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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살던 북한은 : 노동자 출신의 여성이 말하는 남북한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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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경화
  • 출판사 : 미디어일다
  • 발행 : 2019년 05월 02일
  • 쪽수 : 236
  • ISBN : 979118906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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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북한 출신 여성이 들려주는
북한의 음식과 술, 대중문화, 가정과 양육, 노동과 일상
평범한 북한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만약에 남북한 사람들이 같이 만나서 생활해야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만약에’라는 이 가정이 가까운 시기에 도래한다면? 북한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김정은’, ‘핵개발’, ‘경제 제재’, ‘사회주의’ 등 대부분 정치적인 것들이다. 북한의 평범한 사람들은 무슨 생각으로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에 대해서는 알 길이 없다.『나의 살던 북한은』은 이런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을 제시해줄 수 있는 책이다.

저자 경화는 북한에서 30여 년, 남한에서 20년을 살았다. 북한에서는 학교 졸업 후 노동자로 줄곧 일했고, 한국에서도 계약직 청소노동자로 일하고 있다. 그런 그녀의 위치가 여느 탈북자와 다른 독특한 시선과 어투를 형성하게 했을까? 경화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북한의 마을과 가정, 직장문화와 노동, 그리고 일상생활이 섬세하게 담겨있다. 또 한편으로 그녀가 남한사회에 들어와서 노동자로 일하며 직장문화와 일을 스스로 터득해나가는 과정을 얘기할 때는, 그녀의 눈을 통해 오히려 한국사회가 더 객관적이고 명징하게 보이기까지 한다.

출판사 서평

놀랍도록 솔직하고 섬세한 남북한 문화의 기록
“노동자이며 여성인 그녀의 위치”가 준 기회일 것

저자는 『나의 살던 북한은』에서 북한의 대중음악, 책과 영화, 음식 문화 및 지역 특산물, 직장생활, 의료, 탁아·보육 체계, 학교 교육 등 북한의 의식주와 일상생활에 대해 평범한 주민의 눈으로 찬찬히 정리하고 설명한다.
그동안 많은 탈북자들이 남한에 정착한 후 말하는 방식, 즉 남북한 체제와 정치를 중심에 두고 비교하며 ‘어느 쪽이 더 우월하다’는 식이 아니다. 이 책은 남북한 사회를 살아본 이가 어느 쪽 눈치도 보지 않고, 북한에서 인민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일상생활에 대해 놀랍도록 솔직하고도 깊이 있게 기술하는 게 특징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단순하지만 힘이 있다. 거기에 재미있기까지 하다. 그녀의 이야기에서는 극한의 경제난 속에서도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아름다운 북한사람이 보인다. 그녀의 표현으로는 ‘전쟁터와 같은’ 경쟁사회인 한국에서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인 정과 사랑이 느껴진다.
밀주를 만들어 팔아 가계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는 이야기나, 술을 좋아하고 이웃에 인정이 넘쳤던 아버지에 대한 기억, 영화와 음악을 즐기는 흥 많기로 소문난 북한사람들, 북한 지역의 특산물로 만든 소박하지만 정겨운 음식들, 굶주림 속에서도 따뜻한 위로의 눈빛으로 서로 힘을 북돋웠던 이들까지 그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이 어떻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지 조금은 가늠할 수 있게 한다.”
-김성경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작가 경화가 말하는 북한 사람들은 우리가 듣기에는 참 생소하다. 우리가 그동안 이미지로 그려온 북한 사람들이 아니다. 그녀가 살던 마을 사람들과 직장 동료들은 우리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북한사람들의 모습일 게다. 우리가 생각하는 북쪽 사람들은 독재 체제에 길들여지고 굶주림과 가난에 시달리는 인민 혹은 핵개발에 열중이며 또 지난날 남한에 침략 전쟁을 일으킨 호전적인 사람들 모습이 강할 것이다. 그러나 경화가 기억하는 북한사람들의 생활을 한번 보자.

“북한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면 누구나 영화나 텔레비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고, 책을 싫어하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특히 영화라고 하면 사람들은 밤중이라도 먼 읍내까지 왕복으로 걸어서 보고 오곤 했다. 내가 북한에 살 때까지만 해도 곳곳을 돌아다니며 야외에서 영화 상영을 하는 ‘이동 영사기’가 있었다. 또, 리 단위에 있는 문화회관에서는 낮에 학생들에게 단체로 영화를 보여주고 밤에는 주민들에게 보여주곤 하였다.” -21쪽, 「북한의 영화와 연속극」 중

“참! 북한에서는 술을 먹을 때 자기가 먹던 잔을 돌려가며 타인에게 술을 따라주지 않는다. 그리고 술을 그만 먹고 싶을 경우에는, 내 술잔을 상 위에 엎어놓거나 상 아래에 내려놓고 그만 먹는다고 하면 몇 번 권하다 그만둔다. 술을 따를 때는 왼손으로 술병을 받치고 오른손으로 술병의 밑을 받치면서 술잔에 술을 찰랑찰랑 붓는 것이 예의다.” -65쪽, 「북한의 술 문화」중

“탁아소 운영에서 가장 잘되어 있는 부분은 직장여성들이 근무 시간에도 자녀들에게 모유를 먹일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되어 있다는 것이다. 산후 휴가를 마친 여성들은 모유를 먹이는 시기인 생후 8개월 정도까지 두 시간에 한 번씩 20∼30분 동안 탁아소에 와서 자녀에게 모유를 먹이고 돌볼 수 있다. 이유식을 먹는 1년 정도까지는 오전, 오후 각각 한 차례 탁아소에 와서 자녀를 볼 수 있고, 그 후 1년 반까지는 하루에 한 번씩 다녀간다.” -120쪽, 「북한의 보육 이야기」

“북에서 식량을 제대로 공급받을 수 있을 때까지는, 풍족하지는 않았어도 서로가 돕고 이끌며 화목하게 살아왔다고 나는 기억한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식량을 보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빚어지면서, 사람들 사이에 ‘충성심이 밥 먹여주냐’고 수군대는 소리가 들려왔고 ‘나라에서 사람의 인격까지 메마르게 한다’는 말도 돌았다.” -194쪽, 「인품에 대하여」

한편 경화는 남한에 와서 보니 북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것들이 많다. 그리고 생전 태어나서 처음 해보는 일들과 처음 접해본 남한의 대중문화와 일상생활에 대해 신기해하며 자기 나름대로 해석하고 정리한다.

“한국의 음악과 노래는 창법 자체가 일반인들도 쉽게 따라 부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 또 북한의 음악과 노래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를 찬양하는 가사가 많이 포함되어 있는데, 그에 반해 한국의 음악과 노래는 시대에 어울리는 멜로디와 가사가 담겨 있어 더 마음에 와닿았다.” -41쪽, 「북한과 남한의 대중음악」

“나는 한국에 온 지 이십 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한국음식에 적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못 먹는 음식이 더 많다. 한국음식은 단맛과 양념 맛이 강해서 고유의 재료 맛을 못 느끼게 된다. 북한에서는 양념 재료가 부족해서이기도 하지만, 어려서부터 먹었던 음식은 양념 맛과 단맛보다는 기본적인 재료의 맛 때문에 담백하고, 먹고 난 후에도 입안이 개운한 느낌이 있다. 지금도 종종 고향에서 먹었던 경단과 편수(당면을 넣지 않은 야채만두), 순대, 그리고 보쌈김치가 먹고 싶을 때가 있다. ”
-80쪽, 「지역 특산물과 요리」

“사실 철저한 규율과 조직 체계가 몸에 밴 나로서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자본주의 국가라는 것은 어수선하고 정리정돈이 안 되어 있고 사람들이 동분서주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해가 바뀌면서, 남한사람들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나름의 규칙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고, 스스로 판단하고 실천하면서 타인과 소통해나간다는 걸 알게 되었다.” -193쪽, 「인품에 대하여」

“남북을 가로지르는” 여성의 통찰력
북한 대중문화와 일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 친밀하고도 흥미로운 안내서

경화는 남북한 사회 양쪽에 대해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바라보며, 양쪽 사회에서 노동자로 살아오며 느낀 점을 솔직하게 말한다. 여기에 대해 김성경(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경화의 글이 “독특한 위치에 있다”면서 “노동자이며 여성인 그녀의 위치가” 준 기회일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김성경 교수는 “경화에게 남북을 가로지르는 공통점은 바로 여성이라는 위치”일 것이라고 분석한다.

“그녀는 남성 중심(북한에서는 성분과 권력, 남한에서는 돈)의 사회 체계 내 수동적 존재이기를 거부한다. 피해의식에 젖어 원망하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공고한 남성 중심적 체계에 동조하지도 않는다. 그녀만의 방식으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느리게 아주 조금씩 터득해간다. 다른 친구들이 음악가, 과학자, 군인 등의 꿈을 이야기 할 때 홀로 ‘노동자가 될 터이다’라고 외쳤던 작은 소녀는 자신의 몸을 놀려 가족을 부양해야만 했다. 어렸을 적부터 책을 좋아했던 그녀는 먹을 것이 없는 상황에서도 책을 읽어주며 아이들을 도닥거리는 낭만적인 엄마였다. 죽을 고비를 넘기며 한국에 와서도 배우고 싶은 것이 많기만 한 여성으로 진화하였다.” -12쪽, 「추천의 글」

김성경 교수는 이 책을 많은 이들이 읽어보기를 권하며, 이렇게 추천한다.

“그런 그녀에게 글쓰기는 어떤 의미일까? 오래전 맑스가 꿈꿨던 소외되지 않는 노동, 즉 “오전에는 사냥하고, 오후에는 고기잡이하고, 저녁 무렵에는 가축을 돌보고, 저녁 식사 후에는 비평”을 하는 것과 일견 닮아 있는 듯하다. 청소를 하면서 그 일의 의미를 찾고, 북한 출신자로서 북한과 남한 사회를 이해하려하고, 그리고 책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쓰는 것. 그것이야말로 그녀의 이야기를 우리가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어디선가 혼자라고 생각하고 있을 이곳의 모든 ‘경화’가 이 글에서 용기를 얻게 되기를 바란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이 책은 남북한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평범한 우리 모두에게 서로의 삶에 대해 이해하고 다가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친밀하고도 흥미로운 안내서가 될 것이다.

목차

추천의 글_ “평범한, 그렇지만 결코 평범하지만은 않은 그녀의 이야기”

01. 북한의 영화와 연속극
영화 좋아하지 않는 북한사람이 있을까?

02. 북한과 남한의 대중음악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를 흥얼거리며

03. 북한의 술 문화
북에서 맛있기로 소문났던 밀주의 비결은

04. 지역 특산물과 요리
재료 고유의 담백한 맛이 일품인 북한음식

05. 독서 이야기
북한에서 ‘책 귀신’이라 불렸던 아이

06. 한국에서의 첫 은행 거래
북한사람들에겐 낯선 ‘돈의 의미’

07 북한의 보육 이야기
근무 중에도 아이를 돌볼 수 있는 탁아소

08. 어린 시절의 꿈
“나는 나는 될 터이다 로동자가 될 터이다”

09. 북한의 학교 교육
‘하나는 전체를, 전체는 하나를 위하여’

10. 남한과 북한의 의료
살찌려고 녹용주사 vs 살 빼려고 성형수술

11 인품에 대하여
북한에서 ‘좋은 사람’이란 누구일까

12. 새터민의 남한에서 직업 생활
전쟁터 같은 남한 사회에서 ‘홀로서기’를

에필로그_ “연변에서 왔냐? 북한에서 왔냐?”묻는 한국사람들에게

본문중에서

나도 한때 술을 만들어 팔았던 적이 있다. 북한은 배급체제 사회인데, 경제난으로 배급이 제대로 안 나오니 사람들은 굶주림으로 허덕였다. 나 또한 먹을 것이 거덜 날 처지 여서 일단 옥수수 10kg을 사서 술 담그는 법을 배워서 술을 담갔다.
항아리에서 술이 뽀글뽀글 끓는 소리가 경쾌하게 나면 술이 잘됐다는 증거다. 술을 사갈 때도 술꾼들이 맛을 보고 사기 때문에 술맛이 좋을수록 조금 더 비싸게 팔 수 있어서 나름대로 여러 가지 수법을 쓰는 집들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술누룩을 띄울 때 항생제를 섞는다고 한다. 그러나 항생제를 섞은 술은 먹으면 머리가 깨질 것 같이 아프고 숙취도 오래간다고 한다. (57쪽)

개성의 특산물은 알려진 바와 같이 보쌈김치가 대표적인 음식이다. 또 약과, 찹쌀고추장, 인삼술, 홍삼정과 홍삼술, 경단, 팥죽, 설렁탕, 추어탕, 편수(야채로 속을 넣은 만두) 등이 유명하다. 보쌈김치는 김장철에 개성사람들이 꼭 담그는 김치다.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밥상에만 오르는 귀한 김치이기도 하다. 그만큼 보쌈김치는 배추를 고를 때부터 배추잎에 꽁꽁 싸서 항아리에 넣을 때까지 온갖 정성이 들어가는 음식이다. (73쪽)

북한에서도 누구나 선망하는 직업은 있다. 어릴 적에 나는 여군이 되고 싶었고, 또 다기능 운전사가 되고 싶기도 했다. 왜냐하면 여군들이 군복 입고 절도 있게 걷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고, 꿈속에서도 여군이 되어 있는 나의 모습을 자주 보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운전사가 되고 싶었던 이유는, 우리 집안을 ‘운전사 가족’이라고 했을 정도로 운전하는 사람이 네 명이나 있었던 탓이다. 작은아버지와 고모부 둘, 오빠 이렇게. (135쪽)

중학교 3학년이 되면 무조건 붉은 청년근위대에 가입이 된다. (…) 우리는 최고사령관 명령으로, 원래는 2학기에 가야 하는데 긴급하게 1학기에 군사야영지에 입소하게 되었다. 또 원래 14일간 훈련을 받지만, 일주일간 초스피드로 군인들이 훈련 받는 것과 똑같이 아주 호되게 훈련을 받았다. 군복을 입고 장비와 목총을 갖추고 전술훈련, 산악훈련, 사격훈련 등을 엄격하게 받았다.
일주일 되는 마지막 날에는 실제 자동소총을 가지고 사격을 하기도 했다. 지금도 잊히지 않는 것이, 나는 사격을 참 잘했다.(우리가 학교 다닐 때만 해도 성적표에는 군사 점수가 있었는데, 거기에는 사격점수가 올라갔다.) 다음 해에 우리는 또 군사야영지에서 일주일 훈련 받고 마지막 날 사격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이 짜릿하면서 그때로 돌아가고 싶은 충동이 생길 정도다. (163쪽)

남편을 잃고 직장에 다니며 두 아이와 힘겹게 살아가던 시절에 (…) 당시에 배급소에 어쩌다 쌀이 들어와도, 직장에서 빠져나갈 수가 없어서 식량을 타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어느 날 배급소에 찾아가 사정을 이야기하며 도와달라고 부탁했는데, 소장님은 쌀이 들어왔을 때 남겨놓았다가 우리 집에 직접 가져다주셨다. (199쪽)

심지어 어떤 사람들은 탈북자들이 들으라는 듯이 ‘한국에도 못살고 한 끼 식량을 벌기 위해 별의별 일을 다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왜 자꾸 탈북자들을 받아주는지 모르겠다’고 불평을 해댄다. 내 앞에서 대놓고 ‘한국도 어려운데 왜 왔냐’고 묻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때마다 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살려고 왔어요. 나도, 살려고 왔습니다.” (2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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