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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의 시대 : 현재의 역사[양장]

원제 : Age of Anger : A History of the Pres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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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현재의 역사에 이름을 부여하는 문제작, 분노의 시대
뉴욕 타임스 선정 [2017년 올해의 주목할 만한 책]
슬레이트, 미국 공영 라디오NPR 선정 [올해의 책]


빈발하는 잔혹한 테러와 ISIS의 거침없는 질주, 복수심에 불타 반대편을 말살하려는 민족주의와 인종주의, 그리고 소셜 미디어의 여성 혐오에 이르기까지, 편집증적 분노의 파고가 전 세계를 덮치고 있다. 역사상 어느 시대보다 문해율이 높고,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으며, 풍요로운 듯이 보이는 지금의 세계에서, 왜 이처럼 가공할 폭력과 증오, 분노가 폭발하고 있는가? 서구의 근대화가 아시아의 역사에 미친 영향을 독창적인 시각에서 분석하며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공적 지식인 중 한 명으로 떠오른 판카지 미슈라는, 분노의 시대에서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정신 이상자인 [외로운 늑대]의 소행이나 이슬람 근본주의의 탓으로 돌리는 서구 사회의 담론을 근시안적이고 위선적인 해석으로 질타하며 보다 근원적이며 심층적인 원인을 찾고자 한다.
판카지 미슈라는 근대 세계가 열리기 시작한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다시 현재의 역사로 돌아오며, 그 자신이 분노의 시대로 규정한 현재의 역사가 근대 세계가 만든 역사의 논리적 결과임을 증명하려 시도한다. 미슈라는 오늘날 터져 나오는 분노의 사회경제적 원인은 근대 세계에 이미 내재해 있던 것이며, 유럽이 19세기에 근대화 과정에서 한 차례 경험한 역사를 오늘날 식민지에서 벗어난 비서구 세계가 뒤늦게 되풀이하고 있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미슈라는 합리적인 개인이 사익을 추구하는 보편적인 상업 사회에 경외감과 두려움을 느꼈던 근대 지식인들의 다양한 내면의 풍경을 보여 준다. 거대하고 동질적인 세계 시장에서 살아가며 문화적 배경이나 개인적인 특질과 상관없이 자신의 이익을 극대화하고 똑같은 것을 열망하라고 부추기는 세계에서 밀려나고 뒤처지고 버림받은 인간이 겪을 수밖에 없는 분노와 증오, 좌절감을 통해, 분노의 시대는 우리 시대가 가진 위기의 본질을 드러낸다. 오늘날 거의 전 세계가 받아들이고 있고, 받아들이길 강요당하고 있는 서구의 세계관에 진지한 의문을 제기하며, 한 시대에 이름을 부여하는 문제작이다.

출판사 서평

서구 대 비서구의 충돌도,
종교적 광신도의 미친 짓도 아니다.
현재의 분노에는 깊은 역사적 뿌리가 있다.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를 향해 날아가 충돌하고, 프랑스의 해변에서는 트럭이 무고한 시민들을 향해 돌진한다. ISIS 대원이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힌 인질을 참수하는 장면이 인터넷으로 생중계되며, 이러한 잔학무도한 세력에 합류하겠다며 전 세계에서 젊은이들이 몰려든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오늘날의 세계에서 왜 이와 같은 잔혹한 일들이 벌어지는가? 9·11 사태가 일어난 직후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가 [테러와의 전쟁]을 선언하고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벌인 지 벌써 10여 년이 지났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오사마 빈 라덴 사살 작전에 성공한 지도 한참이다. 그렇다면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과 이들을 지원하는 국가를 대상으로 벌인 이러한 범세계적인 차원의 전쟁은 성공한 것인가? 전혀 그렇지 않아 보인다.
세계의 정치 질서는 가파르게 우경화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유럽에서는 프랑스의 마린 르 펜을 위시해 여러 국가에서 극우주의자들이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처음으로 다시 주요 정치 세력으로 등장했다. 영국은 유럽연합에서 탈퇴했다. 미국에서는 위대한 미국을 표방하며 국익 우선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었고, 인도에서는 힌두 민족주의를 앞세운 나렌드라 모디가 집권했다. 러시아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이, 터키에서는 에르도안이, 중국에서는 시진핑이 장기 독재 체제 구축을 시도하고 있고, 필리핀 같은 나라에서는 마약과의 전쟁을 위해 국가 차원의 폭력을 마다하지 않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같은 인물이 대통령이 되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했을 때, 세상은 희망으로 가득 차 보였다. 자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가 역사에서 최종적으로 승리한 듯했고, 자유 시장과 인권이 인류의 진보를 위한 최종적인 해법으로 보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는 당시에는 전혀 예상치 못한 편집증적 증오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다. 왜 전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배타적인 힘의 행사를 갈망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가?
판카지 미슈라는 이 책에서 전 세계에서 가공할 테러와 폭력이 벌어지는 원인을 이슬람 근본주의와 종교적 광신도들의 탓으로 돌리고 싶어 하는 서구 언론과 지식인, 정치인들의 입장을 전면적으로 거부한다. 미슈라에 따르면, 온건한 무슬림을 지원해 극단적인 이데올로기를 견제하고 이슬람의 개혁을 유도하겠다는 서구의 정책은 강압적이고 비현실적이며, 정권을 교체하고 고유한 풍습을 개량하겠다는 목표는 [모래밭에 선을 긋는 것]과도 같은 무모한 생각이다. 미슈라는 서구 대 비서구, 우리 대 그들, 기독교 문명과 이슬람 문명의 충돌로 설명하는 이분법적 사고는 서구의 입맛에 맞게 현상을 제멋대로 재단한 근시안적인 관점으로, 사태의 본질을 전혀 설명하지 못하며, 따라서 결코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미슈라는 사태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본다. 현재의 분노를 문명사적인 것으로, 즉 서구에서 근대 세계가 태어날 때부터 숙명적으로 잉태된 오래된 감정의 재현이라고 보는 것이다.
미슈라는 현재의 위기를 [보편적 위기], 즉 테러나 폭력이라는 쟁점을 넘어 훨씬 광범위한 영역에 걸친 것으로 파악하면서, 위기의 근원을 물질주의적 산업 문명의 도래에서 찾는다. 이 엄청난 인류사적 사건의 의미가 지나치게 축소되어 있다고 보는 미슈라는 분노의 시대에서 산업 문명의 발흥에 사상적 기초를 제공한 18세기 프랑스 계몽주의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독일 낭만주의, 러시아 무정부주의, 이탈리아 민족주의를 거쳐 이란 혁명과 힌두 민족주의, ISIS와 도널드 트럼프의 현재로 이어지는 사상의 계보를 그려 내며, 그러한 사상이 만들어 낸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밀려나고 뒤처지고 버려진 자들의 고통과 비애, 분노를 읽어 내려고 시도한다.
미슈라의 생각은 이렇다. 19세기 유럽에서 산업 자본주의 경제가 발흥하면서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무질서가 뒤따랐고, 이러한 무질서는 20세기 전반에 두 차례의 세계 대전과 전체주의 정권, 종족 학살을 초래했으며, 지금에 와서는 훨씬 광범위한 지역과 훨씬 많은 인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다시 말해 유럽의 제국주의를 통해 근대성을 처음으로 경험했던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이 오늘날 서구가 겪은 근대화의 부정적 경험을 숙명적으로 되풀이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슈라에 따르면, 오늘날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되풀이되고 있는 비극의 역사다.

계몽주의의 그늘 - 전체주의는 역사의 일탈이 아니다

계몽주의, 나아가 근대화된 세계의 어두운 이면에 주목하는 미슈라는 근대 이후에 전개된 서구의 역사를 다음과 같이 해석한다. 인간이 자신의 세계를 만들어 간다는 탈종교적 개념으로 관점의 혁명을 선도한 18세기의 계몽주의 철학자들은 능력주의 사회를 합리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사회라야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새로운 사회에서도 대다수의 민중은 최상부를 차지한 진정으로 계몽된 사람들에게 종속될 수밖에 없었다. 당대의 유럽의 사상가들의 머릿속에는 피지배자인 민중으로부터 진보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이 존재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계몽 철학의 합리주의는 새롭게 부상하던 야심적인 계급에게 유리한 철학이었고, 계몽 철학자들은 궁극적으로 상류 사회에 완전히 통합된 사람들이었다. 말하자면 그들은 자신들의 이익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이론적 합리주의의 가정, 즉 계몽된 미래 사회에는 모든 인간이 평등해질 것이라는 가정은 급진적인 함의를 내포하고 있었다.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인간의 가능성을 인식한 민중은 완전히 새로운 질서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광신적인 교회에 저항하는 운동은 모든 사회적 불평등에 대한 저항 운동으로 확대되었고, 국왕과 왕비의 목숨을 요구하는 데까지 이른다. 그러나 급속히 산업화되던 경제에서 이들의 기대는 무참히 좌절되며 계급 간 반목과 극심한 불평등이 초래되었다. 산업화 이전의 철학자들은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였다. 끔찍한 노동 조건 속에서 자신들의 기대가 좌절되자 점점 더 많은 사람이 급진화하며 과격해졌다. 이기적인 부르주아는 이제 혐오스런 존재가 되었다. 사회주의가 등장해 이제 막 유럽 전역에 태동하기 시작한 지식인 계급을 자석과 같이 끌어들이는 사상이 되었고, 곧이어 혁명의 주된 원동력으로 세계 전역에 퍼져 나갔다. 이제 [혁명]이란 단어는 순전히 인간의 힘으로 만들어 낸 완전히 새로운 질서의 창조를 뜻하며, 전체주의라는 급진적 해결책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었다. 조건의 평등과 계급의 종식으로 정의되는 민주주의는 파시스트, 나치, 스탈린주의자가 자신들이 부르주아 자유 민주주의자들보다 평등의 원칙을 더 깊이 이해하고 정치에 참여할 기회를 더 많이 제공하기 때문에 자신들이야말로 진정한 민주주의라고 주장하기에 이르는 역설적인 지점까지 나아갔다.
따라서 미슈라는 오늘날 스탈린주의와 나치즘 파시즘 등 수천만 명의 희생자를 낳은 전체주의는 흔히 말해지듯이 합리주의와 인도주의, 자유 민주주의라는 자애로운 계몽 전통에 대한 악의적인 반응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제2차 세계 대전과 유대인 학살이라는 재앙을 불러일으킨 전체주의는 역사의 본류로부터 부당하게 일탈한 현상이 아니라, 과학적 인종주의, 자국의 우월함을 내세운 애국 민족주의, 제국주의, 기술지상주의, 심미적 정치, 유토피아주의, 사회 공학, 실존을 위한 폭력 투쟁 등 19세기 유럽을 지배한 여러 이데올로기적 조류들의 결정체였다. 그러나 서구 사회는 전체주의를 역사의 일탈로 취급하며, 그것이 서구 근대 사상의 논리적 결과물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역사에서 불온한 부분을 지운 것이다.

진보에 대한 상반된 두 관점 - 루소와 볼테르

미슈라는 계몽주의 철학자들 중 특히 두 인물, 루소와 볼테르를 통해 진보에 대한 상반된 두 관점을 보여 준다. 루소는 오늘날 폭발하는 감정의 구조와 그러한 감정을 일으키는 상업 사회의 모순을 일찌감치 알아차린 선구자로, 볼테르는 오늘날 전 세계화된 상업 사회를 찬양한 거의 최초의 신자유주의자로 말이다.
볼테르는 무역이 가져다준 풍요로움과 자유의 신장을 찬양하며 소비에 대한 사랑을 거침없이 고백했다. 평민 볼테르가 원한 것은 혁명이나 대의 정치가 아니라 귀족과 성직자들 대신 자신과 같은 사람이 들어설 자리를 마련해 주는 현명한 군주들이었다. 볼테르는 루이 14세, 표트르 대제, 예카테리나 2세 등 당대의 계몽적 전제 군주들에게 한없이 아첨하는 태도를 보이면서도, [머리로 생각하지 않는 민중]에 대해서는 반복해서 혐오감을 드러냈다. 그는 보편적 진보를 찬성했고, 세계 곳곳을 누비는 상인들을 칭송했다. 세계적으로 조직화된 엘리트 계급의 열렬한 일원이 된 볼테르는 출판물의 인세, 왕궁의 후원, 부동산 투자, 금융 투기와 복권, 시계 제작, 돈돌이 등을 통해 상당한 재산을 축적한 덕분에 세상을 떠날 쯤에는 무척 부유했다. 볼테르는 새롭게 시작된 세속 사회에서 주인공이 되면 지적 세계만이 아니라 상업 세계에서도 영웅이 된다는 걸 몸소 증명해 보인 인물이었다.
반면 루소는 [근대성이 맺은 최상의 과실을 독점한 엘리트들과 삶의 근간을 잃어버린 민중 사이에 난 거대한 골]을 최초로 인식한 사람이었다. 루소는 상업 사회의 세계화가 인간의 도덕과 정신에 미칠 영향을 꿰뚫어 보았고, 부자들을 시기하면서도 그들이 지닌 특권을 갖기를 열망하는 사회와 유물론적 윤리에 깊이 내재한 모순을 정확히 파악했다. 모방 욕망에 기초한 상업 사회를 엘리트들이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조작한 게임으로 본 루소는 상업 사회에서 삶아가는 사람들의 병든 내면을 폭로함으로써 스스로 그 시대의 국외자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루소는 상처받고 모욕당한 사람들, 즉 자신이 버림받고 낙오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심리를 설명하려 애썼다.
미슈라는 이 책에서 이러한 루소의 관점을 되살리며 중대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리고 루소의 관점에서 근대 세계부터 현재까지의 역사를 추적하며, 상업 사회에 대한 사람들의 두려움과 분노감을 도스토옙스키, 바쿠닌, 토크빌, 니체 같은 지식인들의 증언과 관찰, 그리고 테러리스트들의 도발적인 언어를 통해 생생하게 재현해 낸다.

현실을 직시하라 - 부조리한 현실에 분노하는 젊은이들

판카지 미슈라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분출하는 분노를 [서구 대 비서구], [우리 대 그들], 기독교와 이슬람 [문명의 충돌] 같은 식으로 이원론적 잣대를 들이대는 모든 해석을 거부하며, 근대화 과정의 성공과 실패라는 일관된 이야기로 대체한다. 즉 19세기 유럽의 근대화 과정에서 일어났던 일들이 시차를 두고 오늘날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되풀이되고 있는 것으로 말이다. 19세기 유럽의 근대화가 불러온 급격한 변화 속에서 전통 사회에서도 새로운 상업 사회에서도 발붙이지 못하고 밀려나고 뒤처지고 버려진 자들이 낭만주의와 문화 민족주의, 무정부주의 등 여러 이데올로기적 형식 속에서 자신의 분노를 터뜨렸듯이, 오늘날에는 식민 상태에서 벗어난 나라들의 근대화 과정에서 똑같이 밀려나고 뒤처지고 버려진 자들이 새로운 질서에서 자신들의 자리를 찾지 못해 분노를 터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자기 이익의 극대화 말고는 별다른 가치를 제시하지 못하는 사회에서 개개인의 욕망은 정치와 사회, 경제 시스템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을 훨씬 넘어서 있다. 기대는 한껏 높아진 반면 그러한 기대를 충족시키기에는 한참 부족한 현실 간의 괴리는 젊은이들의 분노 게이지를 더욱 높인다. 19세기에 그랬듯이, 높아진 기대에 비해 지지부진한 현실과 무력하기 짝이 없는 자기 자신의 처지를 확인한 전 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 특히 사라져 가는 전통 사회와 새로운 사회의 질서 어디에도 발붙일 곳을 찾지 못하는 비서구 사회의 젊은이들은 낙담하고, 좌절하며, 자신의 분노감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다.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세계 속에서 이들은 집단 정체성에서 위안을 구하고, 새로운 공동체라는 환상으로 도피하고 싶어 한다. 그러면서 그들은 자신이 역사를 만들어 간다는 위안을 얻으려 하지만, 그럴수록 여러 역사적 흐름의 그물에 얽혀 들기만 할 뿐이다.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은 많은 이들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시스템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옹호하려 할 때 습관적으로 동원하는 개념, 특히 [민주주의]와 [개인의 권리] 같은 개념이 부조리한 느낌에 휩싸인 현실에서 자신들의 매력을 이끌어 낸다고 미슈라는 주장한다. 방향을 잃고 현실에 분노하는 젊은이들에게 이들이 제시하는 집단 정체성에 대응할 만한 것을 우리는 거의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오늘날 ISIS 같은 집단의 팽창을 저지하는 데 실패한 이유는 단지 군사적인 차원에만 있지 않다. 그것은 또한 지적이고 도덕적인 차원의 실패이기도 하다.

이 박학다식한 인도계 지식인, 판카지 미슈라는 우리가 그동안 아무런 의구심 없이 받아들여 왔던 진보의 역사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설득력 있게 그리고 충격적으로 드러내 보이며, 우리가 좀처럼 눈여겨보지 않는 이란과 인도 같은 아시아 국가가 근대화 과정 또한 공감과 연민, 우려의 시선으로 바라다보게 한다. 무엇보다, 판카지 미슈라가 19세기 유럽과 현재의 역사를 통해 드러내는 밀려나고 버려진 사람들 혹은 잉여 인간의 감정 구조는 지금 이 불안정한 세계의 불안한 젊은이들에게 깊은 공감을 자아낼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들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추천사

박학다식한 중요 인물인 미슈라는 감정에 초점을 맞추어 국제 정치를 거침없이 다루며 설명한다. 제대로 된 자유주의는 미슈라처럼 날카로운 비평가의 책에서 배울 것이 많을 것이다.
- 뉴욕 타임스 북 리뷰

서구와 비서구의 역사 모두에 정통한 판카지 미슈라는 이 시대의 핵심에 놓인 병폐를 짚어 내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읽은 책 중에 가장 놀랍고, 설득력 있으며, 충격적이다.
- 조 사코

우리는 세계에 대해서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우리 세계에서 잊히고 추방당한 자들이 이러한 우리의 자부심에 의문을 제기하며 부상하고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순간을 진단하기에 가장 적절한 저자의 긴급한 분석이다.
- 로스앤젤레스 리뷰 오브 북스

칼럼니스트이자 역사가인 판카지 미슈라는 한 시대에 이름을 부여한다. 그의 눈부신 신간 분노의 시대는 전 세계적으로 반대편을 휩쓸어 버리며 숨죽이게 하고 재단하는 급진적 민족주의, 인종주의, 불관용, 여성 혐오, 외국인 혐오, 파시즘의 밀물을 바라보며 그것이 지구상의 모든 사람을 에워싸기 전에 그 현상을 이해하려고 시도한다. ......대단히 박식하고 웅변적이다.
-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글쓰기 능력과 문학성에서 분노의 시대는 에드먼드 윌슨이 핀란드 역으로에서 보여 준 비범한 드라마를 떠올리게 하면서도, 궁극적으로 다른 결론에 이르면서 보다 세계적인 차원의 구상을 드러낸다. 눈부신 독학자인 미슈라는 고전 텍스트가 지닌 통찰을 꿰뚫어 보고 있다.
- 뉴 리퍼블릭

오늘날 만연한 분노의 기원을 탐구하면서, 판카지 미슈라는 진실이 무엇인지 밝혀낸다.
- 블룸버그 비즈니스

목차

머리말

1 프롤로그: 잊힌 사건들
2 공간적 장애를 제거하라: 역자의 승자들과 그들의 착각
3 타자를 통한 자아의 사랑: 진보와 그 모순
4 종교심의 상실: 이슬람, 세속주의, 혁명
5 종교심의 회복
I. 고삐 풀린 민족주의
II. 메시아를 기다리며
6. 진정한 자유와 평등을 찾아서: 허무주의의 유산
7 에필로그: 현실을 직시하라

참고문헌
감사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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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중에서

이 책은 보편적 위기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을 취하며, 이슬람과 종교적 극단주의에 씌워 놓은 터무니없이 무거운 짐을 덜어 내고자 한다. 19세기 유럽에서 산업 자본주의 경제가 발흥하며 전례 없는 정치적, 경제적, 사회적 무질서가 뒤따랐고, 그 결과로 20세기 전반기에 두 번의 세계 대전이 일어나며 전체주의 정권들이 탄생하고 종족 학살이 벌어졌다. 그런 무질서가 이제 훨씬 더 광범위한 지역을 뒤덮고, 훨씬 더 많은 사람에게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주된 논점이다. 또한 이 책에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이 유럽 제국주의를 통해 처음 근대성을 경험한 때문인지 유럽이 경험한 근대성을 숙명적으로 되풀이하고 있다고도 주장할 것이다.
(/ p.23)

수년 전부터 이슬람 혐오증을 만들어 내는 공장들이 더 빨리 돌아가기 시작했다. 지독히 불평등한 사회에서 버려지고 밀려났다고 느끼지만 자신들의 분노와 좌절감을 누구를 향해 터뜨려야 할지 모르는 시민들에게, 선동가들은 당신들의 고통은 다 무슬림 탓이라고 선동해 왔다. ......이슬람 혐오증은 이러한 환경에서 번창할 수밖에 없다. 유럽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위기를 겪는 동안 반유대주의가 그러했듯이 위기 상황은 선동가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을 제공한다.
(/ p.33)

이 책의 목적은 전 세계에서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현상들을 찾아내고 인류의 역사에서 가장 특이한 사건, 즉 상공업 문명이 서구에 도래하고 그 이후로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되풀이된 사건에서 그 현상들의 근본 원인을 밝혀내는 것이다. 또한 개인과 집단의 역량 강화의 윤리가 강요만큼이나 분노한 모방을 통해 어떻게 전 세계로 확산되었고, 심각한 혼란과 사회적 부적응 및 정치적 변동을 야기했는가도 보여 주려 한다.
(/ p.44)

우리의 분석 단위는 더 이상 작게 분해되지 않는 인간, 그런 인간의 두려움과 욕망과 원한이어야만 한다. 내적 자아와 공적 자아 사이의 불안정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비로소 오늘날의 범세계적인 내전에 한층 정확히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 pp.51~52)

동양과 서양, 종교와 이성이란 멍청한 이원론에서 벗어나려면, 물질주의적 산업 문명의 부상이라는 인류사에서 가장 운명적인 사건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영국과 프랑스에서 시작된 이 사건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같은 구세계와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같은 신세계로 퍼져 나가 부정적 연대라는 현 상태의 조건을 최초로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통합을 위한 두 번의 혁명으로 큰 변화를 이루어 낸 프랑스와 영국은 역사의 연속성을 단수에 끊어 놓으며, [지구적 의식]이란 새로운 시대에 진입했다. 프랑스는 사상으로, 영국은 증기선으로 지리적 한계를 신속히 극복하며, 인간의 행위에서 잠재적으로 한계가 없는 새로운 환경을 활짝 열었다. 대중 정당 정치와 끊임없는 사회경제적 변화의 세계가 시작되었고, 인간이 집단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역사 내에서 활동하며 역사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의 세계도 열렸다.
(/ pp.71~72)

풍요의 신 바알은 경제를 분열에 빠뜨리고 사회를 원자화하며, 과거의 가치를 위협하고 사회의 불균형을 불가피한 일로 만들며, 전 지구적인 차원의 단층선들을 만들어냈다. 이 단층선들은 거대한 변화에 휩쓸린 여러 국가와 사회는 물론이고 인간의 영혼을 가로질러 뻗어 나갔다. 힌두 민족주의와 중국의 민족주의만이 아니라 급진 이슬람주의의 보병들은 바로 이러한 바알 신의 희생자들로부터 생겨난다.
(/ p.99)

루소는 개인적으로 절실히 경험한 두려움과 혼란, 외로움과 상실감을 감추지 않고 공개적으로 토해 냈다. 오늘날 세계 전역에서 수많은 사람이 겪는 정신적 고뇌와 다를 바가 없었다. 루소를 열렬히 추종한 독일의 많은 작가 중 한 명이던 횔덜린은 루소에게 부치는 송가에서 이렇게 썼다. [그대는 이방인들의 목소리를 듣고 이해했습니다. 그들의 영혼을 해석했습니다.] 눈부시게 멋지지만 분명히 배타적인 근대화된 세계에서 이방인들은 모멸감과 모욕감을 느꼈고, 루소는 이방인들과 근대성의 관계를 쉽게 설명해 주었다.
(/ p.118)

[그들은 우리의 자유를 혐오한다]라는 말은 모하메드 아타가 항공기로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한 직후에 처음 들렸던 주장이지만, 그 이후로 잔혹한 테러 행위가 있을 때마다 메아리처럼 반복된다. 9·11 테러가 있은 후, 인도 태생의 영국 소설가 살만 루슈디가 [우리는 중요한 것 - 공공장소에서의 입맞춤, 베이컨 샌드위치, 의견 충돌, 최첨단 패션 - 에 동의해야 한다]라고 말했듯이, 서구의 자유와 특권에 대한 집단적인 인정은 어느덧 정서적이고 이지적인 반사 작용으로 변했다. 따라서 중동의 테러가 미국과 유럽의 도시를 때리면, 정치와 언론은 시민들을 집단적 슬픔에 몰아넣는 동시에 서구 국가와 문명의 도덕적이고 문화적인 우월성에 우쭐하도록 몰아간다.
(/ p.159)

식민 시대 이후의 국가 건설은 어마어마한 프로젝트였다. 그것은 수억 명의 민중에게 수천 년 동안 지속되며 전해져 내려온 과거를 포기하라고 - 심지어 경멸하라고 - 설득하면서, 그들을 세속적이고 계몽적이며 세련되고 활력 넘치는 근대적 시민으로 키워 내려는 도박과도 같은 일이었다.
(/ p.169)

삭막한 극단으로 흐르는 경직된 정치와 무정부주의적 저항, 극복할 수 없는 후진성과 진보에 대한 천박한 숭배를 우리는 이 서글픈 시대에 다시 목격하고 있다. 실제로, 자유와 자율에 대한, 개인의 힘과 능력에 대한 자유주의의 원리를 급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리려는 사람들은 그 뿌리가 없다는 점에서, 또한 자신들의 의사를 필사적으로 관철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더한 듯하다. 심지어 이들은 19세기 후반에 등장한 러시아 허무주의자들과 이민자 출신 무정부주의자들보다도 공유된 규칙이나 정치적 참여의 가능성 같은 것에 신경 쓰지 않는다. 사정이 이렇게 된 이유는 사회 자체가, 그 정신적 실질은 말할 것도 없이, 세계화 시대에 그 상대적 자율성과 내적 질서를 상실하며 축소되어 왔기 때문이다. 18세기에 시민 사회와 국민 국가가 등장한 이래로 특정한 영토 안의 사람들에게 방향 감각을 부여해 주던 공간적 시간적 준거점은 희미해졌다. 그 결과 개인들이 내세우는 주장은, 자주 그 주장이 어디에 근거한 것인지를 알려 주는 구속력 있는 맥락을 완전히 잃어버린 채, 오늘날 더욱 변덕스러워지는 경향을 띠면서 특이성에 대한 광적인 집착으로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
(/ pp.383~384)

다른 많은 선동가들도 그렇지만, 특히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여실히 드러난 시스템을 여전히 많은 이들이 이데올로기적으로 옹호하고자 할 때 습관적으로 동원하는 개념, 특히 [민주주의]와 [개인의 권리] 같은 개념이 누구나 느낄 만큼 깊은 부조리와 모순에 휩싸여 있는 현실로부터 자신들의 매력을 이끌어 낸다. 현대 정치와 문화에는 급진 이슬람주의자들이 고립되고 두려워하는 개인들에게 제공하고 있는 집단 정체성과 자기 확대에 상응할 만한 것들이 거의 없다. 이로부터 ISIS 같은 집단의 팽창과 매력을 저지하는 데 실패한 이유가 단지 군사적인 차원에만 있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패의 이유는 지적이고 도덕적인 차원에도 있다.
(/ p.407)

저자소개

판카지 미슈라(Pankaj Mishra)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69~
출생지 -
출간도서 2종
판매수 89권

인도에서 대학 졸업 후 히말라야의 산골 마을에 들어가 수년간 독서로 소일하던 한 젊은이가 근대 서구와 아시아의 만남을 대단히 독창적인 관점에서 제시하며 지성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공적 지식인 중 한 명으로 떠오른 인물, 판카지 미슈라다. [블룸버그 뷰], [뉴욕 타임스 북 리뷰]의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런던 리뷰 오브 북스], [뉴요커] 등에 정기적으로 글을 기고하고 있다. 영국 왕립문학학회 회원이며, 현재 런던에 거주하고 있다.
[분노의 시대]에서, 미슈라는 서구의 근대화가 나머지 세계, 특히 아시아에 미친 영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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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57~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랑스 브장송 대학교에서 수학했으며 불어 전공자로서 영어권 학자인 촘스키를 연구한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지적인 자유와 거침없는 삶을 추구하는 열린 정신의 소유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며, 왕성한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번역가 중 한 명이다. 2003년 [올해의 출판인 특별상]을 수상했다. [펍헙 번역 그룹]을 설립해 후진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존스 할아버지의 낡은 여행 가방],[공공선을 위하여: 촘스키, 세상의 권력을 말하다],[1등의 습관],[습관의 힘],[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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