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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학 수업 :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원제 : The Death Cl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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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이 수업은 왜 3년을 기다려야 할까?"
엄마를 잃을까 두려운 케이틀린, 동생을 지켜주지 못한 조나단,
이들을 죽음의 비밀과 마주서게 한 킨 대학 노마 보위 교수!
눈물의 수업을 통해 깨닫는 경이롭고 아름다운 삶의 진실


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킨 대학교 죽음학 수업.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 보도 후 혼란을 느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전직 기자 에리카는 이 수업을 취재하기 위해 죽음학 교수 노마를 찾아간다. 유언과 마지막 호흡에 대한 토론, 묘지와 호스피스 센터에서의 현장학습, 본인의 추도사와 생애 유서를 작성하는 숙제 등 독특한 수업 방식을 통해 노마는 학생들이 죽음의 비밀과 마주하도록 인도한다.

4년간 이 수업에 참여한 에리카는 흡사 소설을 읽는 듯한 문장으로 노마가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하도록 이끌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려낸다. 노마는 엄마의 자살 시도로 강박증에 시달리는 케이틀린에게 안정을 주고, 동생의 죽음을 막지 못한 조나단의 죄책감을 어루만져주며, 집 없이 떠돌던 아이시스에게 희망을 전한다. 흥미로운 강의와 현장학습, 그리고 아픔을 딛고 일어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은 결국 죽음이 전하는 삶의 진실을 깨닫게 한다.

3년을 기다려야 들을 수 있는
킨 대학교 죽음학 수업

버지니아 공대 총격 사건 보도 후 혼란을 느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전직 기자 에리카 하야사키(현재 UC 어바인 문학 저널리즘 조교수)는 ‘죽음의 무자비함과 의미’를 이해하는 방편으로, 킨 대학교 죽음학 수업을 취재하기로 한다. 노마 보위 교수가 진행하는 이 수업의 이름은 [긴 안목으로 바라보는 죽음]으로 3년 치 대기자 명단이 붙어 있을 정도로 학생들에게 인기 있는 수업이다. 무려 4년간 수업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노마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이 수업을 취재한 저자는, 노마가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긍정하도록 이끌어가는 일련의 과정을 그려낸다.
이 책 [죽음학 수업(The Death Class)]은 독특한 방식으로 수업을 이끌어가는 노마 교수의 이야기이자 수업을 통해 마음을 회복해나가는 학생들의 이야기이며, [긴 안목으로 바라보는 죽음]의 수업 내용이기도 하다.

노마는 흥미로운 방식으로 이 수업을 이끌어가는데, 유언, 임종 등의 주제로 토론을 하는가 하면 본인의 추도사 쓰기와 생애 유서를 작성하는 과제 등을 통해 학생들이 죽음의 비밀과 마주하도록 인도한다. 그러나 이 수업에서 무엇보다 흥미로운 것은 현장 학습이다. 노마는 공동묘지, 시체 안치소, 장례식장의 방부 처리실 등 여전히 죽음의 흔적이 남아 있는 현장으로 학생들을 데려가 그 현장에서 삶에 대한 감사를 전한다.

검시소에 들어간 케이틀린의 눈에 알코올과 마약 중독으로 숨져 테이블에 놓인 사람이 들어왔다. 그녀는 부풀어 오른 장기들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생각났다. 약을 끊지 않으면 그녀의 시신이 바로 저렇게 되리라. 하지만 케이틀린은 토하지 않았다.
"거 봐. 괜찮지?"
노마가 말했다. 케이틀린은 살균제 없이 최악의 두려움과 마주 할 수 있었고, 그래도 괜찮았다.
"살아 있는 건 좋은 거예요, 그렇죠?"
교수는 부검 후 울면서 뛰쳐나갔던 학생들에게 물었다.
"우리가 얼마나 부서지기 쉬운 존재인지 알겠던가요? 우리에겐 삶을 당연하게 여길 권리가 없어요."(본문 86쪽)

소설 같은 이야기,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실화다

저자는 기존의 단순한 사실만 전달하는 기사 작성법에서 벗어나 소설 문장처럼 ‘이야기하듯’ 구성하는 내러티브 저널리즘(narrative journalism)을 연구하며 글쓰기에 전념하고 있다. 이 책은 실화를 바탕으로 써내려간 내러티브 논픽션(narrative nonfiction)에 해당한다.
죽음학 수업에 대한 호기심으로 시작되어 밝혀나가는 죽음과 삶의 의미는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조로 진행되어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듯한 흥미와 감동을 주지만, 책 속에 등장하는 인물과 이야기는 모두 사실이다. 어떤 사건도 조작되거나 다른 책에서 인용하지 않았다.
4년 동안, 저자는 녹음기를 들고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주변을 맴돌며 수 천 시간을 보냈다. 그러는 한편 심리학부터 철학에 이르기까지 죽음, 임종, 정신건강이라는 주제와 관련된 책과 논문을 백여 권 넘게 읽고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했다. 학자들의 연구보다는 일반인들의 이야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신념으로 최대한 이론적인 설명을 배제하고 인물들의 사례를 중심으로 책을 구성했지만 학문적 연구는 대부분 이 책에 소개된 이야기들에 녹여냈다. 저자의 전문적 취재와 문학적인 글 솜씨는 킨 대학교의 죽음학 수업이 전하는 감동과 지혜를 강의실 밖으로 옮기기에 충분하다.

가장 힘들고 지칠 때,
죽음학 수업

노마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공통점 중 한 가지는 삶의 문제로 많이 지쳐있다는 것이다. 노마는 이런 학생들에게 심리학자 에릭 에릭슨의 이론을 바탕으로 학생들이 다시 자신의 삶을 긍정하도록 이끈다. 이를 테면 노마는 반복되는 엄마의 자살 시도로 강박증에 걸린 케이틀린을 집중 상담하며, 자신의 삶조차 엄마에게 송두리째 뺏기는 케이틀린이 가족보다 자기 자신을 먼저 돌볼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도록 한다. 노마는 그녀에게 한 발 떨어져서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삶을 해결하게 놔둘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 케이틀린은 노마의 조언으로 부모를 변화시키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자신의 삶에 집중한다. 노마의 조언은 ‘스스로 자기 자신이 되어야 진정한 둘도 가능’하다는 에릭슨의 조언과도 흡사하다.
그런가 하면 노마는 동생의 자살을 막지 못해 죄책감에 시달리는 조나단이 자신의 사연을 소리 내어 말함으로써 아픔을 치유하도록 한다. 평소에도 노마는 학생들에게 줄곳 ‘사연에 소리를 입히’라고 말해왔는데 이는 아무리 끔찍한 사연이라도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행위에는 불가사의한 힘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노마의 말처럼 조나단은 학생들 앞에서 동생의 죽음을 소리 내어 말하던 날 죽음학 수업의 본질을 깨닫는다. 삶의 의미를 새롭게 받아들인 것이다.
"한때는 ‘죽을 때까지 동생을 돌보겠다. 무슨 대가를 치르든, 얼마나 오래 걸리든 상관없다. 어떤 일이 닥쳐도 동생을 보살필 거다.’라고 다짐했습니다. 저에겐 동생이 가장 중요했으니까요. 그랬는데 그 애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어요. 그러자 제 삶이 돌아오더군요. 참 이상한 일이죠. 만일 앞으로 제가 살아가면서 제 삶을 내팽개친다면, 늘 우울해하면서 되는 대로 살아간다면 그 애의 죽음은 아무 의미가 없을 겁니다."(본문 256쪽)

우리가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을까?


"저는 우리가 죽음을 외면하며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질 않아요. 사랑하는 이가 죽으면, 운이 좋은 경우에 직장과 학교에서 3일 휴가를 얻을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그냥 살아가게 돼 있습니다. 저는 이게 정말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애도하지 못하면 그런 마음의 짐을 짊어지는 것 때문에 몸에 탈이 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저는 학생들에게 슬픔이 우리를 어떻게 가로막는지, 어떻게 한자리에 머물게 만드는지를 알려주고 싶었습니다."(2014.1.1.19 NPR - 노마 보위 교수 인터뷰 중에서)

인간의 생애주기를 여덟 단계로 나눈 에릭 에릭슨의 단계 이론에 따르면 사람에겐 위기를 극복하며 생의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까지 변화하는 능력이 있다. 위기는 여덟 단계에서 두루 나타나는데, 위기를 어떻게 대처하는지에 따라, 각 단계의 덕목을 계발할 수도, 한 단계에 발이 묶일 수도 있다.
에릭슨은 진실성 있게 죽음과 마주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선 먼저 앞의 일곱 단계에 속한 구체적 덕목들을 모두 성공적으로 계발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노마의 경험으로 보자면, 생의 마지막에 이르렀을 때 모든 단계를 거쳤고 난관을 만족스럽게 극복한 사람들은 두려움이나 불만이 덜한 상태로 죽음과 마주할 수 있다. 결국 긴 안목으로 죽음을 바라볼 때, 삶의 난관을 바람직하게 헤쳐 나가는 것은 후회 없는 죽음을 준비하는 일이기도 하다. 노마는 자신의 수업에서 이 점을 강조한다.

노마와 학생들의 흥미로운 사연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죽음학 수업]은 한 학기가 마무리 되는데 수업을 들은 학생들은 많은 변화를 보여준다. 엄마와의 거리 두기가 필요했던 케이틀린은 심리상담가가 되어 활동 준비를 서두르고 자살한 동생의 사연을 소리 내어 말했던 조나단은 동생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에게 봉사활동에 시작한다. 이들의 변화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은 죽음에 관한 흥미로운 탐색을 통해 삶의 위기에 놓인 이들에게 희망을 전한다. 그리하여 [죽음학 수업]은 삶에 지친 이들에게, 다시 삶을 사랑할 수 있도록, 권할 만한 책이다.

추천사

[죽음학 수업- 의 가장 큰 미덕은 살아 있는 우리에게 이 수업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 뉴욕 타임스

죽음에 관한 의미 있는 대화
- 보스턴 글로브

죽음을 통해 결국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책
- 시카고 트리뷴

이 책은 감정에 상처를 내기도 하고 영혼을 구원하기도 한다
- 커커스 리뷰

살면서 언젠가는 당신에게 필요할 마지막 수업
- 퍼블리셔 위클리

목차

Prologue 작별 편지

Part One
죽음의 비밀

Chapter 1. 교수
Chapter 2. 노마 린의 인생 이야기
Chapter 3. 되감기 버튼
Chapter 4. 어린 소년
Chapter 5. 이상한 행동
Chapter 6. 구조 작업
Chapter 7. 방아쇠
Chapter 8. 절망
Chapter 9. 형제들

Part Two
삶의 교훈

Chapter 10. 교화
Chapter 11. 조나단
Chapter 12. 케이틀린
Chapter 13. 도움
Chapter 14. 장애물
Chapter 15. 헤어지는 법
Chapter 16. 통찰

Part Three
마지막 시험

Chapter 17. 장거리 자동차 여행
Chapter 18. 뿌리줄기식물
Chapter 19. 생애주기
Chapter 20. 생일

Epilogue
부록 : 에릭슨의 단계 이론
집필 노트
출처와 주석
참고문헌과 추천도서

본문중에서

이번 장에서 저자는 노마 보위 교수에 대해 이야기한다. 노마 교수는 맑고 평온한 성품을 지닌 학자로 마법과도 같은 신비한 에너지와 긍정적 기운이 감도는 사람이다. 탁월한 친화력으로 학생들과 격의 없이 친구처럼 지내며, "교수님!"보다는 "노마!"라고 이름을 불러주길 부탁한다. 노마 교수는 죽음에 관한 한 인명 구조요원처럼 대담무쌍하다. 모두가 죽음으로부터 달아나려 뒷걸음칠 때 오히려 그 속으로 돌진한다. 이 세상 어떤 위협도 노마 교수를 뒷걸음치게 만들지 못할 것 같다. 특히 죽음에 대한 그녀의 열정적인 관심과 연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노마 교수는 시간이 날 때마다 공원묘지를 둘러보며, 묘지 위에 싹을 틔운 꽃과 식물, 비석에 낀 이끼를 관찰하거나 그곳에서 책을 읽고 사진을 찍는다. 때로는 학생들을 앉혀놓고 수업을 하기도 한다. 새로운 곳을 여행할 때는 어김없이 해당지역의 공동묘지를 방문한다. 묘지가 역사책에는 기록할 수 없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죽음의 종류(자살, 타살, 질병으로 인한 죽음, 사고사 등)와 신체의 반응(심장박동, 혈류량, 호르몬, 체온, 피부색 등)에 대해 알아가며, 삶이 중단된 현장인 묘지에서 죽음의 의미와 삶의 가치를 사유하는 노마 교수의 수업방식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 '1장 교수' 중에서)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고 그것으로부터 어떻게 살아남았는가? 그 당시 누가 당신을 도왔는가? 그 일이 당신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가? 이번 장에서는 노마 린Norma Lynn(노마 보위 교수의 결혼 전 이름)의 인생사를 이야기하며, 그녀가 어떻게 탁월한 이야기꾼이 되어 ‘죽음’을 테마로 대학에서 최고 인기 강의을 이끌어갈 수 있었는지 설명한다. 이를 위해 노마 교수가 탄생 전부터 겪었던 사건들, 할머니에게 임신 사실을 감추고 열일곱에 자신을 낳은 엄마, 원치 않은 아이였다는 낙인과 자책, 엄마의 잦은 구타와 무관심, 부모의 불화, 방탕한 생활의 아버지, 장녀로서의 책임감, 동생의 죽음,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진학한 대학, 박사학위 취득 등 노마 교수의 성장과정을 담담히 들려준다. 그리고 에릭 에릭슨Erik Erikson의 인간발달단계, 즉 아동기에서 노년기를 거쳐 죽음에 이르는 개인적 변화과정(사회 심리적 발달의 연속적인 8단계)을 언급하며 삶과 죽음의 관계, 탄생의 의미와 가치를 밝힌다.
(/ '2장. 노마 린의 인생 이야기' 중에서)

이번 장에서는 케이틀린Catilin의 삶과 죽음의 인식에 관해 이야기한다. 만일 되감기 버튼이 있다면 어느 시점으로 되돌아가고 싶은가? 케이틀린은 약물에 취해 거품을 물고 뒤뜰에 쓰러져있던 엄마의 모습을 처음 맞닥뜨렸던 순간으로 되돌아가고 싶다고 말한다. 케이틀린은 오랫동안 강박장애를 앓고 있던 환자였다. 2007년 가을, 자신에게 별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던 케이틀린은 노마 교수의 정신건강 수업을 신청하고 나서야 강박장애라는 증세를 안다. 집안의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 그것도 각을 맞춰 진열되어 있어야만 하고 욕실의 샴푸나 샤워용품이 가지런해야 마음이 편하다. 우연이라도 그렇지 못할 경우, 부모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그녀에게 샴푸 통은 재앙을 예견하는 징표이다. 어느 날 노마 교수에게 자신이 얼마나 죽음을 두려워하는지 고백한다. 부모의 신변에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 늘 노심초사하며, 한밤중에라도 부모의 집을 찾아가 잠자는 모습을 보고 이상은 없는지 숨은 쉬고 있는지 확인하고 돌아올 때도 있었다. 특히 아버지에게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 케이틀린이 이렇게 된 이유는, 약물 중독자였던 엄마와 그런 엄마를 치료하기 위해 애쓰던 아버지 사이에서 언제나 두려움이 그녀와 함께했고, 초등학생 시절 자신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선생님들로부터 심하게 들었던 꾸중과 질책이 부끄러움과 수치심을 심어놓았기 때문이다. 어린 아이였던 케이틀린에게 두려움과 수치심, 부끄러움은 옷장 속에 숨은 괴물처럼 자신을 옥죄는 공포의 대상이었고, 그것을 이기지 못해 욕실로 달려가 자주 토했다. 그리고 토한 사실을 숨기기 위해 욕실 구석구석을 극도로 말끔하게 정리했다. 그런 일이 반복되면서 욕실 물품이 조금이라도 흐트러져 있으면 화가 나거나 혼란스러웠고, 극기야 욕실은 그녀만의 신성한 장소가 되어버린 것이다.
(/ '3장. 되감기 버튼' 중에서)

어린 시절의 당신에게 말을 건넬 수 있다면 어떤 충고를 해주고 싶은가? 이번 장의 주인공은 조나단 슈타인그래버Jonathan Steingraber이다. 1996년, 당시 11살이었던 조나단은 여느 아이들처럼 잠옷 바람에 침대에서 형제들과 베개싸움이나 레슬링을 하고, TV 앞에서 과자 먹는 걸 좋아하는 어린 꼬마였다. 조나단은 삼형제 중 둘째다. 부모의 이혼으로 처음에는 엄마와 살다가 엄마에게 남자친구가 생기면서부터 아버지 집에서 살게 되었다. 엄마의 남자친구가 조나단 형제들에게 손을 댔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안 아버지는 삼형제를 데려왔고, 낯선 남자에게 매 맞던 형제들은 따뜻한 아버지와의 생활이 꿈만 같았다. 주말이면 낚시를 가고, 땀을 흘리며 농구와 축구를 했다. 그러던 1996년 3월 어느 날, 그날따라 쉽게 잠들지 못했던 조나단은 새벽녘에 거실에서 들리는 비명소리를 따라나선다. 고함의 진원지는 주방이었다. 조나단이 목격한 장면은, 극도로 상기된 아버지와 트렌치코트를 입은 채 머리카락이 검붉은 피로 범벅되어 주방바닥에 쓰러져있는 한 여자였다. 그 여자는 엄마였다. 조나단은 혼란스러웠다. 왜 엄마가 피를 흘리며 거기에 쓰러져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어떻게든 엄마를 구해야한다는 생각에 전화를 걸려고 시도하지만 아버지의 완강한 힘에 무너지고 만다. 아버지는 조나단을 방에 가두고 쓰러져있는 엄마에게 돌아가 열두 번을 더 찔렀다. 일을 끝낸 아버지는 삼형제를 차에 태우고 안전벨트도 매지 않은 채 미친 듯 밤길을 달렸다. 끝내 사고가 났고 아버지는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그 후 아버지와 어린 아들은 법정에서 만났다. 죄수복을 입고 수갑을 찬 아버지를 바라보며, 그날 밤 엄마의 죽음을 진술해야하는 상황을 받아들이기엔 조나단은 너무 어렸다. 살인죄로 받은 구형은 30년. 그러나 2006년 2월, 아버지는 감옥에서 면도칼로 목을 그어 자살했다. 언론은 아버지를 정신이상자로, 엄마의 죽음을 정신이상자의 소행으로 보도했지만 조나단은 믿지 않았다. 아버지가 엄마를 살해한 합당한 이유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2008년 여름, 비명소리에 잠을 깬 조나단은 소리를 따라 주방으로 간다. 순간, 아버지의 모습을 그대로 하고 있는 동생 조시Josh를 발견한다.
(/ '4장. 어린 소년' 중에서)

지구에서 영원히 없애고 싶은 질병이 있다면 어떤 것인가? 3장에서 소개한 케이틀린과 4장에서 소개한 조나단은 캠퍼스 커플이다. 2008년 여름, 조나단은 대학 졸업식을 기념하고자 케이틀린을 위해 멋진 파티를 계획했다. 연회장을 빌리고, 뷔페를 예약하고, 친구와 가족들을 초대했다. 사람들은 화려하고 멋진 옷을 입고 즐거워하며 사진을 찍고 이야기를 나눴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그런데 케이틀린은 한 가지 이상한 점을 느꼈다. 모두가 대화를 나누고 웃고 있는 가운데 조나단의 동생 조시가 아무에게도 말을 걸지 않았던 것. 그저 구석에 덩그러니 앉아 무심하게 사람들을 바라만보고 있었다. 케이틀린은 얼마 전부터 조시가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지 않나 의심해왔다. 하버드대를 갈만큼 뛰어나게 명석하기는 했지만 사람을 똑바로 쳐다보지 못하고 언제나 부정적이며 가끔 이상한 질문을 하기 때문이었다. 조나단에게 사실을 말하면 화를 낼까봐 노르만 교수에게만 한두 번 상담했을 뿐이다. 그러나 얼마 후 조시의 이상행동은 극에 달했고, 집을 뛰쳐나가 노숙자처럼 생활했으며, 가끔 전화해서는 도저히 알아들을 수 없는 말들을 해댔다. 조시는 FBI, CIA, 심지어 외계인이 자신을 감시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혀 있었다. 다시 말해, 정신분열증을 앓고 있었던 것이다. 많은 정신질환이 유전된다. 케이틀린은 조시의 이상행동을 느끼면 느낄수록 그의 아버지로부터 정신질환을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떨쳐낼 수 없었다. 조심스럽게 조나단에게 사실을 이야기했지만 조나단은 오히려 화를 내며 무시했다. 그러나 며칠 후 조시는 형 조나단을 칼로 찌르고 경찰에 잡힌다. 아버지와 동생의 이상증세를 경험한 조나단은 동생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고 여자 친구 케이틀린의 인생을 위해 이별을 통보한다.
(/ '5장. 이상한 행동' 중에서)

- 이하 장별 내용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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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에리카 하야사키 (Erika Hayasaki) [저] 신작알림 SMS신청 작가DB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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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 캠퍼스University of California, Irvine문학 저널리즘 프로그램 조교수.
교수가 되기 전에는 [로스앤젤레스 타임스Los Angeles Times] 대도시부Metro Desk 기자, 교육 부문 전문기자, 뉴욕 주재 특파원으로 활약하며 9년간 900편이 넘는 기사를 썼다.
2004년에는 라틴계 고등학교에서의 문화적 분열, 신규 교사의 역경, 위험한 등굣길에 관한 기사로‘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최우수 저술상the Los Angeles Times Best Writing Award’
을 수상했다. 미국신문편집인협회에서 주는 ‘브레이킹 뉴스상Breaking News Award’을 수상한 바 있으며, 2007년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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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자대학교 수학과와 영어교육과를 졸업했다.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중년의 발견][외로워지는 사람들][더 소중한 삶을 위해 지금 멈춰야 할 것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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