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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방큰돌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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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안도현
  • 출판사 : 휴먼앤북스
  • 발행 : 2019년 04월 30일
  • 쪽수 : 19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60787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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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인이자 동화작가인 안도현의 신작 ‘어른을 위한 동화’ [남방큰돌고래]가 출간되었다.
1996년 알래스카로 연어의 회귀를 따라갔던 시인 안도현이 이번에는 제주 바다, ‘남방큰돌고래’ 곁으로 돌아온 것이다.

[연어]를 능가하는 수작(秀作) [남방큰돌고래]!

출판사 서평

1996년 출간 이후 22년 동안 142쇄, 106만부 이상이 판매(2019년 4월 현재)된 [연어]는 ‘어른을 위한 동화’라는 장르를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아, 어른과 청소년 모두에게 순수 지향의 동심을 들려주었다. [남방큰돌고래]에서 독자들은 안시인의 한결 원숙해진 필체와 폭넓은 철학적 사유를 만날 수 있다.
[남방큰돌고래]는 사람들에 의해 불법으로 포획되었다가 자유를 찾은 한 소년기 남방큰돌고래를 모델로 하고 있다. 그 돌고래의 이름이 ‘체체’. 체체는 인간이 쳐놓은 그물에 포획되어 길들여져서 쇼돌고래로 전락했다가, 특별한 사람들의 노력에 힘입어 제주 바다로 돌아간다. 여기까지는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제주바다로 야생 방사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의 사건에서 작품의 모티브를 가져온 것.


[연어]의 세계를 확장한 환상적인 돌고래 이야기!
[남방큰돌고래]는 시인 특유의 상상력을 발동하여 현실에서 훨씬 더 나아간다. 고난을 겪고 훨씬 성숙해진 체체는 야생의 제주 바다에 적응하며 여러 사건을 겪는다. ‘나리’라는 암컷 돌고래와 사랑을 나누기도 하고, 임종을 맞이한 할아버지 돌고래의 유언 ‘마음의 야생지대’를 듣고 미지의 세계로 모험을 감행한다. 남태평양까지의 모험을 통해 ‘체체’는 한 차원 높은 정신의 자유를 얻게 되는데...

시점과 문체에 변화를 주어 전체 서사에 적당한 긴장과 활력을 불어넣는 이 작품은 계통적으로는 성장 모험담이면서 한편으로는 거의 모든 동화가 그러하듯이 판타지에 해당한다. 은유와 잠언이 적절히 배치된, 이 재미있는 동화 [남방큰돌고래]는 여러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리얼리즘의 시각으로 읽을 경우 이 이야기는 환경 보호, 전쟁 반대, 평등, 페미니즘, 동물의 권리, 동물해방, 해양쓰레기 투기 반대 같은 목적적인 의미로 독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안도현 시인은 그런 시대적이거나 구호적인 의미를 넘어서, 지구라는 자연에서 살아가는 모든 생명에게 자유는 무엇일까, 나아가 지구와 지구에 사는 모든 존재는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는 열린 시각에서 체체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돌고래가 들여주는 인간의 이야기
부모가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학생에게 자신있게 추천할 수 있는 책


젊은 안도현 시인이 [연어]를 통해 모천(母川)으로 회귀하는 연어의 강렬한 생명성에 주목했다면, 이제 장년을 넘어선 시인은 생명성과 함께 정신의 자유를 얻어가는 과정을, 물아일체의 동양적 사고를 통해 은유적으로 들려준다. 그리하여 이 작품은 [연어]가 열지 못했던 깊은 철학적 사유의 세계를 활짝 열어젖힌다. 그 세계에서 안도현 시인의 분신인 철학자 돌고래 체체는 우리 모두에게 묻는다.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정신의 자유를 찾을 수 있는가?”
“인간은 어떻게 살아야 더불어 행복할 수 있는가?”

이 이야기는 세상이 호기심의 대상인 순수한 소년부터, 지속가능한 세상을 염원하는 어른들에게까지 강력한 메시지를 던진다. 일리아드의 [오디세우스]나 쥘 베른의 [해저 2만리]와 같은 동경과 모험의 해양 판타지 형식을 차용한 이 돌고래 체체의 이야기는 독자에게, 우리가 사는 지구와 자연과 사람의 세상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공동체라는 의미 깊은 원칙을 제시한다.

돌고래가 던지는 인간 세상에 대한 메시지
‘돌고래 체체의 자유가 우리의 자유다’, ‘돌고래의 평화가 바다의 평화이며, 인간의 평화다’, 이런 이야기를 안도현 시인은 독자들에게 바람처럼 시원하게 들려준다. 그의 판타지는 그리스의 음유시인 아리온의 노래처럼, 인간에게도 돌고래에게도, 지구의 모든 생명체에게도, 오래도록 널리 펴져 나갈 것이다.

*‘남방큰돌고래(Indo-Pacific bottlenose dolphin)’는 인도양과 서태평양의 열대 및 온대 해역 연안에 주로 서식하는 돌고래다. 큰돌고래(bottlenose dolphins)와 같은 종이라고 알려져 있었지만, 1998년에 별도의 종으로 인정받았다. 제주 연안에 사는 남방큰돌고래는 다른 남방큰돌고래와는 독립된 집단으로 현재 120여 마리가 관찰된다. 제주의 남방큰돌고래는 멸종위기종으로 보호대상 해양생물이다. 제주 연안 바다가 남방큰돌고래가 사는 북방한계 지역이다. 수명은 약 40년, 임신기간은 12개월. ‘남방큰돌고래’라는 한글 이름은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센터의 김현우박사가 명명한 이름이다. 제주 연안에 살다가 인간에게 포획된 남방큰돌고래 중에서 제돌이,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 금등이, 대포 등의 7마리는 제주바다로 돌아갔다.

추천사

제주도에는 세계적으로도 아주 특별한 돌고래들이 산다. 인간에게 납치되어 돌고래쇼를 하다가 돌아온 돌고래들과 야생 돌고래들이 함께 사는 곳이기 때문이다. 나는 자유를 찾은 그들이 친구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고 어떻게 어울려 살아갈지 항상 궁금했다. 그들이 느낀 자유는 어떠했을까? 안도현 시인의 [남방큰돌고래]에는 첨예하게 자유를 속박당했다가 가장 극적인 방식으로 자유를 찾은 돌고래 ‘체체’의 그 이후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현실 속에서도 7마리의 남방큰돌고래가 고향 제주 바다로 돌아가 자유를 찾았다. 어떤 돌고래는 가족을 만났고, 어떤 돌고래는 사라졌다. 제주 바다에서 매운바람을 맞으며, 오지 않는 돌고래를 기다리던 나는, 이 책을 읽고 안심했다. 온몸으로 세계를 받아들이며 진정한 자유를 찾고 있느라 조금 늦는 것뿐이라고.
‘체체’야, 안녕! 다시 만나 반가워.
- 남종영 / [한겨레] 기자, 환경논픽션 작가

본문중에서

1
바다가 눈을 뜨기 시작했다. 아침 햇빛이 거무스름한 수면을 두드리자 바다는 반짝이는 빛을 천천히 빨아들였다. 햇빛의 손가락은 매우 가늘고 긴 실처럼 바다속으로 스며들었다.

“오늘은 무슨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열다섯 살 남방큰돌고래 체체는 일렁이는 물결에 몸을 맡겼다.

2
“체체야, 여기가 아닌 다른 세상을 꿈꿀 줄 알아야 우리는 완전해질 수가 있지. 바깥의 영혼, 바깥의 힘, 바깥의 에너지가 네 운명을 결정하지 않아. 네가 가야할 길은 네 속에 숨어 있단다.”

3
육지의 끝에 바다가 펼쳐져 있는 게 아니다. 바다가 끝나는 지점에 육지가 있다. 바다가 숨을 멈추는 곳, 바다의 숨소리가 들리지 않기 시작하면 거기가 바로 육지다.

4
고등어떼가 비좁은 터널 속으로 달아나자 체체 역시 터널로 들어갔다. 터널은 어부들이 쳐둔 그물 속이었다. 그들은 재빨리 검은 헝겊으로 열두 살 체체의 눈을 가렸다. 체체가 눈을 떠보니 그곳은 작은 수영장이었다.

5-1
혹독한 훈련이 시작되었다. 매일 돌고래 쇼 공연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묘기를 부릴 때마다 관객들은 환호했으나 체체는 단지 배가 고팠을 뿐이었다. 엄마가, 제주 바다가 그리웠다. 체체는 밤새 꺽꺽 울었다.

5-2
3년 만에 제주 바다를 다시 보게 된 체체는 매일 새로운 영화를 한 편씩 보는 것 같았다. 고등어, 오징어, 돌돔 같은 물고기들이 바다의 주인공들이었다. 체체도 길들여지지 않은 돌고래, 바람 같은 돌고래가 되고 싶었다.

5-3
유난히 눈이 반짝이는 소녀가 찾아왔다. 소녀는 몸이 날씬하고 분홍빛을 띤 흰색 배에는 자잘한 반점들이 별무늬처럼 수놓아져 있었다. 그녀는 지느러미에 가는 모자반을 걸치고 몸통을 돌리면서 체체에게 말했다.

“너, 이름이 뭐니?”

6-1
“내 입이 이렇게 왼쪽으로 비틀어졌는데……, 넌 괜찮니?”

나는 다가가 가슴지느러미를 흔들면서 너의 부드러운 몸을 쓰다듬어주었다.

“내 눈에는 그게 보이지 않아.”

그제야 너는 가슴에 품어 두었던 말들을 꺼내기 시작했다.

6-2
제주 바다로 돌아온 직후, 나리는 아기를 낳았다. 하지만 유산이었다. 나리는 자그마한 아기의 몸을 입으로 비볐다. 그리고 부끄러운 듯 몸을 한 바퀴 비틀더니 눈물을 뚝뚝 흘리며 단호하게 말했다.

“고귀함을 모르는 자들은 사랑도 슬픔도 모르지.”

7-1
돌고래들이 빠르게 지나간 자리마다 바다에는 구멍이 뚫렸다. 뒤따르는 돌고래가 그 구멍을 재빨리 메우면서 앞으로 나아갔다. 근육들이 꿈틀거릴 때마다 파도가 일었다. 끊어진 것을 다시 잇고, 이어진 것을 다시 끊으며 남방큰돌고래 무리는 바다와 하나가 되었다.

7-2
“내 몸에 감겨 있는 아름다운 이 초록을 잊지 말아줘.”

나리가 말했다.

“너를 만나면서 나는 자유로워졌어. 네가 나한테 자유를 가져다 준 만큼 너도 자유로워야 해.”

8
범고래 올커스는 해변의 바다사자들을 머리로 들이받거나 꼬리로 내리쳐 제압하기도 하고, 무리를 지어 향유고래를 공격해본 적도 있었다. 자신보다 덩치가 큰 백상아리를 들이받아 백상아리가 혼비백산해 달아났다. 올커스가 말했다.

“커다란 것은 작은 것들에게 겸손해야 해. 우리에게는 그게 일상이지만 작은 것들에겐 착취이거나 폭력일 수도 있어.”

9
잠수함이 딱딱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에게는 어뢰와 미사일이 있어. 육지의 도시 하나를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지.”

체체는 궁금해졌다.

“당신은 실제로 참전한 적이 있어요?”

잠수함은 대답 대신에 프로펠러 주변을 보여주었다. 불에 그을린 검은 흉터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10
이 세상을 넘어 무한의 세계로
가라, 한 끼의 밥을 굶을지라도
한 걸음이 천 걸음이 되는 그 길을
찾아가라, 한순간이 영원인 것을
여기 머무르지 말고 주저하지 말고
너를 이끄는 힘은 너에게 있으니

11
붉은어깨도요는 뉴질랜드에서 겨울을 보낸 뒤 시베리아로 가기 위해 1만킬로미터를 비행했다고 말했다. 그것도 2천미터 상공에서 말이다. 오로지 날기 위해 그는 먹이를 입에 대지 않았다.

12
“체체야, 한 가지만 기억해두렴.”
“뭔데요?”
“여기를 떠나는 것은 여기로 돌아오기 위해서야. 네가 떠난다고 해서 여기를 버리면 안 돼. 여기를 까맣게 잊어서는 안 되는 거야.”
“왜요?”
할머니가 혼자 중얼거렸다.
“그게 운명이지…….”

13
사랑하는 당신, 돌아올 거지? 멋진 등지느러미를 곧추세우며 돌아올 거지? 돌아와 내 비뚤어진 입에 따듯하게 입맞춤해 줄거지?
언젠가 당신이 했던 말이 생각나네. 마음의 야생지대, 생명의 근원을 찾아서 떠날 거라던 말. 나는 당신이 반드시 그곳을 찾을 거라고 믿어. 당신은 내가 사랑하는 당신이니까.
(/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1961.12.15~
출생지 경북 예천
출간도서 97종
판매수 96,249권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다.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바닷가 우체국』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등의 시집을 냈다. 소월시문학상, 윤동주문학상, 백석문학상, 임화문학예술상 등을 받았다.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와 같은 동시집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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