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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 : 세상을 보는 가장 큰 시선들의 대립

원제 : La reine, le moine et le glout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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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신념 토론 대회에서 펼쳐지는 불꽃 튀는 철학 논쟁

“대부분의 사람들이 ‘대화’와 ‘평화’가 아주 중요하다는 것에 동의했지만 우리 왕국 내에서는 알력이 끊이지 않았고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건들이 이어졌다. 많은 이들이 사회와 각 개인의 삶 안에 그리고 심지어 왕가 내부에도 심각한 균열이 생겼음을 알게 되고, 그래서 이러한 약점들을 극복할 견고한 토대를 찾아 나서게 되었다. 우리 왕국에서 개최한 ‘신념 토론 대회’가 바로 이런 사실을 확인시켜주는 사건이었다. 그리고 임금님을 시해하고자 했던 테러 사건과 공주님이 암에 걸린 일로 인해 국민들의 생각은 점점 더 깊어지는데…….”

출판사 서평

엎치락뒤치락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의 형식을 빌려
종교인, 명상가, 과학자가 펼친 삼일간의 불꽃 튀기는 신념 토론 대회!
일신론, 일체론, 유물론의 세계관으로 풀어내는 일상의 철학적 주제들을 만나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한 왕국에서는 우리네 인생 문제들에 대한 해답, 아니 정답을 찾고자 ‘신념 토론 대회’를 개최하고, 무신론자인 생물학 교수와 동양의 지혜를 전하는 요가수행자 그리고 신앙심이 깊은 여성 수학자가 초대되어 설전을 벌이게 된다. 그들이 대변하는 진리는 참으로 심오하지만 서로 모순되는 것만 같은 그런 진리들이다. 만일 우리 각자 내부에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 그리고 신앙인이 동시에 잠재하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신에 의해 창조된 세상―세상은 신이 만들었다―일신론’, ‘원래 있던 자연과 만물―세상은 원래 그렇게 있었다―일체론’, ‘법칙에 의해 돌아가는 과학론적 세상―세상은 과학적 원리로 이루어졌다―유물론’의 세 가지 시선들이 바라보는 우리 인생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겨 있는 이 책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원제: La reine, le moine et le glouton)를 통해, 저자 샤피크 케샤브지는 [정신과 물질], [인간과 자연], [남성과 여성], [부와 가난], [생(生)과 사(死)] 등등의 정치?철학적 토론 주제들과 일상에서 우리가 겪는 여러 문제들을 첨예하게 풀어내며 다사다난한 우리 사회의 일면들을 풍자와 해학으로 짚어내고 있다.

슬하에 네 자녀를 두었던 샤피크 케샤브지(Shafique Keshavjee)는 2005년 백혈병에 걸린 만 13세 아들 시몽을 먼저 하늘나라로 보내게 된다. 그 경험 이후로 그는 ‘삶과 죽음’을 주제로 한 우리 인생의 이야기를 구상하기 시작했고, 10년여 간의 성찰과 숙고의 시간을 지내고서 이 책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를 펴내었다. 정치학과 신학을 공부하며 다양한 철학과 사상들에 정통한 저자는 흥미진진한 추리소설의 이야기 형식을 책 속에 도입하여, 자칫 어렵고 묵직할 수 있는 우리네 삶의 크고 작은 철학적 주제들에 대한 사상·종교의 입장과 논쟁점, 죽음과 이별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인생의 희비를 오가는 사람들의 심정 등을 심도 있게 묘사하며 객관적이고도 재미있는 종교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번역을 맡은 김경곤은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시의 루이 쿠피냘 고등학교에서 15년 동안 종교문화를 가르쳐오고 있으며,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불교사, 동양종교사, 종교사학 기초개념 등에 관한 강의를 맡고 있다. 젊은이들의 위한 ‘종교들 간의 대화와 상호이해’라는 연례 교육행사의 기획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하고 종교에 대한 방대하고도 객관적인 지식을 가진 그는, 균형 잡힌 시각으로 이 책의 내용을 정확하고 이해가 쉽도록 우리말로 옮겼다.

당신은 어떤 시선으로 세계와 인생을 이해하고 있는가?
세상은 만들어졌는가? 그 자체로 존재했는가? 아니면 우리가 아직 모를 뿐인가?
나는 무엇을 믿을 수 있을까? 무엇을 알 수 있을까? 무엇을 희망할 수 있을까?


책의 제목에 보이는 ‘왕비’와 ‘수도사’와 ‘탐식가’는 책 속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이다. 책에는 ‘임금’과 ‘현자’와 ‘익살꾼 광대’도 등장하는데, 이들과 대비되는 인물들이라고 볼 수도 있다. 왕비의 출현으로 독자들은 임금의 가정생활이 지닌 단면들을 접하게 된다. 임금 역시 한 남성이기에, 부인인 왕비와의 관계에서 희비를 겪게 되고, 외동딸인 공주의 발병으로 자연스럽게 ‘삶과 죽음’의 문제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다. 임금의 조언자가 되어주는 ‘결혼생활을 하는’ 수도사는 그 설정 자체가 독특하고, 말 그대로 ‘맘에 드는 것은 모두 먹어치우고 또 끊임없이 새로운 먹잇감을 찾아나서는’ 탐식가는 인간(남성)의 본성을 잘 드러내는 존재로 부각되고 있다.

책의 큰 얼개가 되는 ‘신념 토론 대회’는 5,000여 년의 인류 역사상 인간의 영성?문화 활동의 근간을 이룬 것이 바로 일신론, 일체론, 유물론의 세 가지 총체적 체계였다는 점에 근거하여 준비되는데, 토론회의 중심에 선 토론자들은 무신론자 생물학 교수, 그리스도교 사상을 대변하는 여성 수학자·신학자 그리고 힌두교·불교사상의 대변자인 여성 요가 수행자 세 사람이다. 토론회 행사잔치를 뒤로 하고 총 삼일 동안 열린 신념 토론 대회의 큰 주제는 다음과 같다.

- 첫째 날. 나는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가?
- 둘째 날. 나는 무엇을 인식할 수 있는가?
- 셋째 날. 나는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가?

그리고 저자는 최종적으로 현자의 입을 통해 주요 토론 주제들을 제시하는데, 그것은 바로 영성, 생태계 문제, 성(性), 돈, 죽음과 희망이다. "우리가 종교적 인간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영성’은 존재 탐구에 대한 내적 경험을 의미합니다. ‘생태계 문제’는 우리가 이에 대해 예민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점점 파괴되고 있는 지구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성’은 우리가 독신이건 기혼이건 간에 남성성과 여성성이라는 일상적 경험을 말합니다. ‘돈’은 우리가 좌익이건 우익이건 간에 무역을 윤활하게 합니다. ‘도덕성’은 우리가 형이상학에 관심을 두고 있건 그렇지 않건 간에 인생의 목적이 무엇인지 묻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희망’이란 우리가 종교적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죽음을 넘어 영원을 향하게 합니다. 이렇게 사활이 걸린 주제들은 결코 우리 자신과 무관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세 가지의 큰 질문들과 주요 주제들을 바탕으로 저자는 한 발짝 더 구체적으로 "당신과 친하게 지내는 사람이 이제 3개월밖에 살지 못하게 되어서, 죽은 후에는 무엇이 있느냐고 당신에게 묻는다면 어떤 답변을 제시할 것인가?", "어떤 대상(혹은 이미지)과 어떤 글귀(혹은 시구)가 인간관과 희망 개념을 가장 잘 드러내는가?", "뇌와 의식 간의 관계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임사 체험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당신의 세계관은 어떤 공생관에 기초하는가?", "진리들 간의 관계는 어떠하고, 무엇이 진정한 진리인가?" 등등의 세부적인 질문들을 던지며, 토론회를 풀어나간다. 이에 토론자들은 우리 삶의 ‘존재와 죽음’이라는 문제를 바탕으로 각자 자신의 입장을 ‘진정한 진리’, ‘진리들 중의 진리’라고 여기면서 타자의 입장과 대비하여 열띤 논쟁을 벌이고, 독자들 역시 이를 생생히 접하며 자신만의 신념을 통한 삶의 입장을 생각하며 자연스레 정리할 수 있게 된다.

우여곡절이 많은 토론회 기간 중, 암에 걸린 공주의 건강은 점점 더 위독해지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임금을 시해하고자 하는 테러 사건까지 가세하며 왕국 안은 적잖은 동요가 일어나며 혼란이 가중된다. 테러 사건의 범인은 과연 누구일까? 임금의 곁에서 늘 함께하는 여왕일까? 여왕과 모종의 관계를 맺고 있는 탐식가일까? 임금의 멘토로 위장한지도 모를 수도사일까? 그도 아니면, 속을 알 수 없는 익살꾼 광대일까? 범인을 찾기 위한 철두철미한 수사가 비밀스럽게 진행되고 빛나는 공주의 지략으로 마침내 범인의 정체가 밝혀지는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 이야기의 결말은 독자들에게 큰 재미와 놀라움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이렇듯 이 책은 종교와 사상에 대한 이론적 설명들이 교과서식으로 단순히 나열된 것을 넘어, 우리네 삶의 철학을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는 일상의 다양한 주제들과 씨실과 날실처럼 촘촘히 엮이며 반전 있고 스릴 있는 한 편의 이야기로 완성되었다. 때문에 종교인이건 비종교인이건 아니면 반종교인이건 상관없이 종교와 사상 철학에 관심이 있는 독자라면, 살면서 꼭 한 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하는 신념과 존재와 죽음에 관한 문제에 대해서 각자 자신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타자의 입장에까지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균형 잡힌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안목을 키워주는 동시에, 삶에 큰 울림이 있는 놀라운 경험이 될 것이다.

추천사

얼마나 많은 종교인들이 다른 종교인과 무신론자 그리고 불가지론자의 입장과 사상을 알고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종교인들이 자기 종교의 원천과 역사성, 즉 시대와 지역에 따라 변천하며 때로는 타종교의 영향을 받아온 역사를 알고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종교인들이 명칭만 다를 뿐 유사하거나 동일한 종교 현상을 타종교에서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종교인들이 ‘거룩한 무지’의 이면을 알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종교인들이 타자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상대주의’ 내지 ‘우유부단’과 동의어가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까? 얼마나 많은 종교인들이 수학, 과학, 기술, 경제, 경영, 외국어 등에는 뛰어나면서도 비판 의식이 결여된 ‘확고한 신앙심’을 지니고서 신앙생활을 하고 있을까? 13세 된 아들과 사별한 슬픔을 지닌 본서의 저자는 ‘삶과 죽음’이라는 주제를 심도 있게 다루며 존재의 의미와 사후 세계에 대한 여러 입장을 소개하고 있다. 그래서 독자 각자는 자기 입장과 사상을 확인하면서 타자의 사상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김경곤 / 옮긴이, 종교사학자·신학 박사

목차

|신념 토론 대회를 향하여|
축하연
왕가(王家)
익살꾼 광대를 조심하라......
안 좋은 소식
병문안
편지 세 통

다양한 종교들의 공동 의식
수도사
탐식가
전대미문의 대화
먹고 마시자 어차피 우린 내일 죽게 될 것이니까
이는 나의 몸이다

암흑 속의 빛
지진
어머니 아버지, 저는 죽게 되나요?
초완전범죄?

잉태 그리고......
......출산

|토론회 첫째 날 - 나는 무엇을 희망할 수 있는가?|
토론 대회의 개막
세계 정복을 위한 세 가지 ‘종합적 체계’
발언자 소개
앞으로 3개월밖에 살 수 없다면?
달팽이와 나뭇잎
씨앗과 라자로
철새와 다이아몬드
추위
다이아몬드와 소멸인가, 다이아몬드 아니면 소멸인가?
몰이해의 이해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 되면
터널 통과

|토론회 둘째 날 - 나는 무엇을 인식할 수 있는가?|
영혼은 있는가?
당나귀와 벌과 철학자
사색하지 않고서도 아는 것
지식 피라미드
비상...... 음모!
뇌와 의식
영혼과 육신과 지옥?
천사와 악마
아름다움이 세상을 구할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설명될 때
학자와 미치광이
장난이 심하면 결국...... 싸움이 나기 마련
소동
거룩한 분절
모든 것이 명백해진 밤
경주의 핵심
쉬바와 샥티가 서로 껴안을 때
그날의 눈물

|토론회 셋째 날 - 나는 무엇을 경험할 수 있는가?|
출판물과 중압감
공생?
삶의 알파벳
갈등의 연속인 삶
모든 것 안에 있는 거룩함
왕국을 겨냥한 위협
진리 중의 진리
진리가 바로 삶이다
타자(他者) 없는 일자(一者)
점진적인 진리......
세계 해독 공식
상반되는 진리들의 통일
아주 아름다운 여성
종합을 향해서
진정한 신뢰심
자아와 감동
위기에 처한 왕비
폭발적인 결정

|결국 진리란 무엇인가?|
병원에서의 왕정회의
걱정스런 재회
조사
귀로와 발전
불행과 조작
명상과 중재
이는 나의 피다
치명적 용의자
블라우스인가 아니면 수의(壽衣)인가?

추락 그리고......
......재발

국장(國葬) 그리고......
......축제 분위기의 식사
실수로 인한 체포
뼈다귀와 반지


[ 부록 ]
생에 관한 주요 입장들의 다양성과 복합성
정리(定理)들 중의 정리를 향해서
그날 밤 그가 찾아왔다

감사의 글
인용서적 및 인용구
정선도서 목록
책을 옮기고 나서

본문중에서

죽음이 가족들의 품에서 앗아가버린 시몽과 수많은 어린이들을 기억하며. 또 언젠가 재회의 날이 있으리라는 희망을 안고서. 언젠가 시몽이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와 신앙인 간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무신론자는 신을 믿지 않는 사람이고, 불가지론자는 신이 존재하는지 아닌지 모르는 사람이며, 신앙인은 신을 신뢰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해준 적이 있었습니다. 그러자 시몽이, 그렇다면 우리 각자 안에는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와 신앙인이 모두 함께 존재하는 것 같다고 답했던 일이 기억납니다.
(/ p.5)

왕국의 분위기는 조용했고 우울하기도 했다. 사실 국민들은 무언가 큰 사건이 일어날 것만 같다고 느꼈다. 임금도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현자의 조언으로 자신이 가장 바라는 바를 감지했지만 진실한 삶을 알고 싶은 바람을 가지게 되었다. 가장 ‘바르고’ 가장 ‘행복한’ 삶이 아닌, 또 모순되는 지혜들을 뒤섞어놓은 그런 삶도 아닌, 진실에 근거하는 삶을 찾고 싶었다. 임금은 ‘올바른 정치’니 ‘올바르고 정의롭게’라는 식의 표현들이 사회에 만연하고 있는 것에 역겨움을 느꼈다. 소수 단체들의 문제성 있는 윤리 가치관이 단지 소수라는 이유 때문에 또 타자를 존중해야만 한다는 이유 때문에 받아들여져야만 하고, 그래서 형이상학적 진리들을 모두 수용해야만 하는 것이 못마땅하게 느껴졌다. 너무나 다른 신념들이 공존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물론 임금은 많은 공동체들이 공식적으로는 타자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사회 평화는 그런 토대 위에서만 가능하기도 했다. 하지만 각 개인의 사생활에서는 선택이 필요했다. 한 사람이 동시에 무신론자요 신앙인이거나, 영성적이면서 유물론자이거나, 유태인이자 무슬림이거나, 그리스도인이자 불자일 수는 없었다. 다양하고 상충되는 진리들 간에는 위계질서가 정해져야 하고 이에 따른 설명도 제시되어야 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리 할 수 있단 말인가?
(/ p.79)

세 가지 종류의 주요 관점들이 우리 지성계를 지배하고자 서로 경쟁하고 있는데, 그 세 관점은 바로 유물론, 일신론, 일체론입니다. 우리 모두는 사실, 의식하건 못하건 간에 이 세 가지 세계관 중에서 한 가지를 선택하고 있습니다. 즉 동서양 유물론이 말하는 것처럼 우주의 모든 것은 결국 물질로 귀속된다고 보거나, 아니면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같은 일신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우주는 유일한 창조신의 창조물이라고 보거나, 그것도 아니면 힌두교, 불교, 그리스 사상, 중국 사상, 신이교도주의, 뉴에이지 같은 일체론이 말하는 것처럼 우주는 일체성의 한 유형이거나 아니면 영적 물적 실재로 분리될 수 없는 공생 체계라고 보고 있습니다. ...... 자세히 말씀드리자면 ‘(유)일(총)체론(唯)一(總)體論’이란 말은 신조어인데, 이 개념은 실재가 근본적으로 신적인 것과 우주적인 것을 통일시키는 유일하고 총체적인 것으로 보는 관점들을 총칭할 수 있는 개념입니다.
(/ pp.94~95)

2+2의 답이 무엇인지 찾던 아이들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보십시오. 첫째 아이는 4라고 했고, 둘째 아이는 4.5라고, 세 번째 아이는 5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서로 의견 일치를 보지 못하자 양극단을 제외한 중도 의견을 정답으로 결정하기로 했지요. 즉 2+2=4.5라고 말이지요. 모두 이 답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설전을 벌였지요. 그때 어떤 네 번째 아이가 나타나서 그 문제에 있어서 제일 현명한 답은 바로 답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말하자면 2+2=?라는 질문은 답을 구할 수 없는 질문이라며 다른 아이들을 설득하기 시작했지요. 그때부터 아이들은 더 이상 서로 다투지 않게 되었답니다.
(/ p.104)

여러분께서 잘 아시듯이 아인슈타인은 파리 한 마리를 보면서 경탄했다고 합니다. 아인슈타인에 비길 바는 못 되지만, 저도 나뭇잎 하나를 보면서 감탄할 때가 있습니다. 프레베르의 이 시구 역시 그런 감탄을 자아냅니다. 만일 인류가 거대한 나무라면, 각 개인은 다양한 색을 띤 나뭇잎일 것입니다. 새순이 나고 봉오리가 열리고 활짝 피게 되는...... 그리고 시들어 죽고 분해되는 그런 나뭇잎 말이지요. 우리 각 개인의 삶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적으로 말하면, 봄에 ‘죽었던 잎들이 되살아났다’고 하는 프레베르의 말은 당연히 옳지 않은 말이지요. 분해된 후에 재생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완전히 사라져버리는 것은 아닙니다. 거름이 되어 큰 나무에게 양분을 제공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 나무가 쓰러져 분해될 때까지 말이지요.
(/ pp.122~123)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법칙과 구조입니다. 그 외에 다른 것은 근거 없는 상념에 불과합니다. (뉴턴에서 아인슈타인을 거쳐 호킹에 이르는) 물리학과 (라마르크에서 다윈을 거쳐 도킨스에 이르는) 생물학은 어마어마한 발전을 이루었고 또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과학적 지식의 속성은 종교적 의견과는 달리, 측정할 수 있고, 재생할 수 있으며 또 실험과 비판적 이성을 통해 거부될 수 있는 규칙성을 세웁니다. 그래서 뇌 역시 과학적 지식의 대상이지 인식 자체가 아니며, 불멸하다고 하는 ‘의식’ 혹은 소위 영원하다는 ‘영혼’은 더욱 아닙니다.
(/ p.155)

대작가들은 모두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선과 악의 대립, 악마와 신의 대립을 알고 있지요. 보들레르는 결국 절망 속에서 인생을 마쳤는데, 그것은 어쩌면 이 두 목소리를 구분하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몰라요. 도스토예프스키 역시 이런 대립에 대해 알고 있었지만 양자를 구분할 줄 알았어요.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은?절대적 무신론자인 프로이트는 이 작품을 인간이 저술한 최대의 소설이라고 했지요?바로 이 점을 너무나 잘 보여주잖아요. 즉 도스토예프스키는 선택을 했던 거예요. 그의 말을 따르자면 ‘그리스도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고 믿는 것’으로 말이지요. 그의 선택은 나의 선택이 되었고, 바로 이 선택이 내 삶을 구했지요.
(/ pp.187~188)

저자소개

샤피크 케샤브지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
출생지 케냐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케냐에서 출생한 인도인이다. 사회·정치학 학사, 신학 학사학위를 받았고, 3년간 스위스 프랑스어사용지역의 ‘대학성서그룹’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비교종교사를 전공하여 엘리아데를 주제로 종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스위스 보주(州)의 개신교회에서 15년간 목사직을 역임했다. 로잔시에 위치한 종교대화의 집인 아르질리에의 창립자 중 한 사람이기도 하며, 보주 기독교협의회 창립자이자 회장직을 지냈고, 제네바 대학교에서 ‘교회일치 신학 및 종교 신학’ 담당 정교수로 재직했다. 현재는 모든 직책을 놓아두고 집필에 열중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교회들의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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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년월일 1967~
출생지 전북 전주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종교사학자. 독일 마인츠 대학교에서 문학사와 가톨릭신학 석사학위를, 독일 본 대학교에서 신학 박사학위를,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사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고등학교에서 15년 동안 종교문화를 가르쳐오고 있으며, 스트라스부르 대학에서 불교사, 동양종교사, 종교사학 기초개념 등에 관한 강의를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선불교와 그리스도교에서 본 인간과 구원. 보조 지눌과 카를 라너 비교 연구]가 있고, [법화경언해 연구], [한국 여성·남성상 형성에 있어서 유교가 미친 영향. 조선시대 여성교육서를 중심으로], [나사렛 예수와 보살. 종교사학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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