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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건축의 발견 : 일본건축은 어떻게 세계건축계의 주류가 되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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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최우용
  • 출판사 : 궁리출판사
  • 발행 : 2019년 01월 03일
  • 쪽수 : 240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58205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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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우리는 얼마나 객관적인 시선으로 일본건축을 응시하는가?
우리는 얼마나 냉철한 시선으로 그들을 통해 우리를 비춰보는가?


일본건축을 장구한 시간의 틀에서 살피는 이 책은, 지금의 우리건축을 대면케 하는 거울이다. 우리건축이 한사코 붙잡고자 애썼으나 끝내 붙잡지 못한, 그러다 어느 시점부터 그것뿐 아니라 그리했던 기억마저 망각한 우리건축의 빈 구멍을 다시 응시하게 하는 거울이다. 그리고서 뼈아프게 자문케 한다. 우리건축은 어디로부터 와서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
이 책의 저자 최우용은 단 하나 바로 그 질문을 지금 여기 소생시키기 위해, 일본건축이 발원한 지점부터 지금 여기에 이르는 긴 역사적 궤도를 개관하는데, 우리가 특히 주목해야 하는 부분은 일본 현대 건축가들이 밟아온 일종의 자아성장의 길이다.
- 이종건 / 건축평론가

관계 맺기에 집중하며 인간 삶의 깊이를 느끼게 해주는 건축 이야기를 담은 [다시, 관계의 집으로], 변방에 자립해 있는 자존의 집들을 기록한 [변방의 집 창조의 공간]이라는 책을 펴내며 우리 주변의 잘 보이지 않는 건축의 이면을 살피는 노력을 해온 저자 최우용이 이번에는 ‘일본건축’을 주제로 한 책을 펴냈다.

일본은 우리와 지리적으로는 가깝지만, 긴 역사 속에서 오랜 반목과 갈등을 통해 가까워지기 힘든 것이 현실이었다. 저자는 건축을 전공하고 일본여행을 여러 번 하면서 문득 일본건축에 대해서 거의 모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비슷한 듯 다른 일본의 전통건축이 궁금했고, 서구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건축계에 일정의 문화적 지분을 갖고 있는 일본의 현대건축의 저력이 궁금했다. 이 책은 이런 자문에 대한 자답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 최우용은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과학대학원에서 [단게 겐조 건축에 나타난 일본적 전통의 특성에 관한 연구]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으면서 일본건축에 대한 연구를 한층 더 깊게 해나갔다.

2000년 일본건축의 역사를 조망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저자는 우리건축을 비춰볼 수 있는 일본건축사 속 주요한 순간 몇 장면을 추렸다. 자연스럽게 근대 이전의 일본 전통건축보다는 근대 이후의 일본 근현대건축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게 되었다.

1장에서는 일본 전통건축의 기원과 독자적인 계통발생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2장과 3장에서는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일본건축이 서구건축에 대한 그들 건축의 정체성에 대해서 어떤 고민했는지를 살피고 있다. 그리고 4장에서는 그러한 정체성 문제가 일단락된 이후의 일본 현대건축을 세계적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와 구마 겐고의 건축을 통해 살펴봤다. 마지막 5장에서는 동일본대지진 이후, 그러니까 ‘개발’과 ‘발전’이란 근대적 도시건축개념이 근본적이고 보다 구체적으로 부정되는 상황 속에서 일본건축이 어떤 방향으로 변화되고 있는지에 대해 살폈다.

우리와 가깝고도 먼, 같으면서도 다른 일본의 건축을 통해
우리건축의 정체성이 어떻게 보다 선명해질 수 있을 것인가!


정체성은 자아(나, 우리)와 타자(너, 그들)를 구분할 수 있는 분류근거를 의미한다. 즉 정체성은 고정불변하는 고정태(fixed status)가 아니라 타자와의 비교를 통해 생성되고 구축·변화되는 상대적인 개념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체성 형성에 있어 타자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우리에 앞서 근대화와 산업화를 거치며 오늘의 현대건축에 이른 일본건축은, 그래서 우리건축의 정체성 형성에 있어 중요한 단서들을 제공해주는 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19세기 말 ‘겐치쿠(建築)’란 새로운 용어의 탄생은 일본건축이 그 이전과는 확연히 다른 차원으로 옮겨감을 의미하는 것이었으며, 일본건축계는 이 사실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일본건축은 서구건축의 좌표 위에 자신의 위치를 정위했다. 일본건축은 서구건축의 역사를 공부했고 서구건축의 이론과 담론을 이해했으며 서구건축의 룰을 습득했다. 그들은 이 바탕 위에 일본의 전통을 이식하는 창조적 혼성을 통해 그들의 정체성 확보를 도모할 수 있었다. 동시에 그들은 서구건축의 무시할 수 없는 타자로 받아들여졌다. 우리와 가깝고도 먼, 같으면서도 다른 일본건축을 통해 우리 건축의 정체성은 보다 선명해질 수 있을 것이다. 그 선명히 떠오르는 것들을 가지런히 추려낼 수 있을 때, 우리는 좀 더 주체적인 우리의 집짓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일본건축에 대한 책과 자료가 의외로 적다는 사실에 적잖이 놀랐다고 한다. 혹시라도 우리건축과 일본건축 사이에 서로에 대해 의식-무의식적인 편견과 무시가 작용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일그러진 거울은 일그러진 상을 비출 뿐이다. 바로 볼 수 있어야 바로 생각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건축을 제대로 돌아볼 수 있는 비판적 독자의 탄생을 기대한다.

목차

추천사__붙잡지 못해 떠나보낸 것에 대하여
여는 글__‘ 일본건축’이란 거울을 들여다보며

1장 | 열도의 오래된 건축
동굴에서 움집으로
동아시아건축의 유전자 지도
열도건축 계통발생

2장 | 격변과 격절, 메이지유신 이후의 건축 단면
근대와 번역 그리고 겐치쿠의 탄생
노란 피부, 하얀 가면

3장 | 근대에서 현대로
단게 겐조 변천사
메타볼리즘, 서구건축의 타자로서의 출현

4장 | 잃어버린 10년 전과 후의 건축
전(前), 안도 다다오
후(後), 구마 겐고

5장 | 포스트 3·11
동일본대지진과 ‘모두의 집’
삼저주의 시대의 건축

닫는 글__타자로서의 일본건축

에필로그
참고문헌
사진출처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제국주의 열강들에 의한 침탈 그리고 내란, 내전 등을 겪으며 중국대륙과 한반도에 남겨진 전통건축의 수는 격감했다. 반면 일본에 남겨진 전통건축물은 한·중 양국에 비해 풍부하다. 일본 국보지정건축물의 경우, 고대시대로는 아스카시대 10동, 나라시대 20동, 헤이안시대 35동에 이르는 유구가 남아 있으며 중세시대로 범위를 넓힐 경우 가마쿠라시대 213동, 무로마치시대 411동으로 보존 유구 수는 대폭 늘어난다. 따라서 고대 동아시아 목조가구식 구조 건축물을 연구하는 데 일본에 남겨진 건축물의 연구는 불가피하다.
핀란드 건축가 마랴 사르비마키(Marja Sarvimaki)는 그녀의 논문을 통해 호류지와 같은 일본 고대건축에서 확인되는 비중심축 배치와 비대칭성이 한국건축에 의한 영향임을 논증하고 있다. 그런데 이 논문은 그 논리적 정합성보다도 주목할 만한 점이 따로 있다. 그것은 서구건축문화권에서 교육받고 활동한 서양건축인이 동아시아 전통건축의 전개양상을 비교연구, 분석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그녀의 논문이 역사적 이해관계와 감정적 편견 등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상태에서 연구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할 수 있다. 그녀는 논문 전반에 걸쳐 일본 고대건축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 한반도 건축에 대한 일본건축계의 의도적인 무시를 지적하고 있다.
(/ pp.55~56)

이미 메이지시대 이전부터 아키텍처에 대한 여러 번역어들이 만들어진 것으로 볼 수 있는데, 메이지시대에 이르러서는 ‘아키텍처’의 번역어로 주로 ‘건축(建築, 겐치쿠)’과 ‘조가(造家, 조우카)’의 두 가지 단어가 사용되었다. 1873년 설립된 일본 고부(工部)대학교 ‘조가학과’와 1887년 발간된 일본 조가학회 기관지인 [건축잡지]란 명칭 등에서 보이는 것처럼 번역어 건축과 조가는 혼용되었다.
그러나 1894년 이토 주타(伊東忠太, 1867~1954)29의 논문 [‘아키텍차’의 본의를 논하고 그 번역어를 선정하여 우리 조가학회의 개명을 바람] 30을 통해 아키텍처의 번역어로 건축이 확정되는 계기가 마련되었다. 이후 1897년 제국대학(이전 고부대학교, 오늘날 도쿄대학) 조가학과는 건축학과로, 일본 조가학회는 건축학회로 개명되었다. 이때를 동아시아에서 ‘건축’이란 용어가 ‘아키텍처’의 공식적인 번역어로 확정된 시기라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겐치쿠의 탄생과 더불어 건축(한국어)과 지안주(중국) 그리고 끼엔쭙(베트남) 또한 파생되었다. 겐치쿠와 건축과 지안주 그리고 끼엔쭙은 동일한 한자어 ‘建築’의 서로 다른 발음이다.
(/ pp.83~85)

사무소를 개소하기 한 해 전인 1968년, 안도 다다오는 프랑스 파리를 여행 중이었다. 당시의 파리는 68혁명이 한창이었다. 안도 다다오는, 보도블럭을 깨서 던지며 ‘금지를 금지하라’고 외치는 파리의 학생과 노동자와 일반 대중들이 기성체제에 극렬한 저항하는 장면을 목격했다. 사회에서 ‘각자 알맞은 자리’를 지키며 체제에 순응하는 부끄러움 많은 일본의 소극적인 개인들과는 달리 파리의 그들은 전투적이면 적극적인 개인이었다. 프랑스의 68혁명은 들불처럼 번졌는데 안도 다다오가 일본으로 돌아왔을 때 그 불길은 그의 조국 일본에도 번져 있었다. 68년 일본에서는 대학생 주도의 전국학생공동투쟁회의(全國學生共同鬪爭會議, 약칭 ‘전공투’)가 진행 중이었다. 투쟁은 일본 공산당마저 보수적 정당으로 규정하며 물리적 실력행사 등을 통해 좌파적 이념의 실현을 도모했다.
안도 다다오에게 갠지스강의 경험과 68년의 경험은 서로 관계하고 있는 듯하다. 기득(旣得), 이미 갖고 있는 것이 전혀 없었던 고졸 복서 출신의 가난한 젊은 청년에게 기성과 기득이란 용어는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억압의 도구였다.
(/ p.150)

저자소개

생년월일 1979~
출생지 인천광역시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1979년 인천에서 태어나 초·중·고등학교를 모두 이곳에서 졸업했다. 서른 몇 해를 살면서 중심자리에 서본 적이 거의 없고, 주로 변방의 언저리를 맴돌았다. 변방과 중심의 경계를 무시로 넘나드는 삶과 건축을 꿈꾸나, 쉬운 일이 아님을 매일 넘어지고 까지면서 깨닫는다. 낮에는 사무실에서 일하고 밤에는 학교에서 공부하고 있다. 그 짬짬이 글들을 끼적이고 있는 평범한 생활인.
지은 책으로는 [유럽방랑 건축+화], [다시, 관계의 집으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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