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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김기반 선생이 미술 이론서 [김기반의 드로잉 세계]를 오늘의문학사에서 발간하였습니다. 16절 크기의 도서는 296쪽에 이르며, 각각의 드로잉 기법과 발상에 따라 다양한 작품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드로잉과 연계되는 시를 지어 문학과 미술의 콜라보를 이루고 있습니다.

김기반 화백은 정통 서양화와 한국화를 전공하였으나, 내면과 심리적 측면을 중시한 서양화, 한국화, 스케치, 드로잉, 판화, 설치미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실험을 하는 분입니다. 이 책에는 드로잉의 다양한 시도를 통하여 미술 전공자는 물론 미술에 입문하려는 사람들에게도 귀한 자료가 되리라 믿습니다.

김기반 화가는 ‘나의 작품세계’(Art world of KIM KIBAN)에서 <나의 예술은 생활 속에 있으며, 그것이 정신적 신앙으로까지 의식화 되었고 그 일들을 일기를 쓰듯 작업을 해 간다. 그리고 이 예술행위와 작품표현의식의 구조를 보면, 인간 내면에 잠재 되어있는 인식 그리고 그 사이의 불협화음으로 오는 갈등과 깨달음, 인간과 신과 자연의 질서와 변화 과정의 통찰을 통해 자아를 형성하고 있는 정신적 세계를 표출하기 위한 탐구과정이다.>(My art is in life, and it has become deeply rooted in consciousness to spiritual faith. And I do things like write a diary. And these artistic activities are inquiry processes for expressing the spirit world forming the self. I have combined many ways to express art through the process of inquiry into man, God, and nature. The reason why I participated in this print residency course is included in the intention. My art world is a choice not to stay in one place, but to make a change in the way that draws my consciousness and the situation suitable for the motive, expression method and materials of the work.)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조영동 교수는 김기반 화가의 그림을 이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김기반 작품 세계는 하나하나마다가 생활체험의 독특한 발상을 근거로 모든 감정이 표현주제를 향하여 용광로처럼 들끓어 터져 나와 울려 퍼진다. 그가 받아들이는 광선은 그 가슴속에 굴절되고, 진동되고, 용해되어 짙은 상징의 세계로 승화된다. 대상은 이미 그 만의 생명이 투입되고, 분해되어 속속 들이 변신, 의인화 되어 신비하리 만큼 상상의 세계로 조형적 잉태를 하여 새 생명을 연출한다.’>
김기반은 <나의 예술 혼이 어디에서 왔을까?>라는 자문(自問)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자답(自答)합니다. <선조를 올라가 보면 호를 대면 모든 사람이 알 수 있는 명필가와 부친의 피를 물려받은 것 같다. 그래서인지 유년 시절 등굣길에 큰 기와집 담장을 지나가게 되는데, 어린 마음으로 까마득한 높이에 긴 담장으로 기억된다. 그 담장 때문에 늘 지각을 해 선생님으로부터 꾸중을 듣곤 했었다. 그 담장 벽돌장 하나하나마다 신기한 그림들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에 그 무늬에 정신이 팔려 시간 가는 줄을 몰랐던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그 벽돌이 재련소 용광로 용해물로 만든 벽돌이었던 것이다 사각틀 안에 광석 용해물을 부으면 공기와 만나 식으면서 회호리치는 선과 기포로 신기한 무늬가 새겨졌던 것이다. 나의 작품에서 꿈틀이는 곡선이 많이 등장하는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린시절 그 선들이 머리속에 각인되어 작업할 때마다 표출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When I climb up ancestry, it seems to have inherited the blood of my father who writes well. So, when I was young, I passed through a big tile house fence, which is remembered as a very high and long fence when seen with young eyes. Because of the fence, I would always be scolded late by my teacher. Each wall of the fence was decorated with magical paintings, so I was not aware of the time passed. Later, I knew that the brick was ade from the melting pot of the smelting furnace. When the ore solution was poured into the frame, it met with the air, and the curious lines and bubbles were engraved with a strange pattern. There are a lot of curves in my works. I think that the lines that I saw in my childhood are engraved in my head and appear every time I work.)

이 은혜로움에 - 생성

‘김기반의 드로잉 세계’를 펴내며

회상의 길목
판화를 위한 에스키스
유기적 우주
병상 일지
풍경스케치
조형물들의 반란 - 꿈을 펼치다.

김기반 작품세계

대전예술 인터뷰 자료

[서문]
이 드로잉집은 책을 통한 감상 자료와 교육적 목적을 두고 발간한 것이라기보다는 그 동안 틈틈이 그려온 여러 가지 밑그림이나 스케치 등을 종합한 것이다. 체계를 세워서 편집한 것이 아니라 개인 기록의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작품 캡션도 간단하게 달았으며, 주제나 내용이 바뀔 때 전체를 통틀어 작품이 나오기까지의 과정과 배경을 설명하는 것으로 그쳤다.

여기에 수록한 작품들은 풍경 스케치, 조형물을 위한 구상도, 에스키스, 누드크로키 그리고 기분을 전환하기 위하여 가볍게 그린 단색 작품들로 구성했으며, 밑그림을 토대로 한 유화와 판화 작품을 몇 점 같이 올려 사실성을 높이려고 노력했다. 지면 관계상 더 많이 수록하지 못한 점, 시간과 여러 가지 여건상 작품사진을 실내에서 내가 직접 촬영해 어설프며, 한지 등에 그린 그림을 배접하지 않고 찍어 구겨진 모습 그대로 올리게 되어 책임감이 크고 아쉬우나, 생생한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 위로도 된다.

나는 시각적인 작가라기보다는 촉각적인 작가로서, 사실성에 충실하기보다는 감성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한다. 그래서 여기에 담긴 작품들은 시각적 작품들이 많아 그런 의미로 바라본다면 걸릴 게 많을 것이다.

풍경 스케치는 대전지역과 국내외 여행 중에 그린 것들이 대부분이고 그 외 심상표현은 대부분 밑그림 없이 캔버스에 직접 그리나, 화선지에 붓으로 간단한 색상을 넣어 그린 것과 켄트지에 연필로 스케치한 것을 올렸으며, 구상도에는 조소와 조형물의 입체 설계도를 수록했다. 병상일지는 병원 입원 중에 스케치한 것들이며, 여인들의 그림은 붓에 먹물이나 수채물감을 찍어 순간에 그린 그림들이고, 누드크로키는 특정한 장소에서 모델을 보고 그린 것이다. '숲의 향연'은 느낌에서 오는 절제된 이미지로 붓 가는 대로 자유 분방하게 그린 그림들을 모았다.

그 외 대전예술지에 나온 인터뷰 내용과 국제판화레지던시 때 발표한 프레젠테이션 자료를 올린 것은 나의 예술관을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램에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