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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시꽃 엄마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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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꽃잎 속에 그리운 엄마의 얼굴이

초록이 한껏 짙어진 늦봄과 초여름 무렵, 여러분도 무심코 이 꽃을 본 적이 있지 않나요? 시골의 한적한 길섶이나 들판, 마을 어귀나 어슷하게 뜰을 두르는 울타리 밑에 소담하게 피어 있는 접시꽃을요. 접시꽃은 두해살이 풀입니다. 햇볕이 따사로운 날에 씨앗을 심어 두면 그해엔 잎만 쏙 내밀었다가, 추운 겨울을 나고 이듬해에 줄기를 힘차게 뻗어 올리며 꽃망울들을 달기 시작한답니다. 이내 얼굴을 활짝 펴는 꽃들은 진분홍과 흰색, 또 그 어름의 알록달록 연한 빛입니다. 은은하면서도 환한 빛깔과 수더분한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누군가 그리운 사람이 떠오를 듯하지요.

《접시꽃 엄마》는 1830년대 미국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지금의 어린이 독자들을 위해 새롭게 쓰고, 그림으로 담아낸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은 프리실라라는 어린 흑인 소녀입니다. 아주 어릴 때 엄마와 헤어진 프리실라는 엄마가 그리울 때마다 접시꽃을 바라봅니다. 이 외로운 아이에게 접시꽃은 엄마나 다름없지요. 도대체 무슨 일이 프리실라에게 있었던 걸까요? 이 책은 여리면서도 강인한 프리실라의 삶을 따라가면서, 야만과 폭력으로 얼룩졌던 시대에도 꺾이지 않는 인간의 존엄성과 소망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출판사 서평

자신의 것이 아닌 운명

“제법 목돈이 되겠는걸.” 엄마를 프리실라에게서 떼어 놓은 것은 백인 주인의 이 말 한마디입니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엄마는 마차에 실려 어디론가 떠나게 됩니다. 그림책에 엄마의 얼굴은 나오지 않습니다. 딸에게 힘겹게 작별 인사를 하는 안타까운 손짓만 담겨 있지요. 어린 딸을 두고 팔려 가는 엄마의 심정이 어땠을까요. 그림 작가는 엄마의 이런 고통스럽고 슬픈 얼굴을 차마 화면에 담지 못했을 겁니다. 그래서 엄마가 떠나간 길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아이의 아득한 눈길만 그려 넣었겠지요.

슬퍼할 겨를도 없이 프리실라도 고된 일을 하게 됩니다. 주인의 고함 소리와 폭력을 견디면서 ‘밥값’을 해야 하지요. 얼마 지나 백인 주인이 죽자, 프리실라는 어느 체로키족 부부에게 팔려 갑니다. 이곳 생활도 크게 다르진 않습니다. 프리실라는 존재하지 않는 사람처럼 숨을 죽이고 주어진 일만 묵묵히 하지요. 그런데 프리실라의 새 주인인 체로키족도 백인에게는 힘없는 약자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유럽에서 건너온 백인들은 무자비한 정복자가 되어 모든 것을 빼앗지요. 백인 군인들은 체로키족을 포함한 인디언들을 고향에서 쫓아내어, 자기들이 맘대로 정해 놓은 정착지로 몰고 갑니다. 프리실라도 함께 고된 길을 떠나게 되지만, 이번의 고난은 행운으로 이어집니다. 백인 주인의 농장에서 우연히 만났던 마음씨 좋은 아저씨 배질 실크우드를 길에서 다시 만난 것이지요. 실크우드는 체로키족 주인에게 큰돈을 지불하고 프리실라를 사들여 자유인으로 만들어 주었고, 프리실라를 딸로 받아들여 다른 입양아들과 함께 기릅니다.

프리실라의 접시꽃

그렇습니다. 프리실라와 엄마는 노예였습니다. 누군가의 소유물이기에 물건처럼 사고 팔렸고, 온갖 착취와 학대를 받아도 입도 벙긋할 수 없었습니다.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인간의 등급을 나누어 소나 말처럼 끌고 가고 마음대로 부릴 수 있었다는 사실이 어처구니없지만, 그런 폭력과 야만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대였습니다.
프리실라는 영영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없었겠지요. 하지만 어린 프리실라에게 따뜻한 기억을 전해 준 이가 있습니다. 같은 농장에서 일하던 실비아 할머니가 접시꽃 이야기를 해 준 것입니다. 엄마는 울타리를 따라 접시꽃을 심었고, 그 꽃봉오리로 인형을 만들어서 웅덩이에 띄웠다고요.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프리실라는 접시꽃에게 위로를 받습니다. 접시꽃을 바라보며 희미해지는 엄마 얼굴을 떠올리거나 엄마 목소리를 들었겠지요. 그러고 보니, 접시꽃의 꽃말이 ‘애절한 사랑’이군요. 프리실라는 새로 옮겨가는 곳마다 몰래 숨겨 간 접시꽃 씨앗을 심었습니다. 이렇게 심은 접시꽃이 널리 퍼져 지금은 ‘프리실라의 접시꽃’으로 불리기도 한답니다.

《접시꽃 엄마》가 쓰여지기까지

이 책을 쓴 앤 브로일즈는 체로키족 출신의 작가입니다. 브로일즈는 체로키족의 슬픈 역사인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을 연구하다가 노예 출신의 흑인 소녀 프리실라 이야기를 알게 됩니다. 체로키족은 북아메리카의 원주민으로서 가장 일찍 백인의 문명을 받아들인 부족입니다. 프리실라는 조지아 주에 있는 백인 주인의 농장에서 일하다가 체로키족 부부에게 팔려 가지만, 체로키족 역시 백인이 저지른 비극을 피해 가지는 못했지요.

1830년대에 미국 정부는 비인간적인 인디언 이주법을 만들어 인디언들을 미시시피강 서쪽의 ‘인디언 보호구역’으로 몰아넣습니다. 말이 좋아 보호구역이지 실상은 수용소 같은 곳이지요. 1만 6,000명이 넘는 체로키족도 ‘눈물의 길’을 가다가 1/4가량이 질병과 영양실조로 숨졌다고 합니다. 프리실라는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고난의 행군을 함께하게 됩니다.
어떤 슬픔과 고난이 닥쳐도 다시 일어서는 프리실라에게 큰 감동을 받은 작가는 이 이야기를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들려주겠다고 결심합니다. 그래서 역사가들의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도록 프리실라의 1인칭 시점으로 작품을 썼습니다. 프리실라의 간절했던 마음을 드러내고자 했고, 당시의 입말도 자연스럽게 살리고자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가 프리실라의 섬세한 표정을 소박한 접시꽃과 함께 은은하게 그려낸 안나 올터의 그림을 만나면서 《접시꽃 엄마》가 태어났지요.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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