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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장 ‘지킬의 삶과 정원’에서는 원예가 지킬의 삶을 간략이 살펴보고, 두 번째 장 ‘지킬의 정원 먼스테드 우드’에서 지킬의 정원을 본격적으로 탐색한다. 세 번째 장 ‘지킬의 정원 디자인’에서는 지킬의 색채 계획이 가장 잘 표현된 색채 주제 꽃 정원(오렌지, 그레이, 골드, 블루, 그린)을 시작으로, 숲 정원, 과수 정원, 장미 정원, 물의 정원, 암석 정원, 겨울 정원을 지킬이 어떻게 가꾸었는지 살펴본다. 마지막 장 ‘지킬이 남긴 정원’에서는 지킬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헤스터쿰 정원과 반 정원, 지킬의 영향을 받은 시싱허스트 정원, 히드콧 정원, 위슬리 정원을 만나 본다.

갈색 대지 위에 꽃으로 그림을 그린 원예가, 거트루드 지킬
거트루드 지킬(Gertrude Jekyll 1843~1932)은 정원의 나라 영국을 대표하는 원예가로, 현대정원 문화에 큰 획을 그은 인물로 평가 받는다. 화가이자 공예 예술가로 활동하던 지킬은 시력이 나빠져 더 이상 그림을 그려서는 안 된다는 의사의 경고를 받고, 원예가로 삶을 전환했다. 서른 살 무렵부터 정원 만들기를 시작해 여든아홉 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영국을 비롯한 유럽과 미국에 사백 곳이 넘는 정원을 만들었다. 정원을 디자인하고 만들며 새로운 식물을 길러내는 일뿐만 아니라, 정원 문화를 일반인들에게 쉽게 알리기 위해 저술 작업에도 몰두했다. 쉰다섯 살에 펴낸 첫 책 〈숲과 정원〉을 시작으로 정원 관련한 책 열다섯 권을 남겼다.

한평생 모종삽과 펜을 놓지 않았던 지킬의 정원 철학은 당시 유행하던 정형식 정원과는 정반대였다. 지킬은 어린 시절부터 오래된 시골집과 거기서 가꾸던 코티지 정원을 탐색하며 깊은 영감을 받았다. 코티지 정원은 비정형식 설계와 전통 소재 이용, 관상 식물과 식용 식물을 섞어 심으면서 소박한 아름다움과 실용을 추구하는 공간으로 시대의 유행과는 상관없이 영국의 오랜 시골집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지킬은 당시 유행하던 빅토리아 형식의 정원을 반대하고, 기교와 인위적 장식으로 꾸미는 정원을 거부했다. 지킬은 코티지 정원을 영국 정원 문화에 다시 부활시키며 거기에 식물이 지닌 색채를 조화롭게 디자인해나가는 과정을 실연함으로써 정원 만들기를 하나의 예술 활동으로 승화시켰다.

우리나라에는 아직 지킬을 소개하는 책이 없었는데, 지킬을 마음의 스승으로 삼으며 원예 이론과 현장에서 배움의 길을 걷고 있는 저자 오도와 김시용의 노력으로 국내 독자들이 지킬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나오게 되었다.

첫 번째 장 ‘지킬의 삶과 정원’에서는 원예가 지킬의 삶을 간략이 살펴보고, 두 번째 장 ‘지킬의 정원 먼스테드 우드’에서 지킬의 정원을 본격적으로 탐색한다. 서리 주에 있는 먼스테드 우드는 지킬의 집과 정원 그리고 숲이 있는 곳으로 지킬이 어린 시절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서른세 살 되던 해 다시 서리 주로 돌아온 지킬은 먼스테드 우드에 집을 짓고 정원을 만들기 시작해 죽을 때까지 평생을 먼스테드 우드에서 살았다. 여기에서 지킬은 다양한 형태의 정원을 실험하고, 숲 정원을 가꾸며, 묘목을 키워 팔아 생계를 유지했다. 지킬의 정원 역사가 고스란히 담긴 먼스테드 우드 이야기를 풍부한 사진과 함께 전달한다. 세 번째 장 ‘지킬의 정원 디자인’에서는 지킬의 색채 계획이 가장 잘 표현된 색채 주제 꽃 정원(오렌지, 그레이, 골드, 블루, 그린)을 시작으로, 숲 정원, 과수 정원, 장미 정원, 물의 정원, 암석 정원, 겨울 정원을 지킬이 어떻게 가꾸었는지 살펴본다. 마지막 장 ‘지킬이 남긴 정원’에서는 지킬이 직접 설계하고 만든 헤스터쿰 정원과 반 정원, 지킬의 영향을 받은 시싱허스트 정원, 히드콧 정원, 위슬리 정원을 만나 본다. 각 정원마다 식물의 빛깔이 어떻게 서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만들어 내는지 색채에 대한 지킬의 생각을 바탕으로 소개해 주는 작은 꼭지들을 마련했다. 특히 먼스테드 우드에서 지킬이 만든 보더 정원 도면과 식물 목록, 색채 주제 꽃 정원과 숲 정원의 도면과 식물 목록을 실은 점이 돋보인다. 정원 디자인을 하려는 사람들이 꼼꼼히 짚으며 살핀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 오도와 김시용은 2006년 지킬의 정원을 직접 만나고 왔다. 그때의 기록을 바탕으로 꾸준한 공부와 현장의 경험을 쌓아 이 책을 만들게 되었다. “지킬 스타일의 정원은 세심한 관찰과 손길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원을 가꾸는 사람이라면 그 정도의 공부와 노력이 없고서는 아름다운 정원을 볼 수 없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저자 오도는 말한다. 지킬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있는 또 한 사람의 저자 김시용은 이렇게 글을 맺는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 지킬이 만든 정원과 남긴 글을 통해 배울 것들이 많다. 이 책이 지킬을 알아가는 작은 씨앗이 되어 정원 문화의 꽃이 피어나기를 바란다.”

아름다운 정원을 꿈꾸는 모든 이들을 지킬의 정원으로 초대한다.

“정원은 위대한 스승이다.
정원은 인내심과 세심한 관찰을 가르치고,
부지런함과 검소함을 배우게 해 준다.
무엇보다 정원은 온전한 신뢰를 가르친다.” -거트루드 지킬

김봉찬(더가든 대표)
거트루드 지킬은 정원의 나라 영국을 대표하는 정원 디자이너이자 예술가이다. 이 책은 그녀가 직접 계획하고 만들었던 정원의 실제 사례를 통해 식물이 가진 색채와 질감 그리고 형태가 정원 디자인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 특히 지킬이 만든 암석 정원과 물의 정원은 백여 년 전에 만들었다고는 믿기 힘들 만큼 자연스러움을 유지하면서 시대를 뛰어넘는 감각을 보여 주고 있어 현재 활동 중인 국내의 정원 디자이너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이사. (전) 평강식물원 소장)

송기훈(미산식물원 대표)
우리나라에도 여러 매체에서 지킬을 소개한 적은 있지만, 일반인들이 알기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은 없었다. 정원 이론과 실무 경험이 풍부한 저자들이 지킬과 그녀가 만든 정원을 소개하는 이 책은 정원 설계와 조성에 관심 있는 누구나에게 다양하고 풍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줄 것이다.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감사. (전) 천리포수목원 식물부장)

정문영(국립DMZ자생식물원 현장 전문가)
영국 정원 설계의 대가 거트루드 지킬이 평생에 걸쳐 만든 정원들은 하나의 작품으로 남았다. 그 가운데 현존하는 정원들의 설계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거기에 심은 식물의 빛깔과 형태적 특성을 미적으로 소개해 주는 이 책을 읽다 보면 나 자신이 그 정원에 서 있다는 착각마저 든다. 미학에서 색은 각각 독창적인 특징을 나타내지만, 여러 가지 색이 섞여서 만드는 조화로움 또한 색만이 지닌 특징이라 생각한다. 저자 오도는 나와 같이 천리포수목원에서 근무할 때, 이러한 미적 요소들을 원예에 활용하려고 늘 고민했다. 그런 고민을 바탕으로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았기에 이 책이 세상에 나올 수 있었을 것이다. 어쩌면 이 책의 저자들은 한국의 거트루드 지킬이 되기 위해 지금도 현장에서 노력하는 게 아닐까. 원예치료사가 관심 직업으로 떠오르고, 식물이 우리의 병을 치료하는 시대가 되었다. 이 책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찾고 꽃을 즐기는 기회를 갖게 되길 바란다. 책에서 소개하는 식물들이 생소할 수도 있지만, 꽃의 아름다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정원을 만들고 가꾸는 데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이 훌륭한 지침서가 될 것이다. (한국식물원수목원협회 부회장. (전) 천리포수목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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