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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누구나 경험하지만 누구도 잘 모르는 : 이혁규의 교실수업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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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수업, 누구나 경험하지만 누구도 잘 모르는

교사라면 누구나 경험하지만, 누구도 자신 있게 잘 안다고 말할 수 없는 수업.
왜 학교 수업을 바꾸려는 시도는 번번이 실패하며, 우리의 교실은 아직도 교사 중심의 주입식 수업이 지배하고 있을까?
수업비평이라는 장르를 통해 수업을 관찰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던 저자가 또 한 번 새롭게 던지는 수업에 대한 질문들.

출판사 서평

낡은 습속을 넘어서 수업 새롭게 보기

한국에 근대 교육이 도입된 일제강점기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교실수업은 많이 바뀐 것 같지만 사실 놀랍도록 그대로이다. 우리는 기껏해야 몇십 년밖에 안 된 현재 교실의 시공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클릭 교사’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교사의 존재는 위협받고 있지만 교사는 가르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학생인권을 조례로 보호해 줘야 할 정도로 학생들의 기본권은 침해받고 있지만 배우는 존재의 자발성과 능동성에 대한 성찰은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새로운 교과서나 평가 방식이 도입돼도 교실수업은 놀라울 정도로 바뀌지 않고, 교사들은 늘 ‘시기상조’라는 비판만 들이댄다.
하지만 학교가 이렇게 자신들만의 성(城)을 구축하고 있을 때 사회는 급속하게 변해 왔다. 이제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고, 좋은 대학을 졸업하면 안정적인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신화는 유용성을 거의 상실했다. 반복되는 경제 위기와 높은 청년 실업률은 현재의 사회 시스템과 그것을 재생산하는 교육 시스템이 근본적 위기에 봉착했음을 드러낸다. 학교교육을 더 나은 삶을 위한 전제로 규정해 왔던 것, 어쩌면 근대 교육의 위기는 본질적으로 거기에서 출발했는지도 모른다.
우리가 직면한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익숙한 일상을 낯설게 보는 시선이 꼭 필요하다. 우리들 대부분이 낡은 습속의 늪에 안주하면서 구질서를 재생산해는 데 일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우리 교실 들여다보기]에서는 교실을 구성하는 가장 기본 요소인 ‘교실의 시공간’, ‘교사’, ‘학생’, ‘교과서’, 그리고 ‘교사와 학생 간 상호작용’을 낯설게 보려는 시도를 하였다. 우리는 자주 망각하지만 이런 요소들은 기껏해야 200년을 넘지 않는 근대 교육의 산물이다.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해서 하나의 보편적 질서처럼 받아들여지는 이런 기본 요소들의 의미를 꼼꼼히 해석해 보고자 하였다.
2부 [가까이서 멀리서]는 ‘행동적 수업 목표’, ‘수업 지도안’, ‘수업연구대회’, ‘수업 방식과 입시의 관계’, ‘교실 테크놀로지’를 다룬다. 이런 요소들도 반성의 소재로 잘 부각되지 않을 만큼 교사 사회의 익숙한 일상 혹은 관행들과 관계 맺고 있다. 이런 요소를 때론 밀착해서 때론 원거리에서 살펴봄으로써 교사 문화의 낡은 습속에 대해 문제 제기를 시도해 보았다.
3부 [새로운 성찰과 실천을 위하여]에서는 ‘교과를 넘어서는 상상력’, ‘가르치는 활동의 예술성’, ‘학습자 중심 교육의 의미’, ‘교원양성체제의 문제’, ‘혁신학교로 상징되는 학교개혁 문제’를 다룬다. 1부와 2부에서 다룬 주제들과 비교해 볼 때 교실이나 단위 학교의 범위를 넘어서거나 미래의 학교개혁을 염두에 두고 생각해 보아야 할 주제들을 모아 보았다.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는 교사들에게 저자가 마지막으로 제안하는 것은 학습하는 전문가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교사로서 우리 삶의 가장 많은 시간이 영위되는 터전인 학교에서 낡은 습속을 버리고 일상을 바꾸는 운동을 동료 교사들과 함께 실천하는 것, 이것이 바로 최고의 운동이자 교육이다.

목차

여는 글
낡은 습속을 넘어서

|1부| 우리 교실 들여다보기

네모난 교실, 네모난 시간표, 학교 종이 땡땡땡!
- 근대 교실의 시공간과 학교교육

교사들은 왜 가르치려고만 할까?
- 교사, 가르치는 존재에 대한 성찰

공부에는 때가 있다는 말은 여전히 옳을까?
- 학생, 배우는 존재에 대한 성찰

왜 새로운 교과서는 교실수업을 바꾸지 못하나?
- 성전聖傳적 교과서 넘어서기

교실 대화는 일상 대화와 어떻게 다를까?
- 교실수업의 언어적 상호작용

|2부| 가까이서 멀리서

철 지난 행동주의는 왜 여전히 살아 있을까?
- 행동적 수업 목표를 넘어서

수업 지도안은 만국 공통일까?
- 수업 지도안 꼼꼼히 들여다보기

수업연구대회 수업은 정말 우수한 수업일까?
- 수업연구대회에 말 걸기

교실수업을 비교육적으로 만드는 주범이 정말 대학 입시일까?
- 평가 제도와 수업 방식의 관계

교육공학이 교사를 대체하는 일은 가능할까?
- 테크놀로지와 교실수업의 변화

|3부| 새로운 성찰과 실천을 위하여

교과는 고정불변의 가치인가?
- 교과를 넘어서는 상상력

가르치는 활동은 과학인가, 예술인가?
- 수업의 과학성과 예술성

학습자 중심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는가?
- 학습자 중심 교육에 대한 성찰

가르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나?
- 목적형 VS 개방형 교원양성체제

혁신학교, 한국 학교 변화의 희망이 되기를 희망하며
- 혁신학교라 불리는 새로운 학교개혁운동의 의미

닫는 글
일상을 바꾸는 실천 운동으로서 학교변혁운동

본문중에서

나는 익숙한 일상을 낯설게 보는 시선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교육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본다. 이런 시선이 왜 필요하고 중요할까? 우리들 대부분이 낡은 습속의 늪에 안주하면서 구질서를 재생산하고 있음을 간파하기 위해서이다. 우리의 행동은 반성과 성찰보다는 어릴 때부터 몸에 내면화된 습속의 지배를 너무 많이 받는다. 문제는 습속의 힘이 너무 근본적이어서 그런 사실조차도 인지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것이 습속이 지니는 무서운 보수성이다. 예컨대, 우리가 반복하는 오래된 전통들을 생각해 보라. 우리는 현재 교실의 시공간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교사는 가르치는 존재라는 역할 수행을 의심하지 않으며 공부에는 때가 있다는 철석같은 신념으로 마시멜로의 이야기를 학습자들에게 반복적으로 들려준다. 그리고 교과서를 잘 정리하여 전달하고 대학수학능력시험 유형의 객관식 문제를 열심히 풀게 하면서 자신이 맡은 학생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이 교사와 학교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좋은 대학에 가면 좋은 직장을 얻을 수 있고 좋은 직장을 얻으면 여생을 편히 보낼 수 있다는 전통적인 믿음하에. 그러나 우리의 관습적 실천을 정당화해 주던 전통적인 학업-취업 루트는 그 유용성을 거의 상실해 가고 있다. 반복되는 경제 위기와 높은 청년 실업률은 현재의 사회 시스템과 그것을 재생산하는 교육 시스템이 근본적 위기에 봉착했음을 드러낸다. 세상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실천을 요구한다. 중앙집권적이고 통제적이며 표준적인 개혁과 같은 전통적 방식으로는 혁신을 이룰 수 없다. 그것 또한 위기를 재생산하는 낡은 습속의 일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실천은 우리 몸에 배어 있는 익숙한 습속을 철저히 낯설게 보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여는 글 - 낡은 습속을 넘어서' 중에서/ pp.9~10)

무지한 스승은 도대체 어떻게 학생들에게 성공적인 학습이 일어나도록 만들었을까? 그가 가르친 것은 구체적인 학습 내용이 아니다. 그가 유일하게 무엇인가를 가르쳤다면 그것은 누구나 스스로 배울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환기시키고, 배우는 것이 가치 있다고 학습자의 의지를 각성시킨 것이다. 이 무지한 스승의 모습에서 필자는 미래 교육의 출구를 본다. 교사가 학생보다 많은 것을 알고 지적인 우위에 서서 계몽적인 가르침을 할 수 있는 시대는 종언을 고하고 있다. 아마도 그런 역할에서 휴먼로이드 로봇은 인간의 능력을 곧 뛰어넘을지 모른다. 이런 시대에 인간 교사가 할 수 있고 해야 할 유일한 인간적인 활동은 배우는 삶이 가치 있고 추구할 만한 것이며, 그러므로 그런 삶을 살도록 학생들의 의지를 각성시키는 것이 아닐까?
자신은 배우기를 즐기지 않으면서 계몽의 경계선인 교탁과 책상을 사이에 두고 학생에게 배움을 강요하는 그런 관계는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인간에게 주어진 보편적 능력을 신뢰하고 배움의 의지를 작동시키는 탈근대의 꿈을 향해 교사들은 가르치기를 잠시 멈추고, 스스로가 학습하기를 즐기는 존재인지를 자문할 필요가 있다. 이 질문에 긍정적으로 답할 수 있을 때에 비로소 우리는 왜 우리 자녀들을 로봇이 아닌 인간이 가르쳐야 하는지에 대한 문명사적 의문에 대해서 답할 수 있는 용기를 얻는 셈이다. 당신은 어떤 교사인가?
('교사들은 왜 가르치려고만 할까?, [1부 - 우리 교실 들여다보기]' 중에서/ pp.42~43)

대학수학능력시험은 학교교육의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 교사들이 새로운 시험문제에 따라 교실수업을 변화시키는 속도에 비해서 참고서 시장이나 사교육 종사자의 적응 속도가 훨씬 빨랐다. 수능시험은 ‘박사 과외’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과외를 탄생시켰으며 월 1천만 원대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입시 기술자들이 등장했다. 이렇게 사교육 시장이 탄력적으로 적응하는 동안에 교사들의 수업 방식은 이 제도의 도입이 의도했던 조사, 탐구, 토론과 같은 새로운 수업 방법으로 바뀌기보다는 수능형의 좀 더 비싼 새로운 참고서와 문제집을 풀어 주는 것으로 수렴되어 갔다. 새로운 평가 방식의 도입은 새로운 수업 방식을 잉태하지 못했다.
('교실수업을 비교육적으로 만드는 주범이 과연 대학 입시일까?, [2부 - 가까이서 멀리서]' 중에서/ p.152)

우리는 어떤 세계로 학습자를 안내하려고 하는가? 그것은 학습자인 미래 세대들에게 진정으로 바람직한 세계인가? 아니면 지식의 폭력에 맹목적으로 이끌려 모두를 파괴할지도 모르는 그런 ‘소위’ 객관적인 지식 더미들인가? 학습자 중심 교육에 대한 고민의 종착역은 성인으로서 우리 세대가 안내하고 인도하고자 하는 세계에 대한 윤리적 질문으로 귀결되는 것 같다. 우리는 현대 인식론에 의해서 이미 부정된 객관적인 지식을 구성주의 학습법과 같은 세련된 방법으로 전수하는 것으로 학습자 중심 교육의 의미를 축소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학습자 중심 교육의 진정한 의미를 알고 있는가?, [3부 - 새로운 성찰과 실천을 위하여]' 중에서/ p.249)

단위 학교는 교사로서 우리 삶의 가장 많은 시간이 영위되는 터전이다. 학교 외 교과모임과 같은 조직에서 보내는 시간이 기껏해야 일주일에 한두 번에 불과한 반면, 단위 학교는 교사의 일상이 전개되고 구성되는 견고한 지반이다. 그러므로 단위 학교의 삶과 실천이 의미 있게 바뀌지 않으면 교사의 일상도 바뀌지 않는다. 단위 학교의 일상적 실천을 바꾸는 운동은, 이질적인 동시에 매우 유동적인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협력하면서 새로운 실천을 가꾸어 가는 운동이다. 이질성과 유동성이야말로 우리 시대의 삶의 조건이 아니던가? 교사들이 일상에서 이질적 타자와 협력적으로 학습하며 더불어 성장하는 삶을 살아간다면 학생들도 그 모습을 자연스럽게 따라 배우며 학습하는 존재이자 협력하는 존재로 성장해 갈 것이다. 따라서 단위 학교의 일상성에 터한 운동을 실천하는 것은 배우고 가르치는 실존을 살아 내는 운동이자 학습자를 위한 최고의 교육이기도 하다.
('닫는 글 - 일상을 바꾸는 실천 운동으로서 학교변혁운동' 중에서/ pp.290~291)

저자소개

생년월일 -
출생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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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교육대학교 사회과교육과 교수

교실 수업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0년 동안 중·고등 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며 1997년부터 청주교대에서 예비 교사들을 가르치고 있다. 교육 현상에 대한 다양한 질적 연구를 수행하였으며, 동료들과 함께 수업 비평이라는 새로운 연구 장르를 개척하였다. 한국사회과교육학회 총무 이사, 한국교육인류학회 부회장, 한국열린교육학회 회장 등으로 일했으며 충북참여연대의 여러 임원을 맡아 지역시민 운동에도 참여해 왔다. 현재는 수업 개선, 학교 혁신, 나아가서 한국의 교육 생태계 전체를 이해하고 개선하는 데 관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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