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적립 안내

한국인들의 일상적 삶을 논의의 주제로 삼고 그 다양한 의미의 결들을 탐색, 토론하는 과정을 담았다. 여성 흡연과 사회적 시선에 관한 문제, 일상화된 휴대폰 이용에 대한 고찰, 한국 종교에 대한 진지한 고찰에서부터 2003년 2월 발생한 대구지하철 참사 방화자에 대한 정신분석학적인 접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화제를 모아 논하고 있다.

일상문화와 일상성이란 어떻게 보면 학문적 설명이나 해석과는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평범한 우리들의 사는 모습과 방식을 의미한다. 따라서 일상성 연구의 가장 큰 걸림돌이자 매력은 무엇보다도 연구의 대상이 우리에게 매우 진부하고 또 친숙하다는 점일 것이다. 연구자는 객관적 설명과 기술을 의도하지만 동시에 자신의 일상적 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참여관찰자가 될 수도 있고, 자신의 삶에 대한 자전적 성찰을 통해서 연구를 수행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학문적 연구의 필수적 과정은 대상과의 일정한 ‘거리두기’라는 점에서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우리 한국인들의 삶을 제3자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객관화하는 접근이 요구된다. 결과적으로 일상성 연구는 주관화와 객관화의 부단한 상호작용을 통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일상문화 읽기: 자기성찰의 사회학③》은 명품구매, 여성흡연, 휴대폰 이용, 도시공간과 정보공간, 대구지하철 사건, 모조명품구매, 글쓰기도구의 변화, 종교의 민족화 현상 등 한국인들의 일상적 삶을 주제로 삼아 그 다양한 의미의 결들을 탐색하고 토론하는 가운데 태생적으로 서구적일 수밖에 없는 사회학 이론의 한계를 스스로 재점검하는 자기성찰의 과정이다. 이와 동시에 학자로서 자기도취적 아카데미즘에 빠지지 않기 위해 저자로서 일반 독자들을 어떻게 포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글쓰기를 통해 풀어보려는 시도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저자 개개인의 생각과 관심을 반영하고 있지만, 우리의 일상문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들이 그려내는 면밀한 소묘이자 불완전한 모자이크이다. 일상성은 이처럼 열려 있는 가능성의 연구대상인 것이다. 일상문화연구회의 이러한 글쓰기 형식에 대한 고민과 성찰은 우리의 편향되고 왜곡된 문화 풍토에 균형감각과 다원성의 씨를 뿌리는 작업이며, 점점 더 미국적 가치와 패러다임이 확산되는 한국사회와 대학의 지적 편향성을 교정하는 과정이다. 이 작지만 고집스러운 노력은 가까운 시일이 아닌 오히려 먼 장래에 거두게 될 풍성한 열매들의 수확을 바라는 것이다. 학자와 일반 독자들 사이에 소통의 길을 넓히는 작업도 중요하지만, 최근에는 같은 분야를 전공하는 학자들 사이에도 소통의 벽은 높기만 하고, 심지어 그 벽이 더욱 견고해지는 경향을 보인다. 이른바 ‘학술논문’이라는 이름으로 글쓰기의 형식을 획일화하는 학회지의 관행은 학술성을 강조하지만 다른 한편 학술성의 생명인 다원성을 갉아먹는 우를 범하고 있다. 글쓰기의 형식적 요구사항들이 소통의 중요성을 압도할 때 그 글은 사문(死文)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사회의 과시적 문화:명품소비 분석을 중심으로/최항섭
여성흡연과 사회적 시선/김현주
휴대폰 이용과 나르시스 사회/윤지영
공간의 소비와 일상의 동학:도시공간과 정보공간의 아날로지/이기현
대구지하철 방화자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접근/이병혁
모방소비의 일상화:모조명품구매행위를 중심으로/최항섭
글쓰기와 글쓰기 공간의 문화적 탐험/김인경
'종교의 민족화' 현상과 한국 종교/엄한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