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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가 보는 현대 세계 [양장]

원제 : 歷史家が見る現代世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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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글로벌 역사에 대한 관심

    아베 신조 총리에게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이전의 역사에 대한 ‘편견 없는 청산’을 단행할 것을 촉구하였던 최근 세계적 일본 연구자 187명이 성명하여 화제가 되었다. 이 성명에 참여한 하버드 대학 이리에 아키라 교수의 역사와 현대 세계를 보는 관점을 담은 책 [역사가가 보는 현대 세계]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글로벌, 트랜스내셔널한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특히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가나 문화의 틀을 넘어 사람들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역사를 세계 전체의 움직임으로 다루고, 자국 중심의 각국의 역사로부터 해방하는 지혜를 제시한다.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현대’는 언제 시작되었고, 어떠한 시대였는가? 국가 단위로 역사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역사’ ‘인류의 역사’로 다루는 것이 역사 연구의 주류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 간의 파워게임에 착안한 역사관은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출판사 서평

    우리는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가?

    ‘현대’는 언제부터이며, ‘근대’와 어떻게 다른가?
    국가 단위의 역사에 유혹되어,
    지구 규모로 진행되는 큰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최근 세계적 일본 연구자 187명이 성명을 통해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에게 일본군 위안부 문제 및 제2차 세계대전과 그 이전의 역사를 직시하고 ‘편견 없는 청산’을 단행할 것을 촉구하여 화제가 되었다. 미국 코네티컷 대학의 알렉시스 더든 교수, 하버드 대학의 에즈라 보겔 교수, 매사추세츠 공과대학의 존 다우어 교수와 함께 이 성명에 참여한 하버드 대학 이리에 아키라 교수의 역사와 현대 세계를 보는 관점을 담은 책 [역사가가 보는 현대 세계]가 출간되었다. 저자는 국제관계사를 전문으로 하면서 그동안 권력정치를 중심으로 전개된 20세기 국제 질서를 저술하였으나, 이 책에서는 글로벌, 트랜스내셔널한 역사에 관심을 기울이면서, 특히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아시아인 최초로 미국 역사학회 회장을 역임한
    하버드 대학 역사학부 이리에 아키라 교수가 보는 현대 세계


    역사 연구에서 최근 하나의 특징은 국가라는 틀에서 멀어져 가는 풍조가 보인다는 것이다. 원래 역사학이 성립한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국가 조직이 인간 사회의 근본적인 존재라고 여겨졌다. 따라서 과거를 탐구하는 학문인 역사는 각 국가가 어떻게 출현, 발전해 왔는가를 연구의 주제로 한 것은 당연한 것이다.
    이 책은 저자가 현대 세계의 움직임을 어떻게 이해하려고 노력하였는가에 대한 것을 저술한 것이다. 원래 역사란 과거에 관한 연구이며, 따라서 방대한 자료를 조사한 뒤 정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역사가는 과거와 현대를 연결시키는 것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과거에서 ‘배울’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 앞으로의 세계는 어떻게 형성될 것인가? 그와 같은 관심사에 대해, 하나의 지표를 시사하는 것도 현대를 살아가는 역사학자의 책임이 아닐까?

    추천사

    이 책에서 저자는 글로벌 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국가나 문화의 틀을 넘어 사람들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역사를 세계 전체의 움직임으로 다루고, 자국 중심의 각국의 역사로부터 해방하는 지혜를 제시하고 있다.
    - 아사히신문

    ‘현대’는 언제 시작되었고, 어떠한 시대였는가? 미국 역사학회 회장을 역임한 하버드 대학 역사학부 명예교수인 저자가 역사가의 눈으로 고찰한다. 국가 단위로 역사를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역사’ ‘인류의 역사’로 다루는 것이 역사 연구의 주류가 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 간의 파워게임에 착안한 역사관은 의미를 갖지 못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 요미우리신문

    목차

    역자 서문
    한국어판 저자 서문
    들어가는 글

    제1장 역사를 어떻게 인식하는가?
    1. 역사가의 눈에 비친 현대 세계
    2. 왜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변했는가?
    3. ‘현대’의 기원

    제2장 흔들리는 국가
    1. 국가라는 존재
    2. ‘큰 정부’에서 ‘작은 정부’로
    3. 신흥 국가들의 선택

    제3장 비국가적 존재의 대두
    1. 비국가 행위자들non-state actors
    2. 비국민적 정체성non-national identity

    제4장 전통적인 ‘국제관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1. 파워게임의 한계
    2. 지역 공동체의 탄생
    3. 국제주의의 도전

    제5장 보편적 ‘인간’의 발견
    1. 세계를 바꾼 인간관
    2. 다양한 인권 개념의 영향
    3. 트랜스내셔널리즘

    제6장 환지구적 결합이라는 불가역의 흐름
    1. 대규모의 인구 이동
    2. 해외 교류의 담당자
    3. 하이브리드의 세계
    4. 혹성의식과 환경 문제
    5. 에너지 문제

    나가는 글: 현대의 역사와 기억
    후기

    본문중에서

    ‘현대’란 무엇인가를 생각하기 위한 문제 제기로 ‘냉전 사관’이라고 불리는 인식 방법을 검토해 보고 싶다. 그것은 ‘냉전 후’의 세계를 ‘냉전기’의 세계와 나누어 생각하고, 냉전의 종결이 ‘현대’를 가져왔다고 바라보는 시각이다. 얼른 보기에는 굉장히 알기 쉽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오랫동안 이어진 냉전이 1990년 전후에 종결되었다는 것은 확실히 중요한 사실이다. 그러면 ‘냉전 후’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은 전쟁이 아닌 평화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만약 평화의 시대라고 말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평화’는 어떤 것인가? 19세기의 평화와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제기된다.
    (/ p.23)

    근대화라는 틀 속에서 아시아와 중동, 아프리카 등의 국가의 역사를 생각하는 것은, 근대 유럽의 역사를 모델로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모델을 비서양 지역에 적용하는 것은 지적 제국주의가 아닐까? 일부 역사가가 그렇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일본사의 존 다우어(John W. Dower)나 중국 공산당사의 마크 셀던(Mark Selden) 등 젊은 학자가 차츰 영향력을 확대해 나간 것도 1960년대 말부터 70년대에 이르는 시기였다. 그리고 1970, 80년대에는 근대뿐만 아니라 전통적 문화조차도 서양에서 바라본 이미지가 그대로 진리인 양 받아들여지고 있었다는 반성도 나타나게 된다. 소위 말하는,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비판이다. 이것은 팔레스타인 출신의 비교문학자 에드워드 사이드(Edward Said)가 제창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 빠르게 세계 각지에 퍼져나갔다. 그것은 서양의 척도에서 동양을 바라보는 역사관, 문명관을 뒤엎고, 더욱 지구 규모의 시각으로 세계의 역사를 다시 바라보고자 하는 움직임이었다.
    (/ p.42)

    세계의 역사를 글로벌한 관계를 통해서 분석하면, 그런 관계는 국가라는 존재나 그 성격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각 국가 내에는 많은 인간관계, 또는 국가 권력과 민중 사이의 연결이 생기고 있다. 또한 국경을 초월하여 개인과 각종 그룹도 이어지고 있으며, 물론 정부 기관 간의 교류도 있다. 말하자면 외교(外交)라는 관계와 국가 간의 공적인 관계가 있으나, 그 이외에도 수많은 사적 또는 비공식적인 교류가 있고, 한편 국내의 ‘내교(內交: 내치)’라 불리는 네트워크도 존재한다. 그러한 복잡한 관계가 뒤엉켜서 세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고, 국가라는 존재도 그런 상태 속에서 의미를 가지고 있다.
    (/ p.66)

    20세기의 전반에 전 세계에서 주권 국가라고 불리는 국가는 50개국 정도였고, 그 대부분은 유럽이나 중남미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유럽의 강국이나 일본은 해외의 영토를 보유하여 식민지 국가 또는 제국주의 국가로서 세계의 군사력, 경제력을 대부분 독점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급변하였다. 대부분의 식민지가 해방되고, 새롭게 독립한 국가로 국제무대에 등장한 것이다. 제3세계라고 불리는 국가들의 대부분이 이런 종류의 신흥 국가였다. 그 모두가 독립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행정이나 정치의 구조를 만들어 내야 하는가라는 거버넌스의 근본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1960년대 이후가 되면 선진국의 거버넌스와 함께 제3세계의 통치 능력(Governability)도 세계의 중심 과제로 부상하였다.
    (/ p.29)

    인간 사이의 접촉, 교류, 혼합이라는 관계의 역사 속에서, 국가라고 하는 형태는 19세기 이후 가장 중요한 존재로 나타났다. 그것이 세계 전체에서 각종 네트워크가 만들어져 가는 과정 속에서 영향력이 약화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소멸조차 할지도 모른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반복되지만, 국가라고 하는 존재는 중앙 정부, 관료 기관, 군대, 사법제도 등, 나라를 대표하여 국내 질서를 유지하는 체계와, 같은 공간에 사는 사람들 간의 관계로부터 만들어지고, 그 사회에서는 수많은 그룹이 있다. 이 양자를 연결하는 사상이나 조직이 있고 나서야, 국가라는 존재가 가능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국가와 양립하여 국가 이외의 집단도 항상 존재해 온 것이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양자 간의 관계와 균형이다. 20세기 말에는 이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하여, 국가의 일부가 아닌 조직, 소위 비국가적 존재(nonstate actors)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영향력을 키우게 되었다. 바꿔 말하면 사회에 존재하는 민간의 네트워크가 국가와는 관계없이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안에서도 국경을 초월하여 연결되어 있던 조직의 수가 상당히 많아졌다. 그것은 필연적으로 국가 그 자체의 중요성과 영향력을 약화시키는 것으로 이어진다.
    (/ p.102)

    지금은 사람, 물건, 돈의 흐름이 국경을 초월하여 강해지고 있고, 여러 나라의 노동, 상품, 금융 등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와 같은 세계에서는 어떤 특정 국가의 자본이나 기업이 국내에서 물건을 만들어 해외에 파는 것이 아니라, 여러 나라의 자금이 해외에 투자되어 생산업과 서비스업을 만들어 내고, 상품을 전 세계의 소비 시장으로 판매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진행되었다.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도 복수의 나라에서 만들어지고 배포되어, 그것에 관한 정보도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에 전달된다. 70억의 세계 총인구를 잠재적인 소비자로 같은 물건을 구입하거나 이용하고 있어 정말로 글로벌한 현상이다.
    (/ p.106)

    근본적으로 내셔널리즘과 대치할 만한 것으로 국제주의(Internationalism)가 생각나지만, ‘국제’라는 표현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그것은 국가와 국가 간의 협조관계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한 국가의 이해만을 추구하는 내셔널리즘과 반대되지만, ‘국가와 국가 간’이라고 하더라도 정부 간의 외교관계와 민간 차원의 연계와는 같은 것이 아니다. 나를 포함하여 일부 역사가가 ‘국제적(International)’이라는 형용사를 주로 국가 간의 관계에서 사용하고, 민간 교류는 ‘국경을 초월하는(Transnational) 것’이라고 부르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그러나 항상 내셔널리즘의 횡포와 폭주를 방지하기 위한 시도로 촉진되어 온 것임에는 변함이 없다.
    (/ p.151)

    국가와 국가 간의 쓸데없는 대립과 항쟁을 방지하기 위하여, 이웃 국가 간에 어떤 형태로든 공동체가 필요하다는 생각는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하였다. 예를 들면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간 혹은 미국과 중남미 여러 국가, 나아가 중국, 일본, 인도 간에 평화를 육성하기 위하여 지역 공동체를 만드는 안이 19, 20세기를 통해 자주 제창되었다. 영연방(英連邦)과 같이 영국을 중심으로 한 국가연합이 실제로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다만 그것은 과거의 대영제국의 틀을 계승한 것으로 주로 무역의 촉진을 목적으로 한 것이었다.
    (/ p.153)

    국가(Nation)가 각각의 주권을 주장하고 이익(National Interest)을 추구하는 것에 있다면 국가 간의 마찰과 충돌은 피할 수 없다. 그렇게 되면 국제관계는 항상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된다. 전쟁 준비가 계속되고 정말로 전쟁이 발생하면, 어느 국가에서도 경제적으로 불안정하게 되어 최악의 경우에는 국가의 존재 자체가 위협받지 않을 수 없다. 그와 같은 염려로부터 전쟁의 가능성은 줄이고, 만약 전쟁이 발발할 경우에도 그 범위나 피해를 가능한 한 제한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전시의 법칙’ ‘전쟁법’이라는 개념으로 이어지고, 그것이 이윽고 국제법으로 구체화되었다. 그 시작은 17세기, 30년 전쟁(1618~48년) 이후까지 거슬러 올라가, ‘전쟁과 평화의 법’으로 체계화되게 되었다.
    (/ p.168)

    글로벌리즘이라 하면, 그것은 미국화(Americanism)와 동일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는 독자도 있을지 모르겠다. 세계를 지배하는 사상이라든지, 글로벌 경제라고 하는 단어가 미국의 절대적인 영향을 연상시키는 것은, 그만큼의 이유가 있을 것이다. 20세기는 미국의 세기라든지, 유일한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이라 하는 표현이 의미하는 것은, 미국의 군사력, 경제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문화의 힘(즉, 소프트 파워)이 어느 나라의 추종을 허락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글로벌리즘이라는 것도, 실제로는 미국의 지배를 넓히려고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생각되는 것이다.
    (/ p.179)

    인권은 정치적인 권리에 제한되어 있지 않다. 인간성의 존엄이라는 의미에서의 인권은, 성별이나 종파 등, 인간을 구별하는 여러 가지 장치에 대해서도 말할 수 있는 것이고, 그러므로 인권의 옹호(擁護)라는 것은 그러한 구별이 차별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에게 건강한 생활을 할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는 생각은, 인권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것일 지도 모른다. 누구라 할지라도, 그리고 어디 주민일지라도, 적절한 의료의 혜택을 받고, 역병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는, 말하자면 의학적 보편주의는 어느 때에도 존재해 왔다.
    (/ p.192)

    인류의 역사는 이동의 역사이다. 먹을 것을 찾고 살아가기 위한 땅을 희망하면서, 혹은 약탈을 목표로 산을 넘어 바다를 건너 이동하고 살아왔다. 그 결과 여러 민족이 연결되고 각종 문화와 접촉하고 교류 결합하여 혼혈(하이브리드)의 인종, 언어, 생활양식 등이 형성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러한 의미에서 최근의 인구 이동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그것이 특필되어야만 하는 현상은 그 규모가 글로벌하기도 하고 트랜스내셔널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세계 각지에서 항상 인간이 이동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대부분은 국경을 초월하였다. 동시에 세계 총인구도 예전과 달리 규모면에서 증가하였다.
    (/ p.208)

    세계 경제가 글로벌화하면서 인구이동의 형태는 점점 복잡해지고 있다. 예를 들면 21세기에 접어들어 현저하게 된 ‘아웃소싱’ 현상이다. 유럽이나 미국 그리고 일본 기업이 중국, 인도, 브라질 등 현지의 값싼 노동력으로 제조나 서비스를 공급하는 구조는 후자로부터 전자로의 이동을 감소시킬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인도 사람들은 유럽이나 미국 등에 나가지 않더라도 나라에 남아 있으면서도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점에서는 장기적으로 해외 이주가 필요 없게 된다.
    (/ p.213)

    지구에서 살아가는 70억 인간이 이주, 여행, 유학 등을 통해 직간접으로 접촉하게 되면, 그와 같은 사람들이 구축하는 세계는 서서히 하이브리드, ‘혼혈적’인 것으로 되어 갈 것이다. 트랜스내셔널한 움직임이 지속되고, 글로벌한 수준에서 사람들끼리의 접촉이 한층 밀도를 증가시켜 간다면, 인류도 여러 국가도 혹은 문명도 그것만으로 ‘순수’한 것이 없어져 버린다. 이것도 세계사의 커다란 흐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실 100년 전의 세계와 비교하면 오늘날의 인류 사회는 더 혼혈적이고 잡종적이다. 혼혈이라든가 잡종이라 말하여도, 생물학적으로 이러저러한 인종이 혼합하여 자손을 만들어 간다는 것만은 아니다. 식사, 주택, 생활양식으로부터 음악, 회화 나아가 학문에 이르기까지 브랜드 혹은 퓨전이라고 불리는 것 같은 ‘순혈’이 아닌 것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원래 ‘순혈’로 되는 것이 존재하였는가 어떤가는 의심스럽다. 인류의 역사가 접촉이나 교류가 반복되는 이상 100% 다른 사람과 몰(沒)교섭 상태로 수세기에 걸쳐 자신들만의 그룹으로 살아온 인간 집단 등, 거의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DNA 분석을 사용한 연구에 의하면 현재 세계에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유전적으로 연결되어 있고, 아프리카의 선조를 공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들 모두가 ‘혼혈아’이다.
    (/ p.224)

    회화나 음악 등의 작품도 그것을 낳은 예술가의 국적과는 관계없이 현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작품이라고 말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영국의 지휘자가 이끌고 있는 독일의 오케스트라로 중국 출신의 피아니스트가 연주하는 등 일상다반사이다. 미국의 [타임]지가 2011년 추천한 ‘세계의 베스트 20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의 반수 이상은 외국 출신이었다. 이스라엘과 아랍인을 포함하여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구성하고 해외에서 연주 활동을 하고 있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다니엘 바렌보임(Daniel Barenboim)과 같은 예술가는 현대 세계의 흐름의 하나를 상징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p.231)

    스톡홀름 회의에서는 그 다음 해부터 유엔 환경 프로그램을 작성하여, 각국이 대기나 하천의 오염에 대해 적절한 대응을 취하도록 결정되었다. 환경보전이 전 세계적인 명제가 된 것으로 그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국제회의나 협정을 통해 필사적인 노력이 이루어졌다. 예를 들면, 유럽공동체나 북미자유무역협정 등은 가맹국이 협력하여 깨끗한 공기, 삼림, 바다, 하천 등을 회복시키기로 결정하였으며, 1997년 교토에서 개최된 국제환경회의에서는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기 위하여 구체적인 목표도 채택하였다.
    (/ p.240)

    환경오염 문제와 관련하여 심각해진 것은 에너지 문제이다. 오래 전부터 인간은 무엇을 하든 간에 바람, 불, 물, 그리고 그와 같은 자연의 힘을 사용하여 전기 에너지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현대에서는 세계 각국의 경제 발전이 예전에 없을 정도의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석탄, 석유, 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원(源)이 고갈되어 가고 있어, 이것을 단시간에 재생하기 어렵기 때문에 그것을 대체할 에너지를 찾지 않으면 안 된다. 현대 세계의 하나의 특색은 대체 에너지에 대한 탐구이다.
    (/ p.243)

    지금부터 세계는 현대사의 흐름에 따라, 좀 더 글로벌하게 트랜스내셔널한 연계를 가진 인간 사회의 건설 그리고 자연을 포함한 지구와 상호 의존적인 관계 확립을 목표로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의 모든 사람이 연계의 역사를 통해 현대사의 의미를 배우고, 거기까지 이르렀던 인류의 과거에 대해 ‘기억’을 공유하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개개인의 기억 혹은 국가 등의 집합적인 기억과는 별도로, 인류의 모든 종합적 기억이 있다면 그것을 기초로 지금부터 행방을 찾아가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이 책에서 감히 현대 세계의 역사 해석을 시도한 것도 그와 같은 전 인류적 기억 만들기에 일조하고 싶다는 바람뿐이다.
    (/ p.253)

    저자소개

    이리에 아키라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생년월일 1934~
    출생지 일본 도쿄
    출간도서 2종
    판매수 192권

    1934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나 세이케이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그루기금 장학생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하버포드대학을 거쳐 하버드대학 대학원 역사학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시카고대학을 거쳐 하버드대학에서 국제관계사를 강의하였고, 1988년 미국 역사학회 회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버드대학 명예교수이다.
    저서로는 [미중관계의 이미지], [일본의 외교], [신일본의 외교], [역사를 배운다는 것], [역사가가 보는 현대 세계], Global and 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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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대학 대학원 법학정치학연구과에서 석사,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게이오대학 방문학자를 거쳐, 현재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동국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겸임교수,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으로 있다.
    주요 저서로는 [21세기 일본의 국가전략], [北朝鮮と人間の安全保障], [지방자치체 외교] 등이 있고, 역서로는 [모스크바와 김일성], [북한·중국관계 60년], [분단종식의 통일외교], [역사가가 보는 현대 세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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