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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뢰즈의 미학(큰글자책) : 감각, 예술,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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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 : 그린비
  • 발행 : 2019년 01월 30일
  • 쪽수 : 280
  • ISBN : 9788976824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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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시력 약자를 위해 판형과 글자를 키운 큰글자책입니다.

20세기를 기어이 자신의 세기로 만들고 만 철학자 들뢰즈, 이 책 『들뢰즈의 미학』은 그의 미학에 초점을 맞춘 탁월한 안내서이다. 국내에 소개된 기존의 들뢰즈 미학 연구서들이 문학론, 회화론, 영화론 등의 개별 영역에 국한되었던 것에 반해, 이 책의 특징은 무엇보다 들뢰즈 미학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이고 입체적인 지도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이 지도는 회고적·체계적 관점에서 구성된 것이되 연대순으로 제시되며, 따라서 이 책은 들뢰즈의 사상 전반에 관한 입문서로도 활용 가능하다. 또한 시몽동의 변조 개념과 그 미학적 변용, 랑시에르의 들뢰즈 예술론 비판과 그에 대한 반론 등 최신의 연구 성과를 반영한 새로운 논점을 풍부하게 담아 깊이를 더했다. 들뢰즈에, 혹은 현대 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유효하고 또 필수적인 길잡이가 될 것이다.

출판사 서평

들뢰즈는 예술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미학자’ 들뢰즈와의 만남을 위한 포괄적이고 입체적인 지도, 혹은 입구!

들뢰즈가 생을 마감한 뒤 사반세기가 다 되어 가는 오늘날, 20세기는 들뢰즈의 세기로 기억될 것이라는 푸코의 예언은 실현되고 있는 듯하다. 들뢰즈의 사상은 철학을 넘어 정치, 사회, 문화의 각 영역으로 가쁘게 확산되고 있으며, 차이, 기호, 기계, 되기, 유목, 주름 등의 개념은 우리 시대의 사건과 사태를 포착하는 데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20세기가 그야말로 들뢰즈의 세기라면(그리고 그것이 21세기에 이토록 신속히 승인되었다면), 이는 그가 그 시대를 가장 치열하게 분석한 동시에 가장 멀리까지 넘어서고자 했기 때문일 것이다. 20세기에 발 딛고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들뢰즈에게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들뢰즈에 접근하는 여러 시선 중 주목할 만한 것으로 그의 예술론에 주목하는 방식을 꼽을 수 있다. 들뢰즈는 자신의 저작 중 3분의 1 이상에 예술과 관련된 제목을 붙였을 뿐만 아니라 자기 사상의 고비마다 예술을 그 안내자로 삼았기에, 이러한 접근은 유효하고 또 필수적이다. 미학 연구자이자 들뢰즈 연구자로서 『들뢰즈와 가타리의 무한 속도』(1권 2012, 2권 근간), 『들뢰즈, 초월론적 경험론』(2016) 등의 번역서를 통해 역량을 인정받아 온 성기현은 첫 저서 『들뢰즈의 미학: 감각, 예술, 정치』를 통해 독자들을 이러한 들뢰즈 미학의 입구로 초대한다.
국내에 소개된 기존의 들뢰즈 미학 연구서들이 문학론, 회화론, 영화론 등의 개별 영역에 국한되었던 것에 반해, 이 책의 특징은 무엇보다 들뢰즈 미학 전반을 아우르는 포괄적이고 입체적인 지도를 제공한다는 데 있다. 이 지도는 회고적·체계적 관점에서 구성된 것이되 연대순으로 제시된다(예컨대 이 책의 3, 4, 5장은 서두에 각 시기 들뢰즈 사상의 핵심적인 문제의식을 요약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들뢰즈의 미학은 물론 들뢰즈의 사상 전반에 관한 입문서로도 사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활용 가치가 높다. 또한 시몽동의 변조 개념과 그 미학적 변용, 랑시에르의 들뢰즈 예술론 비판과 그에 대한 반론 등 최신의 연구 성과를 반영한 새로운 논점을 풍부하게 담아 깊이를 더했다. 들뢰즈에, 혹은 현대 미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게 유효하고 또 필수적인 길잡이가 될 것이다.

작가론/작품론을 넘어, 그리고 문학론/회화론/영화론을 넘어!

들뢰즈의 사상은 이질적인 것들 간의 ‘만남’을 중요시할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그런 만남의 소산이기도 하다. 이 점은 흄, 베르그손, 칸트, 니체, 스피노자 등을 아우르는 그의 철학사 연구에서는 물론, 『안티 오이디푸스』 등 기념비적 저작을 남긴 과타리와의 공동 작업에서도 확인된다. 그러나 들뢰즈 사상 전체를 가로지르는 가장 중요한 만남의 대상을 하나만 꼽자면, 그것은 단연 ‘예술’일 것이다. 그의 예술 관련 논의는 문학론(『프루스트와 기호들』), 회화론(『프랜시스 베이컨. 감각의 논리』), 영화론(2권의 『시네마』) 등을 아우르는 것으로서, 그의 사상이 전개되는 과정 내내 핏줄처럼 깊고 넓게 퍼져 있다.
문제는 개별 예술론에 대한 연구만으로는 미학자 들뢰즈의 초상을 제대로 그려 내기 어렵다는 데 있다. 들뢰즈는 자신이 ‘만난’ 대상을 주로 사례 연구의 형태로 다루는데, 이는 곧 그의 문학론이나 회화론이 문학 일반론이나 회화 일반론이라기보다는 ‘작품론’이나 ‘작가론’에 가깝다는 뜻이다. 따라서 이러한 개별 예술론들의 기저에 흐르는 미학적 문제의식 자체를 포착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프루스트나 베이컨에 대한 들뢰즈의 이런저런 언급들을 되풀이할 뿐 ‘들뢰즈의 미학’에는 결코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미학자 들뢰즈의 초상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국내외의 연구 성과들을 아우르면서 다음과 같은 이중의 작업을 시도한다. 한편으로는 들뢰즈 사상의 전개 과정을 연대순으로 따라가면서 미학적 문제의식의 생성과 변화를 추적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말년의 대작인 『철학이란 무엇인가?』에 비추어 각 시기의 미학적 문제의식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저자는 들뢰즈의 미학이 ‘근대 미학을 통한 근대 미학의 전복’이라는 역설적인 과제로 수렴되고 있음을 발견해 낸다.

근대 미학을 통한 근대 미학의 전복을 향하여!

주지하다시피, 근대 미학은 이성과 논리에 비해 폄하되어 왔던 감성과 감각을 재평가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칸트는 감각을 객관적 측면과 주관적 측면으로 나누어 전자를 학문과 인식(『순수이성비판』의 감성론)에, 후자를 예술과 감정(『판단력비판』의 미론과 예술론)에 각각 결부시켰다. 저자에 따르면, 들뢰즈 미학의 목표는 바로 이러한 ‘근대 미학의 이중성’을 넘어서는 데 있으며, 이는 무엇보다 새로운 감각 개념(발생론적 지각과 행동학적 정서)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리고 이 새로운 감각 개념은 그것을 근거 짓는 감성 개념(감성의 수동적 종합), 그에 부응하는 예술 개념(발생론적 지각과 행동학적 정서의 구성), 그로부터 귀결되는 윤리 및 정치 개념(심판의 도덕에 맞서는 실험의 윤리)으로 이어진다.
따라서 이 책은 들뢰즈의 감각 개념을 중심으로 감성(2장), 지각(3장), 정서(4장), 예술(5장) 등 들뢰즈 미학의 핵심 개념을 차례대로 검토한다. 이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다음 두 가지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로는 들뢰즈가 스피노자(정서), 라이프니츠(지각), 칸트(초월론) 등의 근대 철학자들에게로 거슬러 올라가 그들의 문제의식을 이어받고 있다는 것, 그리고 둘째로는 들뢰즈가 마르셀 프루스트(감성과 기호), 프랜시스 베이컨(감각과 힘), 버지니아 울프(지각과 이것임) 등 예술가들의 인도 아래서 앞서의 문제의식을 자신만의 것으로 가다듬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검토를 거쳐 이 책에서 저자가 답하려는 것은 궁극적으로 다음과 같은 물음들이다. 들뢰즈는 미학사 속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가? 들뢰즈에게 감각, 예술, 정치는 각각 무엇이며, 서로 어떤 관계를 맺는가? 들뢰즈의 미학은 동시대의 다른 미학들, 이를테면 랑시에르나 리오타르의 미학과 어떻게 구별되는가? 들뢰즈는 예술에 대한 우리의 관점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이 질문들에 대한 답이 궁금하다면, 들뢰즈 미학을 향해 저자가 열어 주는 이 문으로 한발 들어서기를 권한다. 그리고 그것은 ‘들뢰즈의 세기’의 다음 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지각과 정서의 확장”이라는 귀한 선물을 가져다줄 것이다.

목차

서문

1장 개괄 ─ 들뢰즈의 감각론
왜 감각론인가? | 들뢰즈 감각론의 과제 | 이 책의 목표, 구성, 방법론

2장 들뢰즈 감각론의 이론적 토대
칸트 미학에 대한 발생론적 독해 | 칸트 감성론에서 들뢰즈 감각론으로

3장 발생론적 지각론
들뢰즈 감각론의 첫 번째 시기 | 초월론적 감성론 | 의식적 지각 발생의 구조와 논리 | 발생론적 탐구의 미학적 귀결: 기호, 감성의 초월적 실행

4장 행동학적 정서론
들뢰즈 감각론의 두 번째 시기 | 들뢰즈 신체론의 문제의식 | 스피노자 신체론에 대한 들뢰즈의 해석 | 신체행동학: 신체의 합성과 변용에 대한 탐구 | 행동학적 탐구의 미학적 귀결: 되기, 행동학적 윤리

5장 예술작품의 존재론
들뢰즈 감각론의 세 번째 시기 | 의견 대 감각 | 감각존재로서의 예술작품 | 예술론적 탐구의 미학적 귀결: 형상, 감각의 실험기록/실험장치

결론

참고문헌 |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들뢰즈는 우리가 매 순간 자신의 삶 전체를 반복하고 있다고 말한다. 운명이란 신이 결정해 둔 비극적인 최후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살아온 모든 순간들의 총체로서의 나’를 쉽게 벗어날 수는 없다는 사실을 가리킨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러한 운명은 결정론이 아니라 어떤 자유를 함축한다. 그것은 반복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자유가 아니라(이는 불가능하다) 반복의 수준을 선택하는 자유다. 다가올 한순간, 내 삶을 어떤 수준에서 반복할 것인가? 다시 말해, 어떻게 이러저러한 실패와 절망의 순간들이 아니라 그런 순간들 하나하나로 그려 온 내 삶의 거대한 화살표 자체를 반복할 것인가? 이 길 위에서, 반복이 언젠가는 눈부신 창조가 될 것을 믿는다. (7쪽)

왜 근대 미학은 감각에 대한 탐구를 표상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다시 말해 왜 표상을 낳는 감각 자체가 아니라 이미 표상된 감각을 연구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이는 근대 미학이 표상 아래에서 의식적 지각의 발생적 요소를 파악할 수 있는 개념적 수단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근대 미학은 그런 개념적 수단을 갖고 있었지만, 그것을 적절히 활용하지 못했다. 그 예가 바로 라이프니츠의 미세 지각과 칸트의 강도다. 이 두 개념을 통해 들뢰즈는 근대 미학의 두 중심축에 해당하는 상이한 두 전통, 즉 라이프니츠-볼프 미학과 칸트 미학을 잠재성-현실성의 일관된 논리 속에 종합한다. (101쪽)

유명한 마들렌 과자의 사례를 떠올려 보자. 마들렌이 녹아든 홍차한 모금(감각적 기호)은 몸속에 ‘특별한 일’, ‘이유를 알 수 없는 감미로운 기쁨’을 가져다준다. 일시적으로나마 필멸이라는 인간의 운명마저 뛰어넘는 이 기쁨은 감성에다 그 기호를 포착하고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압력을 가한다. 그 압력에 이끌려(따라서 비자발적으로) 이제는 기억이 그 기쁨의 원천을 찾아 과거를 탐색한다. 이때 초월적 실행에 도달한 기억은 자발적인 방식으로는 가닿을 수 없었던 과거의 진실(콩브레)에 도달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자발적 기억과 비자발적 기억이 서로 다른 능력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동일한 능력의 서로 다른 실행”을 가리킨다는 사실이다. 한편으로, 자발적 기억은 “과거를 직접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현재를 가지고 과거를 재구성”한다. (125~126쪽)

영화는 어떻게 인간적 지각을 뛰어넘어 보다 유동적인 지각에 도달할 수 있는가? 영화는 어떻게 인간적 정서를 뛰어넘어 사물의 정서에, 더 나아가 ‘사건으로서의 정서’에 도달할 수 있는가? 특히 후자의 물음은 『철학이란 무엇인가』의 다음 물음으로 직접 이어진다. 예술작품은 어떻게 지각과 정서를 그것들의 창조자인 예술가로부터 분리시켜 그 자체로 보존할 수 있는가? 앞당겨 말하자면, 이는 예술가가 지각과 정서를 ‘사건으로서’ 창조할 수 있기 때문이며, 또 예술작품이 그것들을 ‘가능성의 방식으로’ 보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답변은 지각과 정서가 신체적 변용의 구성요소에서 한발 더 나아가 이제 예술작품의 존재론적 구성요소로 다루어지고 있음을 보여 준다. (176~177쪽)

우리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들뢰즈의 미학은 존재하는가’라는 랑시에르의 물음에 대한 답변, 그것이 ‘어떤 의미에서 존재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발견한다. 즉 들뢰즈의 미학은 감각 발생에 대한 학문으로서 감성론으로 존재한다. 하지만 예술작품이 예술가 개인의 주관적 감각을 넘어 감각 발생의 구조 자체에 도달하는 한에서, 그리고 그 구조로부터 야기되는 독특한 발생을 포착하는 한에서, 이러한 실험을 다루는 예술론은 곧 감성론이 된다. 요컨대, 들뢰즈의 미학은 (그것이 감각론인 한에서) 감성론이자 예술론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243~24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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