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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시한산, 언저리의 미학

이 책 [모시한산]은 1998년 일본 잡지 계간 [긴카] 제115호의 특집을 위해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당시 국내 코디네이터는 최지은, 촬영은 김영길이 맡았다. 정작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못한 채 해외의 잡지에 한 번 다루어지고 사라지기에는 아까워, 수류산방이 힘을 합쳐 다시 정리하고 엮었다. 한산 모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룬 1, 3, 3, 4장의 사진 대부분이 1997~1998년의 취재를 위해 찍은 것이다. 5, 6, 7장은 지난 2년간 새로 기획, 취재하고 촬영했다. 한복을 비롯한 모든 공예품과 작가의 선정은 최지은이 맡았고, 김영길의 서문을 제외한 모든 글의 정리와 계간 [긴카] 기사의 번역은 수류산방에서 진행했다. 과거에 발표되었던 글을 재수록한 경우와 모시 만들기 과정에 대한 정보는 책의 왼쪽 면에 두었고, 처음으로 수록되는 글들은 펼침 면의 오른쪽에 두었다. 이 책은 모시 한복의 멋이나 새로운 모시 공예품, 디자인을 소개하려는 의도로 만들지 않았으며, 한산 모시의 역사나 기능을 고증하려는 뜻도 없다. 모시풀을 거두어다 입술을 헤어 가며 희고 가는 실을 토해 내며 늙어진 여자들의 이야기는 모시의 언저리라, 수류산방에서 책 제목을 "언저리의 미학"이라 한 뜻을 밝혀 둔다.

이 책은 모시에 대한 책을 내기까지의 기획 의도와 과정으로 시작한다. 모시의 장면을 화보처럼 생생히 볼 수 있으며 두 저자가 1997~1998년 2년간 한산을 취재하며 보고 들은 모시와 모시 장인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모시 만드는 과정을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제는 사라진 새벽 동이 트기 전 한산의 모시장 기록을 다시 볼 수 있다.

한산 모시에 대한 자그마한 이야기
이 책은 모시에 대한 책을 내기까지의 기획 의도와 과정으로 시작한다. 모시의 장면을 화보처럼 생생히 볼 수 있으며 두 저자가 1997~1998년 2년간 한산을 취재하며 보고 들은 모시와 모시 장인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모시 만드는 과정을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제는 사라진 새벽 동이 트기 전 한산의 모시장 기록을 다시 볼 수 있다. [모시한산 - 언저리의 미학]의 마지막은 모시의 속성을 활용한 오늘날의 작가들과 공예품으로 맺는다. 저자들은 이제야 나라에서 모시의 가치를 알아보고 금전적으로 적잖이 지원을 하지만 모시에서 가장 기본인 실 만드는 것이나 천 짜는 일에는 여전히 신통한 지원이 없어 보인다며 본질이 무엇인지, 본질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역설한다.

우리 나라 모시의 원류는 한산이다
전설에 의하면 삼국 시대 때 충청도 서천 사는 한 노인이 한산면 건지산으로 약초를 캐러 갔다가 유달리 깨끗한 풀이 있어 껍질을 벗겨 보니 그 껍질이 늘씬하고 보들보들해 실을 뽑아 베를 짰는데, 이것이 한산 모시의 시작이자 우리 나라 모시의 시작이라고 한다. 한산의 세모시는 품질이 우수해 조선 시대 궁중의 진상품으로 납품되기도 했다고 한다. 세모시는 올이 아주 섬세하고 결이 고운 모시인데, "밥 그룻 하나에 모시 한 필이 다 들어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가볍고 투명한 것이 꼭 잠자리 날개 같다고 해 "잠자리 속날개"라고 불리기도 한다.

모시 만들기, 그 고통의 시간으로 빚어낸 찬란한 흰 빛깔
우리 모시풀은 한산을 포함한 정산, 홍산, 비인, 임천 등 저산팔읍과 전라도 해안 지방에서 주로 생산되었는데, 특히 비옥한 평야와 서해안의 보드라운 해풍, 금강의 촉촉한 안개가 삼박자를 이루는 한산이 모시풀 재배에 적합하다. 모시 만들기는 크게 태모시 만들기, 모시실 만들기, 날실 준비하기, 씨실 준비하기, 모시 완성하기로 진행된다. 이 다섯 단계에는 모시를 수확하는 것부터 시작해 겉껍질 훑기, 속껍질 바래기, 태모시 째기, 모시 삼기, 모시 날기, 바디 쓰기, 모시 매기, 꾸리 감기, 모시 짜기, 풀빼기까지 해서 모시천을 완성한다. 한산의 할머니, 모시 장인들은 입술이 부르트라 모시를 째고 손가락이 갈라지고 허벅지가 헤져라 모시를 잇는다. 이렇게 고통스런 시간이 지나야 좋은 굿모시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다시 씨실과 날실로 역할을 맡아 짜임새 있게 짜여져 결국 모시천 한 필이 만들어진다.

모시 장인, 할머니들은 모시를 짜며 스스로 자신을 치유한다
이 책은 모시실을 만드는 분들의 이야기를 가장 많이 조명했다. 그 분들에게 모시는 생활이고 인생이고 돈이고 자식이라고 한다. 평생 수십 년간 모시실을 만들고 모시를 짜면서 살아온 그 삶이 모시 한 필에 그대로 묻어난다. 삶에 무게 때문에 일을 하는 건데도 할머니들은 마치 도를 닦듯이 무아지경에 이른다. 실 하나 하나를 집중해서 자아내는 것이다.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모시 짜는 좁은 방이 그대로 병원이요, 절간이며 점집이다. 가느다란 실올과 얇은 천에 모든 세상사가 녹아 있는 것이다.

[책 소개]

모시한산, 언저리의 미학
이 책 『모시한산』은 1998년 일본 잡지 계간 『긴카』 제115호의 특집을 위해서 취재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당시 국내 코디네이터는 최지은, 촬영은 김영길이 맡았다. 정작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못한 채 해외의 잡지에 한 번 다루어지고 사라지기에는 아까워, 수류산방이 힘을 합쳐 다시 정리하고 엮었다. 한산 모시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다룬 ①, ②, ③, ④장의 사진 대부분이 1997~1998년의 취재를 위해 찍은 것이다. ⑤, ⑥, ⑦장은 지난 2년간 새로 기획, 취재하고 촬영했다. 한복을 비롯한 모든 공예품과 작가의 선정은 최지은이 맡았고, 김영길의 서문을 제외한 모든 글의 정리와 계간 『긴카』 기사의 번역은 수류산방에서 진행했다. 과거에 발표되었던 글을 재수록한 경우와 모시 만들기 과정에 대한 정보는 책의 왼쪽 면에 두었고, 처음으로 수록되는 글들은 펼침 면의 오른쪽에 두었다. 이 책은 모시 한복의 멋이나 새로운 모시 공예품, 디자인을 소개하려는 의도로 만들지 않았으며, 한산 모시의 역사나 기능을 고증하려는 뜻도 없다. 모시풀을 거두어다 입술을 헤어 가며 희고 가는 실을 토해 내며 늙어진 여자들의 이야기는 모시의 언저리라, 수류산방에서 책 제목을 “언저리의 미학”이라 한 뜻을 밝혀 둔다.??

[출판사 서평]

한산 모시에 대한 자그마한 이야기
이 책은 모시에 대한 책을 내기까지의 기획 의도와 과정으로 시작한다. 모시의 장면을 화보처럼 생생히 볼 수 있으며 두 저자가 1997~1998년 2년간 한산을 취재하며 보고 들은 모시와 모시 장인들의 이야기를 비롯해 모시 만드는 과정을 세세하게 살펴볼 수 있다. 또한 이제는 사라진 새벽 동이 트기 전 한산의 모시장 기록을 다시 볼 수 있다. 『모시한산 - 언저리의 미학』의 마지막은 모시의 속성을 활용한 오늘날의 작가들과 공예품으로 맺는다. 저자들은 이제야 나라에서 모시의 가치를 알아보고 금전적으로 적잖이 지원을 하지만 모시에서 가장 기본인 실 만드는 것이나 천 짜는 일에는 여전히 신통한 지원이 없어 보인다며 본질이 무엇인지, 본질을 지킨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역설한다.

우리 나라 모시의 원류는 한산이다
전설에 의하면 삼국 시대 때 충청도 서천 사는 한 노인이 한산면 건지산으로 약초를 캐러 갔다가 유달리 깨끗한 풀이 있어 껍질을 벗겨 보니 그 껍질이 늘씬하고 보들보들해 실을 뽑아 베를 짰는데, 이것이 한산 모시의 시작이자 우리 나라 모시의 시작이라고 한다. 한산의 세모시는 품질이 우수해 조선 시대 궁중의 진상품으로 납품되기도 했다고 한다. 세모시는 올이 아주 섬세하고 결이 고운 모시인데, ?밥 그룻 하나에 모시 한 필이 다 들어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가볍고 투명한 것이 꼭 잠자리 날개 같다고 해 ?잠자리 속날개?라고 불리기도 한다.

모시 만들기, 그 고통의 시간으로 빚어낸 찬란한 흰 빛깔
우리 모시풀은 한산을 포함한 정산, 홍산, 비인, 임천 등 저산팔읍과 전라도 해안 지방에서 주로 생산되었는데, 특히 비옥한 평야와 서해안의 보드라운 해풍, 금강의 촉촉한 안개가 삼박자를 이루는 한산이 모시풀 재배에 적합하다. 모시 만들기는 크게 태모시 만들기, 모시실 만들기, 날실 준비하기, 씨실 준비하기, 모시 완성하기로 진행된다. 이 다섯 단계에는 모시를 수확하는 것부터 시작해 겉껍질 훑기, 속껍질 바래기, 태모시 째기, 모시 삼기, 모시 날기, 바디 쓰기, 모시 매기, 꾸리 감기, 모시 짜기, 풀빼기까지 해서 모시천을 완성한다. 한산의 할머니, 모시 장인들은 입술이 부르트라 모시를 째고 손가락이 갈라지고 허벅지가 헤져라 모시를 잇는다. 이렇게 고통스런 시간이 지나야 좋은 굿모시가 만들어지고 그것이 다시 씨실과 날실로 역할을 맡아 짜임새 있게 짜여져 결국 모시천 한 필이 만들어진다.

모시 장인, 할머니들은 모시를 짜며 스스로 자신을 치유한다
이 책
은 모시실을 만드는 분들의 이야기를 가장 많이 조명했다. 그 분들에게 모시는 생활이고 인생이고 돈이고 자식이라고 한다. 평생 수십 년간 모시실을 만들고 모시를 짜면서 살아온 그 삶이 모시 한 필에 그대로 묻어난다. 삶에 무게 때문에 일을 하는 건데도 할머니들은 마치 도를 닦듯이 무아지경에 이른다. 실 하나 하나를 집중해서 자아내는 것이다. 할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모시 짜는 좁은 방이 그대로 병원이요, 절간이며 점집이다. 가느다란 실올과 얇은 천에 모든 세상사가 녹아 있는 것이다.

0 어머니의 마음
1 모시의 장면
2 한산 1997~1998
3 모시 만들기
4 공예의 위안
5 언저리의 힘
6 모시한산 작품들
7 한 산을 넘어서

0 어머니의 마음
1 모시의 장면
2 한산 1997~1998
3 모시 만들기
4 공예의 위안
5 언저리의 힘
6 모시한산 작품들
7 한 산을 넘어서

"빳빳하고 거친 모시는 할머니들의 손길을 거쳐 세상에서 가장 시원하고 가벼운 천이 된다."
(/ p.29)

"씨실과 날실은 베틀에서 만나 하나가 된다. 800여 올의 실에 몇십 년의 인생이 녹아든다."
(/ p.43)

"왕겨 가루에 풀려나간 모시굿의 가는 실들이 그림같은 흔적을 남겼다. 그 가는 골을 따라 모시를 짜는 여성들의 삶의 시간이 담겼다."
(/ p.113)

"직물이 지니는 아름다움은 가는 선이 겹쳐 하나의 형태로 이어져가는 아름다움이다. 실이 구불구불해서 고정된 형태를 이룰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점점 하나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인생의 실이 꼼꼼하게 축적된 것이다."
(/ p.137)

"모시천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기에, 나아가 모시천 한 필을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기에, 옷을 제대로 짓는 이는 이 자투리를 정성스럽게 모아 왔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모시 보자기 붐이 일다 보니 멀쩡한 모시를 이리저리 잘라서 조각보의 문양을 만드는데, 가슴이 아픈 일입니다. 원래 조각보는 이렇게 몇 해를 모은 자투리를 조금씩 이어 맞춰 가면서, 조금씩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었는지요....
(/ p.261)

"빳빳하고 거친 모시는 할머니들의 손길을 거쳐 세상에서 가장 시원하고 가벼운 천이 된다." - 29쪽

"씨실과 날실은 베틀에서 만나 하나가 된다. 800여 올의 실에 몇십 년의 인생이 녹아든다." - 43쪽

"왕겨 가루에 풀려나간 모시굿의 가는 실들이 그림같은 흔적을 남겼다. 그 가는 골을 따라 모시를 짜는 여성들의 삶의 시간이 담겼다." - 113쪽

"직물이 지니는 아름다움은 가는 선이 겹쳐 하나의 형태로 이어져가는 아름다움이다. 실이 구불구불해서 고정된 형태를 이룰 수 없을 것 같은데도 점점 하나의 형태가 만들어진다. 인생의 실이 꼼꼼하게 축적된 것이다." - 137쪽

"모시천이 얼마나 귀한지를 알기에, 나아가 모시천 한 필을 만드는 과정이 얼마나 힘든지를 알기에, 옷을 제대로 짓는 이는 이 자투리를 정성스럽게 모아 왔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모시 보자기 붐이 일다 보니 멀쩡한 모시를 이리저리 잘라서 조각보의 문양을 만드는데, 가슴이 아픈 일입니다. 원래 조각보는 이렇게 몇 해를 모은 자투리를 조금씩 이어 맞춰 가면서, 조금씩 그렇게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었는지요…. - 261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