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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

원제 : Plastikfreie Zone
소득공제

2013년 9월 9일 이후 누적수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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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플라스틱 없이 살기' 프로젝트

    내 주변에 널려 있는, 플라스틱과 비닐 같은 합성수지로 만들어졌거나 포장된 제품을 모두 없애버린다고 상상해보자. 무엇이 남을까? 당신은 어쩌면 거의 알몸으로 텅텅 비어버린 공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르고, 생각보다 훨씬 나의 삶이 플라스틱에 종속되어 있음을 깨닫고 좌절할지도 모른다. 이 책은 상상도 잘 안 되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가 생각보다도 훨씬 어렵다는 사실에 함께 좌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어 분투하는 어느 평범한 가족에게 감정을 이입해 응원하고, 사소한 발견 하나에도 같이 기뻐하고, 새롭게 등장한 난관에 또 함께 고민한다. 말하자면 공감백배 나의 이야기, 내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다.

    출판사 서평

    플라스틱으로 뒤덮인 세상과 편견에 대한
    어느 평범한 가족의 유쾌한 반란이 시작된다!

    공짜 영화표와 뒤풀이 술자리가 한 아줌마의 인생을 뒤흔들다
    - 대책 없이 시작된 '플라스틱 없이 살기' 프로젝트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물리치료사로 일하며 남편, 세 아이와 함께 평범하게 살아가던 산드라. 2009년 9월의 어느 날, 영화 초대권을 얻은 그녀는 영화 관람보다도 그 뒤에 친구들과 한잔할 생각에 들떠 있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영화 '플라스틱 행성(Plastic Planet)'에서 지구를 뒤덮어버린 플라스틱의 적나라한 영향과 폐해를 목격한 그녀는, 더 이상 이전과 똑같은 인간으로 살아갈 수 없으리라는 예감에 사로잡혔다. (베르너 보테 감독의 '플라스틱 행성'은 세계적으로 큰 호응을 얻은 다큐멘터리 영화다. 2011년 서울환경영화제에서도 상영되었고, 동제목의 책도 번역 출간되어 있다.)
    그런 그녀를 앞에 두고 친구들은 결말을 정해놓은 듯 한결같이 말했다.
    "근데 어쩔 수 없잖아?" "플라스틱은 이미 대세거든." "안 된다니까!"
    부글부글 끓던 산드라는 결국 외쳤다.
    "내가, 우리 집에서 해볼게! 한 달 동안 플라스틱 없이 살아보겠어. 어디 정말로 불가능한지 보자고."
    이렇게 대책 없이 다섯 명 가족의 '플라스틱 없는 집'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이 책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는 이 '플라스틱 없는 집' 프로젝트의 시작과 준비 과정, 실행 과정, 그리고 한 단계 진전된 결말을 담은 생생한 기록이다. 플라스틱 없이 사는 것이 '가능한가'를 확인하려고 시작했던 한 달 동안의 실험은 어느덧 2년(책이 집필된 시점 기준)이 넘게 지속된 '일상'이 되었다.
    오해하지 말자. 이들이 애초 투철한 녹색 신념을 가진 가족은 결코 아니었다. 보통의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가능하면 쓰레기 좀 덜 버리려 하고, 쓰레기 분리배출 정도는 잘한다고 스스로 우쭐해하는 생태 감수성을 가졌을 뿐이었다. 그런 그들이 하루아침에 플라스틱을 쓰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과연 이들의 실험은 성공했을까?

    우리... 제대로 먹고살 수는 있는 걸까?
    - 플라스틱 없는 나의 하루를 상상해보라

    내 주변에 널려 있는, 플라스틱과 비닐 같은 합성수지로 만들어졌거나 포장된 제품을 모두 없애버린다고 상상해보자. 무엇이 남을까? 당신은 어쩌면 거의 알몸으로 텅텅 비어버린 공간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나아가 플라스틱 없이 하루라도 살아보려고 마음을 먹는다면, 생각보다 훨씬 나의 삶이 플라스틱에 종속되어 있음을 깨닫고 좌절할지도 모른다.
    영화 [플라스틱 행성]에서는 세계 각지의 가정집에서 플라스틱 물건을 모조리 집 앞으로 끄집어내어 전시하는 장면이 수차례 등장한다. 미국과 일본, 인도 슬럼가 등의 어느 가정집에서 나온 플라스틱 물건들이 각 가정의 살림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절대적이다. 이 영화를 계기로 '플라스틱 없는 집' 프로젝트를 기획하던 산드라는 운 좋게도 보테 감독과 연락이 닿아, 프로젝트를 함께하게 되었다. 준비, 실행 과정을 사진과 영상으로 담아 널리 공유한 것이다. 그리고 그 시작은 역시 산드라네 집 안의 모든 플라스틱을 내놓는 것이었다.
    첫 '플라스틱 없는 장보기'에서 산드라 가족은 혹독한 좌절을 맛본다. '그래도 친환경 전문판매점에서는 필요한 것들을 웬만큼 살 수 있을 거야'라는 낙관적 태도가 얼마나 안일한 것이었나를 절실히 깨달은 것이다.

    구매 목록에 적힌 물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예전에 본 적이 있던 종이 포장지에 든 재활용 휴지가 어디 진열돼 있느냐고 내가 물었을 때 점원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그 회사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비닐로 갈아탔다고 '쿨하게' 알려 주었다. 내가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자 그는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하다는 듯이 말했다.
    "뭐, 그렇잖아요. 운송하는 도중에 상품이 젖는 일은 쉽게 일어날 수 있거든요. 비가 오거나 하면 대책이 없잖아요."
    "아, 그렇군요."
    나는 뭔가에 한 방 맞은 기분이 들었다. 플라스틱, 이 얼마나 간단한 해결책이란 말인가!
    ... 위생을 이유로 사용되는 포장재가 결국 우리의 건강에 더 해롭다면 도대체 이런 모순이 어디 있담?
    ... 생태, 유기농, 친환경의 기치를 높이 내건 이 '친환경 전문점'에서 나는 길을 잃고 말았다.
    ('생각만큼 쉽지 않다' 중에서 / pp.51~53)

    과연 산드라 가족은 이 플라스틱 별에서 제대로 생활이 가능하긴 했을까? 이 책을 읽는 재미는 바로 이것이다. 상상도 잘 안 되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가 생각보다도 훨씬 어렵다는 사실에 함께 좌절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힘을 내어 분투하는 이들 가족에게 감정을 이입해 응원하고, 사소한 발견 하나에도 같이 기뻐하고, 새롭게 등장한 난관에 또 함께 고민하게 되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공감백배 나의 이야기, 내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다.

    플라스틱이 위생적이라고? 딱 5일 플라스틱을 안 썼더니...
    - 우리가 화학물질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까닭

    "비닐 포장을 해야 신선하고 오래 가지."
    "화학물질이 안 좋은 건 알지만 별수 없잖아."
    "뜨겁게만 안 하면 괜찮은 거 아냐?"
    우리는 화학물질의 바다에서 살고 있지만, 일상적으로 쓰는 플라스틱과 비닐의 성분이 무엇인지, 그것이 건강과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모른다. 그리고 그 '알 수 없다'는 인식과 '나쁜 건 알지만 안 쓸 수가 없다'는 체념은 곧 '어쩔 수 없으니 그냥 쓰자'는 무감한 행동으로 이어지곤 한다.
    하지만 정말 모른 척 넘어가도 괜찮을까? 올초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언론이 고발하고 있는 화학물질의 폐해는 자못 심각하다. 더욱 큰 문제는 화학제품 회사들이 성분에 대해 '영업기밀'로 공개를 거부하고, 정부는 제대로 관리, 감독을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만의 사정은 아니다. 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이었던 마르고트 발슈트룀은 "합성소재를 생산하는 데 쓰이는 1만 가지 물질 중에 10년 동안 유해성 여부를 확인한 것은 단 11개뿐"(/ p.63)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8월에는 서울 및 수도권 시민들이 5일 동안 플라스틱을 가능한 쓰지 않고 살아본 뒤 체내 유해물질 농도 변화를 측정, 분석했는데, 짧은 기간이었는데도 비스페놀 A를 비롯해 체내의 여러 유해물질이 획기적으로 감소했다(경향신문, "일회용 컵, 물비누 안 쓰니 '환경호르몬' 5분의 1로 줄어" 2016.9.7.). 달리 생각하면, 일상에서 쓰는 수많은 화학물질이 눈에만 보이지 않을 뿐 우리 몸에 얼마나 영향을 많이 미치는지를 방증한다.
    이와 같이 플라스틱 사용에 비판적으로 접근하다 보면 결국 이 자본주의 시스템을 유지시키는 대량생산과 소비의 문제에까지 나아가게 된다. 원하는 모양대로 만들 수 있으면서 견고하기도 한 합성수지의 발명은 곧 저렴하게 대량으로 제품을 만드는 시대를 열었다. 소비자들은 싸게 사고 쉽게 버릴 수 있게 되었다. 그 쓰레기들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이 지구상 어딘가에 쌓이거나, 유독물질을 방출하며 소각된다. 일부가 재활용된다지만 그조차도 추가로 물질과 에너지가 투입되며, 결과물의 품질이 떨어지는 '다운사이클링'일 뿐이다.
    세제를 써야 깨끗하고, 비닐랩을 씌워야 신선하고, 향이 좋아야 좋은 매너라는 관념은 과연 누가 만들었을까? 우리는 왜 이렇게 쉽게 사서 쓰고 쉽게 버리는 데에 익숙해졌을까? 그것은 과연 온전히 나의 의지일까? 이제 그들의 '매끈한 기만'에 대해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할 때다.

    '플라스틱 없는 집' 프로젝트의 세 가지 키워드
    - 용기, 재미, 그리고 희망!

    '플라스틱 없는 집' 프로젝트는 세계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보테 감독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했고, 독일 공영 ARD 방송, 스위스, 미국 등의 방송과 언론은 산드라 가족을 수없이 인터뷰했다. 나아가 지은이 산드라는 지방의회 의원에 선출된 데 이어 주 의회 의원으로도 당선되었다. 현재 그녀는 주 의회 보건위원장 및 교육위원회, 사회위원회 위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작은 날갯짓이 점점 더 큰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책의 프롤로그에서 산드라는 이 책이 독자들에게 '재미'와 '용기', 그리고 '희망'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가 옛 습관을 조금이라도 바꾸기로 결심하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하지만 그 실천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것은 당위가 아니라 '재미'다. 산드라 가족은 실험을 시작하기에 앞서 "재미가 없으면 언제든 그만둔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실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가족 사이의 관계가 나빠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실제로 실험은 재미있었다! 신선한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일, 그리고 곤경에 처하다가도 결국 대안을 찾아내는 과정은 '숨은 보물 찾기'를 하는 것처럼 짜릿했다. 그리고 이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았던 또 한 가지 중요한 이유는 도저히 대안을 찾을 수 없고 대체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타협점을 찾았다는 점이다. 세탁기, 냉장고와 같은 가전제품이 대표적인 예다. 이렇게 유연한 태도는 한시적 '실험'을 지속적 '일상'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고, 독자로 하여금 '나도 한번 따라해 볼까?' 하는 욕구를 자극한다. 이런 작은 실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지속성이라면, 이들의 과정 속에서 지속적 실천을 위한 중요한 실마리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희망'이다. 우리는 보통 '나 혼자 뭔가를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있겠어?' 하고 지레 포기하기 일쑤다. 하지만 산드라는 작은 변화가 곧 희망이라고 말한다. "우리의 실천이 다른 사람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나와 내 주변을 넘어 점점 퍼져 나가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대열에 동참하는 결과를 낳는다면 세상은 달라지지 않겠는가. 하루아침에, 순식간에 이루어질 일이 아니면 어떤가. 씨앗을 뿌리면 언젠가는 열매를 맺기 마련이다."(121쪽) 개인은 모래알 같아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그 모래알이 많아지면 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나는 우리 실험을 더 이상 '실험'이라 부르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시도는 실험의 범주를 벗어나 발전을 거듭해 왔으며 이제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실험 초기 우리의 질문은 '그것이 가능한가?'였다. 그리고 가능하다는 답을 얻었다. 이제 우리의 질문은 얼마나 더 '널리' 가능할 수 있는가다. 거기에 매달려 우리는 매진하려 한다.
    물론 온 세상의 일부만이라도 구하는 것조차 매우 어려운 현실이 때로 불만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모든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바로 구원의 출발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발걸음들이 모여서 세상은 조금씩 나아진다.
    내가 한 사람 이상의 몫을 해낼 수는 없다.
    하지만 그보다 더 적게 할 수도 없다.
    ('결코 최종적일 수 없는 결론' 중에서 / pp.306~307)

    추천사

    산드라의 이 책은 개인적인 체험에 바탕을 둔 것이지만 보편적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 우리 시대의 범죄'를 다룬 드라마틱한 보고서이기도 하다. 그녀는 우리 눈앞에 불쑥 거울을 들이민다. 지금 뭘 하고 계신 거죠? 당신의 모습이 보입니까?
    우리도 그들이 했던 것처럼, 그들이 하려는 것처럼 할 수 있을까?
    - 베르너 보테 / [플라스틱 행성] 감독이자 동제목 책 공동 지은이

    우리 개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주는 책이다. 아무도 시작하지 않고 정치나 경제에 그 책임을 미루면 변화는 오지 않을 것이다. 개인은 모래알 같아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그 모래알이 많아지면 더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
    - johnniewest(독일 아마존 독자)

    이 책에 들어 있는 아이디어들 덕분에 플라스틱 없이 살기를 '느긋하게' 따라 하고 있다. 어쨌든 강압으로 해서는 안 되고 재미가 있어야 하니까. 굳어 버린 사고를 전환하게 해 주는 책이다.
    - bidra717(독일 아마존 독자)

    개인의 실험이 확신에 찬 삶의 양식이 되는 과정을 담은 책. 우리가 플라스틱을 얼마나 무감각하게 쓰고 있는지, 또 그것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야를 열어 준다.
    - S.B(독일 아마존 독자)

    목차

    추천의 말
    프롤로그 : '플라스틱 별'은 싫어요

    1부 모든 시작은 다 어려운 법
    친환경적으로 산다고 착각했던 날들
    나를 바꾸어 놓은 한 편의 영화
    플라스틱 없이 살 수 있을까?
    가족과 함께해야 진짜지
    시작부터 좌절 모드
    생각만큼 쉽지 않다
    스파게티도 못 먹게 되는 걸까?
    강력한 지원군의 등장
    서서히 변해 가는 장보기 패턴
    잠깐! 비닐 포장이 정말 그렇게 나쁜 거야?
    동료의 충고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는 어쩌지?
    플라스틱 없던 시절이 가르쳐 준 것
    괜한 짓을 벌인 걸까...?
    너무 완벽하게 해내려 하진 말아요
    우리 집에 플라스틱 물건이 이렇게나 많았던가!
    애들 장난감은 다 어떡하지?
    일단 다 치우고 시작하자

    2부 이제 출발이다
    시작 선포식을 겸한 생일 파티
    적응하기 어려운 돼지털 칫솔
    신문에도 나고 텔레비전에도 나오고
    공개토론에 나서다
    무한 소비를 부추기는 프레임이 문제
    좀 더 계속해도 될 만큼은 자신감이 생기다
    플라스틱 없이 보낸 크리스마스, 단 하나의 예외
    별난 한 해를 보내며 드리는 인사

    3부 실험을 넘어서
    새해맞이 중간 결산
    그간의 경험으로 알게 된 것들
    플라스틱이 위생적이라는 편견은 버려!
    그래, 육식도 그만 끊자!
    대체품이 없으면 아예 안 쓰는 것도 한 방법
    동지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네
    세상은 여전히 플라스틱으로 가득하고...
    크로아티아에서의 절망과 희망
    왜 더 오래 쓸 수 있게 만들지 않을까?
    마지막 도전 분야, 옷은 어쩌지?
    장바구니를 바꾸자, 비닐에서 진짜 천으로!
    결코 최종적일 수 없는 결론

    에필로그 : 그간 있었던 일

    고맙습니다
    '올바른 소비'를 위한 팁
    옮긴이 후기

    본문중에서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데 쓰이는 1만 가지 물질 중에 유해성 여부를 확인한 것은 단 11개뿐이었다." - 마르고트 발슈트룀(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부위원장)
    (/ p.63)

    기대했던 것처럼 콘돔에 대해서는 '재미있는' 내용이 주르르 달려 있었다. 압권은 "양의 내장을 잘 가공해 사용해 보시길!"과 "이 중차대한 일을 앞두고 금욕을 하시는 게 어떨지?"라는 것이었다. 남편과 나는 배를 잡고 웃었다. 콘돔은 천연고무로 만든 것이니 석유제품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그 외 특별히 고려할 만한 힌트는 없었다. 비닐 포장이 되지 않은 콘돔에 대해선 그 누구도 듣지도, 보지도 못한 모양이었다.
    (/ p.138)

    나는 쓰레기 만들지 않기와 관련된 유명한 세 개의 'R', 즉 Reuse(재사용), Reduce(줄이기), Recycling(재활용)에 네 번째 'R'을 추가했다. 바로 Refuse(거부)다!
    (/ p.287)

    그 친환경 제품 전문판매점에서 단 5분 정도 둘러보았을 뿐이었지만 나는 벌써 우리의 실험이 감정에 들떠 상상하던 것처럼 간단치 않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차렸다.
    목록에 적힌 물건은 아무것도 없었다! 예전에 본 적이 있던 종이 포장지에 든 재활용 화장실 휴지가 어디 진열돼 있느냐고 내가 물었을 때 점원은 아무 일도 아니라는 듯, 그 회사가 이미 여러 해 전부터 비닐로 갈아탔다고 '쿨하게' 알려 주었다. 그러더니 포장이 바뀐 게 당연하지 않느냐는 듯이 "아마 습기 때문이겠죠."라고 덧붙였다.
    "뭐, 그렇잖아요. 운송하는 도중에 상품이 젖는 일은 쉽게 일어날 수 있거든요. 비가 오거나 하면 대책이 없잖아요."
    "아, 그렇군요."
    나는 뭔가에 한 방 맞은 기분이 들었다. 플라스틱, 이 얼마나 간단한 해결책이란 말인가! 나는 그런 제품을 굳이 찾아야 하는 이유를 점원에게 설명할 기분이 아니었다. 다만 오늘날의 물류 표준이 정말 비닐 포장을 필수적으로 전제해야 하는가 하는 궁금증이 일었다. 제품이 젖지 않도록 방수가 잘 되는 화물차로 직접 영업점까지 운송하는 것은 진정 불가능한 일일까? 또 영업점에 비 가림 시설이 잘 된 하역장이 있어서 제품을 물에 젖지 않게 인수하는 것은 꿈에서나 이뤄질 일인 것일까?
    (/ pp.50~51)

    시장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고, 광고는 온갖 현란한 기법을 동원해 그것을 사라고 부추긴다. 그 상품이 과연 생활에 꼭 필요하고 유의미한가는 논의되지 않고, 또 그것이 심지어 사람들의 건강은 물론 환경을 파괴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철저히 가려진다. 우리는 마치 쳇바퀴 속에 사로잡힌 다람쥐이기라도 한 듯 그 속에서 뱅글뱅글 돌며 착하게 계속 물건을 사들인다.
    쳇바퀴에서 벗어나는 길은 없는가? 어디에 이 무한반복에서 벗어날 'esc' 버튼이 숨어 있는 것일까? 우리의 실험은 적어도 우리 스스로를 위해 이 물음에 답하려는 하나의 시도다. 성탄절은 빛의 잔치이기도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먼저 희망의 잔치여야 하지 않겠는가.
    (/ pp.167~168)

    [플라스틱 행성]이 첫 상영된 후 대다수 위생용품 전문점에서는 노리개젖꼭지, 젖병용 젖꼭지, 그리고 젖병이 진열대에서 잠시 사라졌다가 몇 주 뒤에 '비스페놀 A 없음'이라는 문구를 달고 다시 등장한 일도 있었다. 그 문구의 진실성을 무조건 의심하려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면 그것 대신 뭐가 사용되었고 그 새로운 물질은 정말 비스페놀 A보다 덜 우려스러운가 하는 질문을 추가로 던져야 한다. 유해물질이 없는 제품을 구입하는 데에 정말 진지한 관심을 갖고 있다면, '비스페놀 A 없음'이란 말 자체를 그냥 무턱대고 받아들이기보다는 그런 문제의식을 늘 간직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작은 것이라도 어떤 결과를 도출해 내야만 진정한 관심이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 pp.233~234)

    그다음 날 아침 제대로 된 플라스틱 홍수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차 승무원이 아침을 갖다 주었는데 나는 그만 입이 딱 벌어졌다. 우리로서는 그 음식을 '소화'하기가 정말 쉽지 않았다. 빵 하나를 빼고 나면 모든 것이 비닐로 포장되어 있었다. 우리는 차라리 어제 먹던 빵으로 아침을 때우고 그 차내식을 반납할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그랬다가는 그 음식이 포장된 채로 쓰레기통으로 직행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또 이 플라스틱 광기를 사진으로 남겨 우리 블로그에 올리는 일이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서 먹기로 했다.
    각종 비닐에 싸인 음식이 가득 올려진 쟁반부터 사진을 찍은 다음 우리는 차근차근 비닐을 벗기고 싹 다 먹어 치웠다. 그런 다음 한 끼 식사가 남긴 그 엄청난 양의 쓰레기를 꼼꼼하게 분류해서 또 사진으로 남겼다. 기차 안에 쓰레기 분리배출 시스템이 있는 걸 봤기 때문에 버리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전날 밤 여행 기념으로 마신 포도주 병 하나와 열차에서 제공한 플라스틱 물병 두 개는 직접 승무원에게 반납하고, 세심하게 분류한 쓰레기는 수거함에 넣으려고 들고 나섰다.
    기차 복도를 따라 가는데 이게 웬일, 마주 오던 청소 승무원이 그 모든 쓰레기를 나에게서 낚아채더니 큰 쓰레기봉투 안으로 던져 넣고는 망연해 있는 나를 뒤로 하고 총총 사라지고 말았다! 뭐라고 항의할 틈도 없었다. 그는 몹시 바빴고 또 승무원으로서 승객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했을 뿐이니까.
    나는 잠시 할 말을 잃었다. 그게 보증금 있는 병이라는 것, 종이와 플라스틱을 완벽히 분리했고 심지어 커피 우유의 동전만 한 알루미늄 호일 뚜껑도 별도로 분리했다고 이 연사 목청껏 주장하고 싶었지만......, 바쁜 승무원은 흔적도 없었다. 나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 기차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라는 우리의 슬로건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이었으며,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작금의 현실을 고스란히 반영하는 전형적인 장소였던 것이다.
    (/ pp.247~249)

    저자소개

    산드라 크라우트바슐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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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스트리아 그라츠 인근의 작은 마을에서 '플라스틱 없는 집' 프로젝트를 기획, 실행하고, 그 과정을 [우리는 플라스틱 없이 살기로 했다]에 담았다. 프로젝트를 해 나가면서 환경운동가로 거듭난 그녀는 이후 지방의회 의원으로도 선출되었다. 현재 산드라는 주 의회 보건위원장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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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독어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독일 하인리히 하이네 뒤셀도르프대학교에서 독어학 및 일반 언어학을 수학했다. 저서로는 [브랜드 네이밍 백과사전], [네이밍 창작사전]이 있고, 번역서로 [국가부도], [0.1% 억만장자 제국], [나는 아직도 사랑이 필요하다], [이웃집 사기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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