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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링허우 : 사회주의 국가에서 태어나 자본주의를 살아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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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슈퍼차이나의 길 잃은 세대, 바링허우 이야기

    중국의 80년대생들을 부르는 용어인 ‘바링허우(80後)’는 단지 시대의 구분을 넘어 역사, 문화, 정치, 사회적으로 특별한 함의를 지닌다. 1978년 등소평은 중국의 문을 열었다. 개혁개방의 기치 아래 시장경제의 거센 물결이 들이닥쳤다. 그로부터 2년 후인, 1980년 ‘1가구 1자녀’ 정책이 시작되면서 이른바 ‘소황제’들이 태어났다. 이들 바링허우는 중국 역사상 가장 가파른 성장기와 변화를 온몸으로 체험했다. 공산당 1당 독재라는 견고한 사회 체제 속에서 그들은 무자비하게 밀려오는 자본주의의 물결에 속수무책으로 휩쓸렸다. 전무후무한 경쟁과 어마어마한 인플레이션,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의 도시화, 극심한 빈부격차, 과거 역사와의 단절 등, 바링허우가 부딪혀야 하는 현실의 변화는 그 규모와 깊이에 있어서 과거 산업화 시절 우리가 겪었던 것보다 더 심대하다. 바링허우 저자가 쓴 이 책은 화려한 ‘대국굴기’와 ‘슈퍼차이나’의 그늘에 가려진 중국 청년들의 고단한 현실을 드러낸다. 이 고단한 현실을 단지 ‘개인의 문제’라고 치부할 수 있을까? 저자는 말한다. "한 세대 전체가 실패를 마주하고 있다면 이는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전 세계 젊은이들이 격변하는 환경 속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풍요 속의 빈곤이라는 아이러니는 전 세계 공통이다. 그러나 사회주의와 자본주의의 양 끝단 사이를 줄타기해야 한다는 점에서 바링허우는 역사의 한 시험대를 거쳐야 하는 힘든 세대임이 분명하다.

    출판사 서평

    오늘의 중국을 읽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 ‘바링허우’

    어느 나라나 역사의 특별한 변곡점을 지나는 세대가 있다. 우리나라는 ‘58년 개띠’와 ‘386 세대’가 그랬다.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기와 민주화를 온몸으로 이끌어온 이들은 오늘날 ‘베이비부머’ 세대로 통칭된다. 일본 역시 2차 대전 직후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가 격동의 시대를 증언했다. 최근에는 청년 세대의 고단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한 ‘사토리 세대’가 부모 세대와는 180도 다른 세대의 등장을 알렸다. 그렇다면 중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지난 30년 동안 전무후무한 변화를 겪은 중국에도 이런 세대가 있다. 바로 ‘바링허우’다.

    최근 한한령과 함께 여행제한이 이뤄지기 전까지 명동과 홍대에 넘쳐나는 젊은 유커들은 세계 여느 나라의 젊은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었다. 자유분방한 차림새와 거침없는 소비는 자본주의 키즈의 전형적인 모습 그 자체였다. 그래서 우리는 종종 중국이 ‘사회주의’ 국가임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러나 최근 중국의 반체제인사인 류샤오보의 사망과 이에 대처하는 중국 당국의 모습은 중국이라는 나라의 본색, 그 정체성을 분명하게 보여주었다. 중국은 공산당이 유일한 정당이며 개인의 자유는 그 허용 범위가 정부에 의해 엄격하게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엄연한 ‘사회주의’ 국가이다.

    그러나 마치 ‘마약과 같은’ 자본주의에 이미 깊이 중독되어버린 80년 이후의 세대들에게 사회주의와의 동거는 힘겹기만 하다. 아니, 어쩌면 그 반대일지도 모른다. 사회주의에서 태어난 이들에게 자본주의와의 동거는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자본주의의 혜택을 누리는 상위 1%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좋겠으나 그렇지 않은 대다수 ‘인민’들에게 자본주의는 그들이 등에 올라탄 무서운 호랑이 같은 존재다. 이런 양극의 체제에 고스란히 노출된 최초의 세대인 ‘바링허우’는 이전과 이후 세대가 겪지 못한 특별한 ‘단절’을 경험한 세대다. 개혁개방과 1세대 1자녀 정책 이후 태어난 첫 세대인 바링허우는 사회주의 체제 속에서 문화대혁명과 대기근 등의 ‘대大시대’를 살아낸 부모 세대와 달리 별다른 대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소小시대’를 살아가며 어느 정도 물질적 풍요를 보장받았다. 그러나 미처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들이닥친 시장경제의 무자비한 파도는 이들을 사정없이 덮쳤다. 수천만의 바링허우들이 이른바 ‘농민공’으로 전락했고 현실의 고단함을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속절없이 건물 옥상에서 뛰어내렸다.

    그 자신 1980년에 태어난 바링허우로서, 저자는 이 책에 자신이 속한 이 ‘안타까운’ 세대에 대한 연민과 우려, 그리고 바링허우 문화비평을 담고 있다. 인민대학 박사 출신이자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자신조차 가공할 만한 높은 임대료에 쫓겨 1년 반 동안 세 번의 이사를 해야 했던 개인적 경험은 저자에게 "과연 이것이 개인의 잘못인가?"라는 진지한 질문을 하게 만들었다. 이를 계기로 그는 주변의 바링허우들을 관찰하게 되었고 자신을 비롯한 대부분의 바링허우들이 갈수록 심화되는 소득 격차와 그로 인한 계급 격차 속에서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린 지 오래이며 자본의 높은 벽 앞에서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다는 자괴감에 빠져 있는 현실을 발견한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이것은 결코 개인의 잘못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책의 1부에서는 바링허우 세대가 처한 현실을 여과없이 보여주면서 귀징밍, 한한, 웨이후이 등 대표적인 바링허우 작가들의 작품이 그리고 있는 현대 중국 청년상을 소개한다. 이들은 여지없이 자본의 논리에 휘둘리고 있으며 절반만 허용된 자유 속에서 개인이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자유를 찾아 나선다. 때로 그것이 동성애나 프리섹스, 마약 등으로 연결될지라도 말이다. 결코 오를 수 없는 계층의 사다리 앞에서 절망하는 모습은 현재 대한민국의 현실과 겹치기도 한다. 오늘날 바링허우들의 소원이 있다면 바로 샤오즈(小資, 서양의 사상과 생활을 지향하면서 내면의 체험과 물질적·정신적 향유를 추구하는 젊은 계층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도시의 화이트칼라나 사회에서 일정한 부와 지위를 갖춘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의 삶을 사는 것이다. 자본주의의 ‘쁘띠 부르주아’야말로 이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계층인 것이다. 소득 수준과 교육 수준이 각기 다른 다섯 명의 바링허우를 직접 만나 인터뷰한 내용으로 구성된 2부는 바링허우의 육성을 통해 우리가 몰랐던 중국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청년세대는 그 나라의 현재와 미래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청년세대, 바링허우가 말하는 오늘날의 중국은 우리가 중국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가 될 것이다.

    목차

    옮긴이의 글 8

    1부 바링허우, 어찌할 것인가?
    1. 실패의 느낌 15
    2. 역사허무주의 33
    3. 저항의 가면 53
    4. 침묵하는 다수 67
    5. 샤오즈 계급의 꿈에서 깨어나다 91
    6. 어떻게 할 것인가? 123

    덧붙이는 글1 139
    덧붙이는 글2 141

    2부 바링허우를 만나다
    1. 이 세대에는 진정한 청춘이 없다 151
    2. 나는 여전히 약세집단에 속해 있다 201
    3. 공평한 대우를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229
    4. 지금은 꿈을 꿀 수가 없다 259
    5. 그래도 우리는 ‘우링허우’, ‘류링허우’, ‘치링허우’보다 행복한 세대다 287

    미주 310

    본문중에서

    무한경쟁과 적자생존, 소득 양극화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도농 양극화, 혁명시대에 보편적으로 존재했던 사회적 보호장치의 부재, 가치관의 부재, 역사적 허무주의, 정치적 무력감 등이 전부 ‘바링허우’들이 온몸으로 감내해야 하는 변화의 후유증이다. 물론 이 모든 변화의 충격이 ‘바링허우’에게만 집중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이 전 세대와의 단절과 후 세대에 대한 완충이라는 엄청난 역사의 책무를 감당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옮긴이의 말' 중에서/ p.9)

    불과 2년 전인 2008년만 해도 나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카페에서 수많은 젊은이들과 함께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을 관람하며 ‘대국굴기大 起’라는 극도의 흥분된 상상 속에 빠져 있었다. 당시에도 여전히 성공과는 관련이 없는 사람이었지만, 이를 전혀 의식하지 않았다. 오히려 나 자신을 대다수 중국인들과 연결시키려 노력했다. 또한, 당연히 국가의 꿈이 곧 개인의 꿈이고 국가의 영광이 바로 개인의 영광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 같은 생각이 개인의 고단한 현실로 인해 커다란 타격을 받은 상태였다. 이유인즉슨 선전 영화가 방영되기 며칠 전, 임대해 살고 있던 아파트의 주인이 너무나 매정한 통지를 보내온 것이다. 임대기간을 연장할 뜻이 없으니 다른 집을 찾아 나가달라는 내용이었다. 이는 나뿐만 아니라 나와 함께 아파트에 거주했던 세 명의 젊은이들이 일주일 내로 1년 남짓 살았던 집을 떠나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함을 의미했다. 주인이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우리에게 집을 임대하는 것으로는 큰돈을 벌 수 없다는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었다.
    (/ p.17)

    2009년 9월, 박사과정을 마친 뒤부터 지금까지 1년 반 동안 벌써 세 번째 이사인 셈이었다. 맨 처음에는 인민人民대학 남쪽에 있는 싼이먀오 단지에 살았다. 그곳은 1980년대에 지어진 기숙사식 건물로, 그중 12제곱미터쯤 되는 작은 공간을 임차해 사용했다. 목욕도, 취사도 할 수 없었다. 3층 건물에 열 몇 가구가 사는데 공용화장실은 한 곳뿐이었다. 그런데도 월세는 800위안(약 13만 원)이나 됐다. 그곳에서 석 달 가까이 ‘참고 살았다.’ 참고 살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매일 15분씩이나 자전거를 타고 인근 인민대학에 가서 식사와 목욕 등 갖가지 생활 문제를 해결해야 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살았던 집은 하이덴남로海淀南路에 있는 다세대 주택으로, 거실을 막아 만든 약 12제곱미터의 작은 공간을 임대했다. 독립된 주방은 없었지만 단독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 겸 욕실이 하나 있었다. 월세는 1,000위안(약 16만 원)이었다.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은 방 한쪽이 불투명 유리로 분리되어 있어 방음과 시야 차단효과가 형편없다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방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동정을 칸막이 반대편에서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이런 상황은 수면에 엄청난 방해가 됐다. 처음에는 모든 사람이 잠든 이후에 자는 것을 시도했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이 방법이 쓸모없음을 깨달았다. 모든 사람의 활동시간과 취침시간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막 잠이 들었을 때, 누군가 욕실에 들어가 샤워를 하거나 거실에 불을 켜고 뭔가를 찾으면 여지없이 잠에서 깨곤 했다. 나중에는 하는 수 없이 안대로 눈을 가리고 귀마개까지 사용해야 했다. 이처럼 매일 저녁 외부로부터 나 자신을 완전히 차단시키는 것이 필수적인 작업이 되었다. 한번은 리투어李陀(중국 유명 작가이자 문학비평가) 씨가 내 집을 찾아왔다가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사는 내 이웃이 젊은 부부라는 것을 알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그럼 저 사람들이 사랑을 나눌 때는 어떻게 하나? 소리가 다 들릴 게 아닌가?"
    그제야 그 문제를 의식했지만, 이상하게도 부부가 여러 차례 생활의 사소한 문제들로 다투는 소리는 들었어도 사랑을 나누는 소리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처럼 허술한 임대공간에 살다 보니 어쩌면 사랑을 나누고 싶은 욕구마저 사라지게 된 것이 아닐까?
    (/ pp.18~19)

    실패는 이렇듯 이미 개인의 일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일이 되었다. 오늘날 중국 젊은이들에게 드리운 실패의 그림자는 너무 커서 이미 정상적인 가치 기준에 따라 생활하는 것이 어려울 지경이다. 2010년 대단히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연애 프로그램 [진심이 아니면 방해하지 마세요]에서 결혼은 이미 노골적인 상품의 교환으로 변질되어 있다. 집과 자동차, 수입이 한 사람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된 것이다. 몸을 상품화하여 가장 좋은 기회에 자신을 파는 것이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젊은이들의 지극히 솔직한 생각이었다. 높은 도덕적 기준을 앞세워 이런 물질만능주의적 타락을 지적하는 것은 이미 지나치게 단순화한 접근으로 매도된다. 사회가 더 이상 정상적인 생활과 발전을 고무하지 못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면, 젊은이들이 몸의 상품화로 이익을 얻는 것은 부득이한 선택일지도 모른다.
    (/ pp.29~30)

    앞에서 열거된 갖가지 역사적 사건을 통해 지난 30년 동안의 역사에 충분한 변화와 격동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17년’(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수립부터 1966년 문화대혁명까지의 17년)과 ‘문화대혁명’에 비해 이 30년의 역사는 우리의 삶 밖에 존재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바링허우들의 성장 과정 동안 발생한 역사적 사건들은 대부분 개인의 생활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역사는 역사고, 생활은 생활이었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역사와 생활 사이에 대면이 일어나는 경우는 대지진 같이 아주 짧은 기간에 불과했다. 그렇기에 그토록 광적인 역사 참여가 가능했던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볼 때, 바링허우는 역사의식이 결여된 세대라고 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바링허우들은 역사에 대한 서로 완전히 상반되는 두 가지 태도를 갖게 된다. 첫째, 대지진이나 올림픽 성화 봉송의식처럼 겉으로 드러나는 역사에 대한 높은 참여의 열정이다. 이러한 참여를 통해 바링허우들은 일시적으로나마 역사적 존재감을 찾게 된다. 하지만 바로 이러한 일시성 때문에 존재감의 허무가 바로 드러난다. 둘째, 역사의 의미 상실 때문에 철저히 역사가 배제된 ‘삶’ 속에서만 생활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것은 바링허우 청년들에게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역사와 개인의 삶이 동떨어져 있고, 역사에 참여하려는 일시적 열정은 오래 지속되지 못하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이 보편적인 역사 허무주의를 유발한다.
    (/ pp.44~45)

    한한의 저항은 대단히 간단한 차원에서만 성립된다. 매체를 이용해 여론의 힘을 빌려 즉흥적인 비판을 쏟아내는 수준이다. 이는 도덕과 인성의 재건에 효과적인 작용을 할 수 없고 사회와 문화의 발전에 도움이 되기도 어렵다. 이런 의미에서 한한의 저항은 대단히 소극적이고, 겉으로는 체제의 불공정에 반대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체제를 희롱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는 말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 사이에서 안전한 길을 찾는 데 소질이 있는 것 같다. 이것이 한한의 가장 불성실하고 진실하지 못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링허우 젊은이들에게는 이것이야말로 한한을 즐기는 이유다. 진실한 저항은 값비싼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매체적 저항은 저항을 하는 이와 받는 이 모두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 p.58)

    갈수록 우리 세대가 거대한 환상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의식하게 된다. 끝없는 물질적 소비와 사회체제에 대한 불감증 속에서 우리는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회피하고 있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느 계급에 속하고, 세계에서는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 어떻게 자기역사의 서술을 통해 개인의 실패와 사회적 실패에 저항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들이다.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문제는 바링허우들에게는 보편적인 철학의 문제라기보다 역사의 문제에 가깝다. 이는 바링허우들이 처음부터 자신들의 역사를 점검하고 그 기원부터 따져봐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원은 생리적인 사실인 동시에 역사적 사실이기도 하다. 생리적인 사실은 절대다수 바링허우들의 부모가 노동자와 농민이라는 두 가지 계급에 속한다는 것이다. 10년 전이라면 굳이 강조할 필요가 없었던 이 문제가 오늘날에는 특별히 지적하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가 되었다. 30년 동안 진행된 시장자본주의의 발전을 거치면서 중국에는 이미 은밀하면서도 거대한 계층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다름 아니라 취엔꾸이权贵(권력을 바탕으로 사회의 상층부를 장악한 신흥 귀족) 계층이다. 이들은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거대한 정치자본과 경제자본을 축적하고 있다. 중국에서 바링허우들의 성장과 동시에 전개된 것이 바로 이 취엔꾸이 계층의 형성과 발전이라는 역사과정이다. 이에 수반된 현상 가운데 하나가 전체 사회질서와 도덕질서, 미학질서에서 노동자와 농민 계급의 지위가 크게 하락했다는 것이다.
    (/ pp.123~124)

    샤오즈(小資 1990년대부터 중국에서 유행하기 시작한 용어로, 서양의 사상과 생활을 지향하면서 내면의 체험과 물질적·정신적 향유를 추구하는 젊은 계층을 지칭한다. 일반적으로 도시의 화이트칼라나 사회에서 일정한 부와 지위를 갖춘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계급은 바링허우에게 마지막 구원의 지푸라기다. 이데올로기의 기획도 이 점을 암시하고 있는 것 같다. 갖가지 노력과 학습, 발전의 개념이 모두 샤오즈 꿈의 마지막 실현에 의존하고 있다. 내 친구 하나는 자신의 가장 큰 꿈이 주말 저녁에 자신의 승용차 조수석에 아내를, 뒷좌석에는 아이들을 태우고서 밖에 나가 푸짐한 외식을 한 다음, 함께 예술영화를 한 편 보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이러한 꿈이 계속 연기되다가 결국에는 잔혹한 형식으로 깨지고 만다. 갈수록 고착화되고 있는 현재의 사회 구조 속에서 출구를 찾지 못하는 것이 실제 상황이다. 바링허우들의 유일한 출구는 아마도 빈털터리가 되는 것, 새로운 도시 프롤레타리아가 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 pp.135~136)

    이제 몇 가지 구체적인 문제들에 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우선 바링허우라는 계층의 정의다. 사실 이 글 서두 부분에서 나의 주택 임대 경험을 서술하면서 바링허우라는 것이 나이를 뭉뚱그린 개념이 아니라, 특별한 내용과 특성을 가진 계층을 가리키고 있음을 암시한 바 있다. 내가 먼저 그런 일종의 실패감을 얘기했던 것은 바링허우에 관해 토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경제적 기반에서 시작해야 하고, 동시에 계급의 기원을 언급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전제 하에서 일부 바링허우들은 배제되었고 몇 단계 여과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예컨대 부유한 집안의 2세들과 특권계층도 역시 바링허우긴 하지만 이 대열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내 글에서 말하는 바링허우는 일반적으로 보통 수준의 경제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노동자나 농민 혹은 지식인 가정 출신들을 지칭한다.
    (/ p.145)

    저자소개

    생년월일 1980~
    출생지 중국 안휘성 안친시
    출간도서 1종
    판매수 92권

    학자이자 시인으로 1980년 안휘安徽성 안친시에서 출생했다. 2009년에 중국인민대학中國人民大學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동 대학 문학원에 재직하고 있으며 중국현대문학관 객좌연구원, 특약 연구원 등을 겸하고 있다. 주로 중국 당대當代문학 연구에 종사하면서 사회와 역사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평론집[분열과 상상分裂的想象]과 시집 [허어虛語]을 비롯하며 여러 권의 저서를 출간했으며 ‘탕타오청년문학연구상’, ‘중국청년비평가상’, ‘인민문학연도신예상’ 등을 수상했다.

    생년월일 1959~
    출생지 서울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 출생. 한국외국어대 중국어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타이완 문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중국학 연구공동체인 한성문화연구소漢聲文化硏究所를 운영하면서 중국 문학 및 인문 저작 번역과 문학 교류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에서 문화 번역 관련 사이트인 CCTSS의 고문, 『인민문학』 한국어판 총감 등의 직책을 맡고 있다. 『인민을 위해 복무하라』 『사람의 목소리는 빛보다 멀리 간다』 『풍아송』 『미성숙한 국가』 『마르케스의 서재에서』 등 100여 권의 중국 저작물을 우리말로 옮겼다. 2016년 중국 신문광전총국에서 수여하는 ‘중화도서특별공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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