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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와 시』는 어린이에 대한 이해와 어린이시 읽기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는 최초의 ‘어린이시론서’이다. 지은이는 전국적으로 1만여 편에 이르는 어린이시를 수집하여 이 가운데 아동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최종 535편을 사례로 하여 ‘아동성’을 분석했다. 이 책은 초등 현장교사와 초등 예비교사, 학부모, 그리고 어린이문학 창작자들이 어린이와 어린이문학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책이 될 것이다.

‘어린이’와 ‘시’의 비밀을 밝힌 최초의 어린이시론서

『어린이와 시』는 어린이에 대한 이해와 어린이시 읽기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는 최초의 ‘어린이시론서’이다. 지은이는 전국적으로 1만여 편에 이르는 어린이시를 수집하여 이 가운데 아동성이 그대로 살아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최종 535편을 사례로 하여 ‘아동성’을 분석했다. 이 어린이시들은 책 곳곳에 풍부한 사례로 실려 있다. 이는 시와 평론을 아우르는 창작자이면서 교육학을 전공한 연구자이며, 무엇보다 30여 년 동안 초등 교사로 일한 저자였기에 가능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은 초등 현장교사와 초등 예비교사, 학부모, 그리고 어린이문학 창작자들이 어린이와 어린이문학을 이해하는 데 꼭 필요한 책이 될 것이다.

어린이 스스로 아동성을 살려 쓴 시
지은이는 이 책의 모태가 된 논문 <어린이시의 생성심리와 표현상의 특징>에서 어린이문학교육, 특히 어린이시교육과 관련하여 몇 가지 중요한 사항을 제안하고 있다.
우선 어른이 쓰는 ‘동시’와 어린이가 직접 쓰는 ‘어린이시’를 구분하는 것을 전제로 하여 어린이시의 개념을 ‘어린이 스스로 아동성을 살려 쓴 시’로 규정하자고 했다. 실제 어린이시의 분석을 통해 아동성의 속성을 ‘동일성, 현재성, 집중성’으로 파악하고 이는 시의 원리와 정확히 일치한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어린이들이 아동성에 따라 쓰는 글은 모두 시가 된다고 하며 당연히 어린이문학에 ‘어린이를 위한 문학’뿐만 아니라 ‘어린이에 의한 문학’도 포함시킬 것을 주장한다.
또한 지은이는 이런 논리로 현재의 ‘어린이를 위한 문학을 가르치는 교육’ 예컨대 동시 교육, 동화 교육뿐만 아니라 ‘어린이가 스스로 쓰는 문학을 도와주는 교육’까지 포함하여 국어교육과정을 재편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그래야 어린이들이 직접 쓰는 쓰기·창작교육을 학교 교육을 통해 실행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그는 현재 산문에서 운문으로 진행되고 있는 쓰기·창작 프로그램을 운문에서 산문으로 이행하는 프로그램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어린이의 사고는 운문적 사고에서 산문적 사고로 발달한다고 파악한 데 따른 것이다. 그래서 그는 초등학교 저학년에서는 어린이시쓰기를 중심으로 한 운문교육을, 중학년 이후부터는 산문쓰기를 중점적으로 교육할 것을 제안한다.

어린이시를 읽는 세 개의 코드
‘어린이 스스로 아동성을 살려 쓴 시’를 어린이시로 규정하는 지은이는 어린이시, 아동성, 시성을 이야기한다. 그러면서 동심과 아동성은 분명히 구분된다고 설명한다. 동심이 다분히 문학적 관점에서 아동에 대해 어른들이 유추한 주관적인 견해인 데 비해 아동성은 어린이에게만 있는 어린이만의 고유한 인지 특성이자 성향이라는 것이다.

어린이의 심리와 어린이시에 나타나는 표현상의 특징
지은이는 어린이시를 직접적인 사례로 삼아 어린이시에 나타나는 어린이들의 심리를 ‘자아의식’, ‘관계 인식’, ‘언어 심리’로 범주화하여 살펴본다.
그리고 어린이시에 나타나는 표현상의 특징을 ‘시적 자아’, ‘시의 형식’, ‘주제와 소재’, ‘시적 언어 표현’ 등의 측면에서 다각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은이는 어린이의 자아의식, 관계 인식, 언어 심리를 학년 단계별로 아동 발달 이론을 접목하여 통시적으로 살펴보고 있는데, 이는 어린이시쓰기 방법론을 교육과정화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어린이옹호론자가 말하는 어린이문학교육
“<어린이시의 생성심리와 표현상의 특징>이라는 제목을 달았던 학위논문이 이렇게 책으로 나온 건 한참 더뎌졌으나 그동안 공부한 것을 묵힌 채 허송세월만 한 것은 아니었다. 세부전공은 문학교육이지만 학위논문 주제는 보다시피 ‘어린이문학교육’인 셈인데 이 주제에 집중해서 공부하고 논문을 준비하면서 거의 20년 만에 동시를 다시 쓰기 시작해 2012년에 동시집 한 권을 내기도 했다. 그리고 교대에서 7년 동안 ‘쓰기문학교육’과 ‘어린이문학교육’ 강좌를 맡아 강의를 하는 한편 동시평론도 십수 편 써서 이 또한 거의 단행본 한 권 분량의 원고를 지니고 있다. 이만하면 전공에 대한 보상은 넉넉히 받은 셈이다. 이러니 내가 어린이와 관련한 자리라면 어디서건 어린이옹호론자가 되는 건 너무도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시’의 속성과 ‘어린이’의 속성을 함께 살피다
『어린이와 시』의 연구 성과와 가치는 무엇보다 문학의 영역으로서 ‘시’의 속성과 ‘어린이’의 속성을 함께 살핀 데 있다. 이는 초등 문학교육, 특히 이미 교육과정으로 수렴하고 있는 어린이시쓰기의 방법론을 세우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매우 중요하고도 필요한 작업이다.

[추천사]

누군가는 해야 할, 그러나 누구도 쉬 엄두를 낼 수 없었던 이 일은 지은이가 30년 경력의 초등 교사에 시와 평론을 아우르는 창작자이면서 교육학을 전공한 연구자이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최초의 ‘어린이시론서’로서 어린이에 대한 이해와 어린이시 읽기의 새로운 시각을 제공하고 있는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이자 강점은 내용뿐만 아니라 비문이라곤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짧고, 쉽고, 명료한 문장으로 글쓰기의 전범을 보여 주고 있다는 것이다.
-임미성(시인ㆍ국어교육학박사)

책머리에

1부 어린이시를 읽는 세 개의 코드
어린이시, 아동성, 시성

2부 어린이시의 자아의식
동일화의 심리-1학년의 시적 자아
자기중심성의 균열-2학년의 시적 자아
비판적 자아의 형성-3학년의 시적 자아
성적 자아의 형성-4학년의 시적 자아
사회적 자아ㆍ관념적 자아-5ㆍ6학년의 시적 자아

3부 어린이시의 관계 인식
개인적 상관체에서 사회적 상관체로-1ㆍ2학년의 관계 인식
발달한 사회성, 결핍된 서정성-3ㆍ4학년의 관계 인식
자아와 대상의 맞섬, 무너지는 시-5ㆍ6학년의 관계 인식

4부 어린이시의 언어
혼잣말, 자아가 자아에게 말 걸기-1학년의 언어 심리
사회적 언어, 자아가 타자에게 말 걸기-2학년의 언어 심리
산문적 사고, 시적인 산문-3ㆍ4학년의 언어 심리
규범화된 언어, 시어의 실종-5ㆍ6학년의 언어 심리

5부 어린이시의 표현 특징
시적 자아
시의 형식
주제와 제재
시적 언어

먼저 책을 읽고 | 어린이시를 통해 엿본 어린이와 시의 비밀

새삼 말할 나위 없이 이 책이 나오기까지 가장 큰 공로자는 아이들이다. 아이들에 관련한 문제에서만은 그들이 늘 내 스승이었다. 이 책이 어린이를 단지 ‘덜 된 어른’으로서가 아니라 어린이 그 자체로 고유성을 지닌 존재로 인정하고 존중하자는 주장에 좀 더 설득력 있는 근거를 보태게 된다면 더 이상 바랄 게 없다.
-[책머리에] 중에서

어린이시는 어린이의 자아의식이 그대로 투영된 언어 형상체이다. 곧 자아의식의 형성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어린이의 이 자아의식은 변화, 또는 발전하는 것이 분명하지만 시의 입장에서 보면, 시성이 퇴조하는 과정이다. 요컨대, 저학년 어린이시에서는 대상과 동일체로서의 자아의식이 매우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중학년에 이르러서는 자아로부터 대상을 분리하여 관찰자의 입장에 서게 됨으로써 자아는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대상이 두드러진다. 또한 고학년에서는 대상과 동일화되지 못한 자아가 시에 그대로 드러남으로써 관념성을 띠게 되어 대상과 자아의 동일화를 추구하는 시의 구조가 깨지고 풀어지는 현상을 보인다.
-[어린이시의 자아의식] 중에서

이래서 어린이시를 읽고 지도하는 일이 ‘어린이’ 그 자체를 모르고서는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 것이다. 어린이시를 시와 교육 두 쪽에서 다 살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어디선가 이오덕의 어린이시관에 대한 한계와 어떤 형태로든 그의 영향을 받은 어린이시가 저학년, 고학년 가릴 것 없이 천편일률이다시피 한 점을 지적한 것도 바로 이런 까닭에서다. 요컨대 초등학교 고학년의 시는 자신을 억압하는 사회의 외부 기제들, 그리고 거기에 맞서는 내부 의식을 주로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그 대상에 맞서 ‘갈등’, ‘대립’ 그리고 ‘적대시’의 양상으로 반응하는 관계 인식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이들의 시가 관념에 빠지고 자아와 대상의 동일성이 깨어져 시가 되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어린이시의 관계 인식 중에서

이들의 시에서 규범적이고 도덕적인 메시지가 이렇게 성한 데는 사회적 요인, 즉 우리 학교 교육도 크게 작용한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문학을 문학으로서가 아니라 이념의 도구로 쓰도록 종용해 왔다는 사실이다. 예컨대, 반공 글짓기, 통일 글짓기, 과학 글짓기는 말할 것 없고, ‘일기 쓰기를 통한 인성 함양’, ‘시 쓰기 지도를 통한 바른생활 태도 신장’ 따위 흔히 볼 수 있는 시범학교 운영 주제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어떻게 일기나 시로써 통일 정신, 과학적인 생활, 인성을 기를 수 있다는 건지 나로선 도무지 이해할 수도, 수긍할 수도 없는 ‘학교 교육’이다.
-[어린이시의 언어] 중에서

이 책의 원고를 먼저 읽은 사람으로서 『어린이와 시』를 읽게 될 독자들을 상상해 본다. 어린이들에게 시를 가르쳐야 하는 초등교사라면 시와 어린이에 대한 더욱 깊어진 이해와 새로운 시각으로 시 쓰기 지도를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초등교사에게 가장 어려운 일이 문학교육, 그중에서도 시 쓰기 교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무래도 이 연구의 가장 큰 수혜자는 초등교사나 예비 초등교사들일 것 같다. 그리고 어린이시 연구자라면 방대하게 집적된 어린이시 자료를 통해 또 다른 어린이시 연구의 발판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동시 창작자들은 우리 어른들은 이미 잃어버린 동심의 원형, 어린이다움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추천사 [어린이시를 통해 엿본 어린이와 시의 비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