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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혁 장편소설 『샛별클럽의 천사들』. 여기 정체가 수상한 모임이 있다! 평균 전과 3.8범, 넷이 합쳐 별 15개. 어느 날, 손님이 남기고 간 생활 정보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수상한 별들의 모임 ‘샛별클럽’. 호기심에 들렀다가 뭔가에 이끌리듯 가입하게 되면서 무감동, 무감각한 희찬의 일상에 다시 한 번 심장을 뛰게 할 만한 순간이 찾아온다.

‘별’이 난무하는 ‘클럽’으로 오세요.
세상 밖에 갇힌 사람들의 빛나는 이야기!

여기 정체가 수상한 모임이 있다!
평균 전과 3.8범, 넷이 합쳐 별 15개.

이름은 임희찬. 손님이 뜸한 시간 한 편의 스릴러 영화를 30가지 관점으로 반복해 보고, 여중생들이 라볶이와 김치 국물을 흘릴 때면 몇 방울이 튀었는지를 일일이 세며 분을 삭이다가 그녀들이 가고 나면 완벽한 걸레질로 기분을 전환하는 스물일곱의 찌질한 편의점 알바. ‘평범’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 없는, ‘빵’과 ‘별’이라는 특별한 수식어가 더해지는 루저.

어느 날, 손님이 남기고 간 생활 정보지에서 우연히 발견한 수상한 별들의 모임 ‘샛별클럽’. 호기심에 들렀다가 뭔가에 이끌리듯 가입하게 되면서 무감동, 무감각한 희찬의 일상에 다시 한 번 심장을 뛰게 할 만한 순간이 찾아온다.

누구에게나 일생에서 한 번쯤 마법 같은 순간은 있다.
그 누군가가 비록 전과자라 할지라도.

누명을 쓰고 전과자가 된 스물일곱 청년 희찬.
자신은 절대 범죄자가 아니라는 믿음으로 취업과 사회생활, 연애와 결혼을 꿈꾸던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사회의 냉대와 차별뿐이었다. 심지어 친구와 가족들조차도 드러내놓지 않았을 뿐, 자신을 꺼려하는 현실에 분노하고 좌절한다.
우연한 기회에 ‘샛별클럽’이라는 수상한 모임에 이끌리듯 가입한 희찬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모임의 리더로 추대되고, 인생에서 처음 마법 같은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시간은 흘러 세상의 관심을 받을 만큼 유명해진 희찬 앞에 3년 전 사건의 진범이라는 자가 나타나는데…….
과연 희찬은 자랑스런 전과자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누명을 벗고 평범했던 과거 잉여인간으로 다시 돌아갈 것인가?

세상에는 숨기고 싶은 ‘별’도 있습니다.
세상 밖에 갇힌 사람들의 빛나는 이야기!

세상은 원래 하나다. 거기에 벽이 세워지면서 2개의 공간으로 나눠지고, 세상 사람들은 그 벽을 기준으로 안과 밖에 존재하게 된다. 세상 밖 사람들은 벽이 존재하는 한,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 쉽지 않다. 더군다나 눈에 띄는 ‘별’을 달고 있다면 그들이 세상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하다. 세상 안 사람들이 벽을 없애고 ‘별’을 떼어 준다면 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건 꿈같은 말이다.
《샛별클럽의 천사들》은 ‘별’을 단 세상 밖 사람들이 다시 한 번 벽을 향해, 세상 안을 향해 자신들도 단순히 숨만 쉬는 것이 아닌, 쓸모 있음을, 존재할 가치가 있음을 온몸으로 알리는 고군분투기이다. 벽을 앞에 두고 겪게 되는 지독한 성장통, 그리고 다시 한 번 세상 사람들과 함께 섞여 살아가고 싶은 ‘꿈’을 이루어 내고야 마는 빛나는 이야기이다.

추천사 : 대한적십자사 총재 유중근

150여 년 전, 전쟁 속에서 생겨나 189개국에 세워진 적십자운동은 13만 9천여 명의 자원봉사자, 24만여 명의 청소년적십자단원과 270만 명의 헌혈자와 함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희망을 심는 사람들의 이야기, 소설「샛별클럽의 천사들」주인공처럼 패자부활전이 있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입니다.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이 존중되고 지켜지는 사회를 위해서 조건 없이, 질문 없이 나누는「샛별클럽의 천사들」의 주인공들은 진정한 패자부활전의 승리자입니다. “모든 사람은 형제다”라는 앙리 뒤낭의 말이 새삼 떠오릅니다. 믿고 믿어주는 건강한 사회가 속히 오기를 바랍니다.

날개 꺾인 청춘
샛별클럽
첫 경험
노란 하늘
오! 수정
유명세
열병앓이
계셨군요, 하느님
고맙습니다
이럴 수는 없어
비상사태
샛별이여 영원히
보고 싶은 얼굴들

작가 후기

물론 하느님이 있다면 말이지요. 지금 생각해 보면 없는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읊조리는 9723. 그 번호는 천국이 아니라 지옥으로 가는 번호였다는 걸 저는 나중에서야 알 수 있었습니다. --p.25

이때부터였습니다. 제 안에 꾹 억눌려 있던 뭔가가 응어리져 틈만 나면 폭발하기 시작한 것은. 정신을 차리고 돌아보니 제 주위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둘러쳐져 있었습니다. 보이지 않기에 부술 수도 없고, 뚫고 나갈 수도 없었습니다. 또 다른 감옥이었습니다. --p.47

역시. 예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뭐 그리 재미난 일이 많은지 셋이서 조잘조잘 잘도 떠들어 가며 입안에 음식물을 쑤셔 넣습니다. 듣다 보면 대화의 절반이 욕입니다. 서로 이년아 저년아 찾으면서 정신없습니다. 이윽고 연예인 이야기가 나옵니다. 편의점에서 일하다 보면 요즘 학생들이 어떤 연예인을 좋아하는지 잘 알 수 있습니다. 2PM이 멋지다느니 엠블랙이 멋지다느니 자기들끼리 우열을 가리다가는, 수틀리는지 젓가락으로 상대 여학생의 눈알을 후벼 파려고 듭니다. 후루룩. 친구와 기어이 한바탕을 벌이고 2PM 오빠들을 지켜 낸 여학생이 라면을 마저 먹고 있습니다. 생머리에 가장 키가 큰 아이입니다. 저는 잔뜩 인상을 찡그린 채, 생머리를 노려봅니다.
‘야, 야, 안 돼. 얘야, 쫌.’
아니나 다를까 베어 물다 만 면발이 선반에 툭 떨어집니다. --p.57~58

별 희한한 모임이 다 있습니다. 이런 광고가 생활 정보지에 게재된 것도 신기할 따름입니다. 방금 전 그 아저씨도 전과자였을까요? 이 광고 부분만 밑줄을 쳐 놓은 걸 보면 말입니다. 호기심이 샘솟습니다. 저와 비슷한 처지인 사람들의 모임이라니, 그저 반가울 따름입니다. --p.60

“전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갔다 왔어요. 아무것도 잘못한 게 없다고요. 정말입니다. 그러니까 전 아저씨들하고는 조금 달라요. 아시겠죠?” --p.70

아저씨들이 환한 얼굴로 인사를 하는데, 반응이 신통치 않습니다. 무뚝뚝하게 한 번 쳐다보더니 다시 고개를 돌리는 어르신들입니다. 하나같이 죄다 무표정한 얼굴에는 잔뜩 그늘이 드리워져 있습니다. 저는 또 다른 냄새를 맡습니다. 무미건조하지만 분명히 코를 스치고 가는 냄새. 죽음의 냄새입니다. 흐리멍덩한 눈으로 초점 없이 무언가를 바라보는 모습 속에서 왠지 모를 절망과 고통이 느껴집니다. --p.93

“100장을 써서 안 되면 200장을 써라. 200장이 안 되면 300장! 전과자니 뭐니 그딴 거 신경 안 쓰는 회사도 있을지 혹시 알아? 설마 세상천지에 그런 회사 하나 없겠어? 인생 뭐 있냐? 남자라면 가는 거다.” --p.104

“여기 에이비씨 렌터카인데요. 신입 사원 공개 채용에 최종 합격하셨습니다.” --p.110

지붕을 타고 아래로 데굴데굴 구릅니다. 지붕 밑에는 텃밭이 있습니다. 비료 더미 가득한 그곳으로 떨어지기까지의 짧은 시간 동안, 한 많았던 20여 년의 제 인생이 앨범처럼 눈앞에 펼쳐집니다. 누나, 매형, 대장님, 아저씨들, 저 이렇게 가요. 다들 안녕히. --p.150

몹시도 깊은 슬픔을 담은 채 무언가를 간절히 호소하고 있는 저 눈…… 누군가가 진실을 들
어 주길 바라는 그런 눈…… 그렇습니다. 누명을 쓰고 감옥살이를 하던 시절, 거울로 마주하곤 했던 제 눈입니다. 아저씨의 눈에서 저의 억울했던 과거가 보입니다. 사무치는 절규와 처절한 한(恨)이 느껴집니다. --p.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