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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것 작은 것 넓적한 것의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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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급진적이고 정치적인 사유의 공간, 조각

    모노그래프 [큰 것 작은 것 넓적한 것의 속도]는 작가 정서영이 1990년대 말부터 2012년 최근까지 열었던 17개의 주요 개인전과 단체전의 작품 90여 점을 집성한 책이자, 큐레이터 김현진이 큐레토리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도한 출판 방식의 기획물이다.
    정서영은 90년대의 조각적 작업에서부터 최근의 퍼포먼스, 드로잉, 사운드 설치에 걸친 작업에 이르기까지 한국 미술계에서 가장 ‘동시대적인(contemporary)’ 미술을 해오는 작가 중의 한 명이다. 하지만 정서영의 작업은 극단적인 몰이해라 할 만큼 난해함에 대한 토로, 억측과 오해를 낳기도 한다. 이는 정서영의 작업이 조각이라는 전통적인 장르를 고수하는 듯이 보이면서도 전통적인 조각 언어에서 철저하게 빗겨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모노그래프의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알 듯 모를 듯한 정서영의 말 언어가 어떤 의미를 이해하게 하기보다는 어떤 상황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를 조형적 언어라고 지칭할 수 있다면, 정서영의 언어는 제도가 만들어낸 어떤 형태의 서술적 언어의 권위에도 의탁하지 않는다. 당연히 의미는 어느 한곳에 정박하지 않으며, 독자나 관객은 의미의 바깥에서 서성이게 된다.
    관습적인 언어화와 범주화를 철저하게 부정한다는 점에서 정서영의 조각 혹은 조각적 작업은 매우 급진적이고 정치적인 실천을 수행한다. 정서영은 조각적 작업을 하고 있음에도 스스로 조각이라는 장르를 타자로 인식한다. 조각에 덕지덕지 덧붙여진 기존의 의미망으로부터 철저하게 빗겨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어쩌면 작가 스스로가 바로 이와 같은 인식론적 불편함을 감수하는 데서 관객/독자들은 극단적인 몰이해나 난해함을 토로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안전하게 정박하기보다는 조각 안팎에서 생성될 수 있는 표류와 비약의 가능성에 내맡기는 이와 같은 과감한 자기 투기는 작가 특유의 조각적 수행성을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독자/관객과의 소통 방식

    모노그래프 [큰 것 작은 것 넓적한 것의 속도]는 정서영의 작업을 둘러싼 오해와 몰이해를 완화시키려는 취지가 담겨 있다. 무엇보다도 비록 지면상이긴 하지만 정서영의 작업 전체를 일별할 수 있는 장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독자/관객들은 정서영의 작업 전체를 가로지르는 일관된 특징, 예술 혹은 삶에 대한 작가의 태도 등을 가늠해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억측과 오해를 생산해온 장본인이랄 수 있는 평론가와 큐레이터 8명(김수기, 김인혜, 김장언, 김현진, 김희진, 문영민, 안소연, 이영준)이 자신의 정체를 ‘Ms. C’라는 익명으로 숨기면서 쏟아내는 질문들은 그간의 오해와 몰이해가 양산되는 지점들을 명확하게 드러내준다.
    이번 책 작업에서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주목할 만한 장치로, 각각의 작업에 대한 설명을 작가가 직접 작성했다는 점이다. 그런데 작업 설명 방식에 있어서도 정서영의 작업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태도를 볼 수 있다. 즉 작업의 의미나 해석을 부여하기보다는 작업의 특수한 계기, 작업 과정에서의 세부 형식의 결정, 제작 방식, 전시 맥락 등을 필요에 따라 최소한으로 설명하고 있다. 독자/관객들은 작업 결과물과, 이러한 선택 혹은 결정이 어떤 관계를 갖고 있는지를 볼 수 있으며, 최종 결과물에 이르기까지의 언어화되지 않는 그 과정을 추적해볼 수 있을 것이다.

    큐레토리얼 실천으로서의 책 작업

    90년대 말부터 최근까지 큐레이터의 역할과 큐레이팅의 대상, 그리고 그 의미를 둘러싸고 큐레토리얼 담론이 폭발적으로 일면서 큐레토리얼의 실천 역시 훨씬 복합적인 양상을 띠고 있다. 이 책은 작가 정서영의 모노그래프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전시, 글쓰기, 인터뷰, 워크숍, 세미나, 책 출간 등 큐레토리얼 실천을 둘러싼 최근의 다양한 시도의 일면을 확인해볼 수 있는 작업이기도 하다. 큐레이터 김현진이 진행해온 1인 작가 프로덕션 방식의 큐레이토리얼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시도된 이번 출판물은 정서영의 작업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망할 수 있는 틀을 모색하고 있다. 정서영은 최근까지 조각 혹은 조각적 작업, 퍼포먼스, 드로잉, 사운드 설치 등 다양한 방식의 활동을 펼쳐 보이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무엇보다도 조각이라는 차원에 입각하여 작가의 조각적 언어를 인식론적으로 조망하는 데 집중하면서, 드로잉이나 퍼포먼스 작업들이 조각적 언어와 어떠한 근원을 공유하고 있는지 살피고 있다. 작업은 크게 2008년을 기점으로 두 시기(‘전망대’와 ‘괴물의 지도’)로 나누어 정리하였다. 이 두 개의 작업들이 2008년을 기점으로 각 시기의 정서영 작업의 특징들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판단되기 때문이다.

    목차

    텍스트 드로잉
    서문: 책에 대하여 / 김현진
    괴물의 지도 2012-2008
    Ms. C의 정서영 인터뷰
    전망대 2007-1999
    정서영의 말과 사물 / 김현진
    작가 및 저자 소개

    본문중에서

    “사물을 조감도처럼 들여다보면 그 안에 설정된 관계, 유형들의 움직임이 보인다. 그것이 우리에게 복잡해 보이는 이유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가지 쳐지고 덧붙여진 의미들이 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그 의미 작용들의 연결 고리를 흐트러뜨리면 간단한 단위들이 나타나고, 그 단위들 중 일상적인 복합성을 포함하는 것들을 골라 또 다른 인식과 경험의 조건을 만들어가는 것이 나의 조각이다.”
    (/ '정서영, 작가의 말' 중에서)

    “말의 구태의연함이 덕지덕지 붙은 사회와 일상 공간 속의 사물들에 대한 명확한 인식, 그리고 그것을 덜어내는 과정을 통해 정서영은 말언어를 새로운 창의적 공간으로 전환시키고 있으며, 여기서 우리는 예술적 실행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나아가게 된다. 작품이 고취시키는 것은 바로 사물을 묘사하지 않는 사물, 사물의 부재 상태를 확인시키는 언어에 대한 급진적 인식이다. 즉, 정서영의 조각은 가장 온건하고 전통적인 미술의 방식을 가진 가장 정치적인 사물들이다. 물질을 통해 등장하지만 물질 안에 박제되지 않는 언어, 현실 정치적 기제를 다루지 않으면서 미술의 온전한 정치성을 드러내는 조각 언어, 그럼으로써 사라지지 않는 견고한 것으로 자리하기. 이것이 이제부터 우리가 정서영의 작업을 다시 들여다보아야 하는 이유이다.”
    (/ '김현진, 본문' 중에서

    저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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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생지 -
    출간도서 0종
    판매수 0권

    큐레이터이자 비평가, 연구자로 서울을 기반으로 활동중이다. 1999년부터 루프, 쌈지 스페이스, 아트선재센터 어시스턴트 큐레이터를 거쳐 네델란드의 반아베미술관, 인사미술공간(IASmedia), 계원예술대학 내 갤러리 27 등의 기관에서 초청 연구원 또는 객원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2008년 제 7회 광주비엔날레의 공동 큐레이터, 2005년 9회 이스탄불비엔날레 큐레토리얼 어시스턴트를 역임했으며, 그밖에도 2011년 두산 큐레이터 워크숍을 기획하고 1년간 튜터로 강의 및 운영했고, 2006년 미디어 아카이브 배급 프로그램인 IASmedia 설립을 기획하였다. 주요 전시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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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9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슈트트가르트미술대학 연구과정을 졸업했다. 독일 바덴-뷔르템베르그 주 예술 재단 지원금과 바덴-뷔르템베르그 주 예술가 지원금, 김세중 청년조각상 등을 수상한 바 있으며, 1994년 독일 HP 슈스터 갤러리와 베덴-뷔르템베르그 예술재단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1995년 금호갤러리, 2000년 아트선재센터, 2005년 독일 포르티쿠스, 2007년 아뜰리에 에르메스, 2009년 갤러리 플랜트, 2010년 LIG아트홀, 2011년 현대문화센터 모델하우스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고, 1997년 광주비엔날레 특별전, 1998년 선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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