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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얼굴의 법원 : 사법농단, 그 진실을 추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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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강제징용 재판, 판사 뒷조사, 청와대 유착…
    한국사회를 뒤흔든 ‘양승태 코트 사법농단’의 진실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사건에 대한 이해할 수 없는 재판 지연은 ‘양승태 코트 사법농단’이라는 거대한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2012년 대법원에서 역사적인 강제징용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하지만 2013년 일본 전범기업의 재상고가 접수된 뒤 2018년 확정 판결이 나오기까지 사건이 5년간 대법원에 묶여 있는 사이 원고 9명 중 8명이 숨졌다. 베일이 벗겨진 순간 적나라한 내막이 드러났다. 법원행정처에서 판사들이 법관의 양심을 저버린 채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건들을 만드는 사이 행정처 간부들과 청와대, 정부 사이에는 은밀한 만남과 전화통화들이 이어졌다. 그 결과 전직 대법원장이 구속돼 재판을 받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법원에는 대체 무슨 일들이 있었던 것일까?
    베테랑 기자 권석천의 책 『두 얼굴의 법원: 사법농단, 그 진실을 추적하다』는 ‘사법농단’에 대한 최초의 심층 기록이다. 부당한 지시에 저항해 사표를 냄으로써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의 베일을 벗기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탄희 전 판사와의 심층 인터뷰를 시작으로 오랜 법조기자 생활에서 만났던 다양한 취재원의 증언을 듣고, 법정에서의 재판을 취재하고, 방대한 관련 자료를 검토했다. 그 작업들을 통해 사건이 처음 불거졌던 당시의 상황과 세 차례에 걸친 대법원의 자체 조사, 검찰 수사와 재판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충실하고도 입체적으로 담을 수 있었다. 그 과정을 읽다보면 판사 이탄희가 왜 두 번 사표를 내야 했는지 알게 되는 동시에 한국 법원이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지 생생하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7장의 강제징용 재판 사례는 한일 간의 마찰 차원을 넘어 시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법농단의 본질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저자는 ‘사법농단’이 단지 양승태 코트 몇몇 인물들의 일탈이 아니라 대법원장 중심의 법원 시스템에서 필연적으로 파생될 수밖에 없는 조직논리에서 비롯됐음을 설득력 있게 증명해낸다. 나아가 조직의 존재 이유인 공적 가치를 배신하고 조직원들―구체적으론 고위조직원―의 사사로운 이익에 충성하는 조직논리가 세월호참사부터 각종 부정부패 사건, 박근혜정부 국정농단에 이르기까지 한국사회의 전반에 뿌리내리고 있음을 지적하고 경고한다. ‘사법농단’이라는 사건 앞에 서 있는 지금이 한국사회의 중요한 갈림길이라는 것이다. 바닥으로 추락한 법원의 신뢰를 회복하고 주권자인 시민을 위한 재판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한국사회가 조직논리를 넘어 한걸음 더 앞으로 나아가려면 무엇을 해야 할까? 그 소중한 키워드들을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았던 법원 내부의 실상
    ‘사법농단’을 우리에게 알린 이탄희와의 심층 인터뷰


    양승태 코트에서는 믿기 힘든 일들이 연속적으로 일어났다.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판사를 뒷조사하고, 법관들의 인터넷 카페를 사찰하며, 학술 연구단체 해체 방안을 연구했다. 재판에 개입하고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건이 만들어지고, 청와대와 국회를 어떻게 움직일지 브레인스토밍이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더 충격적인 것은 그러한 일을 한 주체가 판사들이라는 사실이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실화였지만 지금까지 단편적으로만 알려져 있었다. 그 사건의 내막을 생생하게 파악하기 위해선 2017년 2월 법원행정처 발령을 받은 직후 상급자의 부당한 지시에 저항하며 사직서를 제출해 ‘사법농단’을 우리에게 알렸던 이탄희 전 판사(현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소속 변호사)와의 심층 인터뷰가 필요했다. 권석천은 10차례에 걸친 이탄희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당시의 상황과 사건 전개과정을 추적했다.
    1장과 2장에서는 ‘좋은 판사’의 꿈을 키워가고 있던 판사 이탄희가 사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갈등의 한복판에 서게 되면서 겪게 됐던 일들이 속도감 있는 한 편의 영화처럼 펼쳐진다. 사표를 내게 되는 과정과 이후 사표를 철회하는 과정에서 그가 법원행정처와 고위 법관들로부터 받았던 회유와 부당한 지시, 압박, 선배 판사들의 정치적인 언행까지 그 모든 것이 허구가 아니라 현실이라는 사실에 충격에 빠지게 된다. 아래의 노골적인 표현들은 그동안 법원이 감춰온 또 다른 얼굴의 일부일 뿐이다.
    “나하고 여기, 여기는 죽을 수도 있습니다.” “연구회 공동학술대회가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인사권자에게 보은해라.” “판사 뒷조사 파일이 나올 텐데 놀라거나 나쁘게 생각하지 말아요.” “그 부분은 이미 정책 결정이 됐다.”
    법원행정처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었다. 좋은 판사로 남기 위해 사표를 낸 후 세차례 이어진 임종헌 차장과의 전화통화 내용은 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가 일어났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88~91면). 사표를 철회시키려는 법원행정처 간부와 선배 판사의 압박과 회유는 쉴 새 없이 이어진다. “그 누구도 영원히 법원의 주인 행세를 할 수는 없습니다. 때로는 주인을 잘못 만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은 계속하여 바뀝니다.”(101면) 재판부로 복귀하기로 한 뒤에도 “사법정책연구원이나 사법연수원에 가 있다가 새 대법원장 밑에서 역할을 하라”는 막판 설득이 이어진다.
    이탄희는 그 고비 고비를 어떻게 넘어섰을까. 유능한 조직원이 되느냐, 좋은 판사로 남느냐, 그리고 공적 가치냐, 조직논리냐의 기로에서 이탄희가 어떻게 외로운 결단을 했는지를 통해 삶의 기준을 정하는 일의 중요성을 새삼 실감하게 될 것이다.

    세 차례의 대법원 진상조사
    조직논리 앞에서 한계를 드러낸 자정 노력


    3~5장은 양승태 코트에 이어 김명수 코트에서 실시됐던 세 차례의 진상조사 과정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숱한 우여곡절로 점철됐던 진상조사가 어떤 저항과 한계에 부딪히게 됐는지에 대해 살아 있는 증언들이 이어진다. 이탄희를 비롯해 진상조사기구의 관계자, 당시 법원행정처 간부, 일선 법원 판사 등 다양한 입장에 섰던 이들의 이야기도 녹였다. 당시 드러난 문건들과 증언들로 조사 과정을 재구성해낸 것만으로도 자료적 가치가 있다.
    이탄희 판사의 사직서 제출이 알려지면서 드러난 사법행정권 남용은 3차에 걸친 대법원 진상조사 과정에서 점차 진상이 확인돼간다. 그 중심에는 이른바 ‘엘리트 법관’의 집결지로 불렸던 법원행정처가 있었다. 법원행정처는 대법원장을 받들며 사법 위에 사법행정이 있음을 공고히 하려고 했다. 그러기 위해 선발되기를 본능적으로 추구하는 판사들의 특성을 적극 활용해 ‘판사 길들이기’를 시도하고, 재판에 입김을 불어넣으려 했다.
    3장에서는 양승태 코트가 실시한 진상조사위원회 조사(1차 조사) 과정과 그 한계점을 짚었다. 들끓는 판사들의 진상규명 요구 속에서 시작된 진상조사위 조사는 대대적인 관련자 조사 활동에도 불구하고 진실을 밝히는 데 결정적 열쇠였던 행정처 컴퓨터 조사를 하지 않기로 하는 등 명백한 한계를 보였다. 이탄희는 조사 과정에서 최선을 다해 진상규명에 협조하지만 “양쪽 다 다치지 않게 할게”라는 말로 대표되는 법원 내부논리의 벽에 부딪히게 된다. 결국 ‘판사 블랙리스트’는 없는 결론과 더불어 일부 판사의 일탈로 인한 해프닝으로 결론 내려졌다. 그러나 이러한 조사 결과는 의혹을 오히려 증폭시킴으로써 판사사회의 진상조사 요구는 더욱 거세졌다.
    대법원장 취임 전부터 사법농단 의혹 규명에 강한 의지를 보였던 김명수 신임 대법원장은 취임 후 진상조사에 나선다. 추가조사위원회(2차 조사)를 구성해 1차 조사의 한계였던 물적 조사(행정처 컴퓨터 조사)를 실시했다. 4장에 서술된 이 과정에서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갖가지 문건들이 발견됐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이다. 판사사회를 뒷조사했음이 명백한 증거로 입증됐을 뿐 아니라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선거법 위반 선고 등 사회적 이슈가 되는 재판과 관련된 충격적 문건들이 몸통을 드러낸다. 1차 조사 때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행정처 간부와 심의관들이 입을 맞춘 사실도 밝혀진다. 추가 조사 요구와 법원 내부의 반발이 첨예하게 맞서는 가운데 대법원장은 추가 조사를 실시하기로 결정한다.
    5장에서 김명수 코트의 특별조사단에서 진행한 3차 조사가 그려진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핵심 관련자들의 컴퓨터를 추가로 조사했다. 그 결과 상고법원 추진 과정에서 청와대와 모종의 ‘거래’를 구상하고 내부 여론을 단속하는 문건들을 발견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 과정에서 공개된 문건 내용과 행정처 판사들의 모습에는 그동안 법원이 누구를 위해, 어떻게 움직였는지가 구체적으로 나타난다. 문건에 언급된 ‘사법부’는 누구를 말하는지, 문건 작성이라는 ‘브레인스토밍’이 어떠한 결과를 낳았는지, 왜 판사가 행정처란 관료조직에서 일하면 안 되는지, ‘물의야기 법관’ 관리가 어떻게 ‘양들의 침묵’을 강요했는지 드러난다.
    그러나 3차 조사는 김명수 코트의 법원행정처가 양승태 코트의 법원행정처를 조사하는 한계를 벗어날 수 없었다. 충격적인 문건들이 드러났지만 결론은 ‘블랙리스트’는 없었고, 형사처벌도 어렵다는 것이었다. 이로써 1~3차 조사를 거치며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개념은 ‘판사 뒷조사’→‘전체 판사들 동향 조사’→‘인사상 불이익 검토’→‘인사상 불이익 실행’으로 끊임없는 변태(變態) 과정을 거치며 결국 없던 일로 귀결된다. 행정처가 움직일 수 없는 상수가 됨에 따라 문제의 구도도 ‘전체 법원 대 법원행정처’가 아니라 ‘법원행정처 대 임종헌 개인의 스타일’로 일축된다.
    그 완결판은 3차 조사 후 ‘대법관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입장문이었다. 법원행정처부터 13인의 대법관, 고위 법관들까지 그간의 상황은 어찌됐든 “재판은 신성해야 하고” “사법부를 지켜야 한다”는 조직논리에 포획된 상태에서 법원 내부의 자정(自淨)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법관 징계와 탄핵소추 등 조사 이후의 조치가 충실하게 이뤄지지 못한 채로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은 검찰 수사로 한정지어진다.
    검찰 수사는 재판으로 이어졌지만 아무도 진심으로, 구체적인 언어로 사과하고 반성하지 않는다(6장).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차장, 그리고 판사들은 검찰 수사의 문제점을 지적하면서도 자신들이 어떻게 재판했는지는 돌아보지 않는다. 그 모습을 통해 우리는 어떤 이들로부터 재판받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이와 함께 김명수 코트가 왜 제대로 법원 제도 개혁을 못하고 있는지, 왜 법관 징계를 서둘러 마무리하려고 하는지, 진정으로 법원의 조직논리를 개혁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묻고 있다. 진실을 밝히고 원칙을 다시 세우는 싸움은 끝나지 않았다.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
    대법원 재판의 부끄러운 민낯


    7장에서는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이라는 상징적이고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한국 법원의 재판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냉정한 눈으로 해부한다. 대법원(법원행정처), 청와대(외교부), 그리고 일본 기업의 재상고를 대리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삼각 편대’를 이루어 이 사건 재판에 깊숙이 관여했다. 법원은 상고법원 등 법원이 추진하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청와대의 협조를 원했고, 청와대가 원하는 결론이 나올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법원행정처를 중심으로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 행정부가 재판에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제도를 바꾸고, 재판을 지연시킬 수 있는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심지어 징용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액을 줄일 수 있는 방안까지 고민했다.
    ①법원행정처에서 수상한 문건들이 어떻게 생산됐는지, ②문건 밖 현실에서 법원행정처와 청와대·정부가 어떻게 상호 작용했는지, ③그들 뒤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는 어떻게 움직였는지, 세 단계를 순차적으로 살펴보고 면밀하게 분석한다. 징용 피해자라는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판단하는 민사재판에 명실공히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집단들이 모여 머리 맞대고 대책을 논의했고, 그 결과를 실행에 옮겼다. 저자는 임종헌 전 차장 등에 대한 재판에서 드러나고 있는 그 맥락과 문제점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게끔 규명해나간다.
    재판이 법정 밖의 힘에 의해 왜곡되고 굴절되는 과정을 전형적으로 보여주는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을 보면서 법원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어디에서 비롯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법의 정신은 무엇인지, 보이지 않는 진실은 무엇인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으면서 법률 규정에만 능한 ‘법 기술자’들의 손에 자신의 인생과 운명을 맡기고 싶은 사람은 없다. 권력과 인적 네트워크에 의해 재판이 변질된다면 판결은 자신에게 독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최종적인 판단 과정인 대법원 재판이 그러하다면 법원 재판 전체가 신뢰받을 수 없다.

    ‘사법농단’은 조작된 신화인가, 바꿔야 할 현실인가.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세 차례에 걸친 대법원 진상 조사에 검찰 수사, 재판 과정을 거치며 사법농단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한쪽에서는 “정권 교체를 계기로 사법부까지 적폐청산의 대상으로 몰았다”며 ‘사법농단’이라는 용어 자체에 거부감을 보인다. 다른 한쪽에서는 “대법원장 중심의 사법행정이 권력화하면서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사태”라며 개혁해야 할 ‘오래된 현실’이라고 말한다.
    진실은 어떤 것일까. 저자는 독자들에게 결론을 강요하지 않는다. 책을 읽고 독자 스스로 판단내리기를 바란다. 중요한 것은 형사재판의 좁은 틀에 ‘사법농단’의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다는 사실이라고 말한다. 관련 사건을 맡은 재판부는 법관들이 직권남용 혐의의 대상이 된 초유의 이번 사건에서 공적 가치를 끝까지 놓치지 말고 유무죄를 가려야 한다. 하지만 법관의 재판상 독립과 공정한 재판의 원칙을 형사재판에서 본격적으로 토론하고 정리하기는 힘들다. 형사재판과 별도로 판사들에게 행위의 기준을 제시하는 일이 시급하고 중요하다.
    또한 이 사건의 원인이 된 조직논리는 단지 법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함께 넘어서야 할 문제임을 깨닫기를 희망한다. ‘사법농단’은 청와대 권력, 정부 권력, 국회 권력, 언론 권력이 ‘손에 손잡고’ 벌인 일이기 때문이다. 정부에도, 검찰에도, 기업에도 조직이 존재하는 곳에는 조직논리를 재생산해내는 ‘행정처’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법원에서 얻은 경험을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 법원이 다시금 시민들의 믿음을 되찾고 우리 사회의 진정한 ‘저울’이 될 때까지 관심을 놓지 않아야 한다. 법원을 다시 세우는 일은 이제 우리 모두의 과제가 되었고, 저자의 말대로 “새로운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새로운 시대가 시작되었음은 사직서로 공적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판사 이탄희의 결단과, 일선 법원에서 재판의 독립을 끝까지 지켜냈던 판사들의 용기, 신뢰받는 재판을 하기 위해 진상 규명을 요구했던 법관사회의 열망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저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 세대들은 더이상 조직이라는 거창한 이름 앞에 무릎 꿇으려 하지 않는다고, 보다 근본적인 의미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고 싶어한다고, 그것이 우리의 희망이라고 제시한다. “환멸에 빠지지도, 두려워하지도 말자. 과도기가 조금 길게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우리는 파도를 헤치며 순항중이다.” 이제 공익 변호사가 된 이탄희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한다.

    “저는 2년의 긴 싸움에서 살아남았고, 더 성장했어요. 그래서 행동양식도, 사고방식도 더 단단해졌어요. 젊은 법조인들도, 시민들도 마찬가지예요. 우린 모두 경험을 통해 성장해왔고, 성장하고 있어요. 삶이 고단하고 신경 쓸 일이 많아서 잠시 미뤄둘 순 있지만 경험은 절대 사라지지 않습니다. 두고 보세요. 필요할 때 그 경험은 다시 소환될 겁니다.”

    목차

    프롤로그 판사들은 왜 좌절해야 했나

    1장 판사 이탄희는 왜 사표를 냈나
    스스로 권력이 된 사법부 • 뇌관으로 떠오른 공동학술대회 • 폭풍 전야에 기획총무 맡은 이탄희 판사 • “나하고 여기, 여기는 죽을 수도 있습니다” • “언론에 보도되지 않도록 해주세요” • “상고법원을 도입하라” 사법부의 진격 • “인사권자에게 보은하라” • “대법관이 되려면 말을 갈아타야 하는데” • 파란의 시작, ‘중복가입 탈퇴’ 공지 • “판사 뒷조사 파일, 놀라지 말고…” • “이 논리를 연구회 쪽에 얘기하세요” • 결정적 한마디 “정책결정이 됐다” • ‘유능하지 않겠다’는 것 • 조직논리란 무엇인가

    2장 사표를 철회시켜라
    “그래! 일석이조” • 숨기고 싶은 것부터 변명하는 신성가족들 • 존경했던 선배판사의 다른 모습 • 주인은 누구이고, 프로란 무엇인가 • “어떻게 행정처를 와해시킵니까” • “범죄가 된다면 달게 처벌받을게” • 공적 가치와 조직논리의 갈림길 • 약한 법원 이데올로기

    3장 마지막 기회 날려버린 양승태 코트 — 1차 조사
    대법원을 뒤흔든 ‘위법지시 거부’ 보도 • 법원행정처의 ‘오보 대응’ 어떻게 나왔나 • 이탄희, 판사들 앞에 서다 • 한국적 사건처리 방식 ‘꼬리 자르기’ • “진상을 규명하라” 판사들의 외침 • 잇단 판사회의 속 임종헌 퇴장하다 • “다 안 다치게 할게” • “대한민국에서 뭐라도 하려면” • ‘이규진의 원맨쇼’로 정리된 블랙리스트 의혹 • “민사재판 하듯 조사하고 조사받았다” • 두 쪽으로 갈라지는 판사사회 • ‘사직하고 싸울 것인가’ 다시 시작된 고민 • 유산된 양승태 코트의 ‘마지막 기회’

    4장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 2차 조사
    익명 게시판을 둘러싼 음모론 • 양승태의 ‘투 트랙’ 전략은 어떻게 만들어졌나 • ‘교각살우’란 무엇인가 • “31년간 재판만 해온 사람의 수준 보여드리겠다” • 김명수 대법원장, 추가 조사를 결정하다 • 추가조사위, 우여곡절 끝에 의혹의 컴퓨터를 열다 • ‘기획1심의관 컴퓨터’ 미스터리 • ‘행정처의 조직원’으로 진실 은폐에 가담한 판사들 • ‘왕당파’ ‘주류’의 시각으로 이뤄진 사찰 활동 • ‘태풍의 눈’이 된 원세훈 문건 • ‘사법부 블랙리스트’의 끊임없는 변태

    5장 행정처, 행정처를 조사하다 — 3차 조사
    특별조사단의 이상한 조사 방식 • ‘사법부’는 누구를 가리키는가 • 브레인스토밍에서 보는 ‘악의 평범성’ • “조선일보가 게시판 주위를 킁킁거리고 있어요” • 행정처의 집요한 압박 버텨낸 판사 • 김명수 행정처, 양승태 행정처를 조사하다 • ‘양들의 침묵’ 강요한 물의야기 법관 관리 • 대법원장의 ‘특별한 소신’ • 검찰 수사로 한정돼버린 과거 청산의 길 • ‘일동’이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대법관들의 입장문

    6장 아무도 부끄럽다 말하지 않았다
    검찰의 조직논리 대 법원의 조직논리 • 이탄희 판사의 두 번째 사표 • 양승태 “법원에 대해 이토록 잔인한 수사를…” • 임종헌에게 법이란 무엇이었나 • ‘숨기면 숨겨질 수 있다’는 확신 • 신뢰하기 힘든 ‘판사님들의 디딤돌 판례’ • ‘삼권분립’ 뒤에 숨은 국회의원들 • “재판만 해온 사람의 수준”이란 무엇인가 • 판사의 정신이 일그러지면 재판도 일그러진다

    7장 진실 속으로 —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의 내막
    강제징용 재상고 사건으로 본 문건의 작동 방식 • 행정처에서 대법원으로: 문제 부분 삭제하고 보낸 문건 • 배상액 줄이는 방법까지 고민한 행정처 • 국가란 무엇인가 • 문건 밖 현실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나 • 외교부장관에게 “판결 문제” 이야기한 고위 법관은 누구인가 • 외교부 사무관의 충격 “세상은 이렇게 돌아가는구나” • 문건과 회의 뒤에 있던 제3의 숨겨진 그림 • 누가 법정 밖에서 재판을 움직이는가 • 길고 길었던 어느 부장판사의 하루 • 재판 독립 지킨 판사들의 소신 • 재판은 수학이 아니다

    8장 ‘사법농단’을 넘어, ‘조직논리’를 넘어
    형사재판에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다 • ‘행정처’는 한국사회 곳곳에 존재한다 • 진실 한 조각, 내 마음의 자술서 • 새로운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에필로그 우리는 격랑을 헤치며 순항중입니다

    부록
    ‘사법농단’ 사건 일지 / 양승태 코트 법원행정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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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7~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3종
    판매수 1,371권

    1967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1990년부터 경향신문 기자로 일하다 2007년 중앙일보에 입사해 법조팀장, 논설위원 등을 지냈다. 2017년 현재 JTBC 보도국장으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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