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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제주 가서 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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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판사 :
  • 발행 : 2014년 10월 15일
  • 쪽수 : 300
  • ISBN : 97889939287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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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틈만 나면 떠나지만 아직 살지는 못했던, 구석구석 제주!

한동안 도시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내려가 정착하는 제주살이가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음 한구석에 제주를 품은 채, 일상을 살아간다. 『우리 제주 가서 살까요』의 저자 김현지 역시 그랬다. 그래도 늘 포기해버리고 말았던 우리와 그녀에게 다른 점이 있다면, 틈이 날 때마다 회사를 마친 금요일 밤이면 제주에 내려갔다가 일요일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기를 몇 년째 반복중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틈만 나면 제주로 떠나는, 한 직장인의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일기장이다. 저마다의 색깔이 분명한 각종 오름과 올레길은 물론, 아끈다랑쉬, 오조리 등 이름조차 생소한 제주의 골목 곳곳까지, 소박하지만 제 색깔을 분명하게 유지하는 제주 본연의 감성을 충분히 살린 장소에 집중한다. 빡빡한 일상 속에 치이듯 하루하루를 보내는 많은 직장인들과 학생, 그밖의 모든 도시인들은 이 책을 통해 제주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서평

“제주에 가고 싶나요?”
그렇다면 우리는 언젠가 제주에서 꼭 만나게 될 거예요.
틈만 나면 제주로 떠나는, 어느 회사원의 일기장


서울뿐 아니겠지만 빡빡한 일상 속에 치이듯 하루하루를 보내는 많은 직장인들과 학생, 그리고 그밖의 모든 도시인들. 그들은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다.
“아, 제주 가서 살고 싶다.”

실제로 많은 분들이 제주로 내려가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거나 카페를 차리거나 밥집을 꾸리면서, 도시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내려가 정착하는 제주살이가 한동안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여행가방이 아닌 이민가방을 꾸리는 것이 어디 마음처럼 쉬운 일인가. 숨 한번 크게 들이마시고, 눈 한번 질끈 다시 감았다 뜬 다음, 우리는 다시 일상 속에서 복닥거리고 산다. 제주는 그렇게 마음 한구석에 품은 채.

금요일과 토요일 사이, 샐러리맨의 제주도

이 책의 저자 김현지 역시 그랬다. 비슷비슷한 하루하루가 그저 그렇게 흘러가고, 몇 년 동안 쉼없이 대규모 회사의 작은 부품처럼 소모되듯이 출퇴근했다. 평범한 일상이 지루하게 늘어지고 있을 무렵, 그녀의 머릿속에도 ‘제주’가 간절했다. 그래도 늘 포기해버리고 말았던 우리와 그녀에게 다른 점이 있다면, 틈이 날 때마다 회사를 마친 금요일 밤이면 제주에 내려갔다가 일요일 마지막 비행기를 타고 다시 서울로 돌아오기를 몇 년째 반복중이라는 것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그녀의 타협은 아주 적당했고, 그렇게 주중과 주말의 이중생활이 시작되었다. 그야말로, ‘샐러리맨의 제주도’(18쪽)인 것이다.
어디에서나 조금만 걸으면 탁 트인 푸른 바다를 마주할 수 있고, 시선을 어느 쪽으로 돌려보아도 시야에는 어느 걸리는 것 하나 없이 끝없는 하늘과 산이 펼쳐지는 그곳. 제주는 우리에게 이제 단순히 하나의 영토이자 섬을 넘어 어떤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상징적인 곳으로 자리매김했다. 제주, 그곳에는 우리가 지금껏 알아왔던 것 이상의 어마어마한 이야기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단지 우리가 몰랐던 것일뿐.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작가의 야무진 두 다리를 빌려 제주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는 기분을 느낀다. 하지만 이 책은 결단코 제주도 안내서도 아니고, 여행기는 더더욱 아니다. 짧게 머물지만 제법 자주 제주에 지내러 가는 한 직장인의 유쾌하면서도 묵직한 일기장이라고 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주목할 것은, 그렇다고 해서 그녀가 꽃 피고 바람 살랑 부는 성수기의 아름다운 제주만을 사랑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비바람이 세차게 불거나 무서운 바닷바람에 몸조차 가누기 힘들 정도로 다소 황량하고 거친 섬, 제주의 가장 아름답지 않은 모습까지 모두 사랑하고 진심으로 아낀다.
저마다의 색깔이 분명한 각종 오름과 올레길은 물론이고, 여러 해변을 따라 마음이 이끄는 대로 버스를 탄다. 택시도 탄다. 부지런히 걷기도 한다. 성산일출봉, 협재, 모슬포, 두모악 등 이미 익숙한 제주의 포인트를 포함하여, 섯알오름(27쪽), 차귀도(61쪽), 아끈다랑쉬(140쪽), 쫄븐갑마장길(291쪽), 이호테우해변(154쪽), 오조리(222쪽) 등 그 이름조차 생소한 제주의 골목 곳곳까지, 마음이 가는 곳을 자연스럽게 따라 이동한다. 제주의 인기를 등에 업고 우후죽순 생겨난 화려한 관광지에서 한걸음 떨어져, 1474 게스트하우스(59쪽), 밥 게스트하우스(81쪽), 딜쿠샤 게스트하우스(98쪽), 수상한 소금밭 게스트하우스(197쪽), 게으른 소나기 게스트하우스(252쪽), 코토우라 민박(283쪽), 고래가 될 카페(65쪽), 카페 메이飛(102쪽), 톰톰카레(183쪽), 바다는 안 보여요 카페(252쪽), 소박하지만 제 색깔을 분명하게 유지하는 제주 본연의 감성을 충분히 살린 장소들에 집중한다. 그야말로 그 이름에서부터 개성이 충분히 드러나는 곳들이다.
뿐만 아니라, 그녀는 제주 본섬에서 나아가 우도, 추자도, 비양도, 가파도, 마라도까지 거침없이 들어간다. 하루에 한 번 겨우 드나드는 배, 그나마도 파도가 조금만 높아지면 섬 밖으로 나갈 방법이 전혀 없는 깊숙한 곳까지 서슴지 않는다. 제주 본섬을 육지라 부르는 섬 속의 섬으로.

월화수목금금금 회사일에 치여 주변 사람들에게는 곁을 주지도 않고 혼자 속앓이를 하던 그녀는 제주에서 낯선 길 위에서 만난 이방인으로부터의 호의를 받아들일 줄 아는 여유를 배웠다. 게스트하우스 마당에 각지에서 모여든 모르는 사람들과 둘러앉아 맥주를 홀짝거릴 수 있게 되었고, 허름한 민박집에서 혼자 잠들어도 외롭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지난 2011년 첫 책 『청춘이라는 여행』을 통해 덜컹거리는 청춘을 통과하는 내밀한 속내를 드러냈던 작가는 그동안 제주에서 많이 여물었고, 제법 단단해졌다. 그렇게 이 책은 삼십대 중반을 관통하는 평범한 대한민국의 한 청춘이 그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녀는 또 월요일이면 다시 회사로 돌아가 씩씩하게 맡은 소임을 잘 해낼 것이다.

special page:제주니까, 키워드 14

이 책 사이사이에는 다년간 제주에 들락거린 작가가 직접 뽑은 ‘제주에 관련한 키워드(Keyword)’가 들어 있다. 이 14개의 단어들은 도시에서도 충분히 자주 맞딱뜨릴 수 있는 아주 평범한 단어이지만, 제주이기 때문에 새롭게 다시 인식될 수밖에 없는 것들로 구성되어 있다. 바다, 구름, 사람, 운동화, 나무, 여행 등이 그것들이다. 엄선된 14개의 키워드는 바쁜 일상 속에서 그녀가 짬짬이 다니러 간 제주의 풍경을 순간순간 포착한 장면들의 압축본이라 해도 무방하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은 저마다의 새로운 키워드를 손가락에 꼽아보아도 좋을 것 같다. 제주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고, 누구나 사랑에 빠질만한 곳이 틀림없으니까.

목차

하나
반죽
시작
포춘 쿠키
샐러리맨의 제주도
양보
좋아하는 이유
다리 놓기
운명
알밥 떡볶이
허세병
수건 개는 시간
심야치유차량
멈추는 시간들
트랙
괜찮음
고기국수
놀고 있네

온도

1474
굴전과 우쿨렐레
하늘을 달리다
유실물
이상한 데이트
비관
바다 끝 소파
여름, 제주
털 빠진 고양이 시간
여행의 이유
올림푸스 카메라
여행의 준비물들
계란 프라이
목격자
행복
심야식당
카페의 기록
비수기 여행법

숲의 밤
서른 살

4월
가족여행
질문
두려움
자유
구경꾼

좋아서 하는 일
낯선 시간
오름의 기록
도미토리의 시간
귀여워
적당한 정도
모래 금지
호피 몸뻬
이호테우해변에서
달팽이 여행
싱긋
지문
무인찻집
안식
여행자의 우주
Heavy Cloud, No Rain
단팥빵

시간을 찾아서
한라봉 롤케이크
보목동
톰톰카레
먼 곳에서 온 섬
오메기떡
침묵
다이빙
산책
그 아이
가을, 제주
침대의 기록
내일
낯선 시간 속으로
긴 여행
뒷모습
월정
진단
화해
모살
기차
까마귀
회국수를 찾아서
나를 비추는 빛
차의 맛
공기
길을 잃기 위해서
1월
잠시라도
진짜 여행
걷는 여행
좋은 것
제주의 동쪽
타오하우스
듣고 싶은 말
바다
강정
받아쓰기
그날
벚꽃중
일흔 살 배낭여행
돌아봄

걷고 술 마시고 노래하고
내가 사랑한 바다

표선해변
사치
고양이와 구름과 나무와

너에게

Keyword 제주니까 01 바다
Keyword 제주니까 02 조식
Keyword 제주니까 03 카페
Keyword 제주니까 04 구름
Keyword 제주니까 05 음악
Keyword 제주니까 06 개
Keyword 제주니까 07 사람
Keyword 제주니까 08 운동화
Keyword 제주니까 09 폭낭
Keyword 제주니까 10 섬
Keyword 제주니까 11 정착
Keyword 제주니까 12 표지판
Keyword 제주니까 13 나무
Keyword 제주니까 14 여행

본문중에서

그러니까 사람은 같이 있으면 서로를 지겨워하고 따로 있으면 서로를 그리워하게 된다지. 고요하면 분주하고 싶고 분주하면 고요하고 싶다. 아마도 우리는 본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욕망하는 존재이기에. 우리는 우리의 이방인이기에. 그러니까 우리는 끊임없이 다른 곳으로 여행하려 하는 존재이기에. : 본문 34쪽 중에서

그러니까 이 섬에서의 삶은 지금 나의 삶과 놀랍도록 닮아 있다. 나도 사실은 끊임없이 양파를 까고 있으니 말이다. 아리고, 녹아들고, 가끔 달콤하다. 특별한 삶이라는 건 애초부터 없는 건지도 모른다. 섬사람에게도 도시 사람에게도 지구 반대편 사람에게도 찾아오는 것들?일상의 군내, 찬란한 순간, 체념, 별안간 찾아오는 고통,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감정, 생의 신비로움, 삶 속에 놓인 덫?을 피할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아무도 없고, 그전에도 그후에도 없을 것이니까. 그래서 나는 아주 조금은, 당신을 알 수 있다고. : 본문 52쪽 중에서

인생의 모든 것이 그러하듯이, 여행은 기본적으로 즐거운 것이지만, 때때로 언 손가락을 녹이는 것, 상냥하지 못한 바람을 맞는 것, 마음이 깊숙이 추워지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참으로 이상하다. 그 추웠던 마음 때문에 때로 일상을 버틴다. 심호흡 한 번이 힘든 일상의 순간에 차가웠던 그날, 그 쓸쓸함을 떠올린다. 그 순간 나는 아무도 없는 겨울 바다 한복판에 서 있다. 온몸으로 바람을 맞으며, 얼어붙은 수평선을 바라보며, 시린 발목을 한 걸음씩 옮기며.그리고 그건 여름날 차가운 한줄기 바람, 혹은 뻐근한 고개를 한껏 숙였을 때 어깨 전체로 퍼지던 등줄기의 시원함이 되어 번잡한 일상의 온도를 식힌다. 그러니까 제주에 유채꽃과 여름 해변과 푸른 하늘만으로 채워지지 않는 차가운 바람의 날들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인파 한가운데서 맑고 서늘하게 뒤돌아보던 연인의 눈동자처럼, 그 차가운 겨울 바다가 사실은 얼마나 아름다웠는지. : 본문 54쪽 중에서

이호테우해변을 바라보며 먹는 라면과 맥주는 상당히 이호테우해변적인 느낌이었다. 이호테우해변적인 느낌이란 무엇인가. 일단 나는 끓인 라면과 캔맥주가 아닌, 컵라면과 병맥주를 마시고 있다. 이 컵라면과 병맥주부터가 상당히 ‘이호테우해변적’이다. 바로 앞 평상에 퍼질러 앉은 내 또래의 여자가 병맥주를 시키더니, 준비해온 플라스틱 찬합을 주섬주섬 열고 포도와 참외를 안주 삼아 맥주를 마시기 시작한다. 앞에 앉은 아저씨의 엉덩이를 발로 쿡쿡 찔러 참외를 건네주면서. 러닝셔츠 바람의 아저씨는 건성건성 참외를 씹으며 맥주를 마신다. 모래사장에 띄엄띄엄 펼쳐진 파라솔 테이블에 외국인 남자들이 앉아 있다. 모두 수영복 차림이다. 끊임없이 병맥주를 마시면서, 한 명씩 물에 뛰어들었다가 다시 파라솔 아래로 돌아와 또 마신다. 한쪽 끝에서는 《강남스타일》 노래가 반복적으로 들리고, 사람들은 그때마다 플래시몹처럼 뛰어나와 말춤을 춘다. : 본문 154쪽 중에서

아득히 넓은 우주에 비해 터무니없이 단출한 배낭을 머리맡에 놓고, 손바닥만한 침대 한켠에 누웠다. 그렇게 좁은 침대에 누워, 그렇게 가벼운 배낭 하나를 끌어안고 있으려니, 광활한 우주를 여행하는 작은 히치하이커가 된 것 같았다. 이 큰 우주에서 나의 육신과 영혼이 차지한 영토는 딱 이만큼이구나. 내 손에 나의 작은 삶을 쥐고 있음을 직시할 때 느껴지는 스스로에 대한 안쓰러움 또는 작은 안도가 교차한다. : 본문 166쪽 중에서

내가 카메라를 들이대는 건 주로 유명하거나 예쁜 것들이었지만, 정작 여행이 끝난 후 오래 기억에 남는 건 아주 사소한 것들이었다. 이를테면 내 기억 속에서 제일 뚜렷한 협재는 주차장 옆에서 정신 없이 뜯어먹던 치킨, 바다 바퀴에 흠칫흠칫 놀라며 쪼그리고 앉아 있던 검은 돌 같은 것들이다. 십여 년 전의 런던은 어떤가. 런던아이니 테이트 모던이니 모조리 잊어버렸지만, 켄티시 타운의 슈퍼마켓으로 가던 길과 좁은 전철 플랫폼은 선명하게 기억한다. : 본문 201쪽 중에서

나 역시 오랫동안 회사원이어서일 것이다. 오랫동안 회사원이었다가 게스트하우스를 차렸다는 말에 그의 얼굴을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는 건. 크지 않은 월급, 사소한 업무, 대단할 것 없는 직업이지만, 그 지리멸렬함 때문에 회사원은 회사원의 삶을 지속하게 되기에. 안온한 일상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에. : 본문 205쪽 중에서

제자리에서 한 바퀴를 돌았다. 지구가 둥글지 않더라도 섬은 둥글었다. 크고 거창한 것을 잡으려 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이 섬에 발 디디고 있으니, 여기서 출발하자. 어떤 것도 의식하지 말고, 나만의 섬을 만들자. 운동화를 땅바닥에 비비면서 흘러가는 인생을 감히 재단하려는 마음을 다잡았다. 인생이 잘 닦인 마루라면, 섬은 그 위에 부서지는 햇빛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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