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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기 : 카프문학 작품 선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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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최서해 외
  • 출판사 : 새움
  • 발행 : 2019년 07월 10일
  • 쪽수 : 528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92717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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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가려진 작가, 지워진 작품. ‘카프(KAPF)’와 그들의 문학

    뼈 빠지게 벌어서는 한 푼 저축이 없이 그저 입살이도 바쁘게 거의 거의 살아가는 자기가 한없이 가엾게 생각되었다. 하루도 쉬지 않고 이달도 출근하였는데도 불구하고 돈이 부족이 될 것을 생각하니 기가 딱 막혔다. 모든 것이 귀찮았다.

    오늘날 읽어도 한 치 어색함이 없이 직장인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이 문장은, 지금으로부터 약 90년 전 ‘조선 최초의 노동자 출신 작가’ 이북명이 쓴 단편 [민보의 생활표](1935)에 나오는 구절이다.
    이북명은 흥남질소비료공장에서 노동자로 일했으며 1932년 첫 작품 [질소비료공장]을 [조선일보]에 연재하면서 작가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체험으로 얻은 구체적인 현실성을 바탕으로 노동자와 하층민의 삶과 애환을 사실적으로 그려내 당대 문인들의 격찬을 받았다. 그럼에도 연구자들을 제외하면 오늘날 ‘이북명’이라는 이름을 아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그는 ‘카프’의 후신인 ‘조선프롤레타리아문학동맹’ 소속 작가이자, 월북 작가였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도 모른다.
    - 한국 근ㆍ현대문학의 잃어버린 파편, 카프

    중ㆍ고등학교를 마친 한국인이라면 문학 시간에 한번쯤은 ‘카프’라는 명칭을 들어 보았을 것이다. ‘카프’ 하면 흔히 ‘일제강점기 때의 사회주의 문학단체’ ‘작품 대부분이 살인과 방화로 끝난다.’ 혹은 조금 더 깊이 들어간다면 ‘관념적이고 정치적 목적성이 짙어 그 작품 수준은 높지 않다.’ 정도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실제 작품을 읽어 보았는가 하면, 대답은 부정적이다.
    1948년 국가보안법 제정, 1950년 한국전쟁, 휴전 이후의 반공 이데올로기를 거치며 카프 문인들을 비롯해 월북한 작가들의 작품은 우리 문학사와 교육계에서 배제되었다. 1987년 6ㆍ29 민주화선언 이후 시행된 ‘월북 작가의 해방 이전 작품에 대한 해금 조치’로 그들의 작품집과 연구서들이 쏟아져 나오고 일부 작품은 교과서에 실리기도 하였으나, 여전히 카프문학에 대한 인식은 실제로 읽은 작품에 근거하기보다는 ‘들은 대로, 배운 대로’의 피상적인 차원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카프문학은 일제강점기 민족해방운동의 한 방편이자 당대 하층민의 삶을 보여 주는 창(窓)이었고, 카프 내ㆍ외부의 활발한 작품 활동과 논쟁은 우리 한국문학을 발전시키는 자양분이 되었다. 이들의 활동을 살펴볼 때라야 한국문학의 온전한 자취를 파악할 수 있다.
    대한민국 스토리DNA 스물네 번째 책, [탈출기–카프문학 작품 선집]은 1920년대와 1930년대에 한국문학의 성장과 발전에 큰 축을 담당했으나 일제강점기에는 검열로,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에는 반공 이데올로기에 의해 불온서적으로 지정되어 가려지고 지워졌던 ‘카프문학’을 온전히 마주 보고자 엮은 책이다. 카프 결성(1925) 이전의 신경향파문학부터 카프의 해산(1935)까지 김기진, 박영희, 최서해 등 주요 작가 열두 명의 작품 스무 편을 발표된 순서에 따라 배치하여 카프문학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하였다. 그리고 1945년 해방 이후 사회주의 지식인의 내면 풍경을 짐작케 하는 작품까지 수록해 당대의 시대상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게 만들었다. 이제 우리 한국문학의 잃어버린 파편, 카프문학을 만나 보자.

    한국문학을 사랑하는 독자들이 만들어 가는 이야기의 우주
    ‘대한민국 스토리DNA’ 스물네 번째 책

    ‘대한민국 스토리DNA 100선’. 새움출판사가 야심차게 펴내고 있는 이 선집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두 가지 큰 특징이 있다. 첫째는, 이야기성이 강한 작품을 골라 펴냈다는 점이다. 둘째는, 드라마 영화 만화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원형(DNA)이 되는 작품 위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다. 이야기성에 주목해 우리 대한민국 사람들의 삶의 내력을 오롯이 껴안고 있으면서도 우리나라의 정신사를 면면히 이어가고 있는 작품들을 꼼꼼하게 챙기고 골랐다. 옛날 민담에서부터 현대소설과 시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전해지는 이야기는 무수히 많다. 그 가운데 스토리가 풍부하고 뚜렷한 작품을 선정해 과거와 현재, 신화와 역사가 공존하면서 서로 대화하는 형식으로 100권을 채워 나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날 모든 역사 드라마와 영화의 원형이 된 이광수의 장편소설 [단종애사], 도시 빈민들의 뒷골목을 생생하게 조명한 80년대 베스트셀러 [어둠의 자식들], ‘첫사랑’과 ‘없는 자의 슬픔’을 주제로 한 단편집 [소나기], 한국 대표 문학상들의 시작점이 된 작가들의 탁월한 작품들을 모은 [무진기행] 등이 대한민국 스토리DNA를 구성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탈출기 – 카프문학 작품 선집]은 시리즈 중 스물네 번째 책이다. 대한민국 스토리DNA는 이후에도 국문학자나 비평가에 의한 선집이 아니라, 문학을 사랑하는 대중의 선호도를 우선적으로 반영하여 새로운 한국문학사를 구성해 갈 계획이다.

    목차

    편견과 오해에 갇힌 문학, 카프(KAPF)를 정리하며

    김기진 붉은 쥐

    박영희 전투
    사냥개
    지옥순례

    최서해 탈출기
    박돌의 죽음
    기아와 살육
    홍염紅焰

    조명희 낙동강

    이기영 원보[一名 서울]
    서화鼠火

    한설야 과도기[一名 새벽]

    윤기정 양회굴뚝

    권환 목화와 콩

    김남천 공장신문
    물!

    이북명 암모니아 탱크
    민보의 생활표

    백신애 꺼래이

    지하련 도정道程

    본문중에서

    그렇다, 사람은 한 번 살다가 한 번 죽는다. 이것만큼 확실한 것이 어디 있느냐. 무엇이 귀하냐? 무엇이 대단하냐? 사람은 났다가 죽는다는 것을!
    (김기진 '붉은 쥐' 중에서/ p.31)

    그러나 오직 싸움할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인간의 자유가 없어지는 때에 일어나는 치명적으로 부르짖는 싸움이며, 생활의 안락을 여지없이 빼앗길 때에 일어나는 붉은 피 마당에서 싸움이 비롯되는 것이다.
    (박영희 '전투' 중에서/ p.68)

    아내가 나간 뒤에 나는 아내가 먹다 던진 것을 찾으려고 아궁지를 뒤지었다. 싸늘하게 식은 재를 막대기에 뒤져내니 벌건 것이 눈에 띄었다. 나는 그것을 집었다. 그것은 귤껍질(橘皮)이다. 거기는 베어 먹은 잇자국이 났다. 귤껍질을 쥔 나의 손은 떨리고 잇자국을 보는 내 눈에는 눈물이 괴었다. … —오죽 먹고 싶었으면 길바닥에 내던진 귤껍질을 주워 먹을까! 더욱 몸 비잖은 그가! 아아, 나는 사람이 아니다. 그러한 아내를 나는 의심하였구나!
    (최서해 '탈출기' 중에서/ p.112)

    나는 여태까지 세상에 대하여 충실하였다. 어디까지든지 충실하려고 하였다. 내 어머니, 내 아내까지도 뼈가 부서지고 고기가 찢기더라도 충실한 노력으로 살려고 하였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를 속였다. 우리의 충실을 받지 않았다. 도리어 충실한 우리를 모욕하고 멸시하고 학대하였다. … 김 군! 나는 더 참을 수 없었다.
    (최서해 '탈출기' 중에서/ pp.117~118)

    “당신은 최하층에서 터져 나오는 폭발탄 같아야 합니다. 가정에 대하여, 사회에 대하여, 같은 여성에 대하여, 남성에게 대하여, 모든 것에 대하여 반항하여야 합니다.”
    (조명희 '낙동강' 중에서/ p.213)

    “어떻든지 이 세상은 돈만 있으면 제일인즉 무슨 짓을 하든지 돈을 버는 것이 첫째가 아니냐 말야.”
    (이기영 '서화' 중에서/ p.268)

    “우리들 하는 일이 그렇게 편한 줄 아나배……. 오뉴월 염천에 끓는 물을 앞에 끼고 앉아서 손을 담가 보라지, 하루도 못 배길 걸.”
    “하루는커녕 단 한 시간이라도 견뎌 보래라.”
    “남이 하는 일은 모두가 쉽게 뵈나 봐.”
    (윤기정 '양회굴뚝' 중에서/ p.355)

    급료는 오르지 않는데 물가는 나날이 올라갔다. 살림을 시작하니 십이삼 원씩은 들었다. 작년 유월에 승급이 되어서 잔업수당까지 합하여 일급이 구십 전이 되었다. 좋은 반찬 한번 못 사 먹으면서 이달까지 애를 쓰나 돈은 나날이 부족되었다. … 남이 두부를 사다 먹으면 민보는 비지를 사다 먹었다. 쌀값은 자꾸 올랐다. 전달보다 더 절약하여도 물가가 고등하니까 남은 돈이라고는 도무지 없다. … 이렇게 생활이 궁하고 보니 민보는 요행을 바라는 병에 걸렸다.
    (이북명 '민보의 생활표' 중에서/ pp.449~451)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카프(KAPF) : 에스페란토어로 ‘Korea Artista Proleta Federatio’의 약칭이며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 동맹’을 의미한다. 카프는 1925년 8월 프로문학 단체인 염군사와 파스큘라의 제휴로 탄생했다. 김기진·박영희ㆍ이상화ㆍ송영 등이 발기인으로 참여했으며 조명희ㆍ최서해ㆍ이기영ㆍ조중곤ㆍ윤기정ㆍ한설야ㆍ임화ㆍ김남천 등이 가담했다. “예술을 무기로 하여 조선민족의 계급적 해방을 목적으로 한다.”는 강령하에 문학 운동을 벌였으나, 1931년과 1934년 두 차례에 걸친 검거 사건으로 조직이 와해되어 결국 1935년 5월 해산했다.


    김기진(金基鎭. 1903.~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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