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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베트남 전쟁에서 코소보를 거쳐 9.11 이후 뉴욕까지, 최근 일어난 전쟁들의 대중문화적 속성을 냉철하게 파헤쳤다. 걸프전에서 미국은 새로운 전쟁을 시도했다. 할리우드 영화처럼 만들어진 CNN 뉴스는 미국 전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전쟁 상황을 생중계했고, 이미 할리우드 영화에 길들여진 전 세계인들은 CNN을 보면서 미국을 응원했다. 미국의 미사일 공세는 비판을 당하기보다는 할리우드 영화를 볼 때의 쾌감을 불러 일으켰다. 미국은 단지 이라크의 영토를 공격한 것이 아니라, 전세계인의 '영혼'에 공세를 가한 셈이다.

<21세기 대중문화 속의 전쟁>은 르포와 학문적 연구를 조합시켜 우리의 대중문화 속까지 파고들어 일상처럼 자행되고 있는 전쟁에 대한 속성과 실체를 밝히고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서 우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대중문화적 요소들을 꿰뚫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나온 "대중문화 전쟁 속의 우리 역사"를 다시 한 번 돌아봄으로써, 21세기에 전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될 "대중문화 속의 전쟁"에 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새로운 차원의 전쟁 　2001년 9월 20일, 부시 대통령은 하원 연설에서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미국 국민들은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 힘들고 지치는 전쟁을 각오해야 한다. 우리가 아직까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전쟁이 될 것이다” 　부시가 강조한 말은 바로 “대중문화적인 전쟁”을 의미한다. 이 “대중문화적인 전쟁”이라는 것은, 전쟁이 더 이상 영토 획득의 국지적인 것이 아니며, 이데올로기 수호를 위한 이념적인 것도 아니라는 것이다. 그것은 미국의 라이프스타일을 지키기 위한 전쟁이며 문명을 방어하는 전쟁이다. 　이 전쟁에는 군인과 민간인의 구별이 없으며, 전시(戰時)와 휴전(休戰)의 구별도 없다. 모든 국민이 전사(戰士)화되어 “대중문화적 전쟁”에 투입되며, 매일 매일 전쟁은 상존(常存)한다. 80년대 도덕책에서 읽었던 북한군의 “전 인민의 군사화”가, 21세기 미국에서 실현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대중문화적 전쟁”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전쟁인 것이다. 　대한민국 “대중문화 속의 전쟁” 50년 　우리는 어떠한가? 우리야말로 전쟁이 ‘상존하는’ 지역에서 50년이 넘도록 살아왔다. 지금은 노골적으로 그렇게 말하지 않지만, 불과 15년 전만 해도 “휴전일 뿐 전쟁은 계속되고 있다”라는 말은 강력한 힘을 행사했다. 온 국민이 전쟁중이었다. 문화영화와 도덕교과서는 국민들의 충성심과 전투의욕을 고취시켰고, 선거철만 되면 ‘북풍’이 불어와 체제를 공고히 했다. 어린이들까지 동원되어 <똘이장군>에 열광하며 전사가 되었다. 어쩌면 톰 홀러트와 마르크 테르케시디스가 이 책에서 말하는 “대중문화 속의 전쟁”은 우리나라에서 지난 50년간 펼쳐졌던 바로 그 전쟁이다. 　본격적인 “대중문화 속 전쟁”의 시대 　이 책은 베트남 전쟁에서부터 코소보를 거쳐 9·11 이후 뉴욕까지, 최근 일어난 전쟁들의 대중문화적 속성을 냉철하게 파헤치고 있다. 이 책을 읽음으로써 우리는 현재 일어나고 있는 전쟁의 대중문화적 요소들을 꿰뚫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지나온 “대중문화 전쟁 속의 우리 역사”를 다시 한 번 돌아봄으로써, 21세기에 전 세계에서 본격적으로 전개될 “대중문화 속의 전쟁”에 대비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필리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베트남 전쟁과 그 결과: 전쟁관광객, 로큰롤 투사들, 그리고 대중문화로서 전쟁의 탄생
　
2.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는 왜 미친 듯이 날뛰고 있는가?
신자유주의에서의 개인투사들: 킬러키즈, 개인관광객들, 컴퓨터 게임 전사들, 라이프스타일 지원병들, 그리고 경제 군인들　
3. 라인하르트 장군은 ‘필름 시티’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독일 연방군과 그 불가능한 미션: 스타군인들, 액션, 그리고 문명사회의 미래
　
4. 왜 테레사 수녀의 거리에 ‘랜드크루저’들이 줄지어 서 있는가?
불안의 문화, 안전의 망상, 그리고 개입의 논리
　
5. 슬로보단 밀로셰비치가 MTV에?
서구의 화면생산기계와 그 대상물들: 종군기자들, 야수들, 그리고 만인의 갱스터로 살아간다는 것
　
6. 두르스 그륀바인은 왜 유럽인 개개인의 몸에서 종말의 계시를 느끼고 있는가?
9·11, 포위된 서구의 전쟁구조 그리고 전투지역을 사로잡는 생동감

미국의 전쟁 - 영혼의 점령 -대중문화적 전쟁의 속성 1 : 대중의 라이프스타일을 공격하라 　베트남에서 상처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후, 미국은 커다란 교훈을 얻었다. 그것은 ‘내부의 적’을 먼저 없애버려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내부의 적’이란 다름 아닌 미국 내의 반전주의자들이었다. 　레이건 대통령은 취임 직후 퇴역군인재단의 설립자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베트남전쟁에서 좋지 못했던 것은 우리가 여러분이 할 수 있는 싸움을 할 수 없게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문에 우리가 우리나라의 모든 다른 전쟁용사들이 누려야 할 승리를 여러분에게 안겨주지 못했다는 것입니다.” 레이건 행정부는 오래전부터 알려진 논제에 거세게 불을 지폈다. 즉 승리에 걸림돌이 되었던 것은 사소한 북베트남이 아닌 내부의 적, 즉 시위운동이었다는 것이다 (…) 그래서 영화 <람보>에서 실버스타 스탤론은 이렇게 절규한다. “나는 승리하기 위해 모든 것을 던졌지만 누군가가 우리의 승리를 가로막았다!” -1장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는 필리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