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제주 생활사』는 민속학자인 저자가 제주 생활사 연구를 묶은 책으로, 옛 제주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그 속에 담긴 지혜를 전한다. 이는《제주도민일보》와 《제주학》에 실었던 112편의 원고를 14장으로 분류하고 다듬은 것으로 특히 제주섬이라는 독특한 자연풍토에서 창조 및 계승한 지혜와 기술이 작동했던 새마을 운동 이전 시기인 원초 경제사회를 연구 범위로 삼고 있다.

민속학자 고광민 선생의 제주 생활사 연구를 묶은 책이다. 이 책은 주류의 역사나 정치사회사가 아닌, 고단한 생업의 현장에서 하루하루를 꾸려나갔던 옛 제주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그 속에 담긴 지혜를 전한다. 특히 제주섬이라는 독특한 자연풍토에서 창조하고 계승한 지혜와 기술이 효율적으로 작동했던 원초 경제사회를 연구 범위로 삼고 있다.

출판사 서평

민속학자 고광민 선생의 제주 생활사 연구가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제주 생활사》는 주류의 역사나 정치사회사가 아닌, 고단한 생업의 현장에서 하루하루를 꾸려나갔던 옛 제주 사람들의 삶의 방식과 그 속에 담긴 지혜를 전한다.
저자는 이 책에서 제주 생활사 연구 범위를 새마을 운동 이전 시기인 원초 경제사회로 한정하고 있다. 그 시대에는 제주도의 독특한 자연풍토에서 창조하고 계승한 지혜와 기술이 효율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이다. 신기술이 도입되면서 그 삶의 모습은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되고, 잊히게 되었다.
오랫동안 저자의 관심은 옛 제주도 사람들의 지혜와 삶의 방식이 담겨 있는 원초 경제사회 삶의 모습을 발굴하는 것이었다. 전통적인 삶의 방식은 유물과 유적, 문헌만으로는 제대로 알기 어렵다. 저자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온전히 남아 있는 지식을 기록하는 데 오랜 시간을 들였다. 그 결과를 2010년 6월 15일부터 2012년 7월 4일까지 《제주도민일보》에 <제주생활사 이삭줍기>라는 이름으로 106회에 걸쳐 연재하였고, 이어서 《제주학》에 6편의 글을 실었다. 이 책은 《제주도민일보》와 《제주학》에 실었던 112편의 원고를 14장으로 분류하고 다듬어 《제주 생활사》라는 이름으로 묶은 것이다.
1장 <제주 생활사의 접근 방식>에서는 제주 생활사의 범위를 설정하고, 이 연구가 제주도에서 전통적 삶의 문화를 계승하며 원초 경제사회 시대를 살아온 어르신들의 가르침임을 밝힌다.
2장 <동과 서의 생활사>에서는 기존의 제주 역사 문화 연구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동서 구분법을 통해 서로 다른 환경에 적응하여 이루어냈던 삶의 모습을 들여다본다.
3장 <산야의 생활사>에서는 수림지대와 방목지대로 구분되어 있던 제주도 산야의 원풍경을 소개하며, 일제강점기 이후 방목지대에서 조림지대로의 변모 과정도 살펴본다.
4장 <오름의 생활사>에서는 제주도 사람들에게 오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이용하였는지 다양한 측면에서 들여다본다.
5장 <곶의 생활사>에서는 제주도 사람들이 곶(또는 고지)이라는 공간에서 면면하게 펼쳤던 생활사를 살펴본다.
6장 <사냥의 생활사>에서는 오소리, 노루, 꿩의 생태와 사냥, 그리고 공동체 안에서의 분육 방법 등을 들여다본다.
7장 <소의 생활사>에서는 조공으로 인한 고난의 대상이었던 말(馬)과 달리, 생업의 현장에 더 밀착되어 있었던 소와 관련한 생활사를 소개한다.
8장 <밭과 논의 생활사>에서는 돌담으로 에두르지 않은 무장전인 고산평야 등 농경지의 민속을 살피고, 일부 지역에서 이루어지던 논농사를 다룬다.
9장 <거름의 생활사>에서는 화학비료가 도입되기 이전까지 제주도 양식 생산의 원천이었던 각종 천연비료인 거름의 생활사를 살펴본다.
10장 <마을의 생활사>에서는 원초 경제사회 때 마을의 구조와 조직 등을 통해 제주도 지방자치 원초 모습들을 들여다본다.
11장 <음식의 생활사>에서는 부족한 식량을 구하기 위해 애썼던 옛 제주 사람들의 모습과 그 속에서 태어난 독특한 음식 문화를 다루고 있다.
12장 <갯밭의 생활사>에서는 육지의 밭 못지않게 생업활동의 주요한 공간이었던 갯밭의 소유와 운용 방식 등을 살펴본다.
13장 <해녀의 생활사>에서는 제주의 대표적인 전통문화 상징인 해녀의 생활사를 다루며, 또한 한반도의 도서지역에 전승하는 해녀의 사례들도 함께 다룬다.
14장 <도구의 생활사>에서는 한 지역의 생활사를 들여다보는 도구임과 동시에 거울인 여러 도구들을 통해 제주 생활사를 살펴본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이 생활사 연구가 문헌과 자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오래전 제주섬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온 어르신들의 기억, 가르침, 당부의 말들을 기록하며 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 시대의 삶의 모습을 기억하는 어르신들의 사례에서, 어떤 이는 잊혔던 어린 시절 마을의 원풍경을 기억해낼 것이고, 또 어떤 이는 지금의 어느 장치보다 정교하고 지혜로운 옛 사람들의 삶의 방식에 감탄할 것이다. 저자는 그 어르신들을 <제주 생활사 스승들>이라고 부르며 열명하고 있다.
이 책은 지금의 제주를 더 깊게 알기 위한 길잡이일뿐만 아니라, 보편적인 인간사에 두루 적용하여도 손색없는 지혜가 담긴, 즉 자연과 사람이, 사람과 또 다른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방식에 대한 고민을 함께하게 하는 시발점이 되리라 믿는다. 또한 저자의 바람대로 제주 생활사의 이삭을 줍는 일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되길 바라며 일독을 권한다.

강정식(제주학연구소 소장)
여기 옛 제주 사람의 삶이 있다. 그들이 활동하던 터전, 사용하던 물건이 있고, 생활하던 방식이 있다. 이 책은 제주 사람의 삶에 대한 기록이다. 우리네 삶은 옛날과 전혀 다르다. 삶의 방식이 달라지면서 과거의 삶에 대한 기억도 사라지고 있다. 전통적인 삶의 방식이 사라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만 그 기억마저 잃게 되는 것은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저자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삶의 모습을 꺼내어 기록으로 남기려 한다. 유물ㆍ유적과 문헌만으로는 삶의 모습을 제대로 알기 어렵다. 삶의 모습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온전히 남아 있는 법이다. 이러한 기억은 사람의 죽음과 함께 사라져서 문제이다. 기억을 살리는 길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들어 기록으로 남기는 것뿐이다.

고영자(미학자ㆍ번역가)
1970년 전후, 제주도에 경운기가 도입되어 소(牛)를 대신해 밭을 갈기 시작했다. 밭 갈 소가 필요 없어지자 ‘촐왓(木草田)’이 사라졌다. 초가 지붕이 슬레이트 지붕으로 바뀌자 ‘새(띠)’를 마련하였던 ‘새왓(茅田)’도 사라졌다. 한라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자 소 사육 방목 전통도 그 맥이 끊기기 시작했다. 화학비료가 보급되면서 바다에서의 ‘듬북(거름용 해조류)’ 조업도 사양길에 접어들고, 한반도 연안에서 미역양식이 이루어지면서 제주 미역 역시 설 자리를 잃었다. 제주 해녀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존재가치가 미약해져 간 것도 이즈음부터였다. 이 모든 것들은 서로 얽히고설키며 제주도 원초경제사회의 종언을 알리는 신호탄이 되었다. 불과 40~50년 전 일이다. 이 책은 신기술 도입에 따라 서서히 자취를 감추게 된 제주도 원초경제사회로 우리를 안내한다. 적어도 그 사회에서는 제주도 독특의 자연풍토에서 창조하고 계승한 제주인들의 지혜와 기술이 효율적으로 작동했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화전통이 전승되는 제주도 생활현장을 학교로 삼고, 이를 증언하는 어르신들을 스승이자 교과서로 삼아 제주도 동서남북 구석구석을 누볐고, 그 결실을 마침내 이 책에 담아냈다. 제주도 각 마을 생활현장 속 소소한 일상의 실천과 긴밀히 매개한 제주전통문화 담론 구축의 가능성을 바로 여기서 발견한다.

서문 / 5
1장 제주 생활사의 접근 방식 / 18
2장 동과 서의 생활사 / 34
3장 산야의 생활사 / 80
4장 오름의 생활사 / 114
5장 곶의 생활사 / 146
6장 사냥의 생활사 / 178
7장 소의 생활사 / 228
8장 밭과 논의 생활사 / 268
9장 거름의 생활사 / 284
10장 마을의 생활사 / 362
11장 음식의 생활사 / 420
12장 갯밭의 생활사 / 448
13장 해녀의 생활사 / 482
14장 도구의 생활사 / 602
후기 / 662
《제주 생활사》 스승 열위 / 664
찾아보기 / 667

제주도 사람들은 제주도에서 시시포스(sisyphos)처럼 영겁의 형벌을 이겨내며 삶의 지혜를 축적하여 행복의 터전으로 바꾸어놓았으니, 제주도 사람들의 생활사 속에 그 지혜가 녹아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들이 제주도 사람의 생활사를 들여다보아야 하는 까닭이다.
나는 지금도 제주도의 여러 마을을 돌아보며 제주도 사람들의 생활사에 대한 자료의 이삭을 줍고 있다. 아직도 미처 줍지 못한 이삭들이 널려 있으니, 신발 끈을 더욱 단단하게 동여매어야겠다. (2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