 똑같이 경탄하는 행위다.”
    (/ p.373)

    이 작품은 2015년 노르웨이어로 처음 출간된 후 스칸디나비안 베스트셀러 목록의 톱에 일 년 이상 동안 올랐고, 저자 린 울만은 2017년에 스웨덴 아카데미가 매년 노르웨이와 스웨덴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인 Dobloug Prize를 수상했다. 참고로, 이 작품의 영어판 번역작업도 뉴욕대학교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린 울만이 공동 참여했다.

    목차

    제1부 함마르스 프렐류드 9
    제2부 스풀들 75
    제3부 뮌헨으로 203
    제4부 나를 궁휼히 여기사 329
    제5부 당신의 밤의 형제 371
    제6부 지그 449

    인용한 작품들 534

    본문중에서

    나는 아버지의 자식이자 어머니의 자식이었지만 두 분의 자식이 아니었다. 우리는 결코 셋이었던 적이 없다. 그래서 내 책상에 늘어놓은 사진들을 죽 살펴보면 우리 세 사람이 같이 찍은 사진이 단 한 장도 없다. 어머니가 있고, 아버지가 있고, 내가 있을 뿐이다.
    (/ p.12)

    엄마는 나를 언제나 걱정하는 게 아니다. 나를 걱정하는 시간 사이에는 며칠이나 몇 달이 자리 잡고 있다. 엄마가 하는 걱정이란 내 아이가 죽으면 어쩌지 같은 종류다. 그런데 엄마는 지금 집에 있기 때문에 걱정을 멈추지 않는다. 낮에도 밤에도, 밤에도 낮에도, 낮에도 밤에도. 엄마가 집을 비운 동안 하지 못한 걱정을 모두 따라잡고 싶어 하는 것 같다. 걱정을 나눠서 떨어져 있는 날이나 달, 해에 균등하게 분배할 수는 없다. 그 어떤 것도 균일하지 않다.
    (/ p.226)

    내가 혼자 뮌헨으로 날아가 엄마와 아빠가 있는 방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나는 우리 세 사람의 사진을 찍어달라고 아무에게나 부탁을 할 것이다.
    나는 우리 세 사람이 찍힌 사진을 갖고 싶다.
    나는 나의 낮과 나의 밤이 함께 만나는 자리에 같이 있고 싶다.
    (/ p.300)

    아버지는 죽음을 미리 정해 놓았다. 나는 조약돌 해변과 옹이진 소나무들, 바다, 쉴 새 없이 변하는 빛을 바라보고 서 있는 내 집의 내 침대에서 죽을 것이다.
    (/ p.357)

    그해 여름 만사가 죽음에 사로잡혀 있었다. 죽어가는 일과 삶에 기댄 죽음, 죽음에 기댄 삶. 아버지는 아침에 눈을 떠 밤에 잠이 들었지만 그런 것과 상관없이 매일 죽음을 맞이했다. 심장은 여전히 뛰고 있었다. 하지만 존재가 사라지고 없다는 느낌이 모든 것을 압도했다.
    (/ p.358)

    두 분의 결별 증서(이것은 부모님이 아니라 내가 만든 표현이다)에 어머니는 이렇게 썼다. “순수한 삶-신의가 있는 삶-이란 것은 없어요. 우리는 서로에게 절대 그런 삶을 줄 수 없어요. 하지만 당신이 내 손을 잡고 내가 당신 손을 잡은 채 절대 놓지 않는 한-당신의 손이 십만 킬로미터나 떨어져 있는지 이불 속 내 옆에 있는지 신경 쓰지 말아요-비밀과 외로운 삶이 포함된 우리의 삶을 어떻게 살지는 우리에게 달려있겠죠.”
    (/ p.392)

    밤마다 내게 글을 읽어주던 아빠를 나는 기억한다. 그런 밤에 대해 수차례 글도 썼다. 아버지가 내 방의 문을 열고 침대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노란 종이를 펼치거나 침대 옆 테이블에 놓아둔 책을 펼치던 모습을 기억한다. 아버지가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 시작한다!”라고 말하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러면 방안에 기대감이 차올라 벽지의 꽃들마저 입을 크게 벌리고 “네!”라고 외칠 것만 같았던 것도 기억한다.
    (/ p.403)

    나도 외롭고 아버지도 외롭고 마음속이 그리움으로 꽉 차 있지만, 정작 곁에서 외로움을 씻어줄 사람은 서로가 아니라고 생각한 기억이 난다. 요즘은 그 일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는다. 대신 눈을 맞으며 함께 걷는데 아버지가 내 뺨을 톡톡 건드리고 휘몰아치는 하얀 눈에 갇힌 거대한 교회의 돔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던 때를 자꾸 떠올린다. “봐라, 얘야, 거의 다 왔구나.”
    (/ p.440)

    죽음을 코앞에 둔 아버지와 함께 있었을 때에도 아버지가 번역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은 기억이 없다. 아버지가 번역이라는 단어를 잊어버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안나의 말이 틀림없다면 그 단어야말로 이 모든 것을 마무리 짓는 정확한 단어였다. 노인을 위한 새로운 언어를 찾는 것. 새로운 사람을 위한 오래된 언어를 찾는 것. 아버지처럼 아주, 아주 늙어가는 일은 번역 작업이나 다름이 없었다-존재했던 것을 이제 막 온 것으로 치환하는 일이니 말이다.
    (/ p.476)

    나와 함께 있어요. 나를 버리지 말아요. 당신은 내가 곁에 가까이 둔 유일한 사람이에요.
    (/ p.487)

    저자소개

    린 울만(Linn Ullmann)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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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르웨이에서 태어났다. 지금까지 총 여섯 권의 소설을 발표했고, 작품들은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었다. 그중 《The Cold Song》은 <뉴욕 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되었고,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불안Unquiet》은 스칸디나비안 베스트셀러 목록의 톱에 일 년 이상 동안 올랐다. 2017년에 스웨덴 아카데미가 매년 노르웨이와 스웨덴 작가에게 수여하는 문학상인 Dobloug Prize를 수상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오슬로에 살고 있다.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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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러시아어과와 같은 대학 통역번역대학원 한노과를 졸업했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에서 강의하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중이다.
    옮긴 책으로 [제인 오스틴 왕실 법정에 서다], [오시리스의 눈], [영국식 살인], [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탐정 글래디 골드' 시리즈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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