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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 백작 주주 : 믿기 힘들지만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

원제 : Jouj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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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역사상 가장 유명한 난쟁이 '주주'의 놀라운 일대기!

역사상 가장 유명한 난쟁이 중 하나인 '주주'의 놀라운 일대기를 다룬 소설, 에브 드 카스트로의 [난쟁이 백작 주주]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실존 인물이었던 폴란드의 유명한 난쟁이 백작 유제프 보루브와스키(1739~1837)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녹여 낸 작품이다.

출판사 서평

역사상 가장 유명한 난쟁이 중 하나인 '주주'의 놀라운 일대기를 다룬 소설, 에브 드 카스트로의 [난쟁이 백작 주주]가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실존 인물이었던 폴란드의 유명한 난쟁이 백작 유제프 보루브와스키(1739~1837)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녹여 낸 작품이다.
다 자랐을 때의 키게 99센티미터에 불과한 유제프는, 작은 몸이지만 신체 비례가 완벽하게 균형 잡혀 있고, 용모가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폴란드의 백작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집안의 몰락으로 어린 시절 다른 귀족 집에 팔려 간 후, '장난감'이라는 뜻을 가진 '주주'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귀족들의 광대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폴란드와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 등을 오가며 98년을 사는 동안, 구체제와 산업혁명 초기를 활보하며, 왕과 창녀들을 위해 바이올린 연주를 하고, 여자를 홀리고, 탐욕스러운 학자들을 열광케 하고, 유럽을 혼란스러운 역사 속을 방황하며, 전설이 된다.
에브 드 카스트로는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소설가로, 1987년 루이 14세의 사생아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왕의 사생아]로 데뷔한 이후 꾸준히 역사 소설을 발표해 왔다. 주로 역사적 사실에서 소재를 가져와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로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다.
[난쟁이 백작 주주]는 카스트로가 유제프 보루브와스키가 생전에 집필한 회고록에서 영감을 받아 쓰게 된 소설로서, 작지만 위대했던 한 인간의 삶의 궤적을 강렬하고도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고 있다. 왕정 시대부터 프랑스 혁명, 산업 혁명 초기로 이어지는 시대까지, 당시의 중요한 역사적 배경들이 소설 곳곳에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마리아 테레지아, 마리 앙투아네트, 루이 15세와 16세를 비롯한 당대의 유명한 실존 인물들이 다수 등장하는 등, 읽는 재미와 함께 폭넓은 역사적 지식까지 풍부하게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주주'라고 불렸던 폴란드의 유명한 난쟁이,
실존 인물 유제프 보루브와스키의 파란만장한 일대기
그가 생전의 집필한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놀라운 역사 소설!


이 작품은 실존 인물이었던 폴란드의 유명한 난쟁이 유제프 보루브와스키Jozef Boruwłaski(1739~1837)의 일대기를 다루고 있는 소설이다. 유제프 보루브와스키는 다 자랐을 때의 키가 99센티미터에 불과했던 난쟁이로, 사람들이 흔히 연상하는 불균형한 크기의 신체를 가진 일반적인 난쟁이의 모습과는 달리, 몸의 각 비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체구만 작게 발달해 있었던 '축소 비례 난쟁이proportionate dwarfism'였다. 말 그대로 '축소형 인간'과 같은 모습으로 동시대인들을 놀라게 했던 유제프는, 눈에 띄는 작은 체구뿐만 아니라, 인형처럼 아름다운 외모와 세련된 태도, 뛰어난 지성과 재능으로 가는 곳마다 화제를 모으며 당시의 유럽 사교계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인물이다. 18세기 후반에 나온 계몽주의 시대의 기념비적 저술인 [백과전서]에서 '난쟁이' 항목에 인용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인물이기도 했다.
폴란드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지만, 가문의 몰락과 평범하지 않은 신체 조건으로 인해 그의 생애는 여러 가지 파란만장한 굴곡들의 연속이었다. 그의 아버지 안톤 보루브와스키 백작은 방탕한 생활 끝에 전 재산을 탕진한 후 자살을 선택하고, 생활고에 쫓기던 그의 어머니는 그를 다른 귀족 집에 맡겨 버린다. 이후 그는 그를 맡아 키우게 된 귀부인이 지어 준 새 이름인 '주주'라는 별명으로 불리면서, 살롱의 수많은 손님들을 상대하며 귀족들의 광대 역할을 하면서 살아가게 된다. '주주Joujou'라는 이름은 프랑스어 '주에jouet'에서 온 말로서, 주로 어린아이들이 '장난감'을 지칭할 때 사용하는 단어이다.
카스트로가 밝혔듯이, 이 소설은 유제프 보루브와스키가 생전에 출간하여 여러 번 증보판을 내기도 했던 그의 자서전 [폴란드의 귀족, 저명한 난쟁이 유제프 보루브와스키의 회고록Memoires du celebre nain Joseph Boruwlaski, gentilhomme polonais](1788)에서 영감을 받아 쓰인 작품이다. 출간 당시 큰 호응을 받았던 이 회고록은 그의 사후 오랫동안 잊혀 있다가 170여 년이 지난 2008년에 발굴되어 재출간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작가의 '감사의 말'에서 카스트로는 '정 많고 총명했던 인간인 《폴란드의 저명한 난쟁이 유제프 보루브와스키》'에게 자신 또한 감동받았음을 고백한다고 말하며, 그의 회고록이 이 소설 곳곳에 들어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카스트로는 훌륭한 이야기꾼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유제프의 회고록 속에 담긴 그의 삶의 궤적들을 섬세한 필치로 복원해 내며, 역사 속에 묻혀 있던 그의 매혹적인 생애를 독자들 앞에 생생하게 펼쳐 보인다.

사교계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스타이자,
동시에 귀족들의 '장난감'이기도 했던 작지만 위대했던 한 인간의 빛과 그늘, 영광과 슬픔


'주주', 즉 유제프는 당시 귀족들의 살롱 문화에서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스타였다. 오늘날로 치자면 연예인이나 아이돌 같은 존재였다고도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작지만 완벽하게 균형 잡힌 몸매, 아름다운 금발, 투명한 물망초빛을 띠는 푸른 눈동자, 단정한 이목구비……. 이처럼 '살아 있는 인형'을 보는 듯한 외모뿐만 아니라, 세련된 태도와 말솜씨, 능숙한 춤 실력과 바이올린 연주 실력, 프랑스어를 비롯한 각종 언어에 능통했던 외국어 실력 등, 여느 귀족 못지않게 갈고 닦은 교양과 재능들이 그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었다. 처음 사교계의 살롱에 발을 들인 이후 '놀라운 난쟁이 주주'에 대한 소문은 순식간에 온 유럽으로 퍼져 나갔으며, 그 후로 그는 폴란드, 오스트리아, 프랑스, 영국 등지를 오가며 여행을 다니면서 각국의 유명 인사들과 왕실 가족들의 총애까지 얻게 된다.
하지만 그 화려함 이면에는 그 평범하지 않은 외모로 인해 겪어야만 했던 온갖 차별과 설움 역시 자리하고 있었다. 성직자들은 그가 '신의 기적'이자 '선택받은 인간'이라고 떠들어 댔고 왕과 귀족들은 그가 세상에 둘도 없는 '보석'이며 '보물'이라고 칭송하곤 했지만, 그것은 한편으론 그가 남들과는 엄연히 다른 존재라는 것, 남들과 동등하게 대우받을 수 없는 영원한 타자임을 끊임없이 확인시켜 주는 말들이기도 했다. 그들에게 '주주'는 그 이름의 의미처럼 어디까지나 '장난감', '애완동물' 같은 존재일 뿐이었고, 그를 인격을 가진 사람이라기보단 신기한 동물이나 구경거리를 감상하듯 대한다. 당시 계몽사상의 영향을 받은 프랑스 의사들은 클로로포름을 이용해 그를 박제로 만들어 과학원에 전시하자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그를 두고 살롱에서 한담을 나누는 부인들은 그의 난쟁이 동생인 아나스타시아와의 근친애를 통해 난쟁이를 계속 만들어 내자는 자극적인 이야기도 서슴없이 하곤 한다. 이러한 부당한 상황들은 그가 가는 곳마다 그림자처럼 그를 따라다니곤 하며, 이를 통해 당시 특권 계급의 위선과 이기심, 잔혹함이 소설 곳곳에서 신랄하게 풍자된다.
이러한 세상에서 버티기 위해, 유제프는 자신의 인격을 철저하게 둘로 분리하여 살아간다. 가면을 쓴 것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웃는 얼굴로 응대하며 주변의 요구에 따르는 유순한 인격과, 날을 세우고 상대를 경계하는 반항적인 인격은 수많은 선택의 순간마다 그의 내면에서 갈등하며 여러 복잡한 상황들에 대처해 나간다. 그것은 화려하고도 잔혹한 귀족 사회의 한복판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만의 생존 전략이었으며, 그를 장난감처럼 다루는 부조리한 세상에서 인간적 존엄을 잃지 않고 살기 위한 남모를 분투의 과정이기도 했다. 이 소설의 진정한 묘미는 유제프가 이러한 부조리한 상황들에 맞닥뜨릴 때마다 자신의 인간으로서의 엄연한 권리를 주장하는 눈물겨운 장면들 속에 있다. '나는 장난감이 아니라 인간이다'라는 절규는 이 책 전체에 스며 있으며, 화려하면서도 굴곡진 인생을 살았던 '주주'라는 인물의 빛과 그늘을 더욱 입체적으로 보여 주게 한다.

왕정 시대부터 프랑스 혁명, 산업 혁명 초기까지……
당대의 풍속과 역사적 인물들의 초상을 세밀하게 담아 낸 한 폭의 흥미로운 풍속화와 같은 소설


1739년에 태어나 1837년에 98세에 나이로 숨을 거두기까지, 유제프는 거의 1세기에 가까운 긴 생애를 유럽의 각국을 떠돌면서 살아왔다. 그런 만큼 그의 생애는 그가 살았던 18~19세기의 혼란스러운 유럽사를 압축적으로 보여 주는 한 폭의 그림 같은 여정이기도 하다. 왕정 시대부터 프랑스 혁명과 산업 혁명 초기로 이어지는 시대까지, 당시의 중요한 역사적 배경과 사건들이 소설 곳곳에 생생하게 묘사되어 있으며, 마리아 테레지아, 마리 앙투아네트, 루이 15세와 16세를 비롯한 당대의 유명한 실존 인물들이 소설 속에 다수 등장하는 등, 읽는 재미와 함께 폭넓은 역사적 지식까지 풍부하게 얻을 수 있는 작품이다.
유제프는 어린 시절부터 여행을 시작하며 각국의 왕족들을 비롯한 다양한 사람들과 크고 작은 인연을 맺게 된다. 가령 마리아 테레지아가 다스리던 오스트리아 황실을 방문했을 때엔, 당시 오스트리아의 어린 공주였던 마리 앙투아네트를 만나 그녀가 끼고 있던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물받게 되는 일화도 등장한다. 그리고 먼 훗날, 프랑스의 왕비가 된 앙투아네트가 혁명 광장에서 민중들의 심판을 받는 장면을 그가 목격하게 되는 소설 속 장면은, 당시 격동의 시기를 겪었던 파란만장한 유럽사의 한 단면을 생생하게 느끼게 해주는 대목이다. 루이 15세의 장인이자 폴란드의 전 국왕인 스와니스와프 공작의 성에 방문했을 때는, 공작이 총애하던 다른 난쟁이의 질투로 인해 목숨을 잃을 뻔하게 되는 사건도 발생한다. 처음 방문한 파리에서는 18세기 프랑스의 전설적인 여배우 마드무아젤 클레롱을 만나 평생에 걸친 우정을 맺게 되기도 하며, 그가 영국으로 가는 기차에서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누게 된 수상한 이탈리아 남자는, 마리 앙투아네트가 연루된 유명한 사기 사건인 '목걸이 사건'에 개입했던 희대의 사기꾼이자 비밀에 싸인 연금술사였던 칼리오스트로 백작이었다.
그밖에도 이 작품 속에는 그의 삶을 교차하며 스치고 지나가는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과 사건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인연과 일화들은 모두 유제프 보루브와스키의 회고록의 실제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기에 더욱 궁금증을 자극하며 흥미롭게 읽힌다. 또 소설 중간중간에 그의 회고록의 구절들이 여러 군데 직접 인용되어 있어서, 그 일화 속에 담긴 당시의 시대적 분위기와 문화와 풍속들을 생생한 육성으로 전해 주고 있다. 유제프의 주된 활동 무대였던 사교계의 살롱 문화, 화려하면서도 잔혹한 궁정 사회의 뒷이야기, 오늘날과는 다소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귀족들의 연애 풍습, 열병처럼 몰아쳤던 프랑스 혁명 광장의 열기와, 가난과 질병과 유흥이 범람했던 산업 혁명 초기 뒷골목의 문화까지, 당대 사회의 생생한 역사적 풍경들을 난쟁이 유제프의 섬세한 시선을 통해 더욱 강렬하게 전해 주는 작품이다.

추천사

에브 드 카스트로의 글은 생생하고 강렬할 뿐만 아니라 정교하고 섬세하다.
- [르 푸앵]

모든 세심함을 기울여 아름답게 쓰인, 독창적이고 감동적인 소설.
- [르 도피네 리베레]

강렬하고 가슴을 에는 듯한 소설.
- [르 피가로 리테레르]

독자 리뷰

별점: ★★★★★
여태껏 읽었던 전기 소설 중 가장 아름다운 작품!
- 아마존 프랑스

별점: ★★★★★
이 책을 놓쳐서는 안 된다. 주주라는 매력적인 인물을 알지 못하고 지나치는 것은 건 너무 아쉬운 일이다.
- 아마존 프랑스

별점: ★★★★★
한 사람의 국외자가 바라본 궁정 사회의 초상. 카스트로는 과거를 생생하게 되살려 낸다.
- 아마존 독일

목차

제1장 하나의 저주에 대하여, 납으로 만든 시계추에 대하여,
그리고 내몰리는 한 가족에 대하여 말해 보자
폴란드의 옛 동화라고 하지만 결코 동화가 아니라
사실이었으니까……

제2장 작은 꼬마를 진주조개로 만드는 방법

제3장 추운 폴란드에서는 연못이 녹은 다음 미끼를 던진다
사랑에서도 미끼를 던지기 전에 여자의 마음부터 녹여야 한다

제4장 다른 어떤 것으로도 대체할 수 없는 것

제5장 살롱의 난쟁이를 교육하는 방법
살롱의 난쟁이를 두 토막 내는 방법

제6장 주주, 산 채로 불에 타 죽을 뻔하다
그리고 왕비나 난쟁이나 같은 인간임을 알다

제7장 주주, 타오르는 덤불숲을 발견하다
그리고 교수대에 올라 목에 줄을 걸다

제8장 주주, 평범한 결혼한 남자가 되다
제9장 주주, 심장을 강보에 싸 요람에 두고 오다

제10장 주주, 알록달록한 어릿광대의 도시에 들어서다

제11장 주주, 날카로운 엄니를 가진 야수를 길들이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만나다

제12장 주주, 대혁명의 수레바퀴에 치여 쓰러지다
행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다
그러나 너무 늦었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본문중에서

재단사는 너무나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 구둣방 주인도 모자점 주인도 마찬가지였다. 가장 많이 놀란 사람은 장갑 만드는 사람이었다. 모두들 두 번, 세 번, 아니 열 번씩 재고 또 쟀다. 아홉 살의 유제프 보루브와스키, 푸른 눈과 금발의 곱슬머리를 한 이 아이의 키는 50센티미터가 채 되지 않았다. 이 정도의 키라면 평균 잡아 이제 막 태어난 갓난아이에 지나지 않았다. 발뒤꿈치에서 정수리까지 50센티미터. 그러나 머리 둘레, 가슴과 엉덩이, 두 팔과 다리, 손과 발 등, 모든 신체 부위가 이 키에 맞는 정확한 비율을 갖고 있었다. 이제 막 영주 부인의 보살핌을 받게 된 이 아이는, 시장 바닥의 떠돌이 극단에서 볼 수 있는 어울리지 않게 큰 머리와 안짱다리에 작은 발을 가진 난쟁이가 아니었던 것이다.
"인간 미니어처로군요. 완벽한 축소판이야." 그림을 그려 달라는 주문을 받고 달려온 화가가 목탄을 손에 쥔 채 아이의 놀라운 신체 비례에 눈이 휘둥그레져서 한 말이다.
"성인을 축소시켜 놓은 것 같네요." 모든 의학 도구와 지식을 총동원해 아이를 진찰한 의사가 한 말이다.
"소인국 릴리펏 사람이군요." 카오를리스 부인에게 책을 읽어 주는 하인이 한 말이다. 부인은 데퐁텐 신부가 번역한 조너선 스위프트 씨의 [걸리버 여행기]를 이제 막 읽은 참이었다.
"기적이 나타난 것입니다." 성당 주임 신부의 말이다. 이 신부는 유제프와 마주칠 때마다 몰래 성호를 긋곤 했다.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이는 분명 지고의 하느님이 아니라 어둠의 세계의 군주가 빚어낸 사악한 결과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pp.21~22)

"여동생을 그리지 못하겠다면, 말을 걸어 봐. 이야기를 해봐." 부인에게 책을 읽어 주는 하인이 다가와 말했다.
"누구에게요?"
"너 자신에게. 스케치북을 가지고 있지 않니. 그것을 한 장 뜯어서 거기다가 글을 써봐. 여동생의 얼굴빛, 귀의 생김새, 목의 윤곽들, 머릿결의 깊이와 움직임들, 네가 태어난 집의 계단을 올라올 때 여동생의 발걸음이 내던 소리들…… 그런 걸 다 써봐. 또 마당의 암탉을 쫓아갈 때 여동생이 어떻게 뛰어갔는지, 아침에 잠에서 깰 때 어떤 기분으로 일어났는지, 어떤 요리를 좋아했고 어떤 노래를 흥얼거렸는지, 어머니가 야단을 치면 어떻게 훌쩍였는지, 벌을 서라고 할까 봐 어디로 숨었는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여기 정원 끝에 있는 폭포수만큼이나 다양한 모습들을 갖고 있어. 8월의 찬란한 태양 아래서 폭포수는 수만의 물방울들을 튀기며 매번 다른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거야. 이 모든 모습들을 너에게 이야기해 봐."
(본문 중에서/ p.40~41)

"그러면 부인의 친우라는 그분은 어느 저잣거리에서 이 기적 같은 아이를 얻었답니까?"
곁에서 이 말을 듣고 있던 유제프는 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눌러 참기 위해 노란 술을 연거푸 두 잔이나 마셨다. 쓰디쓴 그 술은 바로 내려가서 위장을 태웠다. 심장이 마구 뛰었고 눈앞에서는 검은 별빛들이 빙빙 돌고 있었지만, 유제프는 부인의 요구를 받들어 그 자리에서 춤을 추었다. 춤을 추다가 외발 탁자에 부딪혀 의자를 쓰러뜨릴 뻔하기도 했고 아주 짧은 두 팔을 높이 들고 두 발로 뛰어오르면서 그 자리에서 빙글 돌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거짓 웃음을 지어 보이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래야만 흘러내리는 굵은 눈물을 삼킬 수 있었고, 자기도 모르게 이를 가는 것도 참을 수가 있었던 것이다. 춤을 추는 순간 유제프는 거실에 있지 않았다. 사람들 사이에 있지도 않았다. 잿빛 호숫가에 가 있었다. 달이 높이 뜬 호숫가에서 기사 랜슬롯과 함께 있었다. 또 잠시 후에는 아나스타시아와 함께 폭포수 앞에 서서 물방울들이 햇살을 받아 보석처럼 부서지는 광경을 보고 있었다.
(본문 중에서/ pp.47~48)

"하지만, 주주가 정상적인 여인과 사랑을 하는 실험을 해본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 같은가요?"
"어이쿠, 그건 불가능한 일이에요! 주머니 속에 쏙 들어가는 작은 개를 불독처럼 집을 지키는 덩치 큰 개와 교미시키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요."
"그래요. 닭과 공작을 한 방에 넣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거예요."
"하지만 안 될 것도 없잖아요? 서로 크기가 다르더라도, 인간들 사이라면 생각만큼 그렇게 복잡하지만은 않을 수도 있어요."
"그런 일을 해줄 수 있는 인간들을 구할 수 있을까요?"
"글쎄, 내 이야기가 바로 그거예요. 주주와 여동생인 아나스타시아라면 안성맞춤이라니까요. 둘을 꼭 빼닮은 아이가 태어날 거라고요. 그러면 얼마나 귀여울까!"
"아나스타시아는 암고양이가 아니에요. 기껏해야 하나 아니면 둘밖에는 아이를 못 낳아요."
"그러면 또 낳으라고 하면 되죠! 아주 많이. 아예 대대손손 일가를 이룰 때까지, 낳고 또 낳으라고 하는 거예요!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보루브와스키 인형 가문이 탄생하는 거예요!"
(본문 중에서/ p.133)

"자, 보세요. 이 반지는 주주의 손가락에 잘 맞는군요."
반지는 유제프의 취향에 딱 맞는 것이어서 마음에 쏙 들었다. 하지만 유제프는 어린 소녀의 것을 빼앗은 것 같은 느낌이 들어 반지를 받는 것이 싫었다.
"폐하, 저로 인해 어린 소녀가 이 반지를 그리워하게 할 수는 없사옵니다."
"이 어린 소녀는 공주인 나의 막내딸, 마리아 안토니아예요. 프랑스어로 하면 마리 앙투아네트죠. 괘념치 말아요. 어린아이들은 사물의 가치를 아직 잘 모르니까요. 안토니아, 너도 우리 사랑스러운 주주를 기쁘게 해주어야겠지?"
어린 소녀는 얼굴만 붉힌 채 아무 대답도 못 하고 커다란 두 눈으로 유제프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 두 눈은 너무 맑아서 마치 비가 온 뒤 맑게 갠 하늘 같았다.
(본문 중에서/ p.140)

"귀여운 주주 씨, 내가 그대의 치수를 좀 재도 되겠지요?"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이었다. 아무리 멍청한 사람이라도 줄자를 들고 있는 그 사람이 무엇을 하려는지는 금방 알 수 있었다.
유제프는 다정하게 머리를 끄덕여 승낙의 뜻을 전했다.
"그러십시오. 하지만 한 가지만 미리 말씀드린다면, 귀여운 주주의 팔다리 치수가 그대로 그의 정신의 치수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유제프는 이 말을 프랑스어로 했다. 깜짝 놀란 트레상 백작은 그만 그 자리에서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 유제프는 당황한 그 모습을 보고 살며시 미소를 지었다.
"그럼요. 폴란드에서 온 이 특이한 인간 표본은 백작님의 모국어인 프랑스어를 할 줄 안답니다. 미리 말을 들으셨겠지만, 저는 아주 특이한 종이랍니다. 하지만 저를 안전하게 보호해 주시겠죠? 저는 아주 고분고분합니다. 그렇게 교육받았으니까요. 백작님의 태양 같은 따뜻한 보살핌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면 저는 금방 시들어 버릴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p.148)

춤이 끝나자, 키 큰 건장한 사람들이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내며 그를 주주라고 부른다. 보석이라고도 부르고 복슬강아지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
시골 사제가 한 키 작은 난쟁이를 불러 세우고 '하느님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선택받은 인간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어디서 나타났는지 이잘린이 소리친다. 저주받은 인간, 버러지 같은 인간이라고.
그러자 선데이가 나타나 '유제프'라고 부른다.
(본문 중에서/ p.434)

저자소개

에브 드 카스트로(Eve de Castro)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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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사실에서 소재를 가져와 흥미진진하게 풀어낸 이야기로 프랑스 역사 소설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 있는 소설가. 1961년에 태어나, 프랑스의 파리 정치 대학에서 국제법과 역사를 전공했다. 1987년 국왕 루이 14세의 사생아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 [왕의 사생아]를 출간하며 작가로 데뷔했다. 이후 계속 역사 소설을 집필해 왔으며, 주로 프랑스 왕정 시대의 역사를 다룬 작품들이 많다. 1996년 프랑스의 섭정 필리프 도를레앙과 그의 장녀 사이의 근친애를 다룬 소설 [우리는 신이 될 수 있어]로 되마고 문학상과 모리스주느부아 문학상을 수상했으며, 2012년에 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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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6년에 태어나, 고려대학교 불문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뒤, 국제 로타리 장학금을 받아 파리 제8대학에서 20세기 소설과 현대 문학 비평을 전공하여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고려대학교, 서강대학교 등에서 강의하며 문학 평론가와 미술 평론가로 활동하고 있다. 1998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루브르 조각전」 학술 고문으로 전시를 기획하며 도록을 집필했다. 2000년에는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겸임 교수를 역임하였다. 주요 저서로는 『미술을 알아야 산다』, 『광고로 읽는 미술사』, 『문학과 방법』, 『두 개의 소설, 두 개의 거짓말』, 『영화가 사랑한 미술』 등이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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