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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르케고르, 나로 존재하는 용기 : 진실한 삶을 위한 실존주의적 처방

원제 : The Existentialist’s Survival Gui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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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불안과 우울, 절망과 죽음을 다스리는 방법부터
도덕과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까지,
진정한 나로 존재하기 위한 내면의 일곱 가지 빛과 그림자


불안, 우울과 절망, 죽음, 진정성, 신앙, 도덕성, 사랑. 이 책에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빠져들거나 고민해봤음직한, 이런 내면의 빛과 그림자들에 관해 키르케고르를 비롯한 실존주의 철학이 건네는 조언들이 담겨 있다. 세인트올라프 칼리지의 철학 교수이자 키르케고르 연구의 세계적 중심지인 홍 키르케고르 도서관의 관장인 고든 마리노는 키르케고르를 중심으로 사르트르, 니체, 카뮈, 도스토옙스키 등 실존주의 작가들이 21세기에 전하는 실질적인 교훈들을 자신의 경험과 함께 풀어놓는다. 또한 이 책은 자살 충동에 시달리고, 술과 마약에 열을 올리며 방황하던 저자가 키르케고르를 읽기 시작한 이후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야기하는 회고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키르케고르의 목소리를 빌려 손쉬운 위로를 구하는 대신 바깥의 현실과 내면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 진정한 나로 존재하는 용기를 발견하라고 응원한다.

출판사 서평

“용기를 내면 안정된 발판을 잠시 잃는다.
그러나 용기를 내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잃는다!“

불안과 우울, 절망과 죽음을 다스리는 방법부터
도덕과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까지,
모든 위기가 실존의 위기로 느껴지는 21세기를 살기 위한 인생사용법


불안과 우울, 절망과 죽음을 다스리는 방법부터, 신앙과 도덕과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까지. 세인트올라프 칼리지의 철학 교수이자 키르케고르 연구의 세계적 중심지인 홍 키르케고르 도서관의 관장인 고든 마리노가 정리한 실존주의적 인생사용법. 저자는 우리가 마음에 상처를 입지 않고 실존적 상황을 정면으로 마주하는 데 필요한 지혜, 특히 온 세상이 우리에게 불리하게 돌아가고,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 때에 필요한 지혜를 아낌없이 풀어놓는다. 독자는 이 책에서, 혼란하고 불확실하며 가식적인 시대에 성실하고 용기 있게, 또 진실하게 살아가기 위한 실존주의적 처방을 만날 수 있다.
쇠렌 키르케고르, 프리드리히 니체, 장 폴 사트르트 등 실존주의의 거장들은 인간이 심리적인 장애, 신앙의 위기, 허황된 상상에 쉽게 빠지고 감정의 기복과 기분의 변화가 심한 동물이라는 사실을 잘 알았다. 그들은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기분 상태를 약물로 다스려야 할 문젯거리로 생각하지 않고, 오히려 그런 감정들이 진실한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교훈들을 우리에게 간접적으로 알려준다고 믿었고, 또 그런 감정들을 통해 우리가 정신적인 성장과 개인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내면의 자극을 포착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런 감정들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우리의 사고방식과 행동이 달라지며,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향이 달라진다.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우리가 그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은 별개의 것이다”
진정한 나로 존재하기 위한 내면의 일곱 가지 빛과 그림자


1. 불안
“나에게는 걱정할 것이 항상 있다. 걱정거리가 없으면, 걱정할 구실을 찾아 나서거나 만들어낸다.”
(/ p.52)

불안은 정신의 열병에 불과한 것일까? 가능하다면 불안은 완전히 없애버려야 하는 것일까? 키르케고르는 불안을 ‘자유의 현기증’이라 했다. 불안을 통해 우리가 자유롭고,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면에서 가능성으로 가득한 피조물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군중에게서 분리된, 진실한 ‘개인’이라는 감정은 오직 불안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다. 불안은 그렇게 독특한 방식으로 근본적인 무엇인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불안해지는 방법을 올바로 배운 사람은 최고의 것을 배운 셈이다.”
('[불안의 개념]' 중에서)

2. 우울과 절망
“절망의 주된 징후는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자아를 제거하려는 욕망이다. 대체로 이 욕망은 혼신을 다해 다른 사람이 되려는 바람의 형태를 띤다.”
(/ p.91)

흔히 ‘바닥까지 떨어져야 새롭게 시작하며 더 나아질 수 있어’라고들 한다. 하지만 저자처럼 우울증에 빠진 사람들에게 바닥은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던 키르케고르는, 우울이 ‘죽음에 이르는 병’인 절망으로 발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우리가 그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을 분리시키라고 조언한다. 우울에 빠져 우리가 올곧은 정신을 포기하는 경우에만, 우울은 절망이 된다.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우울은 나의 가장 충실한 애인이다. 그러니 내가 우울을 사랑한다고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중에서)

3. 죽음
“대부분이 젊은 시절에는 천하무적이라 생각한다. 그 후에 목에서 종양 덩어리가 발견되고 삶의 가장자리에 서게 되면, 두려움이 몰려오고 허망한 기분에 사로잡힌다.”
(/ p.113)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죽음은, 우리 삶을 규정하는 확실한 불확실성이다. 언제 닥칠지 모르니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 ‘먹고 마시고 즐거워하라’는 구호도 있지만, 실존주의자인 키르케고르에게 그것은 ‘용감한 척하는 허위’이자 ‘삶에 대한 소심한 집착’에 불과할 뿐이다. 저자는 톨스토이의 《이반 일리치의 죽음》을 이야기하며 ‘자신의’ 죽음을 숙고해야 사랑하는 사람과의 친밀함을 되찾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죽음에 대해 묵상하면서 자신의 죽음을 묵상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말장난에 불과하다.”
('[상상한 이야기에 나타난 세 담론]' 중에서)

4. 진정성
“가식이 없다고 진실한 것일까? 진실하려면 가식이 없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것일까?”
(/ p.141)

저자는 진정성이 버킷리스트나 자아실현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키르케고르에게 진정성은 신과의 관계, 신이 우리에게 의도한 자아이지만 보다 세속적으로 말하면 무엇인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테면 진정성은 페이스북에서 어떤 의견에 ‘좋아요’를 누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받아들여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위대함은 이러저러한 존재가 되는 데 있지 않고 자기 자신이 되는 데 있다. 그리고 인간은 누구나, 만약 그가 원한다면 그렇게 될 수가 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 중에서)

5. 신앙
“신앙은 우리가 잃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밀어내는 것일까?”
(/ pp.157~158)

저자는 퇴근길에 맥줏집에 들르려다가 무의식적으로 성당에 들어갔지만 돌아가신 아버지를 위해서 촛불 하나 밝힐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여 이런 질문을 떠올린다. ‘신앙은 우리가 잃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가 밀어내는 것일까?’ 키르케고르에 따르면 신앙의 상실은 의도가 개입된, 우리가 스스로 선택한 결과이다.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위험이 없는 곳에는 신앙이 없다.”
('[철학적 단편에 부치는 비학문적인 해설문]' 중에서)

6. 도덕성
“진부한 말이지만 용서해주기 바란다. 그러나 사르트르의 철학에서, 말한 것을 실천하지 않으면 그 말은 그저 쓸데없는 말에 불과할 뿐이다.”
(/ p.193)

어느 날 아침,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는데, 주차장에 주차된 차 안에서 어떤 남자가 어린 아들을 두들겨 패는 걸 보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이런 경우에 대비한 연습은 없다. 즉석에서 결정해야 한다. 저자는 키르케고르의 말을 빌려 도덕적으로 옳은 일은 왜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운지 날카롭게 파헤친다.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어떤 사람이 무엇이 옳은지를 아는 바로 그 순간에 그것을 행하지 않는다면, 앎의 가치는 떨어진다.”
('[죽음에 이르는 병]' 중에서)

7. 사랑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관심을 갖듯이 사랑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 것이라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사랑을 해낼 수 있을까?”
(/ pp.238~239)

저자는 사랑에 관한 개인적인 경험, 키르케고르와 레기네 올센과의 이야기, 카뮈의 《전락》과 도스토옙스키의 《지하로부터의 수기》를 들어 사랑의 의무와 사랑이 할 수 있는 큰일을 이야기한다.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총명함을 자만하며 육신의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어떤 것도 믿지 않을 것이므로 어떤 속임수에 넘어가지 않을 거라고 의기양양해 한다면, 무엇보다 먼저 사랑의 존재에 대한 믿음을 포기해야 할 것이다.”
('[사랑의 역사]' 중에서)

내 뜻대로 되는 건 없고, 그 무엇도 중요하지 않다고 느껴질 때
방황 좀 해본 권투 코치이자 노 철학 교수에게 듣는
실존주의자들의 인생사용법


이 책은 또한 불안과 우울을 샅샅이 체험해본 저자가 우연히 키르케고르의 작품을 읽고 삶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이야기하는 회고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고함소리가 그치지 않는 가정에서 자랐고, 경찰서를 드나드는 불량학생이었다. 미식축구와 야구에서 두각을 나타내 대학교에 들어갔고, 술과 마약에 열을 올리며 강의실보다는 권투 체육관에서 땀을 흘렸다. 마약 문제가 있는 여성과 결혼했고, 졸업이 다가왔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건설 현장의 잡부, 술집 경비원 등 온갖 직업을 전전하며 살다가 철학과 대학원에 진학했다. 첫 수업이 안겨준 열패감에 수업이 끝나고 자퇴서를 제출했다. 그 충격으로 아내는 떠나갔고, 우울증과 자살 충동에 시달렸다. 심리치료 약속 시간보다 먼저 도착해서 들어간 카페 겸 중고서점에서 키르케고르를 만났고, 차분하면서 조금도 꾸밈이 없는 진실한 글에 마음을 뺏겨 그 책을 아주 자연스럽게, 외투 속에 감추고 나왔다. 그리고 그날 밤, 키르케고르를 다시 읽었다. 저자는 그날 키르케고르를 만나지 못했다면 “내일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고 어떻게든 삶의 굴레를 벗어났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키르케고르를 비롯한 실존주의 철학이 독자의 삶을 드라마틱하게 바꿔주거나 행복에 이르게 하지는 못한다. 이 책에 실린 한국어판 서문에서 저자는 말한다. “이 책을 통해 여러분이 더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그러나 내 바람대로 그렇게 되더라도 어떤 의미에서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많은 저자가 여러분에게 생경한 방법으로 생각하고 느끼고 행동하라고 가르친 탓에 삶이 더 어려워진 것일 수 있다.” 사람들이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까닭은 ‘진정한 행복’에 이르는 길이 바로 그렇게 어렵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키르케고르의 목소리를 빌려 바깥의 현실과 내면을 직시하고 그 안에서 진정한 나로 존재하는 용기를 발견하라고 응원한다.

추천사

현대인의 불안은 과연 나쁘기만 한 걸까. 최첨단 문명의 혜택을 누리면서도 동시에 그 문명이 만들어낸 ‘위험사회’에서 매일 불안을 느끼는 현대인들에게 저자는 ‘불안이야말로 우리 자신을 파악하는 데 커다란 도움을 준다’고 말한다. 키르케고르의 철학 속에서 저자는 불안과 우울의 바닥까지 샅샅이 체험해본 자의 눈부신 여유를 발견한다. 행복과 성공 같은 존재의 ‘빛’만을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불안과 우울 같은 존재의 ‘그림자’를 이해해야만 우리는 ‘진정한 자신’의 전체성에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키르케고르에 따르면, 불안은 자유의 현기증이다. 우리에게는 자유의 현기증, 즉 불안을 ‘삭제’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면서 이겨낼’ 용기가 있다. 이 책은 불안을 단지 피하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 불안의 본질을 꿰뚫음으로써 우리 자신의 진실과 만날 수 있는 용기를 선물한다.
- 정여울 / 작가, [빈센트 나의 빈센트] 저자

키르케고르를 비롯한 실존주의자들을 이렇게 철저하게 이해하고, 그들 자신이 생각한 것보다 더 쉽게 실존주의 사상을 전달할 수 있는 작가는 고든 마리노 말고는 또 없을 것이다. 결정적으로, 이 책은 실존주의가 독자 내면의 어두운 부분과 어떻게 얽혀 있는지 보여준다.
- 토머스 캐스카트 & 대니얼 클라인 / [술집에 들어온 플라톤과 오리너구리] 작가

인류가 멸망하기 전에 인간이라는 존재에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것인지 전해주는 책이다. 저자는 일반적인 자기계발 분야의 책을 몹시 싫어하는 독자를 위해 정직하고 감동적인 책을 썼다.
- "월스트리트저널"

목차

한국의 독자들에게
머리말

1장 불안
2장 우울과 절망
3장 죽음
4장 진정성
5장 신앙
6장 도덕성
7장 사랑

에필로그
감사의 글
옮긴이의 글

참고문헌

본문중에서

다른 어떤 계파의 철학자들보다, 실존주의자들은 우리 내면에서 제기되는 문제들, 예컨대 불안과 우울 및 죽음에 대한 두려움 등을 정확히 파악했다. 오늘날 이런 내면의 동요들은 의학적인 용어로 분류된다. 그러나 실존주의자들은 이런 괴로운 감정들을 다른 식으로 해석하는 방법, 아무나 흉내낼 수 없는 그들만의 독특한 방법들을 우리에게 알려주었다. 이 책에서 나는 그 방법들을 되살려내려 한다.
(/ p.16)

진리를 향한 갈망은 지적인 호기심을 넘어서는 것이 되어야 마땅하다. 또 우리를 더욱 성장시키는 진리, 요컨대 우리를 더 행복하게 해주지는 않더라도 더 나은 인간으로 키워주는 진리를 향한 갈망이어야 한다.
(/ p.26)

우리가 실존주의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적 메시지 중 하나는, 고통이 인간을 파멸시키거나 바위처럼 몰인정한 사람으로 만들 수도 있지만 영적인 성장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 p.44)

천길만길의 아득한 낭떠러지 끝에 서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머리가 아찔하고 뱃속이 뒤틀리며 불안감이 몰려온다. 그 이유는 우리가 낭떠러지에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위험에 처해 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에게는 언제라도 뛰어내릴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 p.61)

우울은 반드시 절망을 뜻하는 게 아니고, 절망 또한 꼭 우울을 뜻하지는 않는다.
(/ p.88)

절망의 주된 징후는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자아를 제거하려는 욕망이다. 대체로 이 욕망은 혼신을 다해 다른 사람이 되려는 바람의 형태를 띤다.
(/ p.91)

진지함과 성실함이란 표현은 요즘 독자들에게 찾아보기는커녕 그 가치를 인정받기도 힘들다. 물론 요즘 사람도 좋은 성격을 지닐 수 있지만, 성실함은 그다지 흔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키르케고르의 글에서는 성실함이 삶의 보편적인 목표로 인정받는 행복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부각된다. 그렇다, 행복하려면 어떤 미덕이 필요할 수 있지만 행운이란 요소도 무척 중요하다. 요컨대 적절한 시간에 적절한 곳과 적절한 가족의 품에서 적절한 재능을 갖고 태어나야 한다. 이런 모든 조건이 갖추어지면, 의미 있고 재밌는 삶을 살아갈 가능성이 배가된다. 성실함은 어떻게 해석하더라도 행복과는 같지 않아서, 행운, 즉 삶의 로또는 성실함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 p.98)

우리가 느끼는 감정과, 우리가 그 감정을 이해하는 방법은 별개의 것이다.
(/ p.105)

진정성이 버킷리스트나 자아실현과 혼동되어서는 안 된다. 예컨대 당신은 모든 잠재력을 발현해서 피카소 같은 화가가 될 수 있다. 그러나 키르케고르의 관점에서 보면, 그런 잠재력을 발현한다고 당신이 진실한 존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때 진실한 존재는 당신의 진정한 자아, 즉 신이 당신에게 의도한 자아를 뜻한다.
(/ p.147)

키르케고르는 과학이 활짝 개화되던 시대에 살았지만, 신앙을 설명되어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우리의 삶을 보이지 않는 신에게 맡겨야 하는 객관적인 이유도 제시하지 않는다. 사도 바울이 예수와 영생에 대해 스토아 철학자들에게 설교하자, 이성의 화신이던 스토아 철학자들은 바울을 비웃으며 술에 취한 것이라 생각했다고 한다. 키르케고르의 관점에서 보면, 스토아 철학자들은 바울을 비웃을 만했다. 기독교 신앙은 이성적 이해에 대한 모욕이었으니까.
(/ p.175)

어떤 사람이 무엇이 옳은지를 아는 바로 그 순간에 그것을 행하지 않는다면, 앎의 가치는 떨어진다. 그 후에는 ‘의지는 이렇게 인식된 것을 어떻게 평가하는가’라는 문제가 뒤따른다. 의지는 변증법적이고, 그 밑에는 인간의 저급한 본성이 깔려 있다. 만약 의지가 인식된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반드시 의지가 제멋대로 앞질러 가서 앎이 인식한 것과 반대되는 것을 행하는 결과가 뒤따르지는 않는다(아마도 이처럼 뚜렷이 대조되는 결과는 매우 드물 것이다). 오히려 의지는 약간의 시간이 흐르도록 허용한다. 달리 말하면, “내일 검토해보겠다”라는 중간 상태를 허용한다. 이 모든 것이 진행되는 동안, 앎은 점점 더 흐릿해지고, 저급한 본성이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안타깝게도 좋은 것은 알려지는 즉시 곧바로 행해져야 하지만 …… 저급한 본성의 힘은 모든 것을 질질 끄는 데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전개에 대한 의지의 반박은 점진적으로 약화되어 거의 공모하는 것처럼 보일 정도가 된다. 앎이 충분히 흐릿해지면, 앎과 의지는 서로를 더 잘 이해할 수 있다. 마침내 앎이 의지의 편에 서서, 의지가 원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인정하면, 앎과 의지는 완벽하게 일치하게 된다.
(/ p.219)

도덕적으로 말하면, 유혹은 저항이 가장 적은 길을 택하는 동시에 그 길이 옳은 길이라고 확신하는 것이다. 이렇게 우리가 자신의 주체감을 약화시키면, 우리의 도덕적 이해력도 조금씩 떨어진다. 키르케고르였다면 ‘변증법적’이라고 칭했을 이런 역학 관계 때문에, 우리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을 무시하듯이 내려다보며 ‘너희가 지금은 이상적인 생각으로 가득하겠지만 머잖아 알게 될 거다’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알게 된다는 것일까? 이상적 생각들을 어떻게 끊어낸다는 것일까?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되면, 당신이 발설하면 냉대를 받거나 승진에서 탈락하게 될지도 모를 진실의 폭로를 늦춤으로써 당신의 도덕적 이해를 은근히 덮어버리게 된다는 말일까? 출세 제일주의, 성공으로 보장되는 물리적 안락함과 소속감 등은 희생이 요구될 때 모르는 척해야 한다는 가장 강력한 동기 중 하나이다.
(/ p.222)

신앙을 다룬 장에서 언급했듯이, 키르케고르는 기도가 신을 바꾸지는 않지만, 기도하는 사람을 바꾸고 발전시킨다고 했다. 후회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내가 과거의 행동을 되돌리고 지울 수는 없지만, 회한으로 현재의 나를 바꿀 수 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그대의 후회를 최대한 활용하라. 그대의 슬픔을 억누르지 말고, 소중히 돌보고 보살피라. 슬픔이 독자적으로 필요불가결한 관심사가 될 때까지. 깊이 후회한다는 것은 새롭게 사는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 p.228)

키르케고르에 따르면, 다른 사람에게도 사랑하는 능력이 있다고 전제하는 이상한 의무도 사랑의 책무 중 하나이다. 달리 말하면, 사르트르와 카뮈와 니체와 달리 키르케고르는 누구나 사랑하는 기본적인 능력을 지닌다고 전제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믿었다. 우리와 취향이 비슷한 사람만이 아니라, 길에서 마주치고 싶지 않은 사람도 우리를 사랑할 수 있다는 뜻이다.
(/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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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고든 마리노(Gordon Marino)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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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미네소타주 노스필드에 있는 세인트올라프 칼리지의 철학 교수이다. 부설 기관이자 키르케고르 연구의 세계적 중심지인 홍 키르케고르 도서관의 관장이기도 하다. 1995년 세인트올라프에 부임하기 전에는 하버드대학교와 예일대학교에서 가르쳤다. 윤리학과 법학에 대한 뛰어난 연구와 집필로 리처드 J. 데이비스 윤리상을 수상했다. [우리 시대의 키르케고르 Kierkegaard in the Present Age]를 썼고, [케임브리지판 키르케고르 안내서The Cambridge Companion to Kierkegaard]를 공동으로 편집했다. [실존주의란 무엇인가Basic Writings of Existentialism]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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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57~
출생지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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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 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불어 전공자로서 영어권 학자인 촘스키를 연구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지적인 자유와 거침없는 삶을 추구하는 열린 정신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번역가 중 한 명이다.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펍헙 번역 그룹]을 설립해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존스 할아버지의 낡은 여행 가방],[공공선을 위하여: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1등의 습관],[습관의 힘],[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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