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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역습 : 독일은 어떻게 유럽 경제를, 세계 경제를, 그리고 중국을 뒤흔드는가

원제 : The Paradox of German P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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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양의 탈을 쓴 독일의 진짜모습

유럽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이자 [옵저버Observer]의 독일 특파원을, 유럽외교협의회의 책임편집자를 역임했고, 현재는 영국 버밍엄 대학교에 있는 독일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자 독일 마셜 펀드German Marshall Fund의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가 2015년 현재 그리스 사태 등을 위시한 유럽과 유로화 위기에 대한 강경한 대응 방식에서 드러난 [독일의 적나라한 실체]를 낱낱이 파헤친 책이 사이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70주년인 2015년 현재, 이 책의 주제인 [독일의 힘German Power]이 다시 한 번 격렬한 토론의 주제로 떠오르고 있다.

출판사 서평

미국, 중국, 그 다음은 독일이다!
패전국에서 유럽의 병자로, 이제는 경제 강국으로 성장한 독일.
그리스 사태 등 유로화 위기와 세계적 경제 불황 속에서 드러나는
독일의 진짜 모습을 낱낱이 파헤친다.
그들은 어쩌다 [양의 탈을 쓴 늑대]가 되었는가?

"우리 독일이 옳았다. 우리 독일이 승리했다!"
[유럽의 병자]였던 독일은 어떻게 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대국으로 우뚝 섰는가
그들은 경제력을 무기로 내세워 시대에 뒤처진 과거의 제국으로 되돌아 가려는가
과연 그들의 방식은 옳았고, 결국 승리했는가?

패전국에서 유럽의 병자로, 경제 강국으로, 이제는 [경제 제국주의]를 출현시킨 독일!


1953년에 독일 작가 토마스 만이 [독일의 유럽German Europe]이 아닌, [유럽의 독일European Germany]을 원한다고 했던 말은 유명하다. 그러나 유럽의 위기가 다시 시작되고부터는 이젠 [독일의 유럽]을 말하는 것이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저자는 이 책에서 1990년 동서독 통일에 따른 막대한 비용과 세계화의 파고 속에서 경제적으로 휘청거리며 [유럽의 병자sick man of Europe]로까지 불리던 상황에서 어떻게 해서 제조업을 부활시켜 짧은 시간에 경제 강국으로 탈바꿈할 수 있었는지, 또한 한국에서도 현재 논쟁 중인 [어젠다 2010]과 [하르츠 개혁안] 등의 정책들이 독일의 경쟁력 강화에 끼친 영향과 그 폐해와 부작용, 또한 그리스 같은 EU 주변부 국가들에게 잔인하고 가혹하리만큼 엄격한 재정 규율을 밀어붙이는 그 숨겨진 진짜 이유 등을 살펴보고 있다.

동맹국에게 얹혀 [무임승차]를,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양의 탈을 쓴 늑대]

[워싱턴 포스트]는 지금의 독일을 두고 어느새 [양의 탈을 쓴 늑대A Sheep in Wolf’s Clothes]가 되어버렸다고 묘사했고, 영국의 BBC는 "유럽연합에 대한 드라마는 끝난 게 아니다. 어쩌면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이 수난극이 비극의 서막일지도 모른다."고 했다. 저자는 독일이 이와 같은 평가를 받게 된 구체적인 원인들을 조목조목 하나씩 밝혀내고 있다.

유로화가 태어나기 전 독일 수출업자들은 강한 마르크화 때문에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하지만 독일은 유로존 주변국들의 고통을 이용해 유로의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게 가져갔고 그 결과 약한 유로화 덕분에 수출로 인한 엄청난 부당 이득을 취하게 되었으며, 이는 결국 독일이 동맹국에게 얹혀 [무임승차]를 하고 있다는 반증이다. 이처럼 수출로 벌어들이는 독일은 자국의 경제적 이득을 위해 절대 유로화를 포기할 수 없으며, 따라서 그 어느 나라도 EU에서 이탈하게 해서는 안 되었다.

비스마르크, 히틀러와 비교되는 메르켈. [힘의 정치]를 부활시키려는가?

그리스 위기가 시작되고부터 그리스의 각 신문들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종종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곤 했다. 메르켈이 2012년 10월에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는 항의자들이 나치 제복을 입고 "히틀러, 메르켈. 똑같은 쓰레기!!" 같은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나치의 표식인 [卍]가 그려진 깃발을 불태웠다. 또한 메르켈을 경호하는 데 7천 명의 그리스 경찰이 동원되기도 했다. 또한 일부에서는 메르켈 총리를 비스마르크와 히틀러와 비교하면서 독일이 다시 한 번 [시대에 뒤처진 과거의 강대국]으로 돌아간 것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도 했다. 채무국들에게 가혹하리만큼 강력한 구조조정을 강요하면서도 정작 그 나라의 내수를 살리는 부양책은 거부하는 독일 정치인들과 메르켈 총리를 보면서 독일이 전통적인 [힘의 정치]로 회귀했다고 진단하는 사람들도 있다.

"독일은 변하지 않았다. 역사는 다시 과거로 후퇴하여 반복되고 있다!"

독일인들은 자신들이 끔찍한 나치 과거와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 패배하는 등 뼈아픈 대가를 치른 끝에 역사에서 크나큰 교훈을 얻었으며 그 교훈을 바탕으로 전후 재건과 현재의 독일 성공 스토리를 이루어냈다고 자부한다. 자신들은 이제 과거 팽창주의 야욕에 사로잡혀 유럽 대륙을 상대로 전쟁을 야기하고 불안을 조성시킨 그 나라가 아니라는 것이다. 즉, 자신들은 이제 [변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2010년에 "독일은 변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지금 독일이 보여주고 있는 모습은 1945년 이래로 자신들이 배워온 역사적 교훈을 잊고 [과거로 회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역사는 과거로 후퇴하여 다시금 반복되고 있다. 그리고 독일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우리 독일이 옳았다. 우리 독일이 승리했다!"

2008년 미국의 리먼 사태로 시작된 전 세계적 경제 위기를 두고 많은 독일인들은 이 위기야말로 소위 [신경제와 금융 서비스에만 치중한 영국과 미국의 정책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를 단적으로 드러낸 예라고 생각했다. 독일인들은 이 위기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실물 경제와 수출에 주안점을 둔 독일식 시장 경제의 정당성이 입증된 것이라 보았다. 이 위기에서 독일 경제만 빠져나온 것은 그저 기적이 아니라, 독일만이 갖고 있는 미덕과 장점을 확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했다. 기민당 출신의 전직 경제 장관인 미카엘 글로스는 "다른 나라들이 공업을 버릴 때 우리는 제조업을 붙들고 있었다."라고 했다. 그리하여 2010년대 초 독일은 다시 한 번 [승리의 분위기]에 휩싸였다. 바야흐로 [독일이 옳았다]는 것이 증명된 것처럼 보였고, 게르만 경제가 앵글로 색슨 경제와의 대결에서 결국 승리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제조업과 수출 강국으로 떠오르는 과정에서 그들이 취한 방식은 과연 옳았는가?

총 대신 경제력을 무기로 휘두르는 독일식 [경제 민족주의], [경제 제국주의]의 출현

독일의 경제는 2010년에 위르겐 하버마스가 [지경학적 거인]이라 칭할 만큼 프랑스를 비롯한 여타의 인접국들이 대적하기 어려우리만큼 팽창했다. 이렇게 되자 독일은 무력이 아닌 [경제라는 도구]를 무기로 사용한다. 자국의 우선순위를 다른 유로존 국가들에게 밀어붙이기 위해 유례없이 강한 경제적 힘을 사용하는 독일은 총과 칼만 사용하지 않을 뿐 어찌 보면 [19세기 열강들의 중상주의] 모습과 유사하다. 이를 두고 21세기 [지경학적 버전의 경제 제국주의]의 탄생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보기도 한다. 조지 소로스는 이를 두고 "주변부 국가들을 자신들의 배후지로 둔 [독일 제국German Empire]이 출현했다"고 평가했다.

[어젠다 2010], [하르츠 개혁안] 등 각종 정책들의 효과와 그 부작용!

특히 저자는 이 책에서 유로화 위기뿐만 아니라 2008년부터 시작된 세계적인 경제 위기 속에서 유독 독일 경제가 성장세를 지속시킬 수 있었던 이유, 또한 최근 국내에서도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하르츠 개혁]과 [어젠다 2010] 등 독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시행된 노동 정책 프로그램들이 독일의 경쟁력과 내수 경제에는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또 그것이 평균적인 독일 국민들의 삶에는 어떤 폐해와 부작용을 일으켰는지, 유럽의 다른 국가들에게는 어떤 연쇄 파급 효과를 일으켰는지도 함께 살펴보고 있다.

하르츠 개혁안은 독일 노동자들의 삶과 내수 경제, 또 지금의 유럽 위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

슈뢰더 내각 2기인 2002년부터 2005년까지 실시한 정책들, 즉 폭스바겐 인사관리 이사 출신인 페테 하르츠가 주도한 하르츠 개혁의 결과 소규모 업체도 손쉽게 직원을 해고할 수 있게 되면서 독일 노동자의 [단위 노동 비용을 삭감]시켰는데, 이것이 통일 이후 경제 위기 속에서 허덕이던 독일 경제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즉 저렴해진 노동 비용 때문에 다른 유럽 국가들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되면서 격차를 더 벌리게 되었다.

실업률은 증가하면서 독일 노동자들은 임금 상승 억제 정책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 결과 독일 노동자들의 실질 소득은 4, 5퍼센트 하락했다. 결국 이 조치는 부유층과 빈곤층 간의 격차를 더 벌렸고 저임금과 임시직으로 연명하는 새로운 하위 계층을 만들어 냈다. 하지만 이런 경쟁력 강세는 생산성 증가에 따른 것이 아니라 단위 노동 비용 하락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정작 독일 노동자들은 독일이 수출 강세로 호황기를 누리던 2010년대에도 그 혜택을 거의 입지 못했으며 따라서 독일의 내수 부진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이는 결국 독일이 더욱더 [수출 의존형 경제]에 집착하게 만들었고, 따라서 마르크화보다 약세인 유로화를 포기할 수 없게 만들면서 그 짐을 그리스 등 무역수지 적자 국가들이 짊어지게 했다. 이로써 무역수지 흑자 국가들과 무역수지 적자 국가들 간의 불균형이 그만큼 더 심해지면서 유럽 역사상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불균형과 불안정]을 야기했다.

애초에 EU는 거대해진 통일 독일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것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면서 서독과 동독이 통합되자, 당시 영국 총리 마가렛 대처와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은 통일로 거대해진 독일이 유럽의 안정과 균형을 깨뜨릴 것이라고 불안해했다. 결국 미테랑 대통령은 [유럽 통합]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하나로 합쳐진 독일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리기에 이른다. 따라서 EU는 어떤 측면에서는 거대해진 독일의 힘을 제한하고 독일을 견제하기 위해 설립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견제야말로 유럽 통합을 추진한 중요한 동력이었다.

유로화의 탄생! 독일을 유럽의 공동체에 묶어두기 위한 전략적 산물

미테랑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의 경제적 주권을 확보하는 최선의 길은 [단일 통화]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단일 통화에 확신을 갖고 "공동의 통화가 없다면 영국이나 우리 모두 벌써 독일의 야욕에 무릎을 꿇어야 했을 겁니다."라고 대처에게 말했다. 이는 독일의 국력이 강해져 주변국을 위협할 것을 우려해서 유로화라는 형태로 독일을 유럽의 공동체 일원으로 잡아두려 했다는 의미이다. 물론 독일도 침체에 빠진 자신들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단일 통화가 필요했다. 결국 유로화는 이런 식의 [윈윈 전략]의 산물이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 상황을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독일의 통일은 유럽 통합의 진전에 촉매가 되었고 특히 유로 탄생의 기폭제가 되었다. 반면 대처는 유럽 통합은 독일 문제를 해결해주기보다는 심화시키는 쪽으로, 즉 오히려 독일이 [지배 세력]이 될 가능성을 높게 만든다고 인식했다.

그러나 광란의 폭주가 된, 견실하지 못한 공동 화폐 유로

독일의 헬무트 콜 수상과 프랑스의 미테랑 대통령처럼 경제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유럽 지도자들은 위기를 감당할 능력도 없을 뿐더러 현실적인 정치 협력과도 상관없는 단일 통화 체제를 출범시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광란의 폭주mad rush]라고 표현했다. 1999년 1월 1일을 기해 유로화가 사용되기 시작했을 때 프랑스의 전략은 먹혀드는 것처럼 보였다. 유로화의 도입에 대해 일부가 가졌던 우려는, 유로화가 달러와 맞서 국제 준비 통화의 지위를 얻으려는 상황에 이르자 언제 그랬냐는 듯 잊혀졌다. 따라서 유로화가 도입된 첫 10년에는 최근에 불거진 문제를 자각하는 일이 거의 드물었다. 그리하여 새로운 통화는 큰 성공을 거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경제학자 마틴 펠드스타인은 이는 유럽 내에서의 갈등은 물론 유럽과 미국 간의 갈등도 초래할 것이라는 주장까지 했고 그의 예견은 현실화되었다.

독일은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

통일 후 2000년대에 들어서자 독일 내에서는 2차 세계대전과 관련해 [독일도 피해자]라는 집단 기억이 [독일은 가해자]라는 집단 기억과 대결하는 양상으로 나타나면서 그동안 팽팽했던 균형은 독일인들이 스스로를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인식하는 쪽으로 점점 중심추가 이동해갔다. 독일이 겪은 고통이 점점 크게 부각되면서 자신들은 피해자라는 집단 기억이 다시 고개를 들었고, 이런 상황에서 독일인들은 유로화의 위기, EU의 위기를 [남의 탓]으로 돌렸다. 즉 재정 취약국들에서 재정 규율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했다. 특히 그들은 2000년대에 개혁을 이룬 독일 경제가 회생하면서 주변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전혀 보지 않았다. 그들은 유로존 위기에는 미시경제만이 아니라 거시경제적 원인도 있음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들은 자신들의 재정 흑자가 거시경제상의 [불균형]에서 발생한 문제의 일부로 얻어진 것임을, 즉 자신들이 동맹국들에게 얹혀서 부당한 이득을 취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았다. 독일인들은 자신들을 이 [위기의 피해자]로 여겼다.

독일의 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점점 더 [독일화]되어 가는 유럽과 EU!

현재 독일이 주도하는 EU는 한층 엄격한 규율과 강화된 규정을 도입하는 등 더 강압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다시 말해 EU가 과거보다 [강제성]이 훨씬 많이 작동하는 곳이 되었다는 뜻이다. 독일이 EU의 중심이 되어 취하는 조치들은 흑자 회원국들과 적자 회원국들 사이에서, 또 회원국들 내의 상류층과 서민층 사이에서도 긴장과 갈등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유럽중앙은행,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그리고 IMF의 임의적 모임인 트로이카는 그리스 같은 나라에 혹독한 긴축 정책을 강요하는 [점령군]처럼 보였다. 이처럼 강제적이고 강압적이 된 지금의 EU는 그것을 창설한 윗세대들의 비전에서 한참은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이에 대해 유럽의 언론은 "유로화 위기에서 태어난 것은 체벌과 징계, 규율, 그리고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의 [우울한 통합체]."라고 말한다.
따라서 현실에서는 유로존 국가들이 EU에게 경제적 주권을 넘겨주는 것 말고는 달리 선택권이 없다. 이는 결국 독일의 힘에 대한 두려움을 표출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지금의 EU는, 소위 [총구를 들이댄 통합체]라고 할 수 있다.

자신의 경쟁력을 약화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 독일

독일의 제조업 붐은 경제를 극적으로 호전시켰다. 그러나 제조업의 부활은 또다른 측면에서 독일 경제를 왜곡시켰다. 내수가 여전히 부진한 상태에서 2000년대 들어 제조업이 활황을 맞이했다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도 [수출 의존도]가 높아졌음을 의미했다.
하지만 유럽 국가들의 불균형을 바로잡으려면 독일의 경쟁력은 유로존 다른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축소되어야 한다. 그러나 독일의 수출 의존형 경제 모델이 성공하려면 결국은 현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야 한다. 따라서 독일은 유럽의 적자 국가들이 보다 큰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강하게 압박하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독일 자신의 경쟁력이 낮아져야 한다는 사실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는다. 독일이 고집하는 이와 같은 불균형적인 조정들, 즉 [독일 내에서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하지 않고 주변국들의 디플레이션만 만들어] 내는 것이 지금의 유럽 사태를 더 키우고 있는 셈이다.

[지경학적 권력]의 탄생! 새로운 딜레마가 출현하다

이 책의 저자는 [독일 문제]가 새로운 형태로 재등장했다고 결론을 내린다. 오늘날 유럽에 도사린 위험은 1871년 독일의 첫 통일 이후 유럽에서 벌어진 갈등의 [지경학적버전]이라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유럽이 수세기 동안 씨름해 왔던 [지정학적geo-political 딜레마]가 이제는 [지경학적geo-economic 딜레마]로 다시 돌아온 것이다. 동시에 안정이라는 개념과 수출에 바탕을 둔 새로운 형태의 [독일 민족주의]가 부상하고 있고, 이로 인해 독일과 서구와의 관계에 다시금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독일은 바야흐로 [지경학적 권력]이라 할 수 있으며, 칸트보다는 클라우제비츠에 가까운 방식으로 [경제라는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이제 관건은 물리적 전쟁이 아니다.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경제력이라는 무기를 더욱 가혹하게 휘두를 것인가이다.

결국 독일인들은 변하지 않았다. 유럽의 역사 또한 반복되고 있다. 유럽과 강력한 독일을 중심으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면 마치 1945년 이전으로 돌아간 듯하다.

목차

서문 : 역사는 다시 반복되는가

1장 : "우리 독일이 옳았다. 우리 독일이 승리했다!"
유럽의 병자, 독일
하르츠 개혁안 등 독일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개혁 단행
제조업의 부활, 높은 수출 의존도, 그리고 임금 억제로 생긴 남아도는 돈
유로화로 부당한 이득을 취하는 독일,
유로는 집중을 강화하는 대신 [분산]만 야기했다
러시아와 중국과의 밀월 관계, 경제적 교류가 모든 것을 바꾼다
충분히 배부른 권력,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최우선으로
"우리 독일이 옳았다, 우리 독일이 승리했다!"

2장 : 총 대신 경제력, 경제 제국주의의 탄생!
우리도 피해자, 힘의 정치로 밀어붙이다!
"중국이 문제라고 믿는 사람은 독일이 문제라고 믿어야 한다."
독일과 유럽의 충돌, 독일 혼자 세계로 치고 나갈 것인가
총구를 들이댄 통합,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분노의 통합체
세계 안보에 기여하는 건 거부하지만, 무기 수출만큼은 적극적
지경학적 권력의 시대가 도래했다

3장 : 왜, 독일이 문제인가
절반의 패권만 쥔 독일, 강대국들의 [연합의 악몽]에 시달리다
자신들만의 우월함을 보여주려는 독일식 민족주의와 독일 예외주의의 등장
유럽 대륙에 안주하느냐, 세계로 뻗어 나가느냐
제1차 세계대전, 연합의 악몽이 전쟁으로 현실화되다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정치적 혼란,
군사력이 아닌 [경제력]의 중요성을 간파하다!
히틀러의 등장, 다시 한 번 유럽의 패권에 도전
결국 독일의 팽창주의가 대재앙을 불러온 것인가

4장 : 독일의 딜레마,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전략적 중심지에서 변방으로 추락, 노선을 바꿔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패전 후 이상주의를 택하느냐, 현실주의를 택하느냐
동독과의 통일보다, 서방과의 친밀한 관계가 우선이다
동구권 국가들과의 긴장 완화 정책으로 선회하다
망각해진 경제력, 그러나 냉전 체제에서 맞닥뜨려야 했던 딜레마
나치라는 과거의 족쇄, 그를 벗어던지려는 움직임과 그에 대한 반발

5장 : 광란의 폭주, 유럽 단일 통화가 탄생되다
유럽연합은, 통일 독일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것이다
절반의 주권이 아닌, 온전한 주권을 회복하자!
광란의 폭주, 유럽 단일 통화의 탄생
무력 사용을 요구하는 서방 국가들의 압박
무력 사용을 반대하는 입장과,
인도적 차원의 무력 개입을 주장하는 입장 간의 대립
"두 번 다시 아우슈비츠는 없습니다."
독일은 이제, 다른 국가가 되어가고 있다!

6장 : 독일은 가해자인가, 피해자인가
이제 서로를 그다지 필요치 않는 미국과 독일
이라크 전쟁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독일
미국을 반대하는 낡은 유럽 vs. 미국을 지지하는 새로운 유럽
독일, 자신들을 피해자로 인식하다
이제는, 자국의 이익을 추구하는 정상적인 국가가 되어야 한다!
"두 번 다시 전쟁은 없다!"

맺는 글 : 지정학적 딜레마에서 지경학적 딜레마로

본문중에서

1953년에 독일 작가 토마스 만Thomas Mann이 [독일의 유럽German Europe]이 아닌, [유럽의 독일European Germany]을 원한다고 했던 말은 유명하다. 그러나 2010년 유럽의 위기가 다시 시작되고부터는 [독일의 유럽]을 말하는 것이 이제는 흔한 일이 되어버렸다. 유로존 전체가 단일 통화를 사용하게 되면서 야기된 이 위기에서 세계는 최대 채권국인 독일이 리더십을 발휘해줄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독일은 유럽 국가들 간에 생겨나는 부채의 상호의존을 거부하면서 [유럽을 경쟁력 있게 만든다]는 명분으로 유로존의 다른 나라들에게 엄청난 긴축 재정을 강요해왔다. 특히 그리스에게는 가혹한 예산 삭감과 임금 삭감을 요구하면서 그리스의 내수를 살리는 부양책만은 거절해왔다.
(/ p.10)

2010년 그리스 재정 위기가 시작되고부터 그리스의 각 신문들은 종종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를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곤 했다. 메르켈이 2012년 10월에 그리스를 방문했을 때는 항의자들이 나치 제복을 입고 "히틀러, 메르켈. 똑같은 쓰레기!!"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나치의 표식인 [卍]이 그려진 깃발을 불태웠다. 또한 메르켈을 경호하는 데 7천 명의 그리스 경찰이 동원되기도 했다.
(/ p.12)

1990년대에 독일은 막대한 통일 비용과 씨름하는 동시에 세계화라는 파고와도 맞서야 했다. 결국 어려운 경제 개혁을 단행해서 10여 년 만에 경상수지 적자 국가에서 막대한 양의 흑자를 내는 나라로 탈바꿈했다. 상황이 호전되자 독일 내에서는 [승리의 분위기]가 역력했다. 그러나 이 성과가 주로 독일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 요구의 자제에서 비롯된 만큼 일반 독일 국민들은 이 성공의 혜택을 누린다는 느낌이 별로 없었다. 게다가 흑자 경제는 독일 경제를 대외 무역에 더욱 의존케 했다. 이에 따라 유럽 내에서도 긴장감이 유발될 수밖에 없었다.
(/ pp.35~36)

가차 없이 위기에 대처하는 메르켈 총리를 보면서 독일이 전통적인 [힘의 정치]로 회귀한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독일 타블로이드 신문인 [빌트]는 메르켈이 구제 금융을 거부하자 비스마르크와 비교한 기사를 썼다. 그러나 메르켈이 자금 공급 계획에 동의하자 이로써 독일인들은 [유럽의 바보 신세Europe’s fools]가 되었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전직 총리들은 메르켈에 대해 우려를 했는데, 헬무트 슈미트 전 총리는 프랑스를 대하는 독일 정부의 태도를 [빌헬름 시대의 거만함]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한때 메르켈의 정치적 후견인이기도 했던 헬무트 콜 전 총리조차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릴 위험성]을 경고했다.
(/ pp.81~82)

미테랑 대통령은 유럽 국가들의 경제적 주권을 확보하는 최선의 길은 [단일 통화]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는 단일 통화에 확신을 갖고 "공동의 통화가 없다면 영국이나 우리 모두 벌써 독일의 야욕에 무릎을 꿇어야 했을 겁니다."라고 대처에게 말했다. 이는 독일의 국력이 강해져 주변국을 위협할 것을 우려해서 유로화라는 형태로 독일을 유럽의 공동체 일원으로 잡아두려 했다는 의미이다. 물론 독일도 침체에 빠진 자신들의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단일 통화가 필요했다.
(/ p.191)

독일연방공화국 역사 내내 독일인이 [가해자]로 등장하는 집단 기억들은 반대로 그들이 [피해자]로 등장하는 집단 기억들과 경쟁을 해왔다. 이렇게 대립하는 집단 기억들의 연대기는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첫 단계는 제2차 세계대전 종전 초기(주로 1950년대)로, 그때는 독일이 피해자라는 집단 기억이 지배적이었다. 두 번째 단계는 1960년대 이후로, 아우슈비츠 전범 재판 같은 사건들이 유발한 집단 기억으로 이때는 독일인들이 가해자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마지막 세 번째 단계는 21세기가 시작될 즈음으로, 이때는 독일이 피해자라는 집단 기억이 다시 고개를 들었다. 그래서 2015년 현재, 유로화로 인한 위기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입은 것은 독일인 자신들이라고 생각한다.
(/ p.237)

저자소개

한스 쿤드나니(Hans Kundnani)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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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을 무대로 활동하는 저널리스트이자 독일 문제 전문가이다.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독일어와 철학을,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공부했으며,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수학하기도 했다. [옵저버Observer]의 독일 특파원을 역임했으며 최근까지 유럽외교협의회의 책임 편집자로 활동했다. 현재는 영국 버밍엄 대학교에 있는 독일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이자 베를린에 있는 독일 마셜 펀드German Marshall Fund의 수석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파이낸셜 타임스], [월 스트리트 저널], [디 차이트], [르몽드] 등을 포함한 전 세계 신문과 잡지 등에 독일과 유럽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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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스페인어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대학원 불어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며, 옮긴 책으로는 [지리의 힘], [체 게바라 평전],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 전쟁], [마야, 잃어버린 도시들], [보르헤스와 아르헨티나 문학], [아이들이 너무 빨리 죽어요], [종이괴물], [독일의 역습]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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