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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들여지는 아이들]은 어떻게 해서 아동기가 사라지게 되었는지, 아이들 내면의 야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역사,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인용하고 개인 일화를 덧붙여 주제를 살린 책이다.

가만히 있도록 강요되는 아이들
‘가만히 있으라’고 말하는 사회에서 길들여지는 아이들. 아이들 내면에 살아 있는 생명력과 야성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는 이때, 아이들 야성의 소멸에 저항하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것인가. 숙제 하고 시험공부 하는 것이 아이들이 하는 유일한 노동이 된 상황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미국이나 한국이나 별 다르지 않다. 집안일에서조차 철저히 소외된 요즘 아이들은 심지어 이불을 개고 걸레를 짜는 법조차 몰라 기숙형 대안학교에서는 생활교육을 따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동기가 사라지고 게다가 성인기는 늦어지면서 어른으로 제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하는 오늘날, 부모와 교사들이 길들이려는 충동을 자제하고 아이들 내면의 야성(야생성)을 회복시킬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이 책은 어떻게 해서 아동기가 사라지게 되었는지, 아이들 내면의 야성을 회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역사, 생물학, 심리학, 사회학, 교육학 등 다양한 분야의 자료를 인용하고 개인 일화를 덧붙여 주제를 살리고 있다

내면의 야성이라는 불꽃이 꺼지고 있다
필자는 활력과 독창성, 창의력의 근원이자 스스로 되고자 하는 존재로 성장하도록 에너지와 힘을 주는 이 아동기의 불꽃을 ‘내면의 야성inner wildness'이라 부른다. 현대 사회는 무자비한 힘으로 오늘날 아이들의 삶에서 새로운 경험, 독립심, 모험, 경이로움, 순수함, 신체적 활력, 혼자만의 시간, 다시 말해 삶의 정수를 서서히 그러나 확실하게 쥐어짜내고 있다.
수영에서 나타난 변화로 아동기 여가 활동이 처한 현실을 생생하게 살펴보자. 이삼십 년 전만 해도 아이들은 강이나 냇물, 심지어 거친 갯바위에서도 어른의 보호 없이 수영하며 놀았다. 수영장이 등장하면서 아이들에겐 두 가지 선택의 여지가 있었다. 수영장에 가든가 더 짜릿한 자연으로 가든가. 오늘날은 어떤가? 강둑이나 바닷가에는 ‘수영 금지’ 팻말이 나붙었고 워터파크나 수영장에서 다이빙대는 사라졌다. 이제 아이들이 대담한 모험을 즐길 여지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사라지는 모험은 아이들이 훗날 어른으로서 자리잡는 데 필요한 고도의 사고력을 유발하는 정신적 육체적 도전 기회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성인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아이들
아이를 길들이는 작업은 아이가 첫 숨을 내쉴 때부터 시작되며 아동기 내내 반복된다. 제왕절개로 대표되는 출산의 문제점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다. 문제는 출생 과정에 작용했던 과잉 관리가 육아에도 슬그머니 그러나 집요하게 침입해 들어온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청소년기라는 예측 불허의 시기에 도달해 아동기에서 비롯된 길들이기 작업이 이미 청소년기에도 심각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는 징후 역시 나타난다. 성인기 이행 연구 결과를 보면, 청소년들이 취업과 재정적 자립, 주거 공간 확보와 가족 형성 등 전통적인 성인기 지표를 얻는 평균 연령이 갑자기 뛰어올랐다고 보고한다. ‘멈춰버린 성인기’라는 용어가 등장할 정도로 이 상태에 영영 주저앉거나 성인기로 넘어가는 중간 단계가 길어지고 있다.

아동기의 소멸을 막기에 아직 늦지 않았다
앞으로 평균 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대다수 젊은 세대는 전 세대에 비해 훨씬 많은 자유를 누리고 외부로부터의 제약은 적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런 사회에서 자립적이고 움츠러들지 않으며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내면의 야성이라는 불꽃을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들꽃과도 같은 내면의 야성은 놀라운 생명력을 지녔다. 들꽃은 트랙터와 제초기, 탐욕스러운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보호받고 적당한 양분과 과하지 않은 보호만 받는다면 불리한 환경에 저항하는 내성으로 모진 겨울도 이겨낼 수 있다. 필요하다면 환경이 적절하게 변할 때까지 웅크렸다가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이라도 하듯이 꽃을 활짝 피운다. 필자는 이것이 지난 35년간 매일매일 목격해온 아동기의 기적이라고 말한다. 이러한 아동기를 회복하는 일은 지금 우리에게 달려 있다.

한국어판 서문 ｜ 무기력을 이기는 교육 004
들어가는 말 ｜ 위기에 처한 아동기 013

1. 아이들을 길들이는 사회
031 보호 대상이 된 아이들과 시장경제의 만남
036 양육 방식을 지배하는 두 가지 심리, 공포와 통제
042 조절형 부모와 통제형 부모의 차이
047 내면의 야성과 사회화
050 이끌어주기와 내버려두기의 적절한 때를 알기

2. 아이를 길들이는 교육
057 학교교육의 아이 길들이기
063 통제가 우선하는 교육
071 생물학적 원리에 반하는 학교교육
075 자기결정, 자기생성, 자기조직의 원리
083 내면의 야성을 붇돋우는 교육 사례

3. 일과 놀이가 사라진 아이들의 세계
095 내면의 야성을 키워주는 일과 노동
106 일이 사라진 아이들의 삶
111 일과 놀이를 길들이는 사회
115 집에서 아이들이 자기 몫의 일을 하는 것

4. 놀이가 주는 선물
123 아이의 발달과 놀이의 상관관계
133 내면의 야성을 일깨우는 창의적인 놀이
141 놀이의 적들
150 자유 속에서 꽃피는 놀이
154 놀이의 본질적 요소, 모험
158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고와 보험 문제
162 놀이를 길들이는 사회

5. 아이들에게는 길들일 수 없는 저마다의
야성이 있다
169 내면의 야성은 문명과 충돌하지 않는다
172 야성을 잃지 않은 아이 가비
178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 폴
183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인 엘리너
189 삶을 이끄는 나침반, 내면의 소리
195 사그라들기 쉬운 불꽃

6. 아이의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고독
201 자연 속에서 만나는 내면의 야성
205 고독 속에서 자기를 찾은 아이들
213 소로우의 작은 학교
217 자연 속에서 홀로 지낸다는 것

7. 아동기를 사로잡은 미디어
229 아이들의 삶을 잠식하는 미디어
235 전자미디어가 아이들에게 미치는 영향
243 미디어 광고에 조종당하는 아이들
248 컴퓨터 게임에 중독된 아이들
253 신경계를 죽이는 전자미디어

8. 어른으로 가는 길을 찾은 아이들
261 산업혁명의 부산물, 청소년기
265 아이들의 성장을 가로막는 제도화
272 늦춰지는 성인기, 위기의 20대
280 규격화와 정체성의 혼란
288 어른으로 가는 길을 찾은 아이들

9. 아이들 내면의 야성 구하기
297 ‘길들임’의 공식 통찰하기
304 자연스러운 출산과 육아 문화
316 전자미디어와 이별하기
318 변화를 위한 부모들의 실천

330 참고 문헌
342 옮긴이의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