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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를 기록하다 : 침몰·구조·출항·선원, 150일간의 세월호 재판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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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 : 오준호
  • 출판사 : 미지북스
  • 발행 : 2015년 03월 20일
  • 쪽수 : 332
  • 제품구성 : 전1권
  • ISBN : 9788994142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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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세월호의 ‘사실’을 최초로 재구성하다

    [세월호를 기록하다]는 세월호 재판의 법정 기록이며, 법정 기록을 바탕으로 세월호 사고를 재구성한 결과물이다. 또한 이 책은 무엇보다도 객관적인 사실 관계를 밝히는데 초점을 두고 정리한 책이기도 하다. 저자는 5개월간에 걸쳐 33차례 이루어진 세월호 공판을 방청하면서, 수만 쪽의 증언과 증거 자료, 피고인, 검사, 변호인 사이의 공방에서 드러난 것을 바탕으로 사고의 원인을 밝혔다.
    르포르타주 작가이기도 한 저자는 사고 당시 배 안팎에서 있었던 일을 생생한 다큐멘터리로 재구성해 독자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서술했다. 선수와 선미, 좌현과 우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승객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고, 조타실과 기관실의 선원들은 어쩌다 가장 먼저 탈출했으며, 대공(對空) 마이크가 장착된 123정의 해경 대원들은 왜 그토록 무능했는지가 이 책에서 낱낱이 드러난다.

    출판사 서평

    그날 그 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복원한 세월호에 관한 모든 ‘사실’
    평범한 사람들의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이 낳은 최악의 참사

    "이 책을 읽으면 세월호 참사의 안타까운 전후 과정이 손에 잡힌다. 이후 진실 규명은 치밀하게 정리되고 재구성된 이 기념비적인 기록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 박래군 /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


    150여 일간의 세월호 관련 재판을 기록하여 세월호 사고의 진실을 다큐멘터리로 재구성한 책. 세월호는 왜 침몰했는가? 선원과 해경은 승객들을 구하는 데 왜 실패했는가? 세월호 사고는 거대한 음모의 산물인가? 아니면 평범하고 이기적인 인간들이 만든 어처구니없는 사고인가? 세월호 참사 작가기록단에 소속된 저자는 이번 사고의 진실을 밝히고 기록하기 위해 세월호 재판에 주목했다. 저자는 상식 밖의 어떤 거대한 일격이 있었을 것이라는 세간의 추측과는 달리, 보통 사람들의 비겁하고 이기적이고 무책임한 행동들이 세월호 참사를 낳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 밝혀진 세월호에 관한 모든 사실관계가 생생하게 정리되어 있다.

    왜 세월호 재판인가
    피의자의 위법 여부만을 따지는 형사 재판으로는 재난의 전모와 원인을 밝히기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왜 세월호 재판인가?" 재판에는 거의 모든 자료들이 모이고, 상반된 입장의 사람들이 사태를 합리적으로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진실 규명의 최소한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비록 한계가 있다 해도 재판에 제기된 무수한 증거와 공방, 증언과 그에 대한 질문은 진실의 실마리를 찾아낼 소중한 기회이다. 그런 의미에서 세월호 재판은 사고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진실’ 그 자체는 아니더라도 진실로 향하는 발판을 제공해 주었다.
    생존자, 해경, 어민, 해운사 및 하역업체 관계자, 조선공학 분야를 포함한 다양한 전문가들이 재판에서 한 증언은 세월호 사고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게끔 해 주었다. 증인 각자의 이해관계와 불완전한 기억 탓에 증언을 모두 신뢰할 수는 없지만, 증언의 빈틈을 다른 증언으로 맞추며 종합하는 과정에서 사고를 재구성할 수 있었다.

    세월호는 왜 침몰했는가 : ‘대각도 조타’라는 방아쇠
    세월호가 침몰한 직접적인 계기는 ‘대(大)각도 조타’라는 운항 과실이었다. 누가, 왜, 어떻게 실수를 저질렀는지가 재판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였다. 사고가 일어났을 당시 조타실에 있었던 사람은 단 세 명으로, 당직 항해사 박한결, 조타수 조진구, 목격자인 기관장 박기호이다. 세 사람이 각자 자기에게 불리한 지점에서 거짓과 진실을 섞어 증언하는 가운데 재판부는 조준기(조타수)가 조타기를 잘못 조작했고, 박한결(항해사)이 조타 순간을 감독하지 않고 시정 조치를 내리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4월 16일 8시48분 병풍도 변침 구간에서 조타수가 항해사의 지시에 따라 우현 변침을 시도하다가 원하는 대로 변침이 이루어지지 않자 당황하여 임의로 조타기를 우현 대각도로 돌리는 잘못을 저질렀고, 이 바람에 선수가 급속도로 오른쪽으로 돌면서 그 원심력으로 배가 좌현으로 넘어진 것이다. 이 부분이 세월호 침몰의 결정적인 방아쇠 역할을 했다.

    사고를 일으킨 연쇄 그물망 : 이윤, 관행, 무책임
    하지만 이윤, 관행, 내 탓이 아니라는 무책임한 태도도 이전부터 침몰을 예비하고 있었다. 청해진해운 관계자들은 더 많은 이윤을 얻기 위해 세월호를 위험한 배로 증개축했고 증개축 결과 오히려 화물 최대 적재량이 줄자, 기준을 무시한 채로 화물을 과적했다. 세월호는 내부에 별도로 격벽이 없어 한 번 침수가 되면 침몰 위험이 극도로 높은 로로선인데, 출항 당시 선미 램프(화물 출입구)가 완전 밀폐가 되지 않아 물에 닿으면 배 안으로 물이 새는 상태였다. 별 문제 있겠냐는 생각으로 제대로 밀폐도 되지 않는 배를 운항해 왔던 것이다.
    재판에 제출된 시뮬레이션 보고서에 따르면, 화물을 제대로 고박했다면 세월호는 전복되지 않았다. 청해진해운은 더 많은 화물을 싣기 위해 화물을 부실하게 고박하거나 아예 고박을 하지 않았다. 선적과 고박 업무를 맡은 우련통운과 청해진해운은 재판 내내 자신들이 해 온 것은 관행이고, 책임은 상대에게 있으며, 갑을 관계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해진해운과 우련통운은 더 많은 화물을 실을수록 더 많은 이윤을 내는 공통의 이해관계에 있었다.

    거대한 참사를 낳은 일상의 뿌리
    사고 직후 사람들은 세월호 사고와 같은 거대한 재앙에는 상식 밖의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쳤으리라고 추측했다. 이와 관련하여 각종 음모론과 의혹이 제기되었지만,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것은 보통 사람들이 저지른 비겁하고 이기적이며 무능한 행동이 합쳐져 참사를 낳았다는 사실이다. 우리 사회의 대다수가 오랫동안 이런 행동들을 묵인하고 대세로 보아 넘겼다.
    청해진해운, 우련통운, 인천항 운항 관리실 직원, 세월호 선원들까지, 모든 관련자들이 ‘이렇게 하면 배와 승객이 위험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에 상황을 바로잡지 않았다. 원칙과 규정을 이해관계에 따라 뒤로 미루었기에 가능한 일이었고, 원칙과 규정을 지키려고 용기 있게 싸우는 사람, 원칙과 규정에 따른 불편을 흔쾌히 감수할 사람이 없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세월호 사고를 낳은 이런 행동들이 일상에서 우리의 모습과 얼마나 다를까? 사고가 아니었다면 그들은 여전히 유능한 간부, 처세에 현명한 직원, 실용적인 시민으로 여겨지지 않았을까? 우리 사회는 학생들에게 자기 일이 아닌 일에 "가만히 있으라"고 가르쳐 오지 않았던가? 세월호 사고를 낳은 것은 우리가 정상으로 여기고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일상의 사회 시스템이었다.

    세월호 재판의 한계 : 법적 책임과 정치적 책임
    저자는 세월호 재판의 한계를 크게 세 가지로 보았다.
    첫째, 진실 규명을 형사 재판을 통해 해 내려고 하는 데서 생기는 한계이다. 이처럼 거대하고 복잡한 참사일수록 그 한계는 명확해진다. 미국의 9.11테러, 호주 빅토리아 주 산불 사고처럼 사회에 큰 물질적 정신적 피해를 준 사건이나 사고에 대해, 민관 조사 기구가 충분한 시간과 예산을 보장받아 활동한 사례가 선진국에는 있다. 또한 6개월이라는 형사소송법상의 제약된 시간, 검찰 측의 주장을 검증하고 반박할 연구를 의뢰할 여력이 피고인들에게 없다는 조건, 시민들이 사고의 자료와 증거에 접근할 길이 차단되어 있다는 점 등은 폭넓고 심층적으로 진실을 파악하는데 한계 요인이 되었다.
    둘째, 피의자들에게 법적 책임을 묻는 일은 이 사고를 둘러싼 정치적 책임과 사회적 책임에 면죄부를 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정치철학자 아이리스 영에 따르면 법적 책임과 정치적 책임은 별개의 것으로, 법적 책임은 결과에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행위자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 권력자는 상대적으로 먼 거리에서 합법적이고 지속적으로 권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세월호 사고처럼 무고한 시민이 다수 희생되는 구조적 부정의에 영향을 미치는데도 법적 책임을 묻기 힘들다. 아이리스 영은 이들에게 정치적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권력자들은 권력을 가졌기에 부정의를 바로잡을 충분한 기회와 자원이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고, 또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이익과 특혜를 누렸다는 것이다. 법적 책임의 범위에 체념하거나 냉소하지 않고, 사고가 일어나기까지 긴 구조적 맥락을 추적해 누가 어떻게 이득을 누리고 지위를 강화했는지, 누가 책임을 방기하고 직무를 태만히 했는지 밝혀 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셋째, 세월호 재판에서 이 사고는 정상 국가에서 잠시 일탈한 사례로 규정된다는 점이다. 이는 참사 이후 우리가 어디로 나아가야 하는지 통찰을 얻기 힘들게 한다. 어쩌면 이 사고에서 우리가 깨달아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세월호 사고를 낳은 것은 우리가 ‘정상적인 상태’라고 여긴 바로 그 국가, 그 사회 시스템이란 사실이다. 탐욕스런 이윤 추구, 관행 추종, 무책임한 태도 등 이번 사고의 배경적 원인이 된 행동들은 사실 우리 사회가 이런 행동들을 묵인했거나 오히려 부추겼으며, 그 위에서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다는 데 있다. 지붕이 무너진 것은 마지막에 떨어진 눈송이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할 일은 일탈을 처벌했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쉬는 게 아니라 이 복잡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고 우리 모두가 공유한 책임을 진심으로 성찰하는 일이다.

    무력감을 느낀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평화학자 더글러스 러미스는 "무력감을 느기게 한다면 그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를 접하는 순간부터 우리가 느낀 것은 뼈저린 무력감이었다. 어린 학생들을 포함해 수백 명을 태운 배가 가라앉는 장면을 보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발만 동동 굴렀을 때, 해경과 해군, 수십 수백 대인지도 모를 최첨단 배와 비행기가 투입되었다는데도 단 한 명도 구해내지 못했을 때, 국민이 뽑은 집권자와 국민의 세금으로 봉급을 받는 관료들이 자신들의 책임이 아니라고 발뺌했을 때, 우리는 무력감을 느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세금 내고, 자기 일만 신경 쓰고, 자기와 가족에만 관심을 두는 시민으로 남는다면, 이런 무력감은 주기적으로 반복되리란 점이다. 따라서 우리가 더 이상 이런 무력감을 느끼게 만드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참된 민주주의를 세우는 일이다.

    추천사

    이 책을 읽으면 세월호 참사의 안타까운 전후 과정이 손에 잡힌다. 이후 진실 규명은 치밀하게 정리되고 재구성된 이 기념비적인 기록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다.
    - 박래군 /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공동운영위원장

    세월호 선원, 청해진해운 1심 재판을 기록한 작가는 참사의 배경이 촘촘하게 결합된 비겁하고 이기적이며 무책임한 행동들이라 본다. 이 재판 기록은 아직 제대로 시작도 못한 진실 규멍의 출발점이다.
    - 박현정 / 한겨레21 기자

    세월호 참사의 상황이 입체적으로 생생하게 그려져 마치 눈앞에서 전개되는 듯하다. 거짓과 불의와 무능력이 어떻게 결합하여 많은 생명을 앗아갔는지 가슴 저리도록 섬세하게 드러난다.
    - 김순천 / 416 세월호 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단장

    진실은 어쩌면 거악에 의해서 감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파편으로 나눠져 보이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그 파편들 중 상당 부분을 성실하게 모아 우리에게 진실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 최윤수 /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세월호 특별위원회 형사재판지원팀

    이 책에는 재판정에서 유가족들의 간절한 바람이 깨져 가는 과정이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져 있다.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조사하고자 힘쓰는 특별조사위원회 17분의 위원께 한 권씩 선물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 수현이 아빠 박종대 / 416가족협의회 진상규명분과 전 분과장

    목차

    추천사
    추천의 글
    프롤로그

    왜 세월호 재판인가
    세월호 재판의 쟁점들

    1장 광주법원 가는 길
    제발 진실을 말해 주세요
    진실은 어디에 있을까

    2장 침몰
    안개가 걷히고 배가 떠나다
    승객 안전 교육은 없었다
    8시 49분 : 배가 갑자기 기울다
    세월호, 충돌 혹은 좌초인가
    사고 직후 : 단원고 학생들
    사고 직후~9시 20분 : "현 위치에서 가만히 대기하라"
    9시 20분~9시 35분 : ‘예삿일이 아니다’
    9시 35분~10시 : 탈출이 시작되다
    10시~10시 20분 : 생과 사가 나뉘다
    아기 여기 있어요

    3장 구조
    평범한 봄날을 깨뜨린 전화
    진도VTS : "승객 탈출, 빨리 판단하라"
    헬기 : "사람이 안 보여 당황했다"
    123정 : 대형 화재에 투입된 순찰차
    "친구들이 안에 있다"

    4장 출항
    여객선이었나 화물선이었나
    청해진해운 : "그저 열심히 하라고 했다"
    있으나 마나, 운항 관리 규정
    선원 안전 교육조차 없었다
    과적과 부실 고박 : 침몰로 이어지다
    안일한 운항 관리 : 마지막 보루도 무너지다
    출항 : 평형수는 빼고 문은 덜 닫고

    5장 선원
    조타실, 7시 30분 : 맹골수도로 다가가다
    세월호 조타실의 구조
    조타실, 8시 48분 : "타가 안 돼요"
    세월호는 왜 급선회했는가
    기관실, 8시 48분 : "그냥 무서웠습니다"
    조타실, 사고 직후~8시 55분 : 지휘하는 사람이 없다
    조타실, 8시 55분~9시 10분 : "조타실, 어떻게 할까요?"
    조타실, 9시 10분~9시 20분 : "기울어서 움직일 수 없다"
    기관부 선실 통로, 사고 직후~9시 20분 : 가만히 앉아 있었다
    조타실, 9시 20분~9시 37분 : 퇴선 지시는 있었나
    기관부 선실 통로, 9시 20분~9시 39분 : 선원들, 탈출하다
    조타실, 9시 37분~9시 48분 : 비상벨은 끝내 침묵하다

    에필로그
    우리는 밤하늘 반짝이는 별이 되었습니다
    세월호 재판의 의의와 한계
    무력감을 느낀다면 민주주의가 아니다
    찾아보기

    본문중에서

    진실의 이미지는 종종 고고히 등불을 들고 걸어가는 성자의 모습으로 여겨지곤 한다. 하지만 진실은 그처럼 외따로 떨어져 있는 가만히 두어도 언젠가 발견되며 누구든 보기만 하면 주저 없이 받아들이는 선명한 불빛이 아니다. 진실은 주관적인 해석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사회적 관계와 동떨어져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진실은 여러 사람이 합리적 이성에 기대어 주장하고 경청하며, 입증하고 반박하며, 대화하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살짝 두건을 걷고 얼굴을 드러낸다.
    (/ p.38)

    나는 변호인들이 성실하고 현명한 이들이기를 바랐다. 무능한 변론으로 피고인들이 회사나 여러 관계자들의 잘못까지 뒤집어씀으로써 이 사고의 또 다른 책임들이 묻혀 버려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나는 이후로도 복잡한 심경으로 재판을 방청했다. 한편으로 유가족들의 고통에 공감했고 한편으로 변호인들의 선전을 바랐기 때문이다.
    (/ pp.36~37)

    승객들도 갑판에 혼자 있거나, 화물 기사들처럼 별도의 선실에 머물던 경우 생존한 확률이 높았다. 신우혁이나 김동수처럼 일부 승객들은 자신도 생존했고 다른 사람들의 탈출도 도왔다. 반면 다수 인원이 한곳에 모여 있을수록, 대기하라는 안내 방송이 행동을 제약하는 효과는 더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학생들은 충분히 탈출 가능한 장소에 있으면서도 ‘우리보다 배에 대해 지식이 풍부한 승무원의 말을 듣자.’고 여겨 기다리는 경우가 많았다.
    (/ p.90)

    원칙이 없는 것도, 규정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원칙과 규정을 존중하지 않았기에 이 모든 일이 일어나고 말았다. 원칙과 규정을 이해관계에 따라 뒷전으로 미루었기에 이렇게 되었다. 또한, 원칙과 규정을 지키려고 용기 있게 싸우는 사람이, 원칙과 규정에 따른 불편을 흔쾌히 감수할 사람이 부족했다. 우리는 이 진실 앞에 무엇을 깨달아야 할까.
    (/ p.232)

    3등 항해사는 우느라 사고 경위를 선장에게 설명하지도 못했고, 기관장은 가타부타 뛰쳐나가 버렸다. 선장 이준석은 몇 마디 지시를 엉겁결에 던진 것을 끝으로 조타실 뒤편 해도대 옆에 멍하니 쪼그리고 앉아 버렸다. 선장이 이런 상황이면 다음 서열인 1등 항해사, 2등 항해사라도 선장이 사리 판단을 하게끔 보좌하든지 아니면 선장을 대신해 지휘를 했어야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 p.274)

    분명한 것은, 세월호 참사 역시 다음에 닥칠 그 무엇의 ‘징후’란 점이다. 이 징후가 던지는 메시지를 외면한다면, 다음번 재난 앞에서는 외면이든 반성이든 할 기회가 더는 없을지도 모른다. ‘나와 내 가족만은’ 하는 바람은 사치에 불과할 수도 있다.
    (/ p.319)

    이는 내가 세간의 의혹처럼 이 참사를 어떤 음모나 기획으로 볼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상식을 초월하는 이 사고에는 당연히 상식을 초월하는 어떤 거대한 ‘일격’이 있었을 것 같지만, 나는 재판 과정을 통해 참사의 배경에 있는 것은 촘촘하게 결합된 비겁하고 이기적이며 무책임하고 무능한 행동들이란 사실을 알았다.
    (/ p.324)

    이렇게 무수한 요인들의 동시다발적 진행을 ‘소수의 일탈’로 볼 수 없다. 진실은, 우리 사회가 이런 행동들을 묵인했거나 심하면 대세로 보아 부추겼으며 그 위에서 성장과 발전을 이룩했다는 데 있다. 지붕이 무너진 것은 마지막에 떨어진 눈송이 때문만은 아니다.
    (/ p.325)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서울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했고 경상대 정치경제대학원에서 공부했다. 논픽션 작가로 활동하며 르포르타주와 인문 교양서를 넘나들며 다양한 책을 쓰고 독자를 만나고 있다. 권문석과 짧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었고 세상을 바꾸려는 꿈을 그와 같이 품었다. 문석이 실현하려고 노력한 기본소득에 대한 책 [기본소득이 세상을 바꾼다]를 썼다. 그밖에 [세월호를 기록하다], [노동자의 변호사들], [소크라테스처럼 읽어라], [반란의 세계사]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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