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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렌의 노래 : - Love of Sirens: On Composers, Compulsions, and Crea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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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세이렌의 노래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세이렌은 아름답고 매력적인 님프로, 반은 여성, 반은 새 또는 인어로 묘사되곤 한다. 그들은 절벽과 암초로 둘러싸인 외딴 섬에 살면서 매혹적인 노랫소리로 선원들을 유혹하며 지나가는 배를 좌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세이렌 신화에 각종 변주가 일어나면서도 기본적으로 세이렌은 남성을 유혹하며 파멸시키는 존재로서 전승되었고, 이는 오늘날 '여성'의 원형 중 하나가 되었다.

    고대 그리스 시대는 남성 우월적이고 가부장적인 여성 혐오 사회였고, 여성은 열등하며 지배당해 마땅한 존재로 여겨졌다. 이 시기 탄생한 '세이렌'의 존재는 비정상적이고, 기이하고, 이질적이며, 사악한 존재로 그려진다. 세이렌의 이야기는 가부장제를 위협하는 여성의 '목소리'에 관한 공포를 드러내고 있다. 남성 헤게모니적 사회에서 영향력을 발하고, 강력하게 목소리를 내려는 여성에 대한 두려움이 녹아 있는 동시에, 남성 우월적 사회에 균열을 야기하는 존재는 혐오하고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할 테니 침묵하라고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아주 오랫동안 여성에게는 침묵이 미덕으로 강요되었으며, 목소리를 내는 여성은 혐오스러운 것으로 여겨져 왔다. 여성의 목소리는 조롱당하거나 묻혔고, 사회는 목소리를 내는 여성을 반드시 벌하리라는 메시지를 주입했다. 그런데도 여기 시대적 한계 속에서도 목소리를 낸 여성 작곡가들이 있다.

    여성 작곡가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수 세기 동안 우리는 여성 작곡가에 관해 작은 단서도 얻지 못했다. 역사는 남성 시인, 작가, 작곡가, 화가, 지휘자, 철학자, 비평가, 역사가들만을 기록하고 있다. 이에 반해 여성들은 일종의 장식품처럼 여겨졌다. 그뿐만 아니라 이들은 어여쁘고 약하고 열등한 성(性)으로 규정되어, 남성에 의해 쓰고, 그리고, 이야기할 대상으로만 여겨졌다. 19세기까지 비평가들은 여성 작곡가의 작품을 음악적 완성도를 보고 평가하기보다는 성 역할에 순응했는가에 근거하여 그들의 작품을 비평했다. 즉 '여성의 음악'은 선율이 아름답고, 즐거운 기분을 갖게 하며, 가벼운 오락 음악이라는 편견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집단의식 속에서 여성의 창조적 행위는 피아노 연주, 살롱, 바늘로 뜬 레이스, 꽃꽂이 등에 국한되었다. 여성들은 지식인이 될 수 없었을까?

    · 여성들에게는 약간의 재능도 없었던 것일까?

    · 여성들은 무언가 창조해내는 일에 관심이 없었던 것일까?

    · 여성들은 예술을 직업으로 인식하지 않았던 것일까?

    · 만약 그러했다면, 남성들의 작품만을 값어치 있게 여긴 가부장적인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갔을까?

    [세이렌의 노래]는 힐데가르트 폰 빙엔, 파니 멘델스존, 클라라 슈만, 폴린 비아르도, 에설 스마이스를 비롯한 스무 명의 여성 작곡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러한 이야기에 답하고자 한다. 12세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800여 년의 시간 동안 이 스무 명의 여성 작곡가에 관한 역사는 부재했고, 그들의 목소리 또한 잠들어 있었다. 이 책의 각 장에서는 그들이 시대의 편견에 맞서 어떤 삶을 살았는지는 물론, 전문 음악가로 성장해가는 길에 놓여 있던 일상의 고민, 사랑과 좌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목차

    프롤로그

    1장. 라인 계곡의 예언자
    힐데가르트 폰 빙엔

    2장. 메디치 궁정의 일류 음악가
    프란체스카 카치니

    3장. 베네치아 최고의 작곡가
    바르바라 스트로치

    4장. 루이 14세가 총애한 신동
    엘리자베스 자케 드 라 게르

    5장. 건반악기 음악의 귀재
    마리아나 마르티네스

    6장. 타르티니의 후계자
    마달레나 라우라 시르멘

    7장. 암보 연주의 시초
    마리아 시마노프스카

    8장. 파리 음악원 최초의 여성 교수
    루이즈 파랑크

    9장. 멘델스존 가의 미네르바
    파니 멘델스존

    10장. 찬란한 빛
    클라라 슈만

    11장. 노래하는 코즈모폴리턴
    폴린 비아르도

    12장. 드라마틱한 교향곡의 대가
    오귀스타 홈즈

    13장. 보통의 피아니스트를 위한 작곡가
    세실 샤미나드

    14장. 오페라와 여성 참정권을 향한 투쟁
    에설 스마이스

    15장. 미국에서 교향곡을 발표한 첫 여성 작곡가
    에이미 비치

    16장. 요절한 천재
    릴리 불랑제

    17장. 아칸소 리틀록에서 피어난 예술혼
    플로렌스 프라이스

    18장. 프랑스 6인조의 여성 작곡가
    제르맨 타유페르

    19장. 이스라엘 아방가르드 음악의 선구자
    베르디나 쉴론스키

    20장. 영성을 노래하는 작곡가
    소피아 구바이둘리나

    에필로그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이 책은 지난 수 세기 동안 음악을 직업으로 삼았지만, 역사, 심지어 음악사에서조차 소외된 여성들에 관한 관심에서 출발했다.
    ('첫문장' 중에서)

    수 세기에 걸쳐 창조적 행위는 남성들이 전유했다는 고정관념이 팽배했다. 이러한 젠더 인식의 근원은 ‘창조성’이라는 용어에 대한 편견과 왜곡에 있다. 남성에게 창조적 행위는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정신적이고 지적인 행위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글을 쓰고, 작곡하고, 그림을 그리고, 발명품을 생산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여성의 창조적 행위는 자궁에서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출산과 그에 수반되는 것들 즉, 남편, 가정, 그리고 이에 따른 책임과 관련된 것을 이른다.
    (/ p.10)

    여성 작곡가들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작품 출판에서 배제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했다. 힐데가르트 폰 빙엔은 자신이 본 환상을 열심히 기록했는데, 신이 남성의 형태로 나타나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직접 지시했다고 한다. 교회와 수도원을 섬기는 사람들의 기록이 전임자의 것에 기반을 두었다면, 힐데가르트는 자신이 신으로부터 선택받았다고 주장하여 권위를 획득했다. 힐데가르트는 자신의 저작에서 전통적인 남성과 여성의 역할을 뒤집었고, 여성적인 현상에 권한을 부여하기 위해 노력했다.
    (/ p.21)

    젠더 이데올로기는 사회적 규범과 원칙을 뒷받침하는 다양한 믿음, 관습, 행동 양식을 만들어냈다. 즉, 성별에 따라 어울리는 것은 무엇인지, 그들에게 기대되는 것은 무엇인지, 무엇이 허용되고 받아들여질 것인지 하는 것 말이다. 그 결과 여성들은 여성이 쓴 작품이 무시되는 상황에서 자신의 작품으로 인정받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었다.
    (/ p.28)

    실내악 연주에서 현악기와 관악기는 여성이 연주하기에 부적절하다고 여겨졌던 점에도 주목할 만하다. 관악기는 입술 모양을 일그러지게 하여 꼴사납다고 여겼고, 금관악기는 거리 음악이나 군악대와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 또 여성 바이올리니스트들은 바이올린이란 악기가 여성의 몸을 뒤틀리게 하여 품위를 훼손한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따라서 여성의 오케스트라 경험은 남성 연주자보다 빈약할 수밖에 없었다.
    (/ p.30)

    빌헬름은 아내의 작품이 출판한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고, 파니에게 계속 출판을 권유했다. 그러나 파니는 아직 그럴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역사 속 다른 여성 예술가들처럼 파니 역시 저자됨의 불안 증후군에 시달려왔던 것이다. 작품을 출판하는 것은 자신의 가장 깊은 내면의 진실을 세상 앞에 드러내는 것을 의미했기 때문이다. 마치 “이것이 나다. 이것이 나의 작품이다. 나는 이것을 세상에 내어놓는다.”라고 말하는 것처럼.
    (/ p.169)

    800년 이상이나 여성들의 음악적 성과를 감추고 있던 장막을 걷어내는 것은 이 여성들을 무대의 중심으로 이끄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에 대한 역사적인 정의를 어느 정도 실현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그들의 삶은 물론 그들이 살았던 시대와 장소에서 행했던 창작의 과정들을 아는 것은 체제가 어떤 방식으로 젠더와 관련을 맺는지 이해하려는 첫 번째 시도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재능 있는 여성들에 대한 지식을 넓히는 것은 역사 속의 여성 창작자들의 역할에 대한 보다 정확한 평가를 가능하게 한다.
    (/ p.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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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이디스 재크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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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47년 슬로바키아에서 태어난 이디스 재크는 바르일란대학교와 에딘버러대학교에서 음악학을 공부했다. 현재 텔아비브에 거주하며 바르일란대학교와 베이트베를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음악치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음악사 속 여성들에 대한 연구와 음악기호학의 전문가로도 알려져 있다. 지은 책으로 〈세이렌의 노래〉, 〈살로메〉,〈카르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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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월간 [피아노음악] 기자로 일했다. 이후 런던으로 건너가 시티대 대학원에서 문화정책과 경영을 공부했다. 주영한국문화원을 거쳐, 현재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일하며 음악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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