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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가는 미술관 - 유혹하는 한국 미술가들 : 도슨트와 함께 떠나는 한국 현대미술 작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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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김재희
  • 출판사 : 벗나래
  • 발행 : 2019년 01월 25일
  • 쪽수 : 27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7763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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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도슨트의 해설로 만나는 한국 현대미술 100년 대표 작가전!
    미술관에서 해설을 듣듯 재미있고 유익한 미술 해설서!


    도슨트가 소개하는 한국 현대미술을 빛낸 위대한 작가들

    이 책의 저자는 도슨트다. 도슨트는 미술관에서 작품과 감상자 ‘사이’에 서서 작품을 설명하는 사람을 말한다. 이 책의 저자는 국립현대미술관에서 도슨트가 되었다. 저자는 초반에는 외국 작품에 대한 전시 설명을 주로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것 같은 외국 작품보다 자신과 닮은 우리나라 작가들의 작품에 빠져들어 진하게 감동하고 자연스럽게 공감하게 되었다.
    그렇게 한국 미술을 가까이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대에 따라 변하는 흐름이 보였다. 그래서 우리나라 근·현대미술 100년의 계보를 정리하기로 마음먹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배경이다. 물론 저자가 작가와 작품을 바라보는 지점이 미술평론가나 미술사학자들과는 다를 수도 있겠지만, 그것이 오히려 새로운 관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 현대사와 궤를 같이 한 한국 현대미술의 발자취

    저자가 이 책을 쓸 수 있었던 동력은 우리 삶이 현대 미술작품에 녹아 있다는 믿음에 있었다. 이 책은 서양 미술이 막 들어온 일제강점기 무렵에 태어나 지금은 작고한 선구 작가들에서 시작해 현재까지도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현대 작가들로 마무리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도슨트와 함께 전시실을 둘러보는 형식으로 여덟 가지 시선으로 나누어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작품 안에 녹아 있는 작가들의 지독한 열정과 작품 밖에 있는 작가들의 하릴없이 어려운 삶을 공감의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매몰되지 않고 살아내는 삶의 지혜를 꼼꼼하게 지적해 반면교사를 제공하고 있다.
    ‘자식은 부모를 닮지 않고 시대를 닮는다’는 말이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예술가의 자식같은 작품들은 그 시대를 많이 닮아 있다. 저자는 거리를 둔 시선으로, 작품이 제작되었던 시대의 문화를 살펴보며 작품이 탄생한 상황과 그것이 현재의 문화와 사슬처럼 연결된 폭넓은 글을 쓰고자 했다. 하지만 때때로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여 미술작품이 결코 우리 삶과 동떨어진 것이 아님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미술 대표작가 24인으로 이루어진 작은 미술관으로의 초대

    이 책의 각 전시실에 걸려 있는 선구 작가들은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미술가들이다. 또한 그 뒤를 잇는 작가들도 명실상부하게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이다. 이 책은 총 스물네 명의 현대미술 작가들로 이루어진 작은 ‘미술관’이라고 할 수 있다. 미술관을 굳이 가지 않아도, 아무것도 모르고 미술관을 방문한 것처럼 도슨트의 해설을 듣는 것과 같이 작가와 그들의 작품을 세밀하게 설명해주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쓴 목적과 감회를 이렇게 설명한다.

    “작품이 작품을 감상하는 사람의 마음을 울리면 작품이 말을 걸어오는 것처럼 느껴진다. 때로는 마치 마음이 맞는 벗과 마주 앉아 ‘그랬구나!’ 하며 이야기를 나눌 때처럼 안온한 기운이 감돈다. 때로는 촌철살인처럼 일침을 가하며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돌이켜 보게 한다. 나는 미술을 통해 겪은 경험을 독자들과 나누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을 잡은 독자가 작품과 만나 가슴 떨리는 순간을 접하고 그 순간을 매개로 비밀의 문이 열려 다채롭고 재미있는 세상을 만나길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기대한다.”

    아직까지도 우리 사회는 미술 작품을 향유하는 데 익숙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지금 시대와 가장 근접한 현대 미술 작가와 작품은 이해하기 용이할 뿐만 아니라 흥미를 가지고 다가가기에도 좋을 것이다.

    추천사

    미술관 해설사인 도슨트의 목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작품의 깊이와 넓이를 더해주는 즐거움이 있다. 이 책은 도슨트인 저자의 생생한 목소리로 쉽고 부담 없이 미술 작가와 작품을 만나는 놀라움을 선물한다. 게다가 서양 미술에만 열광했던 우리에게도 이토록 눈부신 작가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 최열 / 미술평론가

    예술을 논하고 작가를 탐하며 작품을 음미하는 것이 먼 나라 이야기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 모두는 인생이라는 하나의 예술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작가들은 예술 작품을 남겨놓았지만, 삶 자체도 하나의 예술이었다. 이 책을 통해 그것을 읽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다.
    이은수 / 국립현대미술관 주무관

    기대하지 않은 곳에서 우연히 마주한 미술 작품은 반갑기 그지없다. 이 책은 늘 우리 곁에 있었던 한국 현대미술과 작가를 반갑게 만나도록 해준다. 특히 미술이 알쏭달쏭한 우리 청소년들에게 미술 작품을 통해 시야와 생각을 키워주고, 세상과 소통하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
    - 신주은 / 선유고등학교 수석교사, 삼성미술관 Leeum 도슨트

    겨울나무는 스스로 수액을 끊어 다가올 미래를 준비한다. 어쩌면 우리도 나무의 ‘윤회’적 삶처럼 스스로 찌꺼기를 털어버리고 정화하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저자는 힘든 시기에 작가의 인생과 시대상, 그리고 작품의 ‘생각’을 이해하면서 자신의 싱싱한 꽃잎을 다시 피울 수 있었다. 파이팅! 파이팅! 파이팅!
    - 전욱 / 한림대학교한강성심병원 병원장

    과거에 저자와 협성문화재단 ‘뉴북 프로젝트’의 첫 해 선정작으로 만나 책을 만들면서 내내 행복했다. 새로 야심차게 출간한 이 책을 읽다 보니 작은 미술관에서 저자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으면서 서 있는 듯하다. 어느 날 미술관에 들러 저자의 전시 해설을 직접 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 정선희 / 협성문화재단 차장

    우리는 서양 미술과 작가, 작품에는 감탄하면서도 정작 우리의 역사와 사회, 예술적 감성을 안고 씨름한 한국 미술과 작가에 대해서는 무지했다. 이 책은 우리 미술의 광맥을 찾아 쉽게 알려주는 친절하고 섬세한 책이다. 작가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기쁜 마음으로 이 책을 추천한다 .
    - 김학철 / 연세대학교 학부대학 교수

    이 책에는 색다른 향기가 난다. 이 책은 단순히 지식을 전하는 것이 아니라 체험을 전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도슨트로 일했다. 이 책에는 저자가 경험한 작가와 작품, 그리고 관객의 이야기가 재미있게 담겨 있다.
    - 김동일 / 대구가톨릭대 교수

    목차

    여는 말: 우리의 삶이 녹아 있는 한국의 미술 작품

    1 전시실 / 대중매체를 소재나 주제로 한
    안석주(1901~1950): 시대 변화의 패러다임을 담아낸 만문만화가
    이동기(1967~): 아무것도 창조하지 않겠다는 역발상의 예술가
    정연두(1969~): 협업과 소통에 기반한 아이디어 창조자

    2 전시실 / 마음 깊은 곳에 담겨 있는 미를 추구한
    김환기(1913~1974): 인생과 예술에서 주인이 된 정체성의 화신
    이우환(1936~): 여백의 미학을 살린 공간 구성의 천재
    오병욱(1959~): 절망 속에서 싹을 틔운 희망의 색채

    3 전시실 / 보고 싶지는 않지만 항상 거기에 있는 민족분단과 관련된
    이쾌대(1913~1965): 극한의 고난 속에서도 미술 세계를 지속한 거장
    조양규(1928~?): 노동 현실을 담은 깊은 울림의 소리
    노순택(1971~): 한반도의 분단과 불안의 근원을 쫓는 추적자

    4 전시실 / 도시의 소외된 사람에 시선을 둔
    박수근(1914~1965): 작품으로 시대를 조용히 이긴 사람
    서용선(1951~): 현실의 트라우마와 문제의식의 재구성
    최호철(1965~): 일상을 그림으로 풀어낸 우리 시대의 풍경

    5 전시실 / 현실과 꿈이 치밀하게 직조된
    이중섭(1916~1956): 정직한 화공을 꿈꾸었던 한국의 국민화가
    최욱경(1940~1985): 고독을 강렬하게 표현한 색채의 추상성
    박현기(1942~2000): 실제와 가상이 구분되지 않는 시뮬라크르의 세계

    6 전시실 / 리얼리티, 극사실로 오히려 판타지를 보여주는
    손응성(1916~1978): 독자적 화풍을 확립한 한국 사실주의의 선구자
    한운성(1946~): 사실적 묘사로 나타낸 동시대의 리얼리즘
    이광호(1967~): 내가 나를 보는 방식으로 세상이 나를 보는 시선

    7 전시실 / 한국적 특징, 전통적인 것들을 되돌아보게 하는
    장욱진(1917~1990): 특징적 스타일을 만들어낸 단순한 표현
    박이소(1957~2004): 불협화음으로 가득 찬 세상을 향한 썰렁한 농담
    손동현(1980~): 문화를 끊임없이 이어지는 변형의 사슬로 본 통찰력

    8 전시실 / 비디오, 설치, 미디어 작품들로 아방가르드한
    백남준(1932~2006): 재미와 예술의 결합, 그 끝없는 추구
    최정화(1961~): 잡것과 날것들이 오롯이 살아 숨 쉬는 뮤지엄
    이불(1964~): 직설보다 강력한 아이러니의 힘

    · 책 속의 책
    1. 도슨트란?
    2. 도슨트 되기
    3. 활동 도슨트 되기
    · 닫는 말과 감사 글
    · 참고 자료

    본문중에서

    드라마나 영화를 찍을 때에는 보통 다양한 각도에서 여러 대의 카메라로 촬영을 하여 편집한다.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관객이 실제 촬영 장소에 있는 조명 감독이나 스텝의 모습, 소도구들을 볼 수 없다. 정연두는 카메라 한 대로 이 모든 것을 보여주었다.
    드라마나 영화를 지동설에 비유하면 「다큐먼터리 노스탤지어」는 천동설에 비유할 수 있다. 인물의 정면을 찍고 옆모습을 찍을 때 사람이 움직이는 게 아니라 배경이 스텝의 움직임에 따라 바뀌는 모습을 관객이 낱낱이 보게 하는 작품이다. 이는 영화에 대한 도전이다. 이은결이 마술의 트릭을 보여주어 우리를 더 즐겁게 해준 것처럼 정연두는 영화 촬영장의 트릭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는 이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정연두는 1990년대 초 대학 시절에 백두대간을 등산하며 보았던 기억을 생각하며 「다큐먼터리 노스탤지어」를 만들었다. 기억의 장소들은 이미 골프장이나 도로에 밀려 없어졌으니 가고 싶어도 갈 수 없는 곳이 되어 버렸다. 이 작품은 영화라는 메커니즘을 통해 풍경을 배경으로 작가의 기억을 재구성한 84분짜리 무성필름이다. 편집 없이 한 번의 롱 테이크로 촬영했으며, 여섯 개의 주제에 맞춰 순서대로 무대가 변형되는데, 오 십 명이 넘는 출연진과 연출진,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함께했다.
    ('협업과 소통에 기반한 아이디어 창조자_정연두' 중에서)

    노순택은 ‘2014년 올해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올해의 작가상은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역량 있는 작가들을 전시하고 후원함으로써 한국 미술 문화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마련한 작가 후원 제도다. 노순택의 수상 소식을 들은 한 나이 지긋한 관객이 분단 문제를 다룬 작가가 국립미술관에서 상을 수상하다니 우리나라도 많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하셨다.
    2015년 여름 우리는 한반도가 준전시 상태였던 것을 기억한다. 8월 20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지뢰가 폭발해 남한 군인들이 부상을 당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남측은 이 비정상적인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 한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 방송을 계속하겠다고 선포했다. 그것이 북측의 포격으로 이어지고, 결국 우리 측은 준전시 사태를 선포하여 한반도는 순식간에 전쟁 공포에 시달렸다.
    그렇게 마음을 졸일 때쯤 곧 전쟁이 일어날 것처럼 으르렁거리던 남과 북이 극적으로 타결했다. 돌아오는 추석에는 남과 북이 흩어진 가족과 친척의 상봉을 진행하기로 했고,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 교류를 활성화하기로 했다는 뉴스가 들렸다. 북측은 준전시 상태를 해제하기로 했다.
    『100년을 살아보니』를 펴낸 철학자 김형석은 우리 민족성 가운데 시급하게 고쳐야 할 단점으로 흑백논리를 꼽았다. 김형석은 우리 100년의 역사를 증언할 수 있는 시대의 어른이다.
    ('한반도의 분단과 불안의 근원을 쫓는 추적자_노순택' 중에서)

    「와우산」은 새가 높은 하늘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것처럼 전체를 한눈으로 관찰하듯 디테일이 살아 있는 그림이다. 마치 우리 머릿속에 있는 여러 장면을 한 장의 도화지에 그린 장면 같다. 대상마다 시점의 높이를 달리하며 재미있게 표현한 그림으로 최호철의 대표작 중 하나다. 최호철은 어릴 때부터 서울 홍익대학교 뒤편에 있는 와우산의 아랫동네에서 살았다.
    와우산은 1969년 겨울에 완공되었지만 1970년 봄에 붕괴되어 대한민국 주거 역사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기억되는 와우아파트로 유명하다. 나는 당시 최호철이 다섯 살 무렵이었을 텐데 와우아파트가 붕괴되는 장면을 실제로 보았는지 궁금했다. 그러다 최호철이 다섯 살 때에는 와우산 밑에서 살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을 정리했다.
    와우아파트는 정해진 기간 안에 아파트를 뚝딱 지어내야 하는 상황에서 초날림으로 지어졌다. 이러한 탓에 와우아파트의 기둥은 부토 위에 세워졌다. 겨울에는 땅이 얼어 있어 겨우 버티다 봄철이 되자 땅이 녹으면서 결국 기둥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완공 4개월 만에 무너져내리고 말았다. 이곳은 1991년 이후 와우공원으로 변모해 시민들의 휴식처가 되었다.
    최호철의 「와우산」에는 와우아파트가 전부 철거되고 녹지로 전환된 이후의 모습이 보인다. 홍익대학교 교정에는 ROTC가 훈련하고 있고 바로 뒤편으로 보이는 와우산의 녹지 사이로 시민들이 계단을 오르내리고 있다. 최호철은 주변 건물들에 가려 잘 보이지도 않는 동네의 작은 산일 뿐인 와우산을 어린 시절 마음속에 있던 덩치로 그려내고 싶었다고 한다.
    ('일상을 그림으로 풀어낸 우리 시대의 풍경_최호철' 중에서)

    손동현은 어렸을 때부터 보아온 할리우드 캐릭터들이 이 시대 사람들에게는 역사 속 왕의 권력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고 생각했다. 그는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지만 마치 존재하는 것처럼 여겨지던 대상이나 이 시대의 영웅으로 추앙했던 ‘팝 아이콘’을 동양화의 화풍으로 옮긴 일련의 작업을 이어갔다. 그는 슈퍼맨, 배트맨, 007 시리즈의 악당들, 슈렉, 톰과 제리를 비롯해 수없이 많은 캐릭터를 작업의 주인공으로 사용했다. 형식은 전통적인 동양화 그대로 가되 인물은 우리 시대의 인물로 그려냈다.
    대중적 소재인 디즈니의 캐릭터나 영화 속 주인공은 디즈니 만화와 할리우드 영화를 보고 자란 세대가 의식하는 영웅이다. 1980년 이후 국내에는 외국 브랜드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브랜드들은 당시 젊은이들에게는 희망이자 잡고 싶은 꿈이었다. 그는 1990년대에는 그것이 우리의 삶에 녹아 일부가 되어버린 현상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문화를 끊임없이 이어지는 변형의 사슬로 본 통찰력_손동현' 중에서)

    이불은 아이러니가 가진 효과와 힘이 직설적인 것이 주는 힘보다 더 크다고 생각한다. 어떤 대상을 칠 때 주먹을 쥐고 정면에서 치는 것보다 뒤로 돌아 교묘한 방법으로 치는 것이 훨씬 설득력 있고 재미있다. 이불은 바로 이런 것이 현실적이라고 생각한다. 실제 현실이 바로 그러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고, 가진 자들이 지배 이데올로기를 유지하는 방법도 그러한 방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녀는 그런 현상을 만드는 본질을 아이러니한 작품으로 보여준다.
    그는 2개월이 넘는 전시 기간 동안 생선 썩는 냄새와 벌레가 들끓는 것이 예상되었기에 마일라백에 과망가즈니산칼륨을 함께 넣어 부패 속도를 늦출 수 있게 조치했다. 또한 사방이 유리로 된 특수 냉장고를 맞추어서 넣기로 했다. 이불에게는 작품에서 냄새가 나는 것이 대단히 중요했기 때문에 생선 썩는 냄새 대신 향수를 뿌리는 기계를 설치하고 싶다고 뉴욕 현대미술관에 제안했다. 향수는 이름과 냄새가 어떤 식으로든 동양적인 것과 관계된 것이어야 한다는 조건도 내세웠다. 결국 냉장고에 향수까지 동원해 냄새를 방지하고자 했던 계획은 실패했다. 이불의 작품은 전시장에서는 미술에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는 시각이 상대적으로 미미했던 후각에 압도당하는 현재 진행형 바니타스미술(Vanitas Art)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결국 시각 미디엄인 사진으로만 남게 될 운명에 처해 있다.
    이불이 처음으로 시퀸 장식의 물고기를 사용한 것은 1991년이었다. 이후 1993년에 덕원갤러리에서 열린 〈성형의 봄〉 전시에서 다시 보였으며, 지금까지도 전시장에 자주 재맥락화되어 등장하고 있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성형은 성형수술을 풍자하는 것이 아닌 조각을 의미한다. 비록 작품은 예정보다 일찍 철거되었지만 이불의 「장엄한 광채」는 잊히지 않는 냄새와 함께 국제 미술계에 각인되었다.
    ('직설보다 강력한 아이러니의 힘_이불'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덕성여대 의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에서 미술학을 전공했다. 국내에 도슨트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시절, 스스로 미술관을 찾아가 백남준 1주기 추모전인 <부퍼탈의 추억>전에서 영어 도슨트로 활동의 첫발을 내딛었다. 이후 국립현대미술관 등에서 다양한 주제로 도슨트 활동을 하면서 대중에게 미술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데 애썼고, 그 공로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특히 외국 관람객들에게 해설을 하면서 우리 작품을 새로운 눈으로 보는 기회를 얻게 되어 국내 작가들에 대한 애착이 깊어졌다. ‘자식은 부모를 닮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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