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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무기 : 잔인하면서도 아름다운 극한 무기의 생물학

원제 : Animal Weapons: The Evolution of Battle

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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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잔인하면서도 아름다운 ‘극한 무기’의 파란만장한 자연사를 추적하다

생물계 다양한 투쟁의 원리를 ‘무기의 진화’를 통해 들여다본 책이다. 몬태나대학교 생물학 교수인 더글러스 엠린은 열대우림과 해변을 누비고 다니며, 주목할 만한 동물들의 세계로 독자를 초대해 동물 무기의 미스터리를 파헤친다. 지난 20여 년 동안 아프리카, 호주, 중남미 전역으로 쇠똥구리를 쫓아다니며 이들의 무기 발달과 진화를 집요하게 연구해 온 저자는 생물계 전체로 관심사를 넓혀 동물 무기의 진화 이야기를 맛깔스럽게 풀어낸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한 것은 ‘극한 무기’이다. 마스토돈의 가공할 엄니부터 앞장다리하늘소의 젓가락 같이 긴 앞다리와 농게의 치명적인 집게발에 이르기까지, 거대하고 인상적인 무기가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더없이 웅장한 무기는 경외감을 자아내지만, 사실 이렇게 큰 무기를 소지하기 위해서는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런데도 많은 동물들이 무기 경쟁을 벌이며, ‘극한 무기’를 진화시키는 데 엄청난 에너지를 투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가시, 이빨 등 작은 것에서 시작해서, 뿔, 엄니 등 점점 더 큰 무기로 나아가면서 단계적으로 무기 경쟁의 생물학을 엮어 낸다. 저자의 분석은 행동생태학, 유전학, 계통학, 발생생물학 등의 접근 방식을 망라하며, 전 세계 과학자들의 연구를 폭넓게 아우른다. 생물학으로 시작한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무기 이야기로 넘어가며, “고삐 풀린 전면전”으로 치닫는 인간 세계의 무기 경쟁을 돌아보기에 이른다. 극한 무기라는 프리즘으로 생존 경쟁과 진화, 인류사까지 그 장대한 이야기를 하나로 꿰어 낸 역작이다.

출판사 서평

생산 비용도 높고, 소지하기도 어려운 ‘극한 무기’는 왜 등장했을까?
커다란 무기 뒤에 숨은 생물학을 밝히다!


인간의 경외감과 상상력을 사로잡는 동물 무기는 우선 크기부터 압도적이다. 고대 동굴 벽화의 주인공인 수사슴, 마스토돈, 코뿔소 등은 모두 우람한 뿔을 지니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동물 종은 보통 전혀 인상적이지 않은 무기를 갖고 있다. 바로 비용과 편익 사이의 ‘균형’ 때문이다.

저자는 동물의 무기가 자연선택에 의한 진화의 산물임을 강조하며, “더 큰 무기가 더 좋을 것”이라는 보통 사람들의 통념을 뒤집는다. 그에 따르면 자연선택은 온건한 크기에 온건한 비용을 선호한다. 공격용 무기인 이빨만 해도 먹이를 물거나 잡기에 충분하면서도 움직임이 둔하지 않을 정도, 곧 기동 능력을 손상시키지 않을 정도의 크기로 진화해 왔다. 이는 사실상 무기 선택이 균형 있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뜻한다. 그 메커니즘을 이해하고 나면, 민물에 갇힌 큰가시고기의 골질 판갑옷이 왜 퇴화했는지, 대검 같은 송곳니를 지닌 검치류가 왜 멸종했는지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

대다수 동물의 무기가 인상적이지 않은 이유를 짚어 본 뒤, 저자는 비로소 커다란 무기를 지닌 동물을 본격적으로 등장시킨다. 이빨이 무시무시한 피라냐, 입이 우산처럼 벌어지는 풍선장어, 사마귀 같은 앞다리를 가진 사마귀새우, 턱이 길게 휘어진 덫턱개미 병사…. 균형 잡힌 선택이라는 잣대로 보자면, 이들은 모두 ‘예외’에 해당한다. 저자는 독특한 외양으로 주목받는 생물들의 무기가 어떤 생태 상황 때문에 진화했는지 치밀하게 파헤치며, 동물 무기의 진화 지도를 촘촘히 그린다.

이 책에는 자연선택(natural selection), 성선택(sexual selection), 공진화(coevolution) 등 진화생물학의 주요 이론이 담겨 있다. 하지만 저자는 학술적 개념과 전문용어에 얽매이지 않고 생물학자들이 직접 수행한 현장 연구의 흥미진진한 일화를 솜씨 좋게 풀어놓는다. 동물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은 힘과 아름다운의 아이콘으로서의 박제된 무기가 아닌, 살아 있는 무기의 진짜 얼굴을 만나 볼 수 있다. 고요한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치열한 생존경쟁의 원리를 엮어낸 이 책을 두고, 세계적인 자연사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생물계 극렬한 투쟁”의 “중요한 원리를 설명하고 예시”하는 일이 마침내 이루어졌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중무장했던 동물이 무기를 버리기까지,
무기 경쟁(arms races)의 ‘기-승-전-결’을 생생하게 그려 내다!


저자는 동물 무기를 극대화시키는 강력한 추동력으로 ‘경쟁’을 첫손에 꼽는다. 경쟁의 최우선 목표는 번식이다. 진화적 의미에서 한 개체의 성공은 ‘얼마나 많은 자손을 남겼는가’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번식할 기회를 두고 다투는 전투에서는 무기의 크기가 중요하니, 수컷으로선 커다란 무기에 투자하지 않을 도리가 없다. 동물 세계에서 거대 무기의 대부분은 이런 형태의 과잉 경쟁의 산물이다. 이 책은 거대 무기의 진화를 다윈의 성선택 이론과 연결시켜, 자신의 유전자를 후세에 남기고자 하는 욕구에 충실하려는 동물의 본성을 파헤친다.

그렇다면 무기 경쟁(arms races)이 촉발된 뒤에는 해당 동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무기가 지나칠 정도로 크게 진화하면 어떻게 될까? 이 책에서는 ‘압도적인 비용, 결투 억제력, 속임수’ 등을 키워드로 거대 무기의 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주요 현상을 하나씩 분석한다. 사슴 종 가운데 뿔이 가장 컸던 큰뿔사슴이 멸종한 이유를 거대 무기의 압도적인 비용과 연관 지어 설명하는가 하면, 농게의 집게발과 대나무벌레의 뒷다리가 어떻게 결투 억제력을 발휘하는지 짚어 보고, 뿔이 작거나 없는 쇠똥구리가 지배자 수컷의 눈을 피해 번식을 하려고 어떤 속임수를 쓰는지 풀어놓는다.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사례를 바탕으로 동물 무기와 생태 환경의 공진화를 서술한 이 책은 진화의 메커니즘을 이해하는 데 더없이 친절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저자가 극한 무기의 자연사를 추적하며 내린 결론은 “무기 경쟁은 영원히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무기가 커지면 그에 따라 비용이 극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이다. 이 시점부터 거대 무기는 그저 부담스러울 뿐이고, 극단적으로 치달았던 무기 경쟁은 중지된다. 저자는 중무장을 했던 동물 종이 무기를 버렸던 역사를 하나하나 재구성해 보며, 극한 무기의 성쇠에 따른 생물들의 역동적인 진화 과정을 그려 낸다.

통제하기 어려운 인간 사회의 ‘극한 무기’, 어디까지 진화할까?
과연 인류는 “고삐 풀린 전면전”으로 치닫게 될 것인가!


극한 무기의 진화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 사회의 이야기도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저자는 군사 역사가가 아닌 생물학자이지만 “동물 무기와 인간 무기의 유사성은 너무나 뚜렷하고 흥미진진해서 무시할 수가 없었다”고 밝히며, 동물과 인간의 무기 경쟁을 하나의 이야기로 아우른다.

인간 사회에서도 일단 무기 경쟁이 시작되면, 금세 크기와 비용 면에서 막대한 극한 무기의 경쟁 형태로 이어졌다. 특히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의 무기 경쟁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미국의 초음속 전투기 100 시리즈(F100, F106), 퍼싱2 미사일, 스텔스 폭격기, 소련의 수호이 Su-15, 원자력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이 모두 양국의 무기 경쟁으로 개발됐다.

생물학으로 시작한 저자의 이야기는 세상의 모든 무기 이야기로 넘어가며, 냉전 시대의 무기 경쟁이 핵과 생물무기 등 치명적인 유산을 남겼음을 통렬하게 지적한다. 동물의 세계에서는 값비싼 무기만이 억제력을 발휘한다. 최고의 조건을 갖춘 수컷만이 비용을 댈 여력이 있고, 이로 인해 거대한 무기가 억제력을 갖는 것이다. 하지만 핵탄두와 생물무기는 점점 생산 비용이 싸지고 있으며, 인간 사회는 “고삐 풀린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냉전 기간에 궁극적인 전쟁 억제력으로 작용했던 이 무기의 진입 장벽이 낮아져, 억제력의 근본 논리가 훼손된 것이다.

한편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열렸던 북미정상회담의 여운이 아직 가시지 않은 가운데, 대량 살상 무기를 바라보는 저자의 우려와 현재의 국제 정세를 겹쳐 보는 재미가 무척 쏠쏠하다. 북한과 미국의 정상이 가졌던 ‘세기의 만남’은 냉전의 잔재인 뿌리 깊은 적대 관계를 풀어 나가기 위한 물꼬를 튼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과연 양국은 북핵 문제의 매듭을 풀고 평화 협정 체결과 종전 선언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저자가 일컫는 “대량 살상 무기의 시대”에, 핵무기 경쟁의 고질적 문제로 불거져 왔던 북핵 위기는 어떤 과정을 거쳐 해결될 수 있을까? 거대 무기가 실패하고 경쟁이 해소되자 진화가 끝났던 동물 무기의 전례는, 지금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맞이할 미래를 넌지시 일러 주고 있는지도 모른다.

추천사

이 책은 진화에 관한 책이다. 동물과 인간의 무기에 관해 듣다 보면 자연스레 진화의 메커니즘에 관해 배우게 된다. 그중에서도 특히 공진화와 성선택을 이해하는 데 더할 수 없이 훌륭한 입문서다. 다윈의 진화 개념은 철저하게 상대적이다. 동물의 무기는 상대가 있기 때문에 개발되고 발전한다. 인간의 무기도 마찬가지다. 냉전 시대의 군비 경쟁은 이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또한 매우 시의 적절하다. 북핵 위기가 한껏 고조됐을 때 극적으로 남북의 정상이 만나 감동적인 화해를 이끌어 낸 드라마를 우리는 얼마 전 숨죽이며 지켜보았다. ‘억제력(deterrence)’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똑똑히 보았다. 책의 말미에 “고삐 풀린 전면전”으로 치닫는 인간 세계를 바라보며 쏟아내는 저자의 우려가 묘한 메아리가 되어 울린다.

딱정벌레를 기르고 있는 아이, 어려서 군대놀이를 하며 큰 중년 남성, 그리고 자연 다큐를 좋아하는 모든 분께 이 책을 권한다. 결코 실망하지 않을 것이다.
- 최재천 /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

생물계의 다양한 투쟁은 극렬하다. 그 중요한 원리를 설명하고 예시할 진짜 생물학자가 필요했는데, 이제 마침내 그것이 엠린에 의해 극적으로 이루어졌다.
- 에드워드 O. 윌슨 / 하버드대학 교수

생물학자 엠린은 자신의 경험담과 역사적 이야기, 그리고 생생한 묘사를 통해 너무나 기괴하고 거대한 동물 무기의 진화 지도를 그린다. 그런 무기가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놀랍다.
- 디스커버리 매거진

탁월하다. … 동물의 전쟁에 관한 엠린의 책은 우리의 상상을 훌쩍 뛰어넘을 정도로 매력적이고 흥미진진한 세계를 보여 준다.
- 시애틀타임스

이 책은 다양한 동물들의 싸움과 무기뿐만이 아니라, 인류 무기사에 관한 훌륭한 읽을거리다. 동물과 인간 양측으로부터 읽어 낸 무기 경쟁에 관한 놀라운 유사성 역시 훌륭한 읽을거리가 아닐 수 없다.
- 베른트 하인리히 / 『생명에서 생명으로』 저자

노련한 이야기꾼 엠린은 독자를 파나마로 데려가, 앞장다리하늘소의 대결을 목격하게 하고, 탄자니아로 데려가 코끼리 똥과 그것을 먹고 사는 쇠똥구리를 수집케 한다. 또한 대눈파리가 암컷들의 하렘을 방어하고 있는 열대림으로 독자를 데려간다. 이 이야기에 등장하는 온갖 무기를 놀라운 삽화로도 볼 수 있다.
- 사이언스

독창적인 이 연구에서 엠린은 온갖 동물의 누대에 걸친 공격 및 방어 행동과 해부학 세계를 여행한다.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의 가공할 이빨부터 아이벡스의 뿔과 양서류의 독에 이르기까지 두루 살피고, 인간 무기와의 유사성을 밝힘으로써 예리하게 논의를 이끌어 간다.
- 네이처

눈을 뗄 수 없다. … 인간과 동물 무기의 유사성에 관한 엠린의 논증은 정말 매혹적이다. 그 유사성은 무서울 정도다. … 그의 이야기는 성급하지 않고 단순하지 않다. 이 섬세한 이야기는 수많은 여행의 산물이다.
- 커커스 리뷰

목차

책 소개: 극한의 세계

제1부 시작은 작게
1. 위장과 갑옷
2. 이빨과 발톱
3. 조이기, 잡아채기, 커다란 턱

제2부 경쟁의 촉발
4. 경쟁
5. 경제적인 방어 가능성
6. 1 대 1 대결

제3부 경쟁의 경과
7. 비용
8. 믿을 만한 신호
9. 억제력
10. 밀통과 속임수
11. 경쟁의 끝

제4부 유사성
12. 모래와 돌의 성
13. 선박, 비행기, 국가
14. 대량 살상

본문중에서

동물의 거대 무기는 자연선택으로 선호되기에는 그 모습이 너무 기괴해 보인다. 그런 모습을 못 알아볼 수는 없다. 큰 무기는 ‘정말’ 볼꼴 사납고, 대부분의 개체가 그런 무기를 가지고는 잘 지낼 수가 없다. 대다수 동물 종의 대다수 무기의 경우, 자연선택은 온건한 크기에 온건한 비용을 선호한다.
('책소개: 극한의 세계' 중에서)

앉아서 기다리는, 곧 매복하는 포식자는 더 큰 극한 무기 쪽으로 진화한다. 검치류는 몰래 매복하고 있다가 나뭇가지 위에서 뛰어내려 먹잇감의 목에 대검을 찔러 넣었다. 피라냐처럼, 매복 포식자들은 사냥을 하기 위해 추격을 하는 법이 없다. 사실 그들 대부분이 달리기나 수영에는 젬병이다. 그 대신 꼼짝하지 않고 잠복하길 잘하고, 사냥감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며 숨어 있는 사냥꾼답게 종종 배경과 놀랍도록 동화된다. 불운한 먹잇감이 우연히 다가오면, 이 포식자들은 숨은 곳에서 불쑥 뛰쳐나와 물어뜯거나, 다리로 후려쳐서 사냥감을 무력화시킨다.
('제1부 시작은 작게: 3. 조이기, 잡아채기, 커다란 턱' 중에서)

암컷 코끼리는 2년의 임신 기간을 보낸 후 새끼를 낳고, 또 2년 동안 젖을 먹이며 보호한다. 암컷은 5일이라는 너무나 짧은 기간에만 수정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1,460일, 곧 4년에 5일 동안만 수정이 가능하다. 이는 수정 가능 기간이 수명의 0.5퍼센트도 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그 결과, 임의의 시간에 번식을 할 수 있는 암컷은 극소수인 반면, 수컷은 너무나 많다. 수정 가능한 암컷의 이런 희귀성 때문에, 수컷들은 짝짓기를 위해 위험한 어금니로 맹렬한 결투를 벌인다.
('제2부 경쟁의 촉발: 4. 경쟁' 중에서)

다수의 쇠똥구리가 채택하는 두 번째 전략은 굴 파기다. 이런 종의 암컷들은 똥이 있는 곳으로 날아가 곧바로 똥 아래 흙을 파고 굴을 만들기 시작한다. 굴을 일단 충분히 깊이―30센티미터에서 1미터 사이까지―판 후에 똥 조각을 굴속으로 끌어당겨서, 위에 있는 경쟁자들 몰래 먹이를 따로 챙긴다. 암컷은 알 하나의 식량을 마련하기 위해 50번 이상 오르락내리락하며 먹이를 모은다. 그리고 다시 새 알을 낳고 이런 과정을 되풀이한다. 암컷이 이렇게 고된 일을 하는 동안, 수컷은 굴 소유권을 두고 싸움을 벌인다. 승리를 거둔 수컷은 굴 입구를 지킨다. 먹이를 다른 종에게서 떼어 놓기 위해서만이 아니라, 같은 종의 경쟁자 수컷을 암컷에게서 떼어 놓기 위해서 말이다. 굴에서 수컷은 암컷과 여러 차례 짝짓기를 하는데, 더 큰 침입자 수컷에게 쫓겨나기도 할 것이다. 굴 파기 종의 수컷은 대개 뿔이 있다.
('제2부 경쟁의 촉발: 5. 경제적인 방어 가능성' 중에서)

모든 것을 계산해 볼 때, 이들 수컷이 뿔에 들이는 비용은 암컷이 번식에 들이는 비용과 맞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와 영양소 측면에서 뿔을 만들고 사용하는 비용은 두 마리 새끼를 낳아서 이유기까지 기르는 비용과 같았다. 뿔의 성장은 다른 뼈 질량을 극적으로 감소시키고, 수컷을 더 약하게 하고, 뼈가 부러질 가능성을 훨씬 더 높인다. 본질적으로, 동물이 한평생 신체적으로 가장 버겁고 가장 위험한 활동을 할 때 뼈가 성장한다는 것은 곧 계절성 골다공증이 걸린다는 뜻이다. … 뼈 성장으로 인한 계절성 골다공증은 다수의 커다란 사슴 종들이 싸우다가 심각한 부상을 당하는 이유의 일부인 것이 확실하다. 무스 수컷은 갈비뼈와 견갑골 골절 사고율이 높다. 붉은사슴의 경우, 번식 가능한 모든 수컷의 4분의 1은 발정기 결투 도중 골절상 등의 상처를 입었고, 6퍼센트는 해마다 회복할 수 없는 부상을 당했다.
('제3부 경쟁의 경과: 7. 비용' 중에서)

억제력은 무기 경쟁에서 비롯하지만, 무기 진화를 점점 빠르게 촉진하기도 한다. 무기가 전투력의 신호로 기능하기 시작하는 순간, 극한 크기를 유발하는 전적으로 새로운 동기가 발생한다. 이제 가장 큰 무기를 가진 수컷은 두 가지 이유에서 개가를 올린다. 첫째로 전투에서 경쟁자를 물리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둘째로 싸우지 않고도 적을 물리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무기를 가진 수컷은 이미 큰 보상을 받았는데, 억제력 덕분에 전투 비용을 아끼는 보상까지 받게 되는 것이다.
('제3부 경쟁의 경과: 9. 억제력' 중에서)

번식에의 접근을 소수의 우세한 수컷들이 지배할 경우, 나머지 수컷들에게는 규칙을 깨고자 하는 강한 동기가 부여된다. 정상적으로는 이길 수 없는 게임을 한다면, 몰래 편법을 쓰는 수컷이 있게 마련이다. 거의 모든 동물 종의 모집단이 그렇다. 큰뿔양은 로키산맥의 가파른 비탈에 자리 잡은 하렘을 지킨다. 가장 크고 가장 나이 많은 수컷이 가장 큰 뿔을 가졌고, 이들 수컷이 어김없이 승리를 거두고 하렘을 거느린다. 하지만 큰뿔양의 40퍼센트는 더 작은 수컷들의 자식이다. 일명 “코서courser(사냥개-옮긴이)”라고 불리는 이들 밀통하는 수컷은 한 번에 몇 초 동안만 영역에 침입해서, 지배자 수컷에게 들이받히기 전에 재빨리 암컷과 교미를 한다.
('제3부 경쟁의 경과: 10. 밀통과 속임수' 중에서)

사슴벌레 한 종은 수액을 둘러싼 전투를 할 필요 없이, 속이 빈 나무의 널따란 내부에서 먹이를 넉넉히 구할 수 있게 되자, 자원을 경제적으로 방어하지 않아도 됨으로써 아래턱 크기가 줄어들었다. 이와 비슷하게 다른 사슴벌레 3종은 수컷이 한 마리 암컷과 장기적이고 안정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새끼 양육을 서로 돕게 되자, 무기 경쟁의 세 요소 가운데 두 가지가 사라졌다. 그래서 이제 수컷들은 수액이 흐르는 지점을 두고 싸우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아예 일체 싸움을 하지 않는다. 암수의 번식 소요 시간도 비슷해서 경쟁을 유발하지 않았다. 오늘날 이들의 집게는 자그마하다.
('제3부 경쟁의 경과: 11. 경쟁의 끝' 중에서)

농게와 마찬가지로, 국가가 자원을 무기에 전용하기 전에 우선적으로 지불해야 할 의무 비용이 있다. 농게는 영양분을 제공하며 보호해야 할 수백만 개의 세포로 이루어진다. 세포가 죽으면 농게도 죽는다. 의무 비용의 대부분은 세포를 살아 있게 하는 데 쓰인다. 국가는 사람들로 이루어지고, 이 사람들을 먹이고 보호하는 데는 비용이 든다. 예컨대 교육과 복지, 경찰력과 고속도로 따위의 비용 말이다. 의무 비용을 지출하고도 남는 게 있을 때만 국가는 군대와 무기 등 사치품에 투자를 할 수 있다.
가장 부유한 소수 국가는 무기 개발과 기술 개발, 선박, 비행기, 군수품, 훈련, 인적 자원 등에 자유재량으로 쏟아부을 수 있는 막대한 자원을 지니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는 자유재량으로 쓸 수 있는 자원이 훨씬 더 적다. 자원이 전혀 없는 나라가 군비를 지출할 경우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심각하게 침식하게 된다. 국가는 능력 한도 내에서 군대에 투자하지만, 군대의 크기는 국가마다 다양하다. 딱정벌레 뿔, 북미 순록의 뿔, 농게의 집게발 등의 경우와 같이, 국가별 군대의 상대 크기는 전투력을 알리는 정직한 신호가 된다. 군대 크기는 전쟁 억제력의 완벽한 도구인 것이다.
('제4부 유사성: 13. 선박, 비행, 국가' 중에서)

오직 가장 부유한 두 강대국만 핵무기를 가졌다. 그러나 경쟁이 진행되면서 핵탄두는 값이 싸졌다. 재래식 무기, 예를 들어 잠수함, 전투기, 항공모함 등의 비용은 상승했지만, 핵탄두 자체는 더 작고 더 싸진 것이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영국과 프랑스가 핵탄두를 실험했고, 이어 중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이 실험했다. 1970년대에 인도 역시 핵탄두 실험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1990년대에는 파키스탄도 성공했다. 이제 이스라엘과 북한도 핵을 가졌다. 억제력의 가장 중요한 전제 조건이 이렇게 사라지고 있다.
('제4부 유사성: 14. 대량 살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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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더글러스 엠린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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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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몬태나대학교 생물학 교수로, 백악관의 ‘젊은 과학자 대통령상’ 수상자이다. 미국국립과학재단의 ‘커리어상’, ‘젊은 연구자상’을 비롯해, 미국자연사학회의 ‘에드워드윌슨 자연사학자상’ 등 다수의 연구 업적상을 받았다.
엠린의 연구는 동물의 극한 무기 발달과 진화에 대해 탁월한 통찰력을 보여 준다. 그는 행동생태학, 유전학, 계통학, 발생생물학 등의 접근 방식을 결합해 진화 과정에서 기괴한 구조의 무기가 어떻게 형성됐는지 밝히고 있다. 『진화: 생명의 이해』(칼 짐머Carl Zimmer와 공저), 『생물학 조사 편람』(공저)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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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에 당선했다. 번역한 책으로 [뷰티풀 마인드], [초등학교 수학 이렇게 가르쳐라], [무한의 신비], [전쟁의 역사], [수학 첫걸음 시리즈] 등이 있고, [창의력, 꽃에게 길을 묻다]를 썼다.

최재천 [감수]
생년월일 1953~
출생지 강원도 강릉
출간도서 0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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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대학교에서 진화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미시건대학교 조교수 및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를 거쳐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석좌교수로 일하고 있다. 한국생태학회 회장과 초대 국립생태원 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생명다양성재단과 기후변화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다르면 다를수록』, 『다윈 지능』 등의 저서와 『통섭』, 『공감의 시대』, 『이것이 생물학이다』 등의 번역서가 있으며, 현재 2019년 출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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