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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한 역사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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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우일문
  • 출판사 : 유리창
  • 발행 : 2019년 01월 10일
  • 쪽수 : 35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7918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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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1950년, 18세 경기상고 1학년이던 책의 주인공 아버지는 그해 8월 2일 인민의용군으로 차출됐고 6개월 뒤 미군 포로가 돼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1년 5개월간의 지옥을 견딘 뒤 1952년 6월 29일 ‘민간인 억류자’로 분류돼 풀려났다. 경기상고에 복학해 졸업했지만 사회는 아버지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이칼라 은행원의 꿈을 접고 고향에 내려와 공무원 시험을 보려고 했더니 부역자 꼬리표를 떼려면 국군에 입대하라는 조언을 듣고 자원입대해 36개월을 복무하고 제대했다. 그러나 ‘사상이 불온한’ 민간인 억류자 꼬리표는 떼어지지 않아 어디에도 취직할 수 없었다.
    아버지와 가족들은 그 사실을 비밀로 해 자식들은 아버지가 왜 늘 화가 나 있는지, 왜 적성에 맞지 않는 농사를 짓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아버지 돌아가시기 한 달 전 화자인 아들은 아버지 행장을 쓰기 위해 취재를 시작했는데 비로소 한 맺힌 가족사를 알게 되었다.
    한 많은 가족사로도, 모욕과 수치의 현대사로도 읽히는 이 책은 일제와 해방, 전쟁과 서슬 푸른 반공국가를 견뎌온 모든 아버지 이야기이자 그 아들의 이야기이다. 시시한 사람의 특별한생애사이다.

    출판사 서평

    한국전쟁이 잉태한 비극 꿈꾸던 소년의 삶은 무너졌다.

    전쟁에서 비롯된 슬픔
    고등학교 1학년 18세 소년은 형을 대신해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간다. 소년의 사촌형은 개전 초기 3개월간 면서기를 지내고 부역자로 찍혀 이웃들에게 타살된다. 소년이 끌려간 6개월 뒤 형은 불발탄 만지다가 폭사한다. 총 한번 쥐어보지 못하고 도망만 다니던 의용군 소대는 미군포로가 됐고 거제도포로수용소에 수용돼 1년 5개월간 포로생활을 하고 ‘민간인 억류자’로 풀려난다. 학교에 복학해 졸업했지만 국가와 사회는 취업을 허락하지 않았고, 국가의 조언에 따라 국군에 재입대, 만기 전역했지만 부역자 꼬리표는 떼어지지 않는다. 소년은 청년이 되고 아버지가 됐지만 사회와 절연한 채 농투성이로 살아간다.

    50년대와 80년대
    책의 주인공 아버지는 50년대에 비극적인 20대를, 화자인 나는 80년대에 운동권으로 20대를 보냈다. 이 책은 50년대 아버지와 80년대 화자 이야기가 교차된다. 아버지 학창시절 얘기가 나오면 화자의 학창시절도 스케치하여 흡사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아버지는 국가의 폭력을 온몸으로 받아 안았지만 화자는 미미하나마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20대를 보냈다. 아버지의 20대는 비극이었고, 화자의 20대는 80년대의 사회상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문학과 역사 사이
    이 책은 문학이면서 동시에 한국 현대사로 읽힌다. 전체적으로는 산문이지만 소설 형식을 빌려 아버지의 ‘시시한 역사’를 썼다. 갈등, 감동은 문학적으로 섬세하게 묘사되었고, 아버지 시대, 화자 시대의 역사는 사실적으로 건조하게 기술했다.

    우 선생이나 나나 부모님의 모습을 밝힘으로써 그분들에 대한 이해를 더 깊이 하고 그분들의 가르침을 더 잘 받들려고 애써 온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분들이 겪은 시대상을 밝히는 데는 역사학자인 나보다 출판인이자 문필가인 우 선생의 실적이 더 윗길이다. ‘시시한’ 역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김기협 추천사' 중에서)

    남북의 지도자에게 요구한다.
    아버지와 같은 비극적 경험을 한 아버지들은 수없이 많다. 그러나 다들 쉬쉬하고 내색하지 않았다. 또 무슨 일을 당할지 두려웠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별세한 뒤에야 50대 중반의 아들이 비로소 “우리 아버지도 여기 이 땅에 있었다.”고 말하는 책이다.

    “아버지의 비극은 한국전쟁에서 비롯되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북한이 어린 소년을 인민의용군으로 강제 차출하지 않았다면, 남한이 꿈꾸던 청춘을 가혹하게 멸시하지 않았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남북정상이 포옹했고, 북미정상이 만났다. 더디지만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말하는 지금, 남과 북의 지도자가 전쟁과 전쟁 와중에 일어난 국가 폭력에 대해, 그 뒤에도 오래도록 억울하게 핍박받아온 국민에게 사과하기 바란다.”
    ('서문' 중에서)

    자기 이야기, 생애사
    이 책은 자서전이나 회고록 류는 아니다. “늘 화나 있었던” 이유를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야 겨우 그 사정을 듣고 그 시대와 아버지 생애를 저자의 관점에서 기록한 것이다. 국가에 버림 받고 시대와 불화한 아버지, 아버지가 왜 늘 화가 나 있었는지 알지 못한 채 그런 아버지와 불화한 아들이야기를 아들이 썼다. 부모나 자신의 이야기 즉 생애사를 쓰려는 사람에게 좋은 참고가 될 것이다.

    추천사

    <시시한 역사, 아버지>를 쓴 우일문 선생은 십여 년래 가까이 지내면서 내가 겪은 곡절을 보아 온 사람이다. 이 책을 내기까지 자기 아버님의 발자취를 더듬어 새로운 모습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내 경험도 다소 참고가 되었으리라고 짐작한다(원고를 보여주는 지금까지 그런 말은 한 마디도 없지만), 그래서 제목의 ‘시시한’이란 말이 괜히 마음에 걸리기도 한다. 내 부모님은 교수직을 지냈고 상당한 사회적 존경을 받은 분들인 반면 우 선생은 고졸 학력으로 은행원을 꿈꾸다가 농사꾼으로 세상을 마치신 아버님을 존경보다는 (그것도 없지는 않지만) 사랑과 연민의 대상으로 그린 것이다.
    우 선생이나 나나 부모님의 모습을 밝힘으로써 그분들에 대한 이해를 더 깊이 하고 그분들의 가르침을 더 잘 받들려고 애써 온 것은 마찬가지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그분들이 겪은 시대상을 밝히는 데는 역사학자인 나보다 출판인이자 문필가인 우 선생의 실적이 더 윗길이다. ‘시시한’ 역사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아버님 생애에서 캐낸 편린들이 담겨 있지만, 초점은 그분이 20대 청년기를 지낸 1950년대에 놓여 있다. 그리고 우 선생 자신이 20대를 지낸 1980년대 상황이 그에 대비되어 있다. 이 책은 문학성의 기준으로도 평가를 받겠지만(스포일러: 눈물 보이기 불편한 자리에서 이 책을 꺼내 읽지 마시오), 역사학도의 눈에는 참신하고 탁월한 관점 설정으로 보인다.
    우 선생 아버님은 생존을 위해, 그리고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를 위해 꼭 드러내야 하는 것을 넘어 자기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려 한 분이었다. 장남인 우 선생에게조차 생활 속에 드러나는 모습을 넘어 “내가 이런 사람이야.” 하는 설명을 시도하지 않은 분이다. 그분의 별세를 목전에 둔 시점에서 행장을 마련해 드리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이 이 책이 나오기까지 작업의 출발점이었다. 책 끝에 붙인 행장. 그 간략한 기록 중에도 우 선생이 행장 쓸 마음을 먹고 난 뒤에 비로소 알게 된 사실이 많이 들어 있다. 그 사실들의 의미를 그 후 8년 동안 새기고 되새겨 다듬어낸 것이 이 책이다.
    - 김기협 / 역사학자. <밖에서 본 한국사>, <해방일기> 저자, <역사 앞에서> 저자 김성칠 선생 아들

    목차

    서문
    -시시한 사람의 생애가 모여 역사가 된다

    1. 더 손쓸 방법은 없습니다
    2. 사표
    3. 파주병원 장례식장 좋더라
    4. 진작 여쭤볼 걸 그랬다
    5. 당나귀 정씨가 원수?
    6. 소년 물장수
    7. 징용과 해방
    8. 전쟁이 났다
    9. 불화의 시작
    10. 위원장 동무, 큰당숙
    11. 좌익 고등학생
    12. 땅은 밭갈이하는 농부에게
    13. 네가 가라, 인민의용군
    14. 피하지 못한 소나기
    15. 목총 든 인민의용군
    16. 산산조각 난 둘째
    17. 세실극장
    18. 살아서 고향으로 가라우
    19. 자퇴연판장
    20. 소개령
    21. 곧 풀려날 희망
    22. 실패한 침묵시위
    23. 거제도 포로수용소
    24. 다녀왔습니다
    25. 양계사업자
    26. 천륜을 끊다
    27. 졸업, 좌절
    28. 사촌누나
    29. 하이칼라 은행원
    30. 저 아이는 누구예요?
    31. 외삼촌 찾기
    32. 지도휴학
    33. 선배, 도망가는 거 아닙니까?
    34. 원칙도 상식도 없는 국가
    35. 다시 사촌누나
    36. 아버지에게 명랑해지기
    37. 래전이 마음
    38. 뭐가 돼도 될 반공소년
    39. 빵에는 안 다녀오셨네
    40. 새끼작가
    41. 공장, 연재소설
    42. 어머니와 아내
    43. 창훈이 형
    44. 메이저 출판사
    45. 아버지 돌아가신다

    본문중에서

    나는 의사에게 당분간 비밀로 해줄 것을 당부했다. 아버지는 물론이고 어머니와 누나, 동생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워낙 예민한 성격이시라 아는 순간 좌절할 것을 염려해서였다. 아버지와 가족들에게는 담석을 제거하는 가벼운 수술이라고 둘러댔고 병동의 간호사를 다 찾아다니며 주의를 당부했다.
    ('더 손쓸 방법은 없습니다' 중에서)

    백부는 아예 아버지를 바라보고 말을 이었다.
    “저 형들은 보통학교도 제대로 안 다녔잖니? 모내는 일이나 나무하는 건 너보다 훨씬 낫겠지만 의용군은 군인 아니냐? 단체생활도 해보고 제식이라도 해본 네가 가서 눈치껏 생활하다가 돌아오는 게 낫지 않겠니?”
    아버지로서는 청천벽력이었을 것이다. 당신보다 훨씬 건장한 형들을 두고 당신 차례가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왜 나냐고, 형들이 나가야 할 것 아니냐고 따질 분위기도 아니었다. 열여덟 살, 고등학교 1학년 소년의 운명은 그렇게 결정되었다.
    ('네가 가라, 인민의용군' 중에서)

    중부는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휘적휘적 걸어갔다. 일행들은 불 주위에 모여 언 손을 녹이는 사이 중부가 허리 숙여 수류탄을 집어 들고 일행 쪽을 봤지만 짚가리에 가려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한겨울 추위에 중부 손이 곱았는지 수류탄이 맥없이 떨어졌고 그 순간 지축을 흔드는 굉음이 울렸다. 멧돼지 대신 중부가 산산조각 났다. 눈 깜짝할 사이 일이었다. 불 주위에 앉거나 서서 노닥거리던 청년들이 좀 떨어진 짚가리 뒤에 있어서 파편을 맞지 않은 건 다행이었다.
    ('산산조각 난 중부' 중에서)

    석 달쯤 공연했을 텐데 토요일 4시 공연마다 까까머리 고등학생이 나타나니 배우들도 기특했는지 신기했는지 막 내리면 분장도 안 지우고 내게 와 말을 걸었다.
    “학생, 배우 되고 싶은 거야?”
    “극본 쓰고 싶어요.” “작가 되면 가교로 찾아오시게. 동지.”
    배우 지망생일 카운터 지키는 누나도 얼굴이 익자 요금을 받지 않았다. 극단 가교 식구가 된 것 같은 착각에 빠질 만했다. 그해 가을 박정희가 총 맞아 죽었다.
    ('세실극장' 중에서)

    미군과 ㅤ쏼라대던 소대장이 뒤돌아 말했다.
    “니들 내게 강제로 끌려온 거 맞잖니? 딴소리 말라.”
    아버지와 의용군들 들으라고 하는 소리다. 자기를 팔라는 것이다. 틀린 얘기도 아니지만 그동안 정들어 멍청한 소리 할까봐 오금을 박아주는 것이다. 공화국으로 돌아갈 기회를 잃은 자기는 적군 포로가 되겠다는 것이고, 의용군들은 강제로 끌려온 민간인이 되라는 것이다.
    -“살아서 고향으로 가라우.” 중에서

    1981년 봄. 고3 교실 뒷문으로 머리 하나가 쑥 들어왔다. 2학년 수석 김이다. 다들 책상에 코 박고 모의고사 문제집 푸느라 정신없지만 나는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 읽다가 막 고개 들어 김과 눈이 마주쳤다. 김이 손짓해 함께 운동장 농구대 밑으로 갔다. 이 친구도 문예반.
    “작년 형들 자퇴연판장 사건도 생각나고, 지금 대학에서는 민주화 바람이 한창이래고.”
    얘기인즉슨 고등학생 운동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전교생을 조직해 시위를 벌이고 싶다는 것이다.
    ('실패한 침묵시위' 중에서)

    큰어머니는 철퍼덕 주저앉아 울부짖었다.
    “어떻게 천륜을 끊습니까? 안 됩니다. 안 돼요!”
    “이것아. 여자팔자 뒤웅박이라고 네가 서방 잘못 만난 탓인 걸 어쩌겠니. 네가 이 집 귀신 될 까닭이 뭐가 있어.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해라. 제발? 응?”
    할머니도 울고 친정오라비도 울었다. 장독대에 흐드러지게 핀 맨드라미도 붉게 울었다. 할아버지는 내다보지도 않았다.
    ('천륜을 끊다' 중에서)

    아파 누워 있는 할머니 옆에서 말동무해주는 가족은 어린 사촌누나가 유일했다. 조잘조잘 한도 없이 이야기할 수 있는 능력자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집안에 밝은 기운이 있다면 그건 오로지 사촌누나 덕이었다. 어른들은 누구도 만들어낼 수 없다. 슬픔, 아픔, 절망, 좌절 같은 걸 가슴 가득 품고 사는 어른들에게는 어림없는 일이다. 가장 어린 나이에 가장 큰 고통을 겪었음에도 그렇다.
    ('사촌누나' 중에서)

    “열사는 군사파쇼라고 했지 군부독재라고 말한 적 없습니다. 게다가 이런 감상적인 내용이라니요. 수정해서 다시 써 주세요.”
    화가 솟구쳤다. 한참 후배인 그들에게 소리쳤다.
    “개새끼들아. 친구가 죽어 눈물 흘리는 게 뭐가 문제라는 거야. 꺼져!”
    그들은 수정하지 않으면 게시할 수 없다고 검열관 노릇을 했다. 마음대로 하라고 했다. 래전이 죽음은 그들에게 투쟁이었고 내게는 눈물이었다.
    ('래전이 마음' 중에서)

    “너 그만둬라. 뭐 하던 놈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만두고 여기 오기 전에 하던 거 해.”
    너무 힘들어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이었다. 노동운동은커녕 내 한 몸 건사하지도 못한 공장생활이었다. 가까운 몇 말고는 공장생활을 알리지도 않았다. 적응한 뒤 조직과 연계해볼 생각이었지만 실패했다. 부끄러웠다.
    ('공장, 연재소설' 중에서)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10종
    판매수 3,510권

    1963년 경기도 파주 임진강가에서 태어나 숭실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글을 쓰는 한편 여러 출판사에서 인문 분야 편집자 및 기획자로 일했다. 장편소설 [은박지에 그린 사랑], [홍의장군], 어린이 역사교양서 [포도대장과 훈장 선생님], [얼쑤 흥겨운 가락, 신나는 춤], [대조영], [아주 특별한 삼총사], 창작동화 [한눈이 퉁눈이], 역사동화 [만파식적]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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