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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나라 : 오래된 미래에서 페미니스트의 안식처를 찾다

원제 : The Kingdom of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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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중국 윈난성 모쒀족 사회에서 마주친, 평등하고 자유로운 평행우주

    하루 15시간씩 일하며 세계 최상위 로펌의 고문 변호사로 경력의 정점을 구가하던 추 와이홍. 그에게는 애인도 아이도 취미생활도 인간다운 삶도 허락되지 않았다. 남성중심사회에서 어렵게 쟁취한 부와 명예를 내던지고 여성이 평생토록 온전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사회를 찾아 떠난 페미니스트의 여정!
    이 책을 번역한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의 이민경 작가는 "단언컨대 여태까지 두려워하던 여성들 중에 적지 않은 수가 [어머니의 나라]를 딛고 다른 길 위에 설 결심을 하게 될 것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문화인류학자 김현미는 "[이갈리아의 딸들]이 픽션이라면 [어머니의 나라]는 엄연히 존재하는 실재다"라고 평했고, 여성학자 정희진은 "극도로 남성중심사회인 한국의 남성은 모쒀족 남성보다 행복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작가 서늘한여름밤은 "읽으면서 여러 번 놀랐고, 왜 나는 이런 삶을 상상도 해보지 못했을까 하고 탄식했"고, [씨네21] 이다혜 기자는 "여성이 여성으로 존재하기 위해 세계와 불화하지 않아도 되는 땅이 있다", 위근우 칼럼니스트는 "가부장제와 정상가족이라는 보편의 신화 바깥에서 새롭고도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 책을 강력추천했다.

    출판사 서평

    "가모장제 모계사회라는 담대한 상상이 현실인 곳!"
    문화인류학자 김현미, 여성학자 정희진, 이다혜 기자, 서늘한여름밤, 위근우 칼럼니스트 강력추천!
    강남역 사건 후 여성들의 입을 트이게 해준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이민경 작가 번역


    하루 15시간씩 일하며 세계 최상위 로펌의 고문 변호사로 경력의 정점을 구가하던 추 와이홍. 생활에 필요한 모든 수발을 해주는 전업주부 아내가 있어 안락한 가정생활을 누리는 남성 동료들과는 달리 그에게는 아이도 가족도 취미생활도 인간다운 삶도 허락되지 않았다. 사표를 내던지고 세계여행에 나선 그는 중국 윈난성의 모쒀족 마을에서 난생 처음으로 진정한 마음의 평화를 느끼고 6년 넘게 살고 있다. 중국계 싱가포르인인 저자의 아버지는 사업차 들르는 항구도시마다 애인을 두었다. 아버지와 달리 절대로 바람을 피우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던 어머니와 이 모든 상황을 견디며 살아온 저자는 남성에게만 성의 자유가 허용되는 무늬만 일부일처제인 세상, 여성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인간다운 삶을 포기해야 하는 남성중심사회에서 페미니스트의 본능을 키워왔다.

    모쒀족은 자유롭게 성관계를 하며 결혼, 이혼, 불륜이라는 개념이 없다. 모쒀족 여성들은 성년이 되면 화려한 의식을 치르고 혼자만의 방 ‘꽃방’을 쓰게 된다. 마을 축제와 공동노동, 식사와 담소, 온천욕 중에 구애의 눈빛과 대화가 오고가고 여성의 마음을 얻은 남성은 밤중에 그녀의 방문을 두드린다. 남성은 방문에 모자를 걸어두고 꽃방에 모자가 걸려있으면 아무도 그들을 방해하지 않는다. 이렇게 자유롭게 성생활을 누리다가 임신하면 아이는 오로지 어머니의 자식으로 인정받으며 혈통은 모계로 이어진다. 가모장인 할머니, 할머니의 딸과 아들, 딸이 낳은 손주들로 이루어진(아들과 여자친구 사이에 생긴 아이들은 그 여자친구의 가계에 속하므로) 모계 대가족이 모쒀족 가정의 기본 단위이다.

    사랑하는 친구들 이본과 마거릿 덕택에 이 책을 출간할 수 있었다는 헌사를 바치며 따뜻한 자매애로 글을 시작하는 이 책은 번역서 출간 과정에서도 대안적 삶을 꿈꾸는 이들의 아낌없는 지지를 받았다. 통번역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을 접하고 여성들의 입을 트이게 해줄 언어를 탐색한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를 집필, 단숨에 페미니즘 저술가로 주목받은 이민경 작가는 첫 번역서로 이 책을 작업하게 된 것이 영광이라는 소감을 토로하며 이 책이 수많은 여성들에게 원하는 삶을 선택할 힘과 용기를 줄 것이라고 단언한다.

    이 책이 강고한 가부장제 사회 속에서 우리가 만들어 내고 있는 다른 삶을 한결 수월하게 가능케 해줄 구체적인 지지대가 되리라고 믿는다. 단언컨대 여태까지 두려워하던 여성들 중에 적지 않은 수가 [어머니의 나라]를 딛고 다른 길 위에 설 결심을 하게 될 것이다. 당장 내가 이성애 결혼을 거부하고 세 명의 여성들과 함께 살겠다는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것도 2012년 대학 수업에서 모쒀족에 대해 배웠던 기억을 떠올리고부터였기 때문이다. 애정, 친밀감, 경제능력, 돌봄노동처럼 결혼만이 해결해 주리라고 기대되는 다양한 삶의 면면을 유동적이고 자유롭게 나와 나누기로 해준 다봄, 다인, 유선 덕에 한층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문화인류학자 김현미는 "[이갈리아의 딸들]이 픽션이라면 [어머니의 나라]는 엄연히 존재하는 실재다", "다양한 세계와 삶의 방식이 동시적으로 존재함을 인정하며 소모적 긴장을 내려놓자"고 감회를 밝혔고, 여성학자 정희진은 "이 책은 가모장제를 글로벌 정치경제학과 문화연구 차원에서 다룬 훌륭한 입문서이다. 그래서 과학적이면서 동시에 치유적이다"라고 극찬하며 "극도로 남성중심사회인 한국의 남성은 모쒀족 남성보다 행복할까?"라며 반문했다. 전력질주를 멈추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본 에세이로 청춘들의 전폭적인 공감을 얻은 서늘한여름밤 작가는 "읽으면서 여러 번 놀랐고, 왜 나는 이런 삶을 상상도 해보지 못했을까 하고 탄식했"고, "가모장 세계의 여행기를 읽다보면 가부장 세계에서 나고 자란 나의 상상력에 기분 좋은 균열이 간다"는 소감을 밝혔다.

    [씨네 21] 기자로, 작가로 활약하는 이다혜 기자는 "여성이 여성으로 존재하기 위해 세계와 불화하지 않아도 되는" 모쒀족 사회가 "가파른 속도로 달리는 현대사회와 맞부닥치며 맞이할 미래가 무엇일지, 근심을 마음에 묻고 응원을 보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고, ‘프로불편러’로서 각종 사회적 이슈들에 참신한 관점을 제시해온 위근우 칼럼니스트는 "개인적으로 첫 추천사였는데 이렇게 의미 있는 책에 실을 수 있어 기쁘다"는 소감과 함께 "여성혐오로부터 자유로운 여성의 모습과 가부장제를 벗어난 남성의 쓸모를 상상하는 이들이라면, 모쒀족이 이미 이룩했던 ‘어머니의 나라’를 책으로나마 꼭 한 번 방문하길 바란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이갈리아의 딸들]의 현실 버전이자
    지금보다 더 자유롭고 평등한, ‘오래된 미래’


    50여 언어로 번역되어 수십 년간 전 세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오래된 미래]를 통해 우리는 일처다부제가 잘 작동하는 라다크 사회를 알게 되었다. 라다크인과 모쒀인은 각각 인도와 중국 국경지대의 고산지역에 살며 티베트불교를 믿는다는 비슷한 배경을 지니고 있다. 이들 사회를 발견한 것은 인간과 사회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문화인류학 연구의 성과였다.

    절경으로 이름난 중국 윈난성의 루구호에 사는 모쒀족은 우리나라에 문화관광의 대상으로 먼저 알려졌고, 그동안 TV 교양 프로그램이나 여행잡지 등에서 종종 다루어졌음에도 가모장제 모계사회의 전통이라는 문화인류학적 의의가 대중에게 충분히 알려지지 못했다. 가수가 되어 서구 사회로 진출한 모쒀족 소녀의 성장기를 다룬 [아버지가 없는 나라]가 국내 출간되기도 했으나 현재 절판되었다. [아버지가 없는 나라]는 모쒀족의 역사와 문화를 비중 있게 다루면서 전통사회에서 벗어나 현대 도시에서 꿈을 펼치고 싶은 시골 소녀의 욕망이 중심이 된 이야기다.

    이 책 [어머니의 나라]는 최첨단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성공한 변호사가 내면의 목소리를 따라 중국 오지의 모쒀족과 가족이 되어 6년 넘게 거주하면서 모쒀족의 세계를 철저히 탐색하고 체험한 페미니스트의 여정을 그렸다. 전 세계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페미니즘 고전으로 자리매김한 [이갈리아의 딸들]이 남성중심사회를 전복하는 상상력을 보여준 픽션이라면 [어머니의 나라]는 실재하는 가모장 사회에 대한 치밀한 기록이며 동시에 여성이 중심이 된 사회는 [이갈리아의 딸들]처럼 강자와 약자가 뒤바뀐 억압적 체제가 아니라 남성에게도 합당한 자리를 내어주는 평등한 사회임을 보여준다.

    모쒀족 사회는 여성이 남성을 억압하는 사회가 아니다. 할머니의 남자 형제와 어머니의 남자 형제는 가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그만큼 존중받는다. 남성은 경제력으로 평가받지 않고, 혼자 부양의 책임을 떠맡지 않고, 모든 가족 구성원이 함께 일하고 함께 나눈다. 모쒀족 사회에서는 연장자에 대한 공경을 강조하지만, 나이가 적은 아이들도 존중받으며 자유롭게 의사를 개진한다. 고용주와 일꾼을 대등한 관계로 인식하며 권력과 힘으로 약자를 누르는 문화를 낯설어한다.

    사랑과 성의 자유, 안정된 가족을 모두 성취한 평행우주 vs.
    위기의 가족, 그럼에도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건재한 우리의 현실


    현대 가부장제 사회는 남녀의 성적 결합을 기초로 한 핵가족 제도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주로 여성의 성욕을 억압하고 남성에게는 암암리에 일탈을 허용하는 이중적인 기준 속에서 성매매가 일부일처제 사회의 필요악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연인과 배우자에 대한 구속과 집착이 자연스러운 현상이었고, "누가 누구와 잤느냐"는 문제는 가족의 테두리를 넘어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선거의 쟁점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모쒀족 사회에서는 각자 자유로운 성생활을 하며, 타인의 성생활을 알려고 하거나 입에 올리지 않고, 연인에게 집착하거나 간섭하지 않는다.

    모쒀식 연애의 핵심은 여자나 남자나 언제든 성관계를 할 상대를 고를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어느 누구도 어떤 이에게 속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가 한 명이든, 계속 바뀌든, 동시에 여러 명을 사귀든 상관이 없다.
    이들의 연애는 대부분의 경우 비밀스럽게 이루어진다. 오랜 기간 동안 연인 관계에 있는 이들이라고 해도 이 사실을 공공연하게 입 밖으로 내는 법이 없고, 함께 다니지도 않는다. 나는 모쒀인 친구들을 많이 사귀었는데, 누가 누구와 꾸준히 연인 관계로 지냈다는 걸 알게 되는 데 몇 달 혹은 몇 년이나 걸렸다. 나는 자신의 연인이 어디서 뭘 하는지 전화를 걸어 확인하는 모쒀인을 본 적이 없다. 상대에 대해 자신만을 사랑해달라고 요구할 권한이 없고, 그에게 자신 곁에서 시간을 보낼 것을 요구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9장 결혼 아닌 결혼' 중에서)

    더 이상 가족을 위해 개인을 희생시키는 것이 당연하지 않게 여겨지면서 현재의 가족제도는 위기에 처해 있다. 이혼율의 급증을 넘어 아예 결혼을 하지 않는 경향이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이미 혼외출산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유럽연합 공식 통계기구 유로스타트, 2016년). 유럽 국가들은 이런 현실에 발맞추어 제도를 개편하고 가족의 개념을 재정립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이혼율이 매우 높고 가족의 해체가 심각한 상황이나 현실과는 달리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아직도 완강히 자리잡고 있다.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연애하고 헤어지는 것은 개인의 자유를 위해서는 바람직하나 남녀의 성적 결합에 기초해 가족을 구성하다 보면 연애 상대가 바뀔 때마다 가족이 깨지는 것을 반복해야 한다. 언제 헤어질지 모르는 연애 상대와 생계를 함께 하거나 아이를 함께 키우기란 어렵다. 현재의 가족제도 하에서 자유로운 연애는 불안정한 가족이라는 대가를 낳는다. 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 불안정을 피하기 어렵다. 특히 안정된 환경에서 양육되어야 할 아이들이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다. 저자는 모쒀인들이 연애와 가족을 분리시켜 자유로운 성생활과 안정된 가정을 모두 성취했음을 이렇게 서술하고 있다.

    모쒀인들은 인간의 섹슈얼리티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삶의 중심이 되는 것은 모계 가족이며, 연애를 포함한 모든 것은 모계 가족이라는 중심축 아래에 놓인다. 모쒀인들은 섹스를 행복하고, 자연스럽고, 필수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이를 가족의 부록이라는 제대로 된(부수적인) 위치에 놓을 줄 아는 이들이다.
    ('9장 결혼 아닌 결혼' 중에서)

    모쒀족은 가부장제 핵가족이 주류인 사회처럼 결혼과 이혼, 동거와 결별로 가정이 생기고 깨지고를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태어난 모계 가정에서 죽을 때까지 안정되고 평화롭게 생활한다. 남성들도 동생들과 조카들을 돌보는 양육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아이들은 이모들을 엄마라고 부르며 이모들도 조카들을 자식으로 여긴다. 부모의 집착과 과잉보호 혹은 방임과 애정결핍 속에서 자라는 가부장제 핵가족 사회의 많은 아이들과는 달리 모쒀족 아이들은 어머니의 남자친구가 몇 명이든, 얼마나 자주 바뀌든 상관없이 언제까지나 어머니 곁에서 이모들과 삼촌들, 할머니와 할머니의 형제들에게 둘러싸여 넘치는 보살핌을 받으며 자란다. 아버지는 누군지 모르거나 누군지 알더라도 서로 상관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특히 어머니와 오랜 연인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아이들을 계속 돌보는 경우도 있다.

    가부장제 부계사회도 가모장제 모계사회도 인간이 필요에 의해 만들어낸 제도일 뿐이다. 모쒀족 사회는 관광지로 변모하고 중국 주류 사회에 흡수당하며 점차 전통문화를 잃어가고 있지만, 현대사회보다 더 자유롭고 평등한 이 ‘오래된 미래’는 연애, 결혼, 가족, 가정과 일의 양립, 자녀양육 등 삶의 모든 방면에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깊은 영감을 준다.

    추천사

    이 책은 가모장제를 글로벌 정치경제학과 문화연구 차원에서 다룬 훌륭한 입문서이다. 그래서 ‘과학적이면서 동시에 치유적이다’. 여성 주도의 사회를 찬양하기보다는 사유를 요구한다. 무엇보다도 내 질문은 이것이다. 극도로 남성중심 사회인 한국의 남성은 모쒀족 남성보다 행복할까. 아! ‘미러링’에 대해 의문이 많았던 독자들에게도 필독을 권한다.
    - 정희진 / 여성학 연구자·[페미니즘의 도전] 저자

    태어날 때부터 열렬히 환영받고, 자라면서 의견이 묵살당한 적도, 여성이라는 이유로 무언가를 강요받은 기분을 느낀 적도 없는 문화에서 살아간다면? 여성들은 이를 ‘페미니스트 판타지’라 부를 것이다. [이갈리아의 딸들]이 픽션이라면 [어머니의 나라]는 엄연히 존재하는 실재다. 다양한 세계와 삶의 방식이 동시적으로 존재함을 인정하며 소모적 긴장을 내려놓자.
    - 김현미 / 연세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

    읽으면서 여러 번 놀랐고, 왜 나는 이런 삶을 상상도 해보지 못했을까 하고 탄식했다. 남편도 결혼도 없는 세상, 여자로 살면서 어떤 차별도 느끼지 않는 삶. 가모장 세계의 여행기를 읽다보면 가부장 세계에서 나고 자란 나의 상상력에 기분 좋은 균열이 간다.
    - 서늘한여름밤 / [나에게 다정한 하루] 저자

    진보주의자에겐 대안을 상상하는 능력이 필요하다지만 영감은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 여기, 바로 그 영감을 자극할 만한 모계사회에 대한 기록이 있다. 모쒀족은 가부장제와 정상가족이라는 보편의 신화 바깥에서 새롭고도 행복한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 위근우 / 대중문화 칼럼니스트·[프로불편러 일기] 저자

    여성이 여성으로 존재하기 위해 세계와 불화하지 않아도 되는 땅이 있다. 이러한 자유가 가능케 한 여성들의 사회, [어머니의 나라]는 현존하는 가모장제를 탐험하며 가부장제의 대안을 탐색한다. 여신을 모시는 모쒀족은 중국 한족의 강고한 가부장제에 둘러싸여서도 살아남았다. ‘현대’를 맞이한 모쒀족이 맞이할 미래가 무엇일지, 근심을 마음에 묻고 응원을 보탠다.
    - 이다혜 / 작가·[씨네21] 기자

    남성중심적인 조직에 몸담은 채 날마다 15시간씩 일하던 싱가포르인 변호사가 기존의 삶을 버리고 자기 안의 페미니스트 정신을 따라 중국 최후의 모계사회에 당도한 여정이 경쾌한 필치로 묘사된다. 곳곳에서 엿보이는 통찰력과 감동적이고 구체적인 묘사로 가득한 이 책은 모쒀족의 정체성 중에서도 그들의 인간애를 중점적으로 다룬다.
    - 케리 브라운 / [CEO 시진핑] [새로운 황제들] 저자

    모계제와 모권제를 유지하는 중국 윈난성의 모쒀족에 대한 최고로 흥미로운 이야기이자, 현대화와 관광산업으로 존립을 위협받는 이들의 전통에 바치는 애가. 성 역할에 대한 자세한 묘사와 강력한 통찰력은 안방에서 여행을 즐기는 독서가뿐 아니라 인류와 사회를 연구하는 학자들의 마음도 사로잡는다.
    - 조너선 프라이어 / 런던대학교 동양학과 교수

    목차

    서문
    프롤로그
    지도로 보는 어머니의 나라

    1부 신세계

    1. 어머니의 나라에 도착하다
    2. 모쒀식 집을 짓다
    3. 현지인처럼 살다
    4. 모쒀인을 알아가다
    5. 대모가 되다
    6. 사냥하고 채집하던 과거로 돌아가다

    2부 고향

    7. 모쒀 여자는 멋지다
    8. 모쒀 남자도 멋지다
    9. 결혼 아닌 결혼
    10. 모계 혈족의 끈끈한 유대
    11. 탄생과 죽음의 방
    12. 사라짐이라는 칼날 위에서

    용어
    사진으로 보는 어머니의 나라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모쒀족은 여성이 일생 동안 밟게 되는 모든 단계를 기념하고 축하하는 문화를 가지고 있다. 또한, 모쒀 문화의 핵심은 무엇에도 굴하지 않는 여성의 정신이다. 페미니스트가 꿈꾸는 유토피아가 실존했다면 분명 어머니의 나라라 불리는 이곳 같은 모습이었으리라.
    모쒀족과 함께 지내며 나는 인류의 절반을 억압하고도 이를 정당화하는 가부장제를 채택한 대다수의 사회에 필요한 교훈을 얻었다. 모계제와 가모장제를 채택한 모쒀 사회가 가진 원칙은 우리 모두가 꿈꾸어볼 만한, 더 평등하고 더 나은 멋진 신세계를 마음속에 그릴 수 있게 해주었다.
    ('서문' 중에서)

    그렇게 또 월요일이 찾아왔다. 하루 15시간 근무라는, 예측 가능한 일상으로 복귀할 시간이었다. 우선은 내가 있는 싱가포르 시간대와 맞는 아시아 지역의 고객들을 상대로 오전 업무를 한다. 점심을 빨리 해결하고 나면 이제 막 하루를 시작한 룩셈부르크와 런던 쪽의 고객들과 일한다. 패스트푸드로 저녁을 때우고 나서는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비롯한 북미 시간대에 맞추어 늦은 밤까지 근무한다. 집으로 돌아가면 자정쯤이 된다. 이런 일상이 다음날에도, 그 다음날에도, 또 그 다음날에도 계속해서 반복되는 것이다.
    나 같은 싱글 여성이 직장생활을 이어가는 건 결코 쉽지 않았다. 남자들과는 달리 나를 지원해줄 아내가 없었으므로 일상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자잘한 집안일을 누군가에게 맡길 수 없었다. 나를 위해 집을 치우거나 냉장고를 채워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피도 눈물도 없는 금융계에서 최고의 고문 변호사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 크고 작은 일을 전부 해내야만 했다. 내 삶에는 변호사라는 직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나 컸기 때문에 다른 어떤 것도 들일 자리가 없었다. 가족과 시간을 보낼 수도 없었고, 그렇다고 어떤 상대와 만나는 것도 아니었고, 아이도 없었다. 삶을 반추했을 때 미소를 머금게 하는 게 하나도 없었다. 이대로라면 삶은 결코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달 호수가 내려다보이는 이 아름다운 곳에 조그만 모쒀식 집을 지을 수 있어. 돈도 그리 많이 들지 않을 거야." 자시가 말했다.
    "많지 않은 게 얼마인데?"
    자시가 답한 금액은 땅이 귀한 싱가포르의 집값에 익숙해져 있던 내게는 확실히 놀라우리만치 적은 금액이었다. 싱가포르에서 차 한 대를 사는 값보다 훨씬 적은 비용이라니!
    (......) 집을 짓겠다고 말한 지 아홉 달 만이자, 음력 설날에 딱 맞추어 집 열쇠를 건네받았다.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내가 겨우 할 수 있었던 말이라고는 "정말 고마워."뿐이었다.
    자시의 수고가 낳은 결과물은 기대를 한참 뛰어넘었다. 자시는 이 일에 가장 알맞은 사람이었다. 건축가부터 설계자, 시공업자, 프로젝트 관리자, 도급업자, 수리공에 이르는 드림팀을 무려 혼자서 다 해내는 인물이었던 것이다. 내게 어떤 요구사항을 묻거나 감독을 맡기지도 않은 채 이 모든 건축 과정을 전부 소화해냈다는 것 역시 경이로움 그 자체였다.
    처음부터 나는 이 집을 별장으로 생각했기에, 싱가포르, 베이징, 런던에서의 숨가쁜 생활에 지칠 때마다 휴식과 평안을 찾아 두 달에 한 번쯤 돌아오곤 했다. 나는 시골생활과 찬바람이 들이닥치는 겨울밤, 그리고 아침이면 얼어붙는 수도관과 관광객이 몰릴 때면 간헐적으로 일어나는 정전에 차차 익숙해졌다.
    ('2장 모쒀식 집을 짓다' 중에서)

    나는 여성들의 세상에서 환영받은 여성이라는 점에서, 스스로가 진정으로 수용되는 기분을 느낄 때가 많다. 여성이 중심이 된 이 세계에서는 누구도 내가 혼자서 즐겁게 돌아다니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모쒀인들은 여남을 불문하고 강인한 여성의 존재에 익숙해져 있다. 모두 자기 집에서 그런 여성을 보고 자라기 때문이다.
    이상한 일이지만 정말 사는 동안 이렇게 나를 나 자신으로 받아들여주는 환경에서 편안하게 있었던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여성인 나를 그저 나로 존재하게끔 하고, 그럴 수 있도록 북돋아주고, 그 이상의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는 세계에서 포근하게 보호받는 기분을 느낀다. 목소리를 내거나 어떤 행동을 제안하는 순간에 나는 단 한 번도 의견을 묵살당한 적이 없었다. 여성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나는 한 번도 무지와 싸우거나 적대감에 맞설 필요를 느끼지 않았다. 내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언가를 강요받는 기분을 느낀 적도, 잘못된 신념에 맞서 핏대를 세울 일도 없었다. 직관적으로, 나는 모쒀인들과 살아가는 이곳이 훨씬 더 고향처럼 여겨졌다.
    ('3장 현지인처럼 살다' 중에서)

    마당 한가운데에 방수포를 깔고, 기지는 돼지 한 마리를 그 위에 놓은 뒤 그것을 붙들었다. 추수신에게 짧은 감사 기도를 올리고 나서, 구미의 오빠는 돼지의 심장에 날카로운 나무 말뚝을 꽂았다. 돼지는 거의 즉시 얌전해졌다.
    나는 도축 장면을 난생 처음 보면서도 먹을 것을 얻기 위해 생명을 죽인다는 사실이 불편하게 다가오지 않았으므로, 돼지를 잡는 광경에서 눈을 돌리지 않았다. 오히려 나는 도축을 삶이 순환하는 데 필수적인 어떤 것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의 태도에 감명을 받았다.
    "이거면 겨우내 넉넉히 먹을 수 있을 거야." 구미는 남자들이 처마 아래 나무 막대에 염장한 고기를 거는 것을 지켜보며 내게 말했다. 돼지의 모든 부위가 건조를 거쳐 보존되었다. 머리부터 꼬리까지 하나도 버리지 않고 남김없이 먹는 것은 모쒀족의 전통이었다.
    ('6장 사냥하고 채집하던 과거로 돌아가다' 중에서)

    구애하는 방식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지만 적극적인 모쒀 남성들의 자세는 상대방에게 구애를 한다는 데 오해의 소지를 남기지 않았다. 모쒀 남성이 가장 좋아하는 전략은 반짝이는 눈으로 지그시 응시하는 것이다. 그리고 감정을 숨기지 않은 몸짓으로 뻔뻔하게 접근했다. 표적으로 삼은 상대가 관심을 보이면 곧장 기회를 잡았다.
    "오늘 몇 시에 볼까?"
    "어디서 만날까?"
    상대가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해도 문제될 것은 별로 없었다. 그들은 간단히 다음 상대를 찾으러 갔다. 모쒀 남자들은 구애를 할 만한 기회가 생긴다 싶으면 절대로 놓치는 법이 없었다. 자동적으로 구애를 시도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미 구애를 하기도 하고 받아보기도 한 내 입장에서, 모쒀인들과 함께 있을 때만큼 적극적인 대시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구애를 받는 경험은 연애감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던 도시의 삶에 비해 활력을 주었다. 루구호 바깥에 사는 남성들 중에 여성들에게 구애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있다면 여기서 한 수 배워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8장 모쒀 남자도 멋지다' 중에서)

    여성이 새로 남성과 만난다면, 모든 것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다. 아샤오(연인)가 여성의 집을 방문할 때면 ‘나나 세이세이’, 즉 은밀한 세이세이를 숨기기 위해 매우 노력한다. 밀회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늘 여성의 집이지 남성의 집은 아니다. 물론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여성이 성인식을 치르고 나서 얻게 되는 자신의 꽃방에서 거사가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아샤오와는 정기적으로 만나다가 어느 순간 안정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 이때에는 이들의 관계가 좀 더 공개적으로 변하고, 남자가 더 이상 여자의 가족들에게 자신의 존재를 숨기지 않는다. 그렇게 되면 남성 아샤오는, 물론 밤중에만 찾기는 하지만 여성의 집을 자유로이 드나든다. 이런 방식의 관계를 모쒀인들은 ‘열려 있는,’ ‘눈에 띄는’이라는 뜻의 ‘게피에 세이세이’라고 한다.
    한 번 공개한 관계는 더 이상 비밀에 부칠 필요가 없다. 중년 모쒀인들은 대체로 오래 사귄 한 명의 아샤오에게 정착하여 게피에 세이세이를 오랫동안 유지한다.
    점잖은 60대 정원사인 아푸는 평생토록 자신의 아샤오와 게피에 세이세이를 유지했다. 아푸의 관계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그가 아샤오의 집에서 늘상 시간을 보내면서도 살림을 합치지 않고, 어머니 집에서 자매와 조카들과 함께 거주한다는 것이었다. 아푸는 40년 동안이나 한 명의 아샤오만 만났는데도, 여전히 기쁘게 두 집을 오가는 삶을 살고 있다.
    ('9장 결혼 아닌 결혼'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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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 와이홍(Choo Waihong)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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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및 미국 캘리포니아에 소재한 세계적인 법무법인의 고문 변호사로 일하다가 2006년 조기 퇴직했다. 이후 여행을 하며 「중국일보(China Daily)」 등의 매체에 여행기를 기고하기 시작했다. 중국 윈난성에서 모쒀족과 함께 6년을 보낸 저자는 요즘도 일 년의 절반을 그곳에서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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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 및 사회학과 졸.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에서 국제회의통역전공 석사학위를 받았다. 통번역을 공부하려 입학한 대학원 첫 학기에 우연한 계기로 『우리에겐 언어가 필요하다: 입이 트이는 페미니즘』을 쓰게 되면서, 여성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삶의 일부를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순간을 위한 말들을 쓰기도 하고 옮기기도 하게 되었다. 그 외의 저서로 『우리에게도 계보가 있다: 외롭지 않은 페미니즘』 『잃어버린 임금을 찾아서』 『대한민국 넷페미史』(공저) 『페미니스트 선생님이 필요해』(공저)가 있다. 현재는 연세대학교 문화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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