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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작가와 1호선 풍경여행』은 지하철 수원역에서 의정부역까지 여행하며 담담하게 담은 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작가의 영감에 의해 책의 기본 골격이 되는 ‘장(Chapter)’으로 정리되어 담겨 있다. ‘일상의 영감’을 정복자적 시선이 아닌 담백한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 풀어내 인문학적 연구, 사진 작업, 개인적 영감의 발현인 에세이라는 작품으로 읽힌다.

‘일상의 영감’을 정복자적 시선이 아닌 담백한 다큐멘터리적 시선으로 풀어내길 즐기는 작가 정은의 신작 ‘정은 작가와 1호선 풍경여행- 한국의 근현대 도시 풍경’은 그러한 시선의 출발점에서 진행한 인문학적 연구, 사진 작업, 개인적 영감의 발현인 에세이, 약간의 그림 작업이 담겨 있는 책이다. 지하철 수원역에서 의정부역까지 여행하며 담담하게 담은 이미지들은 작가의 영감에 의해 책의 기본 골격이 되는 ‘장(Chapter)’으로 정리되어 담겨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작가의 의도의 개입을 피해 갈 수 없는 ‘편집’이 끼어들긴 했지만, 작가는 본 절차를 통해 무언가 독자들에게 자신의 의견을 주입하기 보다는 질문들을 던지는 방식으로 정복자적 시선의 발현을 피해가려 했다. 다시 말해 작가가 1호선을 타고 돌아다니며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한국의 근현대 풍경들을 애틋한 마음으로 쓸어 모으며 바람결에 머리카락 사이로 스치듯 지나간 질문들을 최소한의 편집만 거치고 그대로 건네 버렸다는 뜻이다. 그러한 질문들은 책의 앞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연구 장에서 직설적으로 드러나기도 했는데, ‘일제강점기와 전후의 빈 도화지에 채워진 한국의 근현대 이미지들을 어떠한 가치로 해석해야 할까?’,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산업시대의 발명품인 ‘전문가시대’이며 근현대풍경들은 전문가들의 작품사이로 사라지고 있다. 이 현상에서 놓치고 있는 것은 없을까?’, ‘도시 속에 숨어 있는 무명 예술(Anonymous Artist) 혹은 ‘탈’전문가들의 작업은 어떠한 종류의 예술인가?‘, ‘예술과 좋은 디자인의 가치 판단의 판결봉은 현재 누구에게 쥐여져있는가?’ 등의 질문들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은 작가 정은의 발걸음과 눈에 담긴 이미지들을 함께 감상하며 정보화사회의 어마어마한 스피드와 네트워크에서 잠시 떨어져 종이에 인쇄된 책을 만지작만지작 그리고 한 장씩 책장을 넘기며 한국의 80~90년대로 함께 시간여행을 떠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질문의 답을 생각하며 영감과 창의성의 자극을 받는 시간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서양적 윤곽선을 세렴됨의 기준으로 인식하고 있는 21세기 초 한국 문화전문가들의 관점으로 조금 ‘촌스러운’ 이미지들의 콜렉션에 관한 논란을 예상하듯 작가는 책의 맨 앞머리에 사촌여동생과의 일화를 통해 ‘촌스러움’과 ‘미의식의 변화’에 관해 가벼운 만화 형식으로 풀어 보려했다. 어쩌면 ‘관념’, ‘미의식’, ‘편견’의 해체를 핵심 키워드로 한 실험적인 프로젝트로 독자들을 초대하기 위하여 작가는 가벼운 웃음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무장해제 시켜 보려 했는지 모른다. 현재 서양 중심 윤관선의 세련됨에서 벗어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2016년 현제 가장 포스트모던적인 책 중 하나이며, 독자들에게 무심한 많은 질문을 던지길 즐기면서도, 그래도 독자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신경을 쓰는 복합적인 캐릭터의 정은 작가의 본 신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경기문화재단의 2015년 전문예술 연구출판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후원받았다.

프롤로그

1 부 - 근현대 풍경 연구
지하철 1호선 여행의 의미
경기 외곽지역과 서울 일부에 남은 근현대 시각 풍경의 의미
누구의 예술인가? 누구의 작품인가?

2부 - 근현대 풍경 사진집과 에세이
수원역, 의왕여그 안양역, 금천구청역, 독산역,
가산디지털단지역, 구로역, 신길역, 노량진역,
용산역, 서울역, 시청역, 종로3가역, 청량리역,
석계역, 도봉역, 망월사역, 의정부역

에필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