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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관하여 [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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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비평부문 수상에 빛나는 손택의 최고작


    “인류는 여지껏 별다른 반성 없이 플라톤의 동굴에서 꾸물거리고 있다. 그것도 순수한 진리의 이미지를 골똘히 생각하면서”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사진에 관하여>는 명실상부한 수전 손택의 최고작이다. 손택이 약 4년에 걸쳐 <뉴욕타임스 서평>에 기고한 여섯 편의 에세이 - <사진>(1973년 10월 18일자), <프릭쇼>(1973년 11월 15일자), <미국을 찍기/쏘기>(1974년 4월 18일자), <사진: 아름다움을 다루는 방법>(1974년 11월 28일자), <자신을 찾아 나선 사진>(1977년 1월 20일자), <무한한 사진>(1977년 6월 23일자) - 를 새롭게 가다듬어 발표한 <사진에 관하여>는 1977년 출판되자마자 각계각층의 찬사를 받으며 3개월 동안 6만 4천부가 팔리는 대성공을 거뒀을 뿐만 아니라, 이듬해인 1978년에는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비평부문을 수상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사진에 관하여>가 이런 외형적인 성공 때문에 손택의 최고작이 된 것은 아니다. 오히려 손택이 평생 동안 전개한 ‘거짓 이미지’와의 싸움이 이 책의 출간과 더불어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사진에 관하여>가 손택의 최고작으로 손꼽히는 것이다(독일출판협회는 손택에게 “거짓 이미지와 뒤틀린 진실로 둘러싸인 세계에서 사상의 자유를 굳건히 수호해 왔다”는 헌사를 바친 바 있다).


    게다가 이 책은 20세기의 주요 기록매체인 사진의 본성에 관하여 그동안 제기된 바 없는(혹은 조심스럽게만 제기되어 왔던) 질문들을 직접적으로 던져 ‘언젠가는 해야만 할’ 논쟁을 촉발시키기까지 했다. [바라보는 방법 Ways of Seeing]의 지은이로 유명한 영국 예술평론가 존 버거가 “이 책은 대단히 중요하고 독창적이다. 앞으로 사진이 이 풍요로운 대중매체 사회에서 맡은 역할을 논하고 분석하려면 손택의 이 책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는 찬사를 보내게 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사진에 관하여>의 중요성



    “사진이란 원하는 곳이면 어디든 갈 수 있고, 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게 해주는 일종의 허가증이다” “사진을 수집한다는 것은 초현실주의자처럼 현실을 몽타주하고 역사를 생략해버린다는 것이다” “사진은 이 세계를 백화점이나 벽 없는 미술관으로 뒤바꿔놓아 버렸다” “그 사람의 삶에 끼어 드는 것이 아니라 방문하는 것, 바로 그것이 누군가의 사진을 찍는다는 것의 핵심이다” 등등의 논쟁적인 주장이 속사포처럼 쏟아져 나오는 <사진에 관하여>는 1839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이래 모든 것을 그 안에 담은(혹은 그렇다고 여겨지는) 사진의 본성을 되돌아보게 해준다.


    실제로 오늘날에는 무엇인가를 경험한다는 것이 그 경험을 사진으로 찍는다는 것과 똑같아져 버릴 만큼 사진은 현대사회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주요 기록매체가 됐다. “19세기의 가장 논리적인 유미주의자였던 말라르메는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결국 책에 씌어지기 위해서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오늘날에는 모든 것들이 결국 사진에 찍히기 위해서 존재하게 되어버렸다”라는 손택의 지적이 전혀 과장이 아닐 정도로 말이다. 그렇지만 사진은 이 세계의 모든 것을 피사체로 둔갑시켜 소비품으로 변모시킬 뿐만 아니라 미적 논평의 대상으로 격상시킨다. 그에 따라 결국 사람들은 카메라를 통해서 현실을 구매하거나 구경하게 된다. 사진 덕택에, 혹은 사진 탓에 오늘날의 사람들은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이런 표현이 가능하다면) ‘살아지게’ 되는 상황이 빚어진 것이다.


    게다가 그 기술적 속성상 마음대로 축소하거나 확대할 수도 있고, 수정하거나 불필요한 부분을 잘라내 버릴 수도 있는 사진은 초현실주의자처럼 현실을 몽타주함으로써 역사를 생략해버릴 위험까지 가져왔다. 요컨대 원하는 모습만을 볼 수 있게 해주는 사진은 타인이 겪는 고통, 참사 등을 도외시할 수 있게 해줄 뿐만 아니라 결핍·실패·불행·고통·불치병 등을 결코 겪어보지 않으려고 하는 사회, 죽음을 극히 자연스러우며 거역할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려 하지 않고 끔찍하고 부당한 재앙이라고만 받아들이는 사회를 만들어낼 지경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맑스는 세계를 변화시키려고 하기보다는 세계를 해석하려고만 한다는 이유로 철학을 질책했다. 그렇지만 초현실주의적 감수성의 테두리 안에서만 작업을 해온 여러 사진작가는 세계를 해석하려는 노력조차도 공허할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그보다는 세계를 수집해야 한다는 제안을 내놓았다. 이런 상황에서 사진이 단순한 현실의 기록이기를 그만두고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도덕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그에 상응하는 정치 의식이 존재하느냐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다. 정치가 없다면, 역사를 수놓은 살육 현장을 담은 사진일지라도 고작 비현실적이거나 정서를 혼란시키는 야비한 물건으로밖에 여겨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이미지를 소비하는 오늘날, 사진이 일종의 약이자 병 病이며 현실을 전유하고 쓸모 없게 만들어 버리는 수단이 되어버릴 위기에 처한 오늘날, 사진이 만들어낸 이미지-세계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지 못하도록 가리는 오늘날, <사진에 관하여>가 우리에게 제기하는 여러 질문들은 여전히 유효한 것이 아닐까



    <사진에 관하여> 한국어판의 특징



    1. <사진에 관하여>는 지은이가 말하고 싶은 바를 손수 정리해 들려준다거나, 자신들이 이미 알고 있는 바를 또 다른 각도에서 확인만 시켜주기를 바라는 읽는이들의 바람을 완전히 저버리는 책이다. 오히려 손택은 서로 상반된 주장·인용·자료 등을 태연히 ‘병치’(‘이 문제를 이렇게 봐 봅시다. 그리고 저렇게도 봐 봅시다’)해 놓거나, 어느 지점에서 기존의 논의 방향을 갑자기 비틀어(가령 “~이다. 그렇지만~이기도 하다”라는 식으로) 상이한 관점들을 ‘충돌’시키는 저술 방법을 택하고 있다. 요컨대 손택은 자신의 문학적 행위예술(해프닝)을 통해서 읽는이들을 생각하게 만드는 방법을 택한 셈이다. 따라서 자칫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를 손택의 논의를 읽는이들이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사진에 관하여> 한국어판에서는 총 13쪽에 걸쳐 78개의 자세한 옮긴이 주를 수록했다.



    2. 또한 손택이 본문에서 자세하게, 아니면 간단히 언급하는 여러 사진들을 읽는이들이 직접 감상할 수 있도록 <사진에 관하여> 한국어판에서는 총 29장 사진도판을 수록했다. 손택은 자신이 언급하는 사진들이 매우 유명한 사진들이라고 생각해서인지 영어판에는 사진도판을 전혀 수록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어떤 점에서 보자면 한국어판은 영어판보다 훨씬 더 ‘친절’하다고 할 수 있다.



    3. 이 책 <사진에 관하여>는 1986년과 1994년 각각 <사진이야기>(유경선 옮김/해뜸)와 <사진론>(송숙자 옮김/현대미학사)라는 제목으로 국역되어 나온 적이 있다. 이번에 새로 국역된 <사진에 관하여>는 기존의 두 국역본이 잘못 번역해 놓았거나 누락시켜 그동안 국내 독자들에게 잘못 이해되어 왔던 부분을 ‘될 수 있는 한’ 모두 원문에 충실하게 정정하려고 노력했다.

    저자소개

    수전 손택(Susan Sontag)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3.01.16~2004.12.28
    출생지 미국 뉴욕
    출간도서 20종
    판매수 6,765권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평론가, 연극 연출가, 영화감독, 사회운동가. 대표작으로 소설 [인 아메리카], 에세이 [해석에 반대한다], [은유로서의 질병] 등이 있다.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화연구학과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 [오래된 습관 복잡한 반성]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하워드 진의 책 [불복종의 이유] 를 비롯해 [이론 이후], [신좌파의 상상력], [사진에 관하여], [타인의 고통], [은유로서의 질병], [속도와 정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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