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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는 재미난 이야기라고 믿는 사람들을 위한 역사책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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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정기문
  • 출판사 : 책과함께
  • 발행 : 2018년 09월 21일
  • 쪽수 : 384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91188990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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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역사학자 정기문이 해설하는
    그 역사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


    역사란 무엇일까? 삶에 의미를 더하는 귀한 학문이라는 사람도 많지만, ‘역사는 재미난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는 역사학자 정기문 교수는 틈만 나면 새로운 이야기를 찾고 수집한다. 하지만 역사가로서 느끼는 진짜 재미는 그 이야기가 왜 재미있는지, 그 이면을 파헤치고 들여다보는 것이다.
    재미난 이야기의 기준은 뭘까?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모르는 이야기’,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과 다른 의외성이 있는 이야기, 그리고 지금껏 알고 있던 사실이나 상식이 전혀 근거 없다는 것을 밝혀주는 이야기, 우리의 허위의식을 끄집어내는 이야기가 재미있을 때가 많다. 저자는 그렇게 혼자만 알기 아까운 이야기와 그 뒷이야기를 하나둘 모아, ‘역사는 재미난 이야기’라고 믿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내놓게 되었다.
    역사 속에는 황당하게 느껴지는 기이한 일이 많이 있다. 그러나 시대적 배경과 행위자들의 마음을 읽어내면 그 일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 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과거 사람들과 대화하고 우리의 본성을 찾아낼 수 있으며,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참을 수 없는 역사의 무거움

    역사란 무엇일까? 진리나 지식에 가치를 부여하는 사람들, 진지하게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사람들, 작은 것도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은 역사를 귀하게 여긴다. 어떤 사람들은 역사가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사고를 키워줄 수 있다고 말한다. 역사가 공동체의 정체성을 확립해준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또 어떤 사람들은 역사가 삶의 교훈이고, 진리의 증언이며, 미래의 예언이라고 말한다. 역사를 깊이 파헤치고 공부하는 역사학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런데 여기, 역사에다 무거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손사래를 치는 괴짜 역사가가 있다. 군산대 사학과 정기문 교수는 "나는 지적 능력이 뛰어나거나 진지한 사람이 결코 아니"어서인지 "‘역사는 재미난 이야기’라는 주장을 더 좋아한다"고 고백한다. 그는 종종 재미난 이야기를 찾기 위해 책을 읽으며, 새로운 역사학자를 만날 때마다 재미난 이야기를 하나 해달라고 조른다.
    17세기 프랑스 사람 피에르에 따르면 "왕은 의사도 포기할 만큼 병이 중해서 약만 축내고 있었는데, 로마 역사 1회분을 복용하고 기분이 유쾌해져 곧 병이 나았다". 이 이야기에서 역사란 긴장된 신경의 이완제이며 최고급 오락거리다. 저자는 이처럼 혼자만 알기 아까운 이야기와 그 뒷이야기를 하나둘 모아, ‘역사는 재미난 이야기’라고 믿는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내놓게 되었다.

    기묘하고 황당하다고? 나는 왜 그렇게 느끼는 걸까?
    역사가 주는 진짜 재미


    재미난 이야기의 기준은 무엇일까? 첫째, ‘모르는 이야기’여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둘째, 의외성이 있어야 한다. 평범한 사람의 흔해빠진 이야기는 재미가 없다. 특별한 사람은 아니라도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과 다른 행동을 했을 때, 비로소 재미난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셋째,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볼 수 있는 ‘영양가’가 있어야 한다. 이 외에 지금껏 알고 있던 사실이나 상식이 전혀 근거 없다는 것을 밝혀주는 이야기, 우리의 인식 구조에 자리 잡고 있는 허위의식을 밝혀주는 이야기가 재미있을 때가 많다.
    (‘들어가며’ 중에서/ pp.26~27)

    이 책이 ‘재미난 역사 이야기’를 표방한다고 해서 역사 속 유머 모음집이라고 생각해선 곤란하다. 저자가 선사하는 진짜 재미는 유별나 보이는 역사 속 사건이나 흐름의 이면을 파헤치고 들여다보는 것이다. 서문에서 저자가 밝힌 ‘재미난 이야기의 기준’은 곧 이 책이 독자에게 이야기를 건네는 방식과 통한다. 즉 역사의 주류 흐름에서 잘 다루어지지 않은 숨은 이야기이자 다소 황당하게까지 느낄 수 있을 역사의 장면을 보여주고, 그것이 그렇게 된 이면을 해설하면서 은근히 지금의 잣대로만 과거를 해석하는 일이 잘못된 것임을 밝혀주는 것이다.

    가짜 마르탱이라고 고발당한 사람에 대한 재판이 막바지에 이르고 있었다. 재판관들이 피고가 마르탱이 틀림없다고 선언하려는 순간, 진짜 마르탱이 절뚝거리며 나타나 자신이 진짜라고 주장했다. 가짜는 어떻게 마르탱 행세를 하게 되었을까? 그리고 마르탱 주변의 사람들은 어떻게 그가 마르탱이라고 생각해왔던 걸까? 여기에는 거울 보기조차 두려워하던 전근대인들의 ‘시각적 후진성’과, 그가 가짜임을 대번에 알았으면서도 ‘돌아온 남편’으로 맞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아내가 처한 당시 여성에 대한 억압적 상황이 배경에 있었다.
    ('1부 1장 [진짜와 가짜의 대결]' 중에서)

    17세기 유럽 각지에서는 빈민에 대한 자선을 국가가 나서서 금지했다. 이는 가난과 노동에 대한 시각이 시대마다 급격하게 변했음을 보여주는 예다. 12세기 이전에 지어진 성당들의 스테인드글라스에서 아담은 추운 겨울에 속옷만 입고 맨발로, 언 땅에 삽질을 하는 사람으로 그려졌다. 반면 13세기 이후에 아담은 따뜻한 봄날에 좋은 옷을 입고 쟁기를 끌거나 포도밭을 경작하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노동이 죗값을 치르는 참회의 수단에서 숭고한 행위로 바뀌고 나태, 즉 가난하다는 것 자체와 빈민을 돕는 행위 모두가 죄악시되었다.
    ('1부 4장 [구원과 죄악을 넘나든 가난에 대한 생각들]' 중에서)

    유대교와 기독교는 ‘책의 종교’였다. 그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베껴 쓰는 필사자들이었지만, 사실 그 상당수는 글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한 예로 14세기, 어느 필사자는 [누가복음] 3장을 어지럽게 왔다 갔다 하면서 단어들을 마구 섞어가며 베껴 썼다. 그리하여 예수의 족보가 아주 어지럽게 되어버렸는데, 그가 만든 필사본에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모든 인류의 시초가 되시는 분은 하느님이 아니라 베레스라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하느님은 아람이라는 사람의 아들이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그 필사자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글을 안다고 행세했을 것이다.
    ('2부 3장 [하늘에서 내려온 편지]' 중에서)

    고대에 유아 살해는 죄가 아닌 당연한 풍습이었다. 그러면서도 결혼할 때면 아이를 많이 낳기를 빌었고 고대의 통치자들은 끊임없이 다산을 장려했다. 이런 모순적인 일이 왜 일어났을까? 이는 인구 부족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아이들이 너무 많이 태어났기 때문이다. 즉 자체적인 인구 조절 시스템을 갖추었던 셈이다. 이런 사회에서 유아 살해를 금한 유대인들은 기이하게 여겨졌고, 그들의 인구 증가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3부 3장 [아이를 많이 낳으라, 그러고 죽여도 좋다]' 중에서)

    비주류 다양성의 시대에 어쩌면 가장 적절한 역사 입문서

    이 책은 어쩌면 ‘역사가 재미난 이야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위한 역사책’이 더 적절할지도 모르겠다. 역사 속에는 황당하게 느껴지는 기이한 일이 많이 있다. 그러나 시대적 배경과 행위자들의 마음을 읽어내면 그 일은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 된다. 이를 통해 우리는 과거 사람들과 대화하고 우리의 본성을 찾아낼 수 있으며, 고정관념을 깨고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다. 이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 ‘역사 학습’이고, 사실은 이것이 저자가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역사의 진짜 재미’다.
    역사 하면 외워야 하는 과목으로만 생각하는 학생이나, 역사에서 거창한 무언가를 읽어내야 한다는 중압감에서 벗어나 가볍게 역사를 접하고자 하는 독자에게 특히 이 책을 권한다.

    목차

    들어가며: ‘재미난 이야기’로서의 역사를 꿈꾸며

    1부 상식 밖의 역사 이야기
    1. 진짜와 가짜의 대결

    누가 진짜 마르탱인가?
    가짜 인물이 판치던 시대
    전근대인들의 시각적 후진성
    진실을 왜곡할 수 있는 기억의 문제

    2. 말똥 줍는 사람들
    목숨 걸고 말똥을 줍던 사람들
    가축의 배설물, 역사를 바꾸다
    우아한 중세 성의 악취 나는 이면
    대포와 총의 시대가 열리다

    3. ‘황금 알을 낳는 거위’를 잡은 유럽인들
    사라져버린 에스파냐의 영광
    청교도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
    중세 유럽 경제를 주름잡은 유대인
    유대인의 진가를 몰라본 에스파냐
    유대인, 세계 경제를 주도하다
    독일, 원자폭탄 개발 기회를 놓치다

    4. 구원과 죄악을 넘나든 가난에 대한 생각들
    빈민에 대한 자선을 금지하다
    평등을 지향한 고대 사회
    기독교, 고대 공동체 개념을 극복하다
    자선은 구원과 직결되는 문제였다
    노동과 가난에 대한 인식 변화
    폭발적으로 늘어난 빈민
    나태가 최고의 범죄로 규정되다

    5. 네 남자의 마지막 사랑
    마지막 아내에게 독살된 클라우디우스
    죽음이 임박한 루이 15세의 욕정
    실연당한 노년의 괴테
    너무나 짧았던 조지 오웰의 마지막 사랑
    왜 하느님은 하와를 만들었을까?

    2부 신과 함께한 시간들
    1. 보름달이 뜨면 나타나는 늑대 인간

    달에 대한 동서양의 상반된 인식
    태양보다 달을 숭배한 수메르인
    고대 이집트와 바빌로니아의 달
    고대 그리스, 보름달과 악마가 연관되다
    달이 부정적인 의미를 갖게 된 까닭은?
    보름날이면 늑대가 되고픈 남자들
    왜 하필 늑대가 되었을까?
    늑대 인간 신화는 어떻게 완성되었을까?

    2. 다산의 여신과 신을 낳은 여인
    최고의 불가사의, 아르테미스 신전
    아마존 여전사들의 고향 에페소스
    아르테미스 신전을 파괴한 기독교 신자들
    에페소스에서 ‘신의 어머니’로 선포된 마리아

    3. 하늘에서 내려온 편지
    문맹자가 허다하던 시절
    글자도 모르면서 성경을 베껴 쓰는 고역
    필사는 수도사들의 중요한 임무였다
    위조문서가 난무했던 중세

    4. 신의 뜻을 알아내는 방법
    신에게 전적으로 의지했던 사람들
    신의 뜻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불안 심리를 이용해 범인을 잡다
    미신과 주술의 시대

    5. 천사에 대한 착각과 진실
    원래 천사는 아름다운 남자였다
    예쁜 여자를 찾아다니는 천사들
    악마는 대기층에 산다

    3부 편견과 억압의 역사
    1. 부르주아들이 유모를 둔 이유는?

    유모가 늘어난 경제적 요인
    성행위마저 규제한 교회의 가르침
    모유 수유에 대한 의사들의 엉터리 주장

    2. 문명 속 여성의 잔혹사
    남자의 갈빗대로 만든 여자
    남성에게 종속된 고대 여성의 삶
    문명의 발달, 여성의 속박을 강화하다
    근대에도 자행된 여성 차별
    여성은 ‘제1의 성’이다
    사고가 유연한 여자, 단순한 남자

    3. 고대에 다산 기원과 유아 살해 풍습이 공존한 까닭
    타의 추종을 불허한 유대인의 인구 증가
    후손을 얻기 위해 권장된 결혼
    유대인 남성에게 할례는 필수!
    고대에 흔히 벌어진 유아 살해
    왜 다산을 권유했을까?

    4. ‘악의 꽃’이라 불린 청소년기
    덩치는 커도 지혜롭지 못한 청소년?
    사소한 범죄는 유대감을 확인하는 수단이었다
    청소년기의 크고 작은 일탈
    청소년기는 악마의 시기인가?

    본문중에서

    재미난 이야기의 기준은 무엇일까? 첫째, ‘모르는 이야기’여서 지적 호기심을 자극해야 한다. 둘째, 의외성이 있어야 한다. 평범한 사람의 흔해빠진 이야기는 재미가 없다. 특별한 사람은 아니라도 일반적으로 기대하는 것과 다른 행동을 했을 때, 비로소 재미난 이야기의 소재가 될 수 있다. 셋째, 삶에 대해 조금이라도 생각해볼 수 있는 ‘영양가’가 있어야 한다. 이 외에 지금껏 알고 있던 사실이나 상식이 전혀 근거 없다는 것을 밝혀주는 이야기, 우리의 인식 구조에 자리 잡고 있는 허위의식을 밝혀주는 이야기가 재미있을 때가 많다.
    ('들어가며: [재미난 이야기]로서의 역사를 꿈꾸며' 중에서/ pp.26~27)

    1986년 11월 22일 미국에서 큰 사건이 발생했다. 미국 정부가 야심 차게 발사한 우주 왕복선 챌린저호가 폭발해버린 것이다. 사고 직후 에머리대학의 한 심리학자가 106명의 학생들로 하여금 챌린저호 폭발 사고를 어떻게 처음 알게 되었는지를 기록하게 했다. 3년 후 그 연구자는 에머리 대학에 그때까지 남아 있던 40명의 학생을 상대로 챌린저호 폭발 사고가 일어났을 때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물었다. 불과 3년 전에 일어난 큰 사건이었지만 정확히 기억하는 학생은 드물었다. 상당수의 학생이 그 사건을 처음 들은 시간과 장소를 제대로 기억하지 못했고 1986년과는 전혀 다르게 대답했다. 한 학생은 1986년에는 종교학 수업을 받은 교실에서 폭발 사고를 들었다고 했지만, 1989년에는 기숙사에서 룸메이트와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는데 뉴스 속보가 나와서 알았으며, 너무나 당황하여 어쩔 줄을 모르다가 친구들과 부모님에게 전화했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람들은 곧잘 과거를 왜곡해서 기억하거나 잘못 기억한다.
    ('진짜와 가짜의 대결' 중에서/ p.51)

    중세 성벽에 설치된 화장실에서 용변을 보면 배설물이 바로 해자로 떨어졌다. 배설물이 바로 떨어지지 않게 되어 있는 경우에도 성 사람들은 배설물을 해자에 많이 버렸다. 세월이 흐르면서 해자에는 물이 아니라 똥이 가득하게 되었다. 방어적인 측면에서 이는 매우 유익한 것이었다. 적군이 오물투성이 해자를 뚫고 성을 공격하는 게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위생 면에서는 얼마나 불결했을 것인가. 더욱이 똥 썩는 냄새가 성안에 진동했을 텐데 중세인들은 그 냄새를 어떻게 참았을까.
    중세인들이 인내력이 대단해서 그런 냄새쯤은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중세인들이 목욕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들은 오히려 전염병이 옮을까 봐 목욕을 하지 않았다. 손, 얼굴, 입에 가끔 물을 뿌리는 게 씻는 것의 전부였다. 그러면서 "18세기까지도 많은 사람들은 몸을 씻지 않아서 풍기는 악취를 (적어도 남성들 사이에서는) 남성다운 인격의 표지로 간주했다".
    사실 성의 해자뿐 아니라 중세 도시를 흐르는 강 자체가 똥으로 가득 차기도 했다. 런던에는 플리트강이 있었는데, 이 강 위에는 열한 개의 공중 화장실이 있었고 강으로 흘러드는 세 개의 하수도가 있었다. 너무나 많은 배설물이 흘러들어와 강의 흐름이 멈췄고 플리트강은 플리트 거리가 되어버렸다. 또 악취가 얼마나 심했던지 근처에 살던 수도사 가운데 몇 명이 악취에 시달리다가 죽었다. 이런 원초적인 배변 문화는 18세기까지 계속되었다.
    ('말똥 줍는 사람들' 중에서/ pp.64~65)

    왜 아담은 하느님의 뜻을 잘 알고 있었는데도 하와가 선악과를 따 먹을 때 그 ‘악행’에 동참했을까? 아우구스티누스는 아담이 하와가 자신을 버릴까 봐 두려워서 그랬을 거라고 생각했다. 즉 하와의 길에 동참하여 하느님의 처벌을 받는 것보다, 하느님의 길을 가서 혼자가 되는 게 더 두려웠을 거라는 말이다.
    ('네 남자의 마지막 사랑' 중에서/ p.161)

    기독교의 많은 필사자가 무식했음을 보여주는 재미있는 사례가 있다. 14세기, 한 필사자가 [누가복음] 3장을 베껴 쓰고 있었다. 여기에는 하느님에서 예수에 이르기까지 예수의 족보가 길게 쓰여 있다. 필사자가 사용한 원본은 두 개의 문단으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필사자는 두 문단을 차례로 꼼꼼하게 필사하는 게 아니라 어지럽게 왔다 갔다 하면서 단어들을 마구 섞어가며 필사했다. 그리하여 예수의 족보가 아주 어지럽게 되어버렸는데, 그가 만든 필사본에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모든 인류의 시초가 되시는 분은 하느님이 아니라 베레스라는 인간이었다. 그리고 하느님은 아람이라는 사람의 아들이 되어버렸다. 이는 필사자가 전혀 글자를 몰랐고, 대강 글자를 보아가며 ‘베껴 쓴다’는 단어의 문자적 의미그 대로 베껴 썼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모든 기독교 필사자가 이렇게 무식하지는 않았지만, 하느님을 아람의 아들로 만들어버린 그 필사자도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글을 안다고 행세했을 것이다.
    ('하늘에서 내려온 편지' 중에서/ pp.228~229)

    중국의 한 종족은 절도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있는 경우, 기름이 끓는 솥에 손을 집어넣게 하여 유무죄를 판별했다. 용한 주술사가 노천에 솥을 설치하고 장작으로 불을 지핀 뒤 기름을 끓이면서 주문을 외운다. 기름이 끓기 전에 주술사가 청주 한 사발을 부으면, 차가운 청주와 기름이 잘 섞이지 않기 때문에 많은 거품이 생겨 마치 기름이 펄펄 끓는 것처럼 보인다. 이를 모르는 증인과 혐의자는 기름이 펄펄 끓고 있다고 생각하고 두려워했다. 따라서 기름 솥에 손을 넣어도 그리 위험하지 않았지만, 혐의자가 부담을 느껴 죄를 고백할 가능성이 컸다.
    ('신의 뜻을 알아내는 방법' 중에서/ pp.24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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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3종
    판매수 317권

    서울대학교에서 역사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서양사학과에서 로마사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지금은 군산대학교 사학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친다.
    “역사학이란 의미 있는 삶을 살려는 데 도움을 주는 학문”이라는 말이 백번 지당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역사는 재미난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여 새로운 역사가들을 만날 때마다 재미난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곤 한다.
    하지만 정작 그가 주목하는 것은 ‘그 이야기가 재미있는 이유’다. 그것은 이를테면 허무맹랑하고 비상식적으로 보이는 당시 사람들의 행동이, 사실은 어떤 사회문화적 배경과 맥락에서 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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