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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과 예술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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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인류 최고의 발명품, 수학과 예술, 그 둘의 위대한 역사!
고대 중국의 《구고정리》부터 ‘초대칭성’까지 동서고금의 수학과 예술의 문화사

수학과 예술로 본 인류의 지적+미적 모험을 총망라한 경이로운 책!

세상의 모든 창조와 진보는 수학에서 시작되었다! 동서고금의 철학자와 예술가에게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뮤즈, 수학은 어떻게 예술가와 철학자를 사로잡았을까? 고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수학과 과학, 예술의 문화사를 한 권으로 정리했다. 예술가들이 표현한 중요한 수학적 개념들을 포괄적으로 탐구하고 소개하면서, 그리스와 이슬람, 아시아 수학을 포함해, 책으로 접하기 어려운 화려한 예술작품과 현대미술 작품들, 적절한 수학적 도해로 이해를 돕는다. 500여 점의 작품과 900여 명에 달하는 인물들이 수학과 예술을 연결하는 방대한 지적 연결고리와 문화적 환경들을 종횡으로 보여준다.

출판사 서평

인류 최고의 발명품 수학과 예술, 그 둘의 위대한 역사!

“기하학을 모르는 자, 이 문을 들어올 수 없다.”
- 고대 그리스 플라톤 아카데미 입구에 적힌 글
“순수수학은 그 나름의 논리적 아이디어로 기록한 시다. 수학자들은 논리적 아름다움을 향해 노력하는 가운데, 자연법칙을 더 깊이 파고 들어가기 위한 고상한 공식을 발견한다.”
- 아인슈타인

세계적인 천체물리학자 닐 디그래스 타이슨은 “수학은 우주의 언어다.”라며 이 책의 추천사를 시작했다. 그의 말처럼 수학은 인류가 세상의 작동원리를 알아내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최고의 발명으로, 과학은 물론이고 철학, 건축, 언어학, 문학 등 인류의 거의 모든 발견과 진보, 창조의 필수불가결한 밑바탕이었다. 세상의 모든 창조와 진보가 수학에서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회화, 조각, 건축, 음악, 문학 등 거의 모든 분야의 예술가들은 당대의 새로운 수학적 발견에 깊은 흥미를 보이며 열광했고, 적극적으로 수학자들과 교류했다. 한마디로 수학은, 동서고금의 철학자와 예술가에게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뮤즈였던 것이다. 그래서 수학과 예술의 문화사를 살펴보면, 인류의 거의 모든 창조와 발견, 진보의 스토리를 만날 수 있다.

500여 점의 작품과 900여 명의 인물들이 펼치는 창조와 발견의 대서사시!
“‘수학’과 ‘예술’을 사랑한 인류의 지적 모험을 총망라한 경이로운 책!”
- 에릭 J. 헬러, 하버드대 교수

《수학과 예술》은 그리스와 이슬람, 아시아 수학을 포함해 고대부터 계몽주의 시대, 양차 세계대전, 현재까지 이어지는 수학과 과학, 예술의 문화사를 담은 방대하고도 경이로운 저작이다. 고대 중국의 수학책 《구고정리》부터, 이집트 피라미드 건축에 쓰인 기하학, 고전 미술의 비율과 원근법, 건축의 황금분할, 칸토어의 무한과 절대성, 영국의 분석철학, 러시아의 구성주의 예술, 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 컴퓨터의 발전과 기계계산 시대의 예술, 프랙탈과 재귀 알고리즘, 핵실험과 초대칭성 탐색까지, ‘수학자와 예술가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프레임으로 전 인류의 문화사를 종횡으로 훑었다.
또한 피타고라스정리부터 클라인 사원군, 괴델수, 이중슬릿 실험, 초대칭성 탐색까지, 수학자들이 눈앞에 펼쳐진 물리적 세계와 생각으로만 알 수 있는 추상적인 물체들을 탐구할 때, 그 동력이 된 현상과 실험, 철학적 아이디어들이 무엇이었는지 자세히 살펴보고, 500여 점의 예술작품을 통해 예술가들이 시대별로 중요한 수학적 개념들을 어떻게 표현했는지도 소개한다. 쉽게 접하기 어려운 현대미술 작품들이 다수 수록되어 안목 높은 독자의 지적, 미적 욕구를 완벽하게 충족시키는 책이다.

“지식인의 서재에 반드시 꽂혀 있어야 할 금세기 최고의 교양서”

“화가 아르테미시아 젠틸레스키는 갈릴레오와 수십 년 교류한 절친이었다. 그래서 ‘홀로페우스의 머리를 베는 유디트’를 그릴 때 당시 갈릴레오가 발표한 발사체 운동법칙에 따라 죽은 장수의 피가 포물선을 그리며 뿜어져 나가도록 표현했다.”
이 책에는 탈레스, 유클리드, 피타고라스, 칸토어, 힐베르트, 프레게, 루돌프 카르납, 스페이저, 괴델, 펠릭스 클라인, 도론 자일베르거 등 세기의 수학자들부터, 알렉산드르 로드첸코, 블라디미르 타틀린, 카지미르 말레비치를 비롯해 재스퍼 존스, 헤더 한센, 바버라 헵워스, 막스 빌, 조시아 맥엘헤니, 쿠사마 야요이, 쉬빙, 솔 르윗 등 현대미술 작가까지, 900여 명에 가까운 수학자, 과학자, 철학자, 예술가들이 등장해 수학과 예술이라는 방대한 두 분야를 연결하는 복잡한 지적 연결고리와 개인들의 성격, 문화적 환경 간의 상관관계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수학’과 ‘예술’을 사랑한 인류의 지적 모험을 총망라한 경이로운 책으로 해외 유수의 언론들로부터 극찬 받은 바 있다.

추천사

인류 최고의 발명품인 수학과 예술. 그 둘의 위대한 역사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읽어라! 그리고 감동하라!
- 김대식 / KAIST 교수

이 책은 형태를 찾고자 한 인류의 탐색과 숫자와 형태를 표현하기 위해 노력한 예술가들을 다룬다. 독자들에게 과거는 물론 오늘날의 첨단기술과 현대미술의 글로벌한 문화적 맥락에서, 수학과 예술이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지를 이해시켜준다.
- 타츠오 미야지마Tatsuo Miyajima / 예술가

탁월한 책이다! 역사적 배경 속에서 철학, 예술, 과학, 수학을 하나로 이어 보여주며, 책에 수록된 작품들 역시 너무나도 탁월하게 선정되었다. 예술작품들의 이미지와 수학적 도해, 본문, 여백의 인용구들이 너무나도 적절하게 배치되어 매 페이지를 넘기는 것이 즐거웠다. 아름다움과 통찰력과 진실이 느껴졌다.
- 에릭 J. 헬러Eric J. Heller / 하버드대 교수

예술가들은 수세기 동안 자연에서 작품의 주제와 영감을 찾곤 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자연을 모방하지 말고 자연의 방법을 따르라.”고 조언했듯이, 예술가들은 수학을 통해 식물과 원자에서 결정체와 우주에 이르는 자연의 만물을 예측할 수 있다. 수학사와 예술사가 어떻게 만났는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느껴왔는데, 이 책은 그러한 필요를 아름답게 충족시켰다.
- 도로시아 록번Dorothea Rockburne / 예술가

이 책은 너무나도 훌륭한 삽화와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다 과학, 자연, 수학, 예술 사이의 관계에 대해 관심을 가진 이들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E. H. 곰브리치의 책에 비견할 만한 최고의 책이다.
- 엘리 마오Eli Maor / 작가

수학적 아이디어들이 화가, 조각가, 건축가들에게 어떻게 영감을 주었는지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꼭 읽어야 할 필독서다. 이 주제는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에 이 책처럼 놀랍도록 성공적이고 명료하게 이 주제를 다루는 책은 매우 드물다.
- 레오 코리Leo Corry / 역사학자

많은 현대 예술가들은 수학과 컴퓨터 공학에 깊이 연결되었다고 느낀다. 이 책에서 린 갬웰은 그러한 연결의 기원을 추적하고 왜 나를 포함한 유럽 문화권의 예술가들이 유독 그러한 느낌을 강하게 느끼는지 설명했다.
- 만프레드 모어Manfred Mohr / 예술가

나는 수십 년간 수학을 시각적 형태로 만들어 재인식하는 작품활동을 해왔다. 수학의 복잡성과 다채로운 역사, 정밀성, 그리고 경이로움에 빠지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철저한 연구를 바탕으로 매우 잘 만들어진 책이다.
- 아그네스 데니스Agnes Denes / 예술가

목차

추천사 _ 수학은 우주의 언어다 _ 닐 디그래스 타이슨
서문 _ 수학자와 예술가, 그들의 상호작용 역사

1. 산수와 기하학
고대 수학의 기반: 추상적 관념과 일반화 | 플라톤의 형상론 | 데모크리토스의 기계적 우주 | 공리 방법: 유클리드의 원론 | 기하학적 우주모형 | 이슬람의 수학: 대수학과 아라비아 숫자 | 신플라톤주의와 초기 기독교 | 아시아의 수학: 추상화하지 않은 일반화 | 서양 학문의 부활 | 과학법칙: 갈릴레오의 운동법칙과 케플러의 천체운동법칙 | 뉴턴의 만유인력법칙 | 유신론과 무신론과 세속주의

2. 비율
고전미술의 비율 | 선원근법 | 신성한 비율 | 황금분할 | 다윈 이후의 비율

3. 무한대
유리수와 무리수 | 기하학과 대수학의 융합 | 미적분: 변화하는 현상을 측정하는 도구 | 다차원 기하학 | 확률론 | 칸토어의 실무한과 집합론 | 무한과 ‘절대성’ | 계몽주의의 이성주의에서 자연철학과 생철학까지 | 칸토어의 무한성 철학 | 모스크바의 수학: 환영받는 칸토어 | 절대주의 | 자유의지와 확률 | 절대자의 종말

4. 형식주의
비유클리드 기하학 | 공간 인식: 헬름홀츠의 기하학 | 칸토어의 집합과 같은 플라톤의 형상 | 기하학을 위한 힐베르트의 형식주의 공리: 유클리드 기하학에 숨은 가정 | 일관성은 실재를 수반한다 | 형이상학의 종말 | 형식주의 미학: 수학과 예술의 자율성 | 러시아 수학과 언어학의 형식주의 | 형식주의 비평과 문학 | 러시아 구성주의 예술: 타틀린과 로드첸코 | 폴란드의 우니즘: 스체민스키와 코브로 | 형식주의, 의미론 그리고 형식주의의 의미론

5. 논리
주장의 귀납논리: 아리스토텔레스의 삼단논법 | 라이프니츠의 보편언어와 추론연산학 | 상징주의 논리학 | 프레게의 산술과 술어논리학 | 언어학 | 영국의 분석철학 | 러셀과 화이트헤드의 《수학원론》 | 논리적 원자론 | 논리와 예술: 로저 프라이의 형식주의적 비평 | 버지니아 울프 | 영국의 조각: 헨리 무어와 바버라 헵워스 | 영국 문학 형식주의: 토머스 스턴스 엘리엇과 새로운 비평문화 | 제임스 조이스

6. 직관주의
네덜란드의 월든 | 브라우어르의 근본적 시간직관 | 위상기하학 | 셈어와 기호학 | 몬드리안과 상징주의 | 스훈마르케스 | 데스틸

7. 대칭성
결정학 | 그룹이론 | 가장 추상적인 기하학: 리군과 클라인의 에를랑겐 프로그램 | 물리학과 우주론의 대칭 | 자연의 힘의 통합 | 장식예술의 대칭 | 정신의 대칭: 게슈탈트 심리학 | 1930년대와 1940년대 스위스의 구체미술

8.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유토피아 세계관
현상학에서 실존주의까지 | 힐베르트의 프로그램 | 논리실증주의와 빈학파 | 양자역학 | 코펜하겐 해석 | 드브로이-봄 해석 | 양자 얽힘 | 러시아 구성주의의 사절: 엘 리시츠키 | 1920년대 독일의 기하추상 | 형이상학을 제거한 디자인 | 수학모형 | 시카고의 새로운 바우하우스

9. 수학의 불완전성
메타수학, 완전성 그리고 일관성 | 비트겐슈타인의 선언 | 괴델수: 증명에서 계산까지 | 수학의 불완전성을 증명한 괴델 | 20세기 초반 메타예술 | 불가능한 사물 | 비트겐슈타인의 언어게임 | 영미식 언어 예술 | 중국의 언어 예술

10. 계산
계산 가능성부터 컴퓨터에 이르기까지 | 음악에 공리적으로 접근하는 방식 | 기계계산 시대의 예술작품 | 보편주의 | 미국과 일본 예술의 동서양 결합 | 양자 신비주의

11. 2차 세계대전 이후의 기하추상
2차 세계대전 이후 스위스의 구체미술 | 프랑스의 형식주의 수학: 니콜라 부르바키 | 프랑스의 형식주의 문학: 울리포 | 프랑스의 옵티컬 아트 | 부르바키의 종말 | 영국 | 라틴아메리카 | 북아메리카 | 미국의 미니멀아트 | 비대칭: 로버트 스미스슨

12. 수학과 예술에서의 컴퓨터
소진 증명 | 컴퓨터 시각화 | 매듭 | 네트워크 | 종이접기 | 재귀적 알고리즘 | 프랙탈 기하학 | 과학, 기술, 예술의 재귀 알고리즘

13. 탈근대 시대의 플라톤주의
표준모형과 초대칭성 탐색 | “우리는 작은 성단이다” | ‘진실’, 진실과 확실성

주석
사진 제공 및 이미지 출처
인명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수학은 우주의 언어다. 어쩌면 수학은 단순히 우주를 묘사하는 것이 아니라 우주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 수학이 철학자와 예술가에게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뮤즈였다는 것은 놀랍고도 당연한 일이다. 예술가의 본무 중 하나는 비예술가인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와 우리 안의 세계를 해석하도록 돕는 게 아닐까? 수학이 이 세계를 묘사하는 이상 관찰력 있는 예술가는 수학을 받아들여 표현할 수밖에 없고, 이는 모두에게 영향을 미친다.
(/ '닐 디그래스 타이슨Neil deGrasse Tyson, 추천사' 중에서)

수학 관련 책을 읽는 비전공자는 보통 수학의 비밀이 이해할 수 없는 기술언어로 쓰여 있다는 점에 실망한다. 내 목표는 명확한 기호와 일치하는 도해나 숫자, 무한대, 기하학 패턴 같은 수학의 핵심 아이디어를 명확한 언어로 설명하는 데 있다. 또 역사적으로 수학 기호·도해·패턴이 어떻게 그림을 사용한 추상 개념의 시각화에 영향을 미치고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었는지, 어떻게 전 세계 건축가가 이 소박한 어휘로 우뚝 솟은 도시를 설계했는지 탐험한다. 나아가 수학이 그 추상적인 성질로 인해 정확한 사고력의 국제언어로 쓰이게 된 과정을 살펴본다.
실천수학은 석기시대 초기 사람들이 돌을 깨던 것으로 출발해 지구와 하늘에서 숫자나 기하학 형태를 찾는 행위로 이어졌다(그림 0-1). 고대부터 현대까지 수학의 역사를 이어가는 실마리는 수학철학과 실천수학으로 구분할 수 있다. ‘확실한 지식이란 무엇인가?’(인식론), ‘숫자란 무엇인가?’ 또는 ‘숫자는 어떻게 존재하는가?’(형이상학) 등을 질문한 플라톤 같은 이들은 수학철학을 연구했다. 반면 ‘삼각형 세 각의 합은 180°인가?’(기하학) 혹은 ‘소수에 패턴이 있는가?’(산술)라는 질문을 던진 유클리드를 비롯한 수학자는 실천수학 쪽이었다. 계몽주의 시대 학자이자 플라톤 전통의 형이상학 저서 《모나드론Monadology》(1714년)을 집필한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 같은 수학자는 양쪽 모두에 해당한다.
( '수학자와 예술가, 그들의 상호작용 역사' 중에서/ p.13)

중세유럽은 결국 유클리드와 프톨레마이오스의 지식을 잃어버렸지만 이슬람 학자들은 비잔틴의 그리스어 문헌을 아랍어로 번역해 보존했다(그림 1-39). 9세기 칼리프들은 학자들이 해외(특히 그리스)의 수학과 철학 지식을 번역하고 자신의 고유 사상을 표현하도록 바그다드에 지혜의 집을 건설했다. 프톨레마이오스의 저서 13권은 오늘날 아랍 학자들이 명명한 《알마게스트Almagest》(아랍어로 ‘가장 위대한’이라는 뜻)로 알려져 있다. 그리스 수학을 토대로 중요하고 획기적인 것도 발견했는데, 그중에는 이슬람 학자들이 인도 수학에서 0과 숫자 자리를 받아들인 것도 포함되어 있다(그림 1-37).
유클리드에게는 일반적인 산술 연산을 다루는 표기법이 없었다. 이슬람 수학자 알 콰리즈미는 AD 825년쯤 숫자의 일반적인 속성을 표현하는 데 숫자 대신 알파벳을 사용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 예를 들어 x+y=y+x는 두 숫자의 합은 순서와 상관없이 같다는 사실을 표현한다. 여기에서 x와 y는 변수로 임의의 두 숫자를 대신 사용할 수 있다. 결국 알 콰리즈미는 산술을 일반화하고 대수학(대수학Algebra은 아랍어로 ‘복원’을 뜻하는 ‘al-jabr’가 그 어원이다)을 창시했다. 우리는 이 대수학을 이용해 ‘2+x=5일 때 x의 값은 무엇인가?’라고 물을 수 있다.
( '이슬람의 수학: 대수학과 아라비아 숫자' 중에서/ p.55)

BC 6세기 공자는 타인을 대하는 올바른 행동윤리 철학을 전파했다. 이 철학은 도덕 교리로 그 자체에는 수학요소가 없다. 그러나 공자의 글에는 사람이 엄격한 계급과 조화로운 질서를 이루고 개개인이 협력해 집단을 이루는 것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공자의 철학에는 전통 점성술책 《주역》(역경易經)이 설명하는 마법적 체계도 담겨 있다.
‘역경’이라는 점성체계는 동물, 날씨, 사람의 감정에 따른 징조와 속담 등으로 시작했지만 공자 시대에 이르러 사건의 숨은 뜻을 찾고 미래를 예지하는 방법으로 집대성되었다. 《역경》은 ‘괘’라 불리는 64개 패턴으로 구성되어 있다(그림 1-46, 1-47, 1-48). 이들 패턴을 정리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공자의 윤리에서 다루고 현대까지 이어져온 것은 복희씨의 방법이다.
복희씨는 BC 29세기 지배자로 이집트 사카라의 피라미드보다 200년 정도 앞선 인물로 추정된다. 고대 《역경》은 피타고라스나 플라톤처럼 자연계의 수학 패턴을 이해하려는 노력으로 출발했지만, 새로운 사건에 숫자를 부여하고 그 사건을 주어진 글에 맞춰 설명하는 방식으로 퇴보했다. 결국 《역경》으로는 더 이상 자연을 탐험하지 못했으나 《역경》의 추상 형태에서 나오는 권위는 2,000년 동안 아시아인의 마음을 끌었다.
( '아시아의 수학: 추상화하지 않은 일반화' 중에서/ p.66)

달리는 레오나르도가 파치올리와 함께 공부하면서 작업한 까닭에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선원근법을 사용한 ‘최후의 만찬’에 기반을 두고(그림 2-10) ‘최후의 성찬식’(1955년, 그림 2-32)을 완성했다. 이 작품에 1:1.618 비율의 정사각형 캔버스를 사용한 달리는 황금분할에 기반을 둔 기카의 도해(그림 2-33)를 이용해 제자들을 피라미드 모양으로 배치할 것을 결정했다. 그림 배경의 기하학 구조는 레오나르도가 파치올리의 책에 그린 텅 빈 12면체(그림 2-22)인데 이것은 플라톤의 《티마이오스》에서 우주를 상징하는 모양으로 쓰였다. 로마가톨릭 성찬식에서 사용하는 (달리의 그림에서는 식탁 위에 놓인) 빵과 포도주는 (문자 그대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형했다. 달리는 원근감을 설정할 때 그리스도의 몸이 중앙(소멸점)에서 투명해지는 방식으로 성변화聖變化를 표현했다. 그 위로 천국의 12면체 안에는 십자가에 못 박힘과 승천을 암시하는 양쪽으로 뻗은 두 손이 놓여 있다. 이는 불멸하는 무한한 하느님의 유한한 아들인 예수의 이중적인(물리적·정신적) 본질을 나타낸다.
달리는 자신의 스타일을 ‘핵 신비주의’라고 불렀는데 이것은 현대의 과학적 세계관과 전통적인 종교적 도상학을 합쳤음을 의미한다. 그는 차이징과 기카가 권고한 것처럼 황금분할로 아름다움이나 완벽한 비율을 확보하기보다 파치올리의 주장대로 황금분할을 이용해 신성을 상징화하려 했다. 현대예술에서 ‘최후의 성찬식’ 같은 신성한 기하학을 찾는 것은 어렵다. 달리는 신앙 시대에 옛 거장들이 창작한 예술을 향한 향수 어린 존경의 표시로 이같은 작품을 그렸으나 아내 갈라를 성모마리아로 그렸듯 성스러운 것과 불경한 것을 섞은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포트리가트의 성모마리아The Madonna of Portlligat’, 1950년경). 달리는 자신과 다른 화가들이 핵시대에 걸맞은 예술을 창조하도록 새로운 시기의 ‘혼란’을 몰아내려 했지만, 영적인 닻이 없는 탓에 오히려 혼란을 더 키우는 데 기여하고 말았다.
기카의 또 다른 학생인 스위스의 건축가 르코르뷔지에는 1923〜1925년 파리의 메종 라 로슈Maison La Roche에서 간단한 기하학 형태를 사용해 자신의 경력을 시작했다. 기카가 1927년에 쓴 책을 얻은 그는 건물을 디자인할 때가 아니라 일단 디자인한 뒤 그 디자인을 확인하기 위해 1.618 비율을 사용했다(가령 ‘가르슈 빌라Villa at Garches’, 1927년).
1946년 르코르뷔지에는 모듈러Modulor라는 도구를 디자인했다. 이것은 한 면에는 영국 단위, 다른 면에는 미터 단위를 둔 줄자로 양면의 숫자를 피보나치수열에 맞춰 표시했다. 이는 영국과 유럽의 건축가들이 1.618 비율에 따른 숫자 패턴을 배치할 수 있도록 고안한 것이다.
르코르뷔지에에 따르면 피보나치수열의 숫자는 인체에서 중요한 지점의 평균 비율에 해당한다(발과 배꼽, 정수리, 펼친 손. 그림 2-35 참고).39 르코르뷔지에는 건축디자이너에게 건물 구조에 자연스럽게 1.618 비율이 들어가도록 이 도구를 사용할 것을 추천했다. 예를 들어 이 도구로 문의 높이와 길이를 정하면 그 문은 저절로 황금비율이 된다. 그의 기대와 달리 현장의 건축디자이너들은 이 도구를 사용하지 않았고 현대 들어 대부분 이 도구를 잊었다.
그러다가 20세기 중반인 1951년 밀라노에서 열린 ‘비율의 건축사’에서 알베르티의 《건축의 예술》(1485년, 그림 2-4 참고)과 함께 주요 전시품으로 전시되었다. 달리와 마찬가지로 르코르뷔지에는 1.618 비율에 초월적 힘이 있다고 믿었다. 마르세유에 집합주택Unite d’Habitation(1947〜1952년)을 지은 그는 모듈러 건축을 의인화 대상처럼 묘사했다.
“건물 전체 공사를 지휘한 모듈러에 바친다. (…) 건물의 모든 치수가 15세기와 같도록 해서 조화로운 비율의 품위가 깃들도록 한 모듈러에 감사를 표한다.”
르코르뷔지에는 자신의 커리어를 쌓아가는 내내 좋은 디자인의 열쇠는 황금분할에 있다고 믿었다.
( '황금분할' 중에서/ p.124)

보편언어의 정확성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흘레브니코프는 19개의 자음으로 구성한 문자를(‘우리 행성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고안한 공통 상형문자 시스템’) 제안했다. 그는 모음을 부수적인 것으로 보았기에 그저 발음을 돕는 문자로 포함시켰다. 흘레브니코프는 각 자음에 기하학 기호를 할당했는데, 이를테면 키릴문자 B(라틴문자 V)에 해당하는 기호는 한 점이 다른 점 둘레로 원을 그리는 것(원 또는 원호)이었다. 그는 화가들에게 자신이 개발한 언어의 활자체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화가의 역할은 정신 과정의 기본단위에 그림 상징물을 부여하는 것으로 (…) 그 화가의 과제는 각 종류의 공간에 특별한 표시를 제공하는 것이다. 각 표시는 단순하고 다른 표시와 명백히 구분되어야 한다. M을 진한 파란색으로 지정하고 B를 녹색으로 지정하는 식으로 색을 사용할 수도 있다.”
흘레브니코프는 야콥슨이나 슈클로프스키와 마찬가지로 시가 실용적 수단으로 쓰이는 게 아니라, 문학적 의미를 지닌 자율적이고 자립적인 세계에 존재한다고 믿었다. 시 안의 상상의 세계는 비유클리드 기하학처럼 내부적으로 일관성이 존재하는(즉, 모순이 없는) 자율적인 영역이었다.
“만약 사람들의 입속에 살아 있는 언어를 유클리드 기하학에 비유할 수 있다면, 러시아인은 로바쳅스키의 기하학 같이 다른 세계의 형상을 나타내는 언어를 창조하는 호사를 누릴 수 없는 것인가? 러시아인에게는 그런 호사를 누릴 자격이 없는가?”
흘레브니코프는 이 목적을 위해 시 〈시작начало〉(1908)의 종결 부분에 적은 것처럼 느긋한 분위기에서 노래하는 이른바 ‘주조한 단어’라고 불리는 단어를 만들었다.
( '형식주의 비평과 문학' 중에서/ p.197)

19세기 영국에서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쓴 논리학 입문서가 인기를 끌었다. 영국 시민이 스스로 합리성을 깨우쳐 비합리적인 충동에 따른 행동을 피할 것이라는 확신 아래 쓴 이런 책은 비교와 비유를 기반으로 한 논증처럼 비공식적인 논리학과 삼단논법, 귀납법 등을 가르쳤다. 명료한 산문체로 쓴 존 스튜어트 밀의 《논리학 체계A System of Logic》(1843년)는 100년 동안 영어권에서 가장 유명한 논리학 서적이었다. 그와 동시대를 살아간 영국인 조지 불은 상당 부분 스스로 독학한 수학자로 논리의 일부를 대수학에 처음 적용한 추론연산학을 성공적으로 설계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명제(삼단논법의 전제와 결론)에 나타나는 ‘명사’에 초점을 두었고, 불은 명제논리학을 발견해 논리학에 기여했다. 명제논리학이란 문자로 명제를 상징화하는 ‘불대수학’과 논리학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단순한 구조적 유사성을 말한다(그림 5-5). 불은 라이프니츠의 2진수 체계를 받아들여 숫자 1은 옳은 명제, 0은 옳지 않은 명제를 상징하게 한 후 수학기호를 사용해 올바른 결론에 이를 수 있음을 증명했다. 그는 상징주의 논리의 기초입문서 《논리의 수학적 분석The Mathematical Analysis》(1847년)과 《생각의 법칙The Laws of Thought》(1854년)에 자신의 추론연산학을 발표했다. 불의 방법은 본질적으로 2진수 대수학으로 명제논리학을 재작성하는 것이었고, 1882년 영국 수학자 존 벤John Venn은 논리관계를 집합과 명제가 교차하는 타원으로 나타내 기하학적으로 표현했다(그림 5-4). 당시 교육 과정에는 기하학이 있었고 이 다이어그램은 추론력 향상을 위해 교육 과정에 포함되었다(그림 5-6).
벤과 동시대에 살았고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친 루이스 캐럴은 교차하는 직사각형을 사용한 대안적인 방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캐럴은 논리학을 게임으로 보고 오락용 수학 소책자를 썼고 직사각형 9개의 게임 말이 계급을 나타내는 보드게임도 개발했다(《논리학 게임The Game of Logic》,1886년 참고). 캐럴은 자신이 개발한 게임으로 “퍼즐을 이용해 자기 길을 보는 능력과 생각을 규칙적인 방식으로 정리하는 습관 그리고 다른 무엇보다 더 가치 있는 오류를 발견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고 여겼다.
그의 본명은 찰스 L. 도지슨Charles L. Dodgson으로 그는 기하학과 삼각함수 책은 본명으로 출판했지만, 체스를 하다가 거울을 통과해 유머러스한 논리적 수수께끼로 가득한 세상을 만난다는 내용의 논리학 서적 《거울나라의 앨리스Alice Through the Looking Glass》 등은 가명으로 출판했다(그림 5-7). 불·벤·캐롤이 노력한 결과 불대수와 기하학, 집합론, 명제논리학 사이의 구조적 유사성이 밝혀졌고(그림 5-8 A) 2진수 체계를 다른 것에 적용해 사용할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그림 5-8 B). 그로부터 반세기 후 개발한 전류 계산기는 불대수(2진 부호, 1=켜짐, 0=꺼짐)에 기반을 둔 기계언어를 사용해 2가지 상태(켜거나 끄거나)를 갖췄다.
( '상징주의 논리학' 중에서/ p.232)

언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 프레게와 러셀의 논리학, 분석철학은 20세기 초 영국 소설가와 시인, 비평가에게도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 성과는 분석철학과 정반대 위치에 있는 심리학 발전에 영향을 주었다. 프레게와 러셀은 관측 가능한 자연세계를 표현하기 위해 단어와 기호를 사용했으나 파리의 신경학자 장 마르탱 샤르코Jean-Martin Charcot와 빈의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내면세계를 설명하기 위한 언어를 찾고자 했다. 내면을 강조한 심리학은 특정 순간의 의식적인 사고 흐름을 완전하게 기록하는 것으로 알려진 새로운 문학 형태인 ‘내적 독백’에 영감을 주었다. 파리의 에두아르 뒤자르댕Edouard Dujardin이 쓴 소설 《월계수는 마차다Les Lauriers sont coupes》(1888년)와 빈
의 아르투어 슈니츨러Arthur Schnitzler의 연극 ‘파라켈수스Paracelsus’(1899년)가 대표적이다. 또한 미국의 철학자이자 심리학자인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의식의 흐름’(《심리학 원리Principles of Psychology》, 1890년, 그림 8-6 참고)이라고 명명한 기법으로 평범한 사람들이 평온한 삶을 기대하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형식의 이야기를 썼다. 슈니츨러의 연극에서 빈 출신 결손가정 구성원들의 내적 독백을 본 프로이트는 슈니츨러의 작품을 매우 좋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런던에서는 버지니아 울프가 프랑스-오스트리아의 내적 독백을 영국 분석철학의 논리적 원자론과 결합했다. 그녀의 작품에서 등장인물은 자신의 주관적 경험을 객관적 사실로 보고, 자신의 개인적인 감정을 극도로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논리적 원자론에 따르면 사람들이 자신의 ‘내적’(주관적) 감각-자료를 표현한 결과로 ‘외적’세계가 구성된다.
이와 유사하게 울프는 자기 생각과 감정을 원자적 사실로 표현하는 등장인물의 관점으로 자신의 허구세상을 구성했다. 이를테면 램지 가족이 배를 타고 해변 근처의 등대를 찾아가는 이야기에서는 저녁파티를 각각의 손님이 내적 독백을 하는 객관적인 사건으로 구성했다. 소설에서 해당 부분은 테이블 상석에 앉은 램지 부인의 “하지만 내가 내 인생에서 무엇을 잘못했다는 것인가요?”라는 생각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램지 부인을 가리키며) “‘그녀는 나이가 얼마나 되었을까? 그녀는 몹시 수척하고 쌀쌀맞아 보여’라고 릴리는 생각했다”나(식탁에서 여인들의 점잖은 재잘거림을 묘사하며) “그녀들은 무슨 지긋지긋한 헛소리를 하는가. 자신의 접시 정중앙에 스푼을 놓으며 찰스 탠슬리는 생각했다” 같이 저녁에 초대받은 손님들이 서로를 관찰하고 사색하는 것을 볼 수 있다(《등대로》, 1927년).
( '버지니아 울프' 중에서/ p.245)

1914년 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데 키리코는 파리에서 이탈리아로 돌아왔다. 이후로 그는 자신의 스타일을 받아들인 미래파 화가 카를로 카라Carlo Carra와 함께 페라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며 작업했다. 여기에 데 키리코의 형제 알베르토 사비니오Alberto Savinio가 합류했고 셋은 형이상학 회화Pittura Metafisica라는 그룹을 만들었다. 전쟁이 끝나자 이들은 기관지 〈조형의 가치Valori Plastici〉에 자신들의 화풍을 대변하는 글을 실었다. 1920년대 초반 데 키리코의 화풍은 잡지, 논문, 전시회를 거쳐 북유럽 전체로 알려졌고 상징체계를 무너뜨리고 싶어 한 벨기에 화가 르네 마그리트도 충실한 방법으로 데 키리코의 화풍을 채택했다.
1923년 마그리트가 키리코의 작품을 발견했을 때 그는 이미 혹독한 어린 시절을 견뎌낸 뒤였다. 그가 13세 되던 해 그의 어머니는 아버지의 패악을 견디다 못해 상브르강에 투신해 자살했다.28 18세에 그는 브뤼셀의 벨기에 왕립미술아카데미Academie Royale des Beaux-Arts에 입학했고, 1916〜1918년 입체파와 미래파 화풍을 연습했다. 데 키리코처럼 철학에 이끌린 마그리트는 대중화한 니체의 글을 읽은 뒤29 헤겔과 프로이트의 저서까지 섭렵했다. 데 키리코의 그림 ‘사랑의 노래The Song of Love’(1914년) 복사본을 보고 화가로서 자신의 방향성을 발견한 그는 데 키리코의 다른 12가지 그림을 수록한 1919년의 논문을 구매했는데, 여기에는 ‘형이상학적 인테리어’ 시리즈 3편을 비롯해 프랑스와 이탈리아 평론가의 해설이 담겨 있었다.
마그리트는 데 키리코의 ‘위대한 형이상학적 인테리어’를 떠올리게 하는, 즉 그림 안의 그림 공간에 생기 없는 기계적 인물을 특이하게 배치한 ‘경탄의 시대L’age des merveilles’(그림 9-15 참고) 같은 작품에서 키리코에게 강한 영향을 받았음을 드러냈다. 마그리트는 그림과 그림 안의 그림에 같은 전경을 반복하는 방법으로 표현 단계의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인간의 조건’에 묘사한 표현 단계의 일치하지 않는 혼합은 그 자체의 그림을 포함하고 있다(그림 9-1). 수십 년 동안 상징주의자와 초현실주의자는 무의식의 미스터리를 표현하기 위해 회화의 관습을 의식적으로 무너뜨려왔다. 데 키리코와 마그리트는 대신 의식의 미스터리에 초점을 맞추었고 실제로 보이는 회화 관습을 뒤엎어 자신을 되돌아보는 정신 능력을 상징화했다.
1927년 마그리트는 파리로 이사해 그곳에서 단어를 포함한 그림 시리즈를 작업했다. 그는 1920년대 상류층 파리지앵이 ‘프로이트식 정신분석학’에서 꿈을 해석하는 데 사용한 자유연상에서 영감을 얻어 언어에 관심을 기울였다. 자유연상 기법에서 환자에게 그림이나 단어를 제시하면 환자는 자연스럽게 자신의 마음에 떠오르는 것을 말한다. 마그리트는 꿈을 해석하는 것처럼 그림과 매치되지 않는 단어를 짝지은 그림을 그려 자유연상을 나타냈다[예를 들어 ‘꿈의 실마리Key of Dreams’(1930년)에서 말 그림을 ‘문’이라는 단어와 짝지었다]. 하지만 마그리트는 프로이트의 무의식이 아니라 데 키리코 같은 화가들이 세계를 현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고안한 실루엣, 그림자, 오버랩, 원근법 등으로 의식적 사고의 한계를 표현하는 데 관심을 기울였다.
마그리트는 초현실주의 잡지에 말과 이미지를 주제로 어떻게 마음과 사물의 아이디어를 표현하는지 보여주는 기사를 실었다[‘말과 이미지Les mots et les images’(1929년), 그림 9-16]. 수년 후인 1966년 프랑스 철학자 미셸 푸코Michel Foucault는 그와 유사한 제목인 《말과 사물Les mots et les choses》을 출판했다. 마그리트는 푸코의 책을 읽고 난 뒤 자신의 생각과 철학자가 이해하는 것이 유사하다는 점을 지적하는 편지를 보냈다.
( '20세기 초반 메타예술' 중에서/ p.375)

컴퓨터를 미적으로 사용한 초창기 사례는 음악 작곡과 제작이다. 고대 피타고라스학파는 음악 화음의 기초수치를 발견했고 이것이 우주 조화를 반영한다고 결론지었다. 서양에서 음악과 수학을 연관짓는 접근방식은 음악을 천문학과 수학의 한 부분으로 연구한 17세기까지 이어졌다. 바흐의 푸가 같은 음악은 케플러와 뉴턴이 말한 우주의 신성한 질서를 반영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18세기 들어 음악은 수학과 분리되었고 모차르트, 하이든, 베토벤을 포함한 빈 악파 작곡가들은 음악을 순수예술로 보기 시작했다. 선율음악(모차르트의 피아노 콘서트나 하이든의 현악 4중주)은 작곡가의 정신을 표현한 것으로 여겨졌고 낭만주의 시대의 조성음악(베토벤 교향곡 등)은 사람의 감정을 분출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20세기 초반 빈의 작곡가 아널드 쇤베르크Arnold Schonberg는 수학과 표현주의의 특징을 모두 갖춘 새로운 작곡 방식(무조성의 12음 음악)을 개발했다. 그는 우선 조성음악의 멜로디를 대체하기 위해 반음계 12음을 각기 1번씩만 사용해 무작위로 배열한 작곡의 ‘기초집합’을 만들었다. 그리고 그 기초집합의 ‘거울형태’3를 만들기 위한 3가지 규칙을 명시했다. 12음을 역으로 연주하기(역행), 음의 상하를 바꿔 연주하기(대칭진행 또는 자리바꿈), 그 2가지를 동시에 행하기가 그것이다(그림 10-5).
이후 그는 원본패턴과 3가지 변형패턴은 기초집합 12음 중 어떤 것으로든 시작할 수 있으므로 총 48개의 12음 배열이 가능하다는 마지막 규칙을 더했다. 실제로 이 작가는 48개 패턴의 팔레트를 원하는 순서로 배열해 곡을 만들었다.
쇤베르크의 12음 작곡법에는 형식적 공리체계와 놀라울 정도로 뚜렷한 유사점이 있다. 기초집합 12음은 공리, 기초집합을 변경하는 규칙은 추론규칙, 작곡한 곡은 정리에 해당한다. 물론 여러 음악 평론가가 수학도구로 12음 작곡을 평가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주장했으나 쇤베르크가 기초수학 교육만 받았음을 고려할 때 그가 동시대 수학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는 음악을 거의 독학했고 그것도 빈의 작곡가 알렉산더 폰 쳄린스키Alexander von Zemlinsky의 대위법만 공부했다. 쇤베르크는 초등학교 수준의 기하학으로 음악의 ‘공간’을 생각했다.
“음악사상이 존재하는 2차원 또는 그보다 높은 차원의 공간은 하나의 단위다. (…) 음악사상의 요소는 부분적으로는 연속하는 소리로 수평면에 위치하고 또 부분적으로는 동시에 발생하는 소리로 수직면에 위치한다.”
( '음악에 공리적으로 접근하는 방식' 중에서/ p.397)

마크 로스코는 라인하르트가 제시한 명상 대상, 즉 단순하고 순수한 기하학 모양에 같은 의견을 보였다(그림 10-26). 로스코는 예일대학교에서 동양철학을 공부했으나 2학년 때 철학수업에서 플라톤을 알고 난 후 서양철학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플라톤 사상에 깊이 빠져든 그는 1920년대 플라톤의 동굴에 관한 시를 썼고, 1930년대에는 노트에 플라톤의 글을 적어두고 자주 참고했다. 플라톤의 동굴에서 빛을 발하는 것은 오직 꺼져가는 모닥불뿐이고 죄수들은 어두운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를 보고 일시적이고 물질적인 세상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한다. 만약 죄수들이 족쇄에서 풀려나면 여기저기 다니면서 어떻게든 동굴 입구를 찾아내 눈부신 태양 아래의 자연세계를 처음 보게 될 것이다(플라톤, 《국가론》, 514a〜520a).
미국의 작곡가 존 케이지는 컬럼비아대학교에서 3년간 스즈키에게 배웠는데, 가장 중요한 생각은 삶과 예술이 분리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차 한 잔을 만드는 것도 미적 행위이고 모든 소리가 다 음악이다. 케이지는 후자의 요지를 나타내고자 ‘4분 33초’ 솔로 피아노곡을 작곡했다. 이 곡을 연주하는 연주자는 4분 33초 동안 건반을 닫고 의자에 앉아 있는데 이때 청중은 콘서트 홀 주변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다. 또한 그는 《역경》(1장 그림 1-46, 1-47, 1-48 참고)을 작곡 방법으로 채택해 동전을 던져 음의 패턴과 리듬을 결정했다(‘변화의 음악Music of Changes’, 1951년). 케이지는 청중이 음악에 관한 선입견 없이 열린 마음(‘무엇과도 연관되지 않은 마음’)으로 자신의 곡을 듣길 권했다.
“무엇과도 연관되지 않은 열린 마음이 귀와 연결될 때 이 마음은 자유롭게 듣는 행위를 할 수 있다. 소리를 어떤 현상이나 예상에 맞춰 듣는 게 아니라 소리 그대로를 듣는다.”
케이지와 동시대에 활동한 리투아니아 출신의 미국 화가 조지 마키우나스George Maciunas는
국제 예술가 단체 플럭서스의 리더로 1950년대 뉴욕대학교에서 예술사를 방대하게 연구했다. 마키우나스는 예술사에 수학 패턴이 포함되어 있다고 확신했고, 600〜1600년의 유럽 예술 스타일을 커다란 도해(100×163cm)에 정리한 다음 서로 관련된 점을 연결해 표현했다(‘예술사 차트History of Art Chart’, 1955〜1960년).
미국 화가 월터 드 마리아도 라인하르트와 케이지처럼 동양사상, 숫자체계, 기하학 형태를 사색 대상으로 삼는 데 깊은 관심을 보였다(그림 10-27). 뉴멕시코 지방의 방대한 금속 막대기 들판, 즉 ‘벼락 치는 들판’(그림 10-28)을42 찾아간 그는 격자 모서리에 있는 오두막에서 더 이상 다가가지 않는다는 조건 아래 24시간 동안 허가를 받았고, 금속 막대기가 낮과 밤에 해와 달의 빛을 받아 변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적어도 그는 명상하는 이들이 드물게 느끼는 번쩍이는 통찰을 감지했다. ‘벼락 치는 들판’에 실제로 벼락(통찰)이 떨어지려면 폭풍우(영감)가 몰아쳐야 하는데 사막 황무지라 이는 흔치 않은 일이다.
( '미국과 일본 예술의 동서양 결합' 중에서/ p.418)

솔 르윗은 미국의 알고리즘 예술가 중에서 가장 체계적인 방법을 사용했다(그림 11-51, 11-52). 그는 1960년대 초반부터 어휘와 작업을 설정한 뒤 그 세팅을 순열로 배치하는 방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실제로 르윗은 알고리즘 자체를 예술작품으로 여겼다. 그의 관점에서 그 알고리즘을 시행하는 것은 부수적인 것으로 어시스턴트가 해도 되는 것이었다. 1967년 르윗은 알고리즘 미술을 설명하는 용어 ‘개념미술’을 만들어 사용했다. 르윗은 예술가가 사용하는 구조는 단순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숫자와 형태로 하는 작업의 직관적 특성을 강조했다.
“개념미술은 수학이나 철학과 전혀 관계가 없다. 이것은 단순한 산수다. 개념미술가는 이성주의자라기보다 신비론자다. 그들은 중간 단계를 건너뛰어 논리가 이르지 못하는 결론에 이른다.”
르윗 주변의 많은 예술가가 알고리즘을 사용한 과정을 탐구했다. 칼 안드레Carl Andre는 가로·세로·높이가 12×12×36인치인 나무판자 9개에 알렉산드르 로드첸코가 ‘공간구조’ 시리즈(1920〜1921년, 4장 그림 4-14, 4-15)에서 사용한 체계적인 과정과 유사한 방법으로 ‘구성요소’ 시리즈(1960년)를 작업했다. 멜 보크너는 그룹이론을 변형해 3축 회전한 정육면체 도해를 만들고(그림 11-53, 7장 283쪽 박스와 비교) 미술관 바닥에 돌을 배열했다(3장 그림 3-16).
( '북아메리카' 중에서/ p.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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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갬웰(Lynn Gamwell)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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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SVA(School of Visual Art)에서 예술, 과학, 수학사를 가르치고 있다. 저서로는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탐구 : 예술, 과학, 영적세계Exploring the Invisible: Art, Science, and the Spiritual》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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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에서 수학 학사와 응용수학 석사를 마치고, 캐나다 앨버타 대학교에서 통계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기업체와 잡지 등에서 다년간 번역 관련 일을 했으며, 현재 번역 에이전시 엔터스코리아에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역서로는 [미적분으로 바라본 하루 - 일상 속 어디에나 있는 수학 찾기], [달콤새콤, 수학 한 입 - 놀이처럼 접근하는 친근한 수학]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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