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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만 볼 수 있다면 : 헬렌 켈러 자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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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전기문학의 고전으로 꼽히는 헬렌 켈러 자서전
    꼼꼼하고 완벽한 번역으로 온전하게 만난다!


    헬렌 켈러가 스물세 살에 쓴 [내가 살아온 이야기]와 50대에 쓴 에세이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을 하나로 묶은 책이다.
    어려서 열병을 앓고 난 후 시력과 청력을 잃은 뒤 가정교사 앤 설리번을 만나 장애를 극복하고, 평생 장애인을 위한 사업에 헌신한 헬렌의 삶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 영화나 요약본, 아동용 동화를 통해서 그 내용을 접했을 뿐이다. 이 책은 번역자가 헬렌이 쓴 한 단어, 한 문장도 놓치지 않고 꼼꼼하고 완벽하게 번역해낸 결과물이다. 헬렌이 직접 쓴 [내가 살아온 이야기]에는 사라진 감각 대신 촉각과 후각, 상상력으로 세상을 살아간 그녀의 삶이 세밀하게 묘사되어 있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은 50대에 이르러 3일간 세상을 볼 수 있게 되는 상황을 가정하고 쓴 에세이다. [리더스 다이제스트]가 '20세기 최고의 수필'로 선정한 작품이기도 하다.
    평생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그녀는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것들에서 아름답고 소중한 가치를 찾아낸다. 단지 앞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글이다.

    출판사 서평

    꼼꼼한 번역으로 만나는 스물세 살 헬렌의 아름다운 자서전
    헬렌 켈러의 자서전은 놀랍게도 그녀가 대학 2학년 때 쓰기 시작한 글이다. 잡지에 연재된 헬렌의 진솔한 글은 당시 독자들의 엄청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마침내 단행본으로 출간되기에 이른다. 바로 그 책이 오늘날 전기문학의 고전으로까지 인정받는 [내가 살아온 이야기]이다.
    그러나 지나친 유명세 탓인지 제대로 읽어본 사람은 드문 책이기도 하다. 영화나 요약본을 통해 줄거리를 알고 있는 이들은 많지만 그녀가 써내려간 글을 온전히 읽어본 이는 많지 않다. 물론 국내에 제대로 나온 번역본이 없다는 사실도 한몫했을 것이다. 아동용 전기문은 발췌 압축한 것에 지나지 않고, 일반인 대상으로 나온 책 또한 완역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했다.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이는 원문의 한 문장, 한 단어라도 빼놓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헬렌 켈러의 육필에서만 만날 수 있는 그녀의 진솔한 삶과 꿈을 독자가 오롯이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사실 [내가 살아온 이야기]는 줄거리만 파악하고 끝낼 책이 아니다. 한 문장 한 문장을 음미하며 읽어야 한다. 시력과 청력을 잃었기에 더더욱 풍부하고 예민한 감수성을 지니게 된 헬렌 켈러는 사람, 동물, 사물, 풍경, 사건, 무엇 하나 그냥 넘어가는 법 없이 꼼꼼하고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세밀화를 보는 듯한 아름다운 문장을 읽다 보면 사라진 감각 대신 촉각과 후각과 상상력과 영감을 총동원하여 세상을 알아갔던 그녀의 성장 과정이 손에 잡히는 듯하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무심하게 바라보던 주변 사람들과 풍경을 다시 바라보게 된다. 또한 잃어버렸던 용기와 삶에 대한 열정, 감사의 마음을 되찾게 된다. 이런 글을 압축본으로 접하고 마는 것은 독자에게 큰 손해일 것이다.

    자서전과 함께 수록된 에세이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은 헬렌 켈러가 50대에 쓴 글이다. 헬렌은 자신이 기적적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된다면, 그 사흘 동안을 어떻게 보낼지를 들뜬 어조로 궁리하고 있다. 우리는 무심코 지나치기 십상인 아름답고도 가치 있는 일들을 그녀는 잘도 찾아낸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그저 앞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축복인지, 그 축복을 우리가 얼마나 놓치며 살고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잡지 [리더스 다이제스트]는 이 글을 ‘20세기 가장 뛰어난 수필’로 꼽았다.

    오늘, 다시 헬렌 켈러를 읽는 이유
    헬렌 켈러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마크 트웨인은 헬렌 켈러가 천 년 후에도 사람들 기억에 살아 있으리라 예언했다. 왜 아니겠는가. 헬렌 켈러는 생후 19개월에 열병을 앓고 난 이후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장애를 갖게 된다. 누구도 그녀가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말을 하게 되리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삼중의 장애 속에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 마침내 대학교육을 받고, 여러 권의 책을 써냈으며, 전 세계 장애인들을 위한 사업에 평생 동안 헌신했다. 그녀는 기적을 일구어낸 장본인이자 장애인의 대모, 실천하는 사회주의자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헬렌 켈러의 글을 읽다보면, 저주받았다 해도 좋을 운명에 시달린 그녀가 누구보다 밝고 적극적인 눈으로 세상을 보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된다. 그녀는 누구보다 자연을 사랑했고 자연이 주는 선물을 마음껏 즐겼다. 학문에 대한 열정과 지적인 호기심도 대단했다. 설리번 선생님을 만나 배움의 길로 들어서고, 암흑과 정적 속에서 하나하나 학문적 성취를 이뤄내는 과정은 그야말로 경이롭다. 또한 그녀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관심을 끈을 놓지 않았다.
    때문에 오늘도 세계의 많은 이들이 그녀의 육성이 고스란히 담긴 자서전을 읽는다. 이 책에서 사람들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고난을 극복하기 위한 지혜와 용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목차

    옮긴이의 말 손으로 보고 손으로 들은 풍요로운 세상

    1부 내가 살아온 이야기
    2부 사흘만 세상을 볼 수 있다면

    헬렌 켈러 연보

    본문중에서

    내가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언제 처음 알게 되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러나 선생님이 오시기 전인 것만은 분명하다. 나는 어머니와 친구들이 나와 다른 신호를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그들이 입을 사용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때때로 나는 대화하는 두 사람 사이에 서서 그들의 입술을 만졌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어서 화가 났다. 입술을 움직여봤지만 아무 소용이 없자 미친 듯이 손짓발짓을 해댔다. 이것이 때론 나를 더욱 화나게 했으며, 그러면 나는 지칠 때까지 발길질을 하고 괴성을 질러댔다.
    (/ pp.26~27)

    누군가 다가오고 있었다. 어머니일 거라고 생각하며 손을 뻗었다. 누군가 내 손을 잡았다. 그러더니 나를 끌어당겨 양팔로 꼭 감싸 안았다. 그녀는 온갖 사물을 내 앞에 드러내 보이려고 온 사람, 사물의 비밀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내게 사랑을 주려고 여기까지 찾아온 사람이었다.
    (/ p.47)

    겨우내 가장 즐거웠던 놀이라면 단연 썰매타기였다. 호숫가 여기저기 물가에서부터 불쑥 솟아오른 곳이 있었다. 이 경사면이야말로 썰매타기에 안성맞춤이었다. 썰매에 앉으면 남자아이들이 뒤에서 밀어주곤 했는데 눈 더미로 뛰어들기, 우묵한 구멍 뛰어넘기, 호수로 급강하하기 등 내달리는 맛이 그만이었다. 그런가 하면 꽁꽁 얼어붙어 반짝반짝 빛나는 호수 위를 내달려 반대편 기슭에 가닿을 만큼 힘차게 밀려나갈 때도 있었다. 미친 짓이 그토록 삶에 활력을 줄 수도 있다니, 얼마나 즐거웠는지 모른다. 우리를 대지에 얽어맨 사슬을 끊고 날아오르는 이 야성적인 즐거움의 순간을 위해 우리는 자신을 신성한 존재로 느끼게 해주는 바람과 손을 잡았다.
    (/ p.106)

    나는 내 의사소통 방식이 불만스러웠다. 전적으로 수화 알파벳에만 의지할 수밖에 없는 사람은 항상 제한된 한계 속에서 갑갑증에 시달린다. 이런 느낌 때문에 항상 뭔가 더 채워져야 할 것 같은 결핍에 사로잡혀 스스로를 들볶는다. 어떤 생각이 떠오르면 종종 나는 맞바람 앞에 선 새처럼 몸을 떨며 입술과 목소리를 쓰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친구들이 나서서 결국은 안 될 일이라며, 낙담할 게 뻔하다며 말을 배우고 싶어하는 나를 달랬다. 그러나 나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마침내 이 엄청난 장애물이 산산이 부서지고 말 사건이 닥쳐왔다.
    (/ p.109)

    내 성취를 보고 기뻐할 가족들의 모습을 쉬지 않고 그렸다. “동생이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할 수 있게 되리라.”이 생각 하나만으로도 모든 장애를 이겨낼 수 있었다. “나는 이제 벙어리가 아니다.”수없이 이 말을 되뇌었다. 엄마에게 말을 건넨 다음 엄마의 입술을 더듬어 대답을 읽는,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을 고대하는 동안은 낙담이 들어설 여지라곤 없었다. 손가락으로 일일이 철자를 적는 것보다 말하는 것이 얼마나 쉬운지 알고 깜짝 놀랐다.
    (/ p.113)

    첫째 날 시험과목은 독일어였다. 길먼 선생님이 옆에 앉아 문제를 읽어주면 나는 그것을 큰 소리로 복창했고 그러면 그는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를 확인해가며 한 문장 한 문장 읽어 내려갔다. 문제가 어려웠으므로 나는 타이프라이터로 답을 써내려가면서도 매우 걱정이 되었다. 답안이 작성되면 길먼 선생님은 내가 쓴 것을 한 자 한 자 내 손에 옮겨 적었다. 나는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마다 정정해줄 것을 요청하고 그러면 선생님은 즉시 내가 지적한 부분에 정정된 사항을 적어 넣었다. 이곳에서 치른 이 시험 이후로 어디서도 이런 혜택을 다시 누리지 못했다. 후에 래드클리프에 가서 시험을 치를 때는 아무도 내 답안을 다시 읽어주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시험 종료 전에 마치지 못하면 한 번 쓴 것을 다시 정정할 기회가 없었다.
    (/ p.162)

    대학생활을 손꼽아 기다리던 시절, 내게 대학은 낭만 그 자체였다. 그러나 막상 닥치고 보니 낭만이 다 무엇이더냐. 낭만이 현실로 곤두박질치는 하루하루 속에서 나는 실제 해보려 하지 않았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 가운데 하나는 인내라는 값진 학문이다. 인내는 가르친다, 교육이란 우리가 시골길을 산책할 때 오감을 활짝 열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우리 안에 찾아드는 갖가지 인상들을 받아들이는 것과 꼭 같다고. 우리 안에 들어온 지식은 차고 넘쳐 깊이 있는 사고의 물결을 이루고 밀물처럼 밀려와 소리 없이 보이지 않는 영혼을 적신다. “아는 것이 힘이다.” 아니, 아는 것이야말로 행복이다. 폭넓고 깊이 있는 지식을 소유함으로써 무엇이 참된 목적이며 어떤 것이 더 가치 있는 것인지 분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p.188)

    선생님은 책을 읽기에 앞서 내가 이해하기 힘들 거라 생각되는 물건들에 대해 찬찬히 설명해주었고, 책을 읽어가다 낯선 낱말이 튀어나오면 일일이 그 뜻을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모르는 낱말이 많아 읽다가 중단되는 일이 자주 반복됐다. 하지만 곧 돌아가는 상황을 파악하고 나서는 이야기에 푹 빠진 나머지 대수롭지 않은 낱말 하나마다 일일이 신경 쓰고 싶지 않을 정도였다. 그러다 보니 선생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들려주는 설명을 들으면서도 조바심이 났다. 드디어 선생님의 손가락이 너무 지쳐 더는 읽어나갈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그때 생전 처음 나는 보지도 듣지도 못하는 내 실상을 들여다보게 되었으며, 잃어버린 감각 때문에 가슴이 아팠다. 책을 집어 들고 영원히 잊지 못할 열렬한 갈망을 담아 나는 글자들을 더듬고 또 더듬었다.
    (/ p.194)

    공부하고 노는 틈틈이 책을 읽으면서 이전에 결코 맛보지 못했던 기쁨을 만끽했다. 나 자신이 책을 연구하거나 분석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잘 썼는지 그렇지 않은지에 대해서도 아는 바 없었다. 그러고 보니 어떤 문체로 누가 쓴 것인지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어느 날 보니 내 발 아래 영롱한 보석들이 떨어져 있었고 나는 다만 햇살을 받아들이듯, 친구들의 사랑을 받아들이듯 그 보석들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 p.176)

    나는 카누 타기도 즐겼다. 특히 그윽한 달빛 아래서 카누 타기를 좋아했다고 말하면 사람들은 웃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물론 소나무 가지 뒤로 하늘 높이 두둥실 떠오른 달님이며, 그 달이 우리를 위해 밝히는 오솔길 위의 달빛을 볼 수 없다. 그러나 나도 달이 거기 있다는 것쯤은 안다. 굴대받이에 기대어 물에 손을 담그면 물 위를 스쳐가는 달님의 하늘하늘 반짝이며 흔들리는 옷자락을 만질 수 있을 것만 같다. 때로 어린 물고기가 내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대담한 행동을 해보이기도 하고, 연꽃이 부끄러운 듯 내 손을 꾹 누르기도 한다. 좁고 후미진 곳에 있다가 배를 저어 빠져나올 때 갑자기 주변이 확 트이는 걸 공기의 움직임으로 알 수 있다. 밝은 빛이 만들어낸 온기 같은 것이 나를 감싼다. 이 온기가 태양열을 듬뿍 받아 따뜻해진 나무로부터 온 것인지 물로부터 온 것인지는 끝내 알 길이 없지만.
    (/ p.217)

    박물관과 미술관 역시 기쁨과 영감을 주는 곳이다. 보지 않고도 차가운 대리석 조각의 형태와 정서, 아름다움을 손으로 더듬어 느낄 수 있다고 하면 사람들은 분명 이상하게 여길 것이다. 그렇지만 위대한 예술작품을 만져봄으로써 참 기쁨을 얻는 건 사실이다. 나는 손가락 끝으로 조각의 굴곡을 더듬어 조각가가 나타내려고 한 생각과 감정을 발견한다. 나는 신과 영웅의 얼굴에서 살아 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만져보고 느낀 것과 같은 증오와 용기 그리고 사랑을 만난다. 나는 다이애나 여신의 자태에서 숲의 자유로움과 아름다움 그리고 사자를 유순하게 만들고 포효하는 기운마저 잠재우는 넘치는 기백을 느낀다. 내 영혼은 비너스의 우아한 곡선과 균형을 좋아한다. 나는 또 바레의 청동조각에서 정글의 비밀을 읽는다.
    (/ p.229)

    이 정도면 그래도 제약된 생활이라지만 꽤나 아름다운 세상사를 두루 접해왔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세상만사 어느 것 하나 놀랍지 않은 것이 없다. 비록 어둠과 침묵 속에서 만난 것이라 할지라도 분명 그러하다. 어떤 처지에 있게 되더라도 나는 이에 만족하는 법을 배운다.
    (/ p.236)

    나는 두 눈이 멀쩡한 친구들에게 무엇을 보았는지 묻곤 합니다. 최근에도 친한 친구 하나가 숲 속으로 긴 산책을 갔다가 나를 찾아왔기에 무엇을 보았느냐고 물어보았습니다. “특별한 것은 없었어”라는 답을 들었지요. 그녀의 말을 쉬이 받아들인 것은 내가 이미 그러한 반응에 익숙하며, 이미 오래전부터 눈으로 본다는 것은 사실 아주 적은 것을 볼 뿐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시간이나 숲 속을 걷고서도 특별히 관심 가질 것을 찾지 못하다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나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보지 못하는 나는 그저 만지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것을 수백 가지나 찾을 수 있는데 말입니다. 나는 잎사귀의 섬세한 균형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나는 기꺼운 마음으로 자작나무의 부드러운 껍질이나 소나무의 거친 껍질 위를 쓰다듬습니다. 나는 감미롭게 부드러운 꽃의 질감을 느끼며 그것의 놀라운 나선형 구조를 발견합니다. 아주 운이 좋을 때는 작은 나무 위에 부드럽게 손을 얹고 노래하는 새의 기쁜 떨림을 느낄 수 있습니다. 벌어진 손가락 사이로 힘차게 흘러가는 개울의 차가운 물도 나를 기쁘게 합니다. 나는 가장 호화로운 페르시아 융단보다도 솔잎이나 푹신한 풀잎이 쌓인 푸릇푸릇한 양탄자가 좋습니다. 계절의 가장행렬은 끝없이 계속되는 황홀한 연극과도 같으며, 극의 장면은 내 손가락 끝을 스치고 흘러 지나갑니다.
    (/ p.262)

    가끔은 이 모든 것을 직접 보고 싶다는 갈망으로 가슴이 터질 듯합니다. 만지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즐거운데 직접 본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그러나 눈으로 보는 사람들이 더 적게 보는 듯합니다. 볼 수 있는 이들에게는 어쩌면 온갖 색과 움직임의 전경으로 가득한 세계라는 게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가진 것을 감사히 여기는 것보다 갖지 못한 것을 염원하는 모습이 오히려 인간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말입니다.
    만약 내가 대학의 학장이라면, “눈을 사용하는 방법”이라는 필수 과목을 개설하겠습니다. 선생은 학생들이 이전까지는 알아채지 못하고 지나치던 것들을 제대로 보고, 삶에 즐거움을 더하는 방법을 보여주고자 하겠지요. 학생들의 잠들어 있는 무딘 감각을 깨우고자 할 것입니다.
    (/ 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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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헬렌 켈러(Helen Adams Keller)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880.6.27~1968.6.1
    출생지 미국 앨라배마 주 터스컴비아
    출간도서 14종
    판매수 10,348권

    눈과 귀가 먼 벙어리 소녀에서 앤 설리번이라는 위대한 스승을 만나 래드클리프 대학을 졸업하는 등 끊임없는 도전으로 고통을 극복해낸 미국의 작가이자 교육자이고 사회사업가이다. 켈러는 1880년에 6월 27일에 앨라배마 주 터스컴비아에서 태어났다. 태어난 지 19개월쯤 되었을 때 질병을 앓은 후유증으로 농맹아가 되었다. 1887년 3월 3일 앤 맨스필드 설리번을 만났고, 켈러의 교육은 설리번 선생님이 4월 5일에 물(WATER)이라는 단어의 글자를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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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매수 0권

    연세대학교 철학과와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출판기획, 번역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에 헬렌 켈러의 자서전, 《사흘만 볼 수 있다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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