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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문학과 오리엔탈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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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 서평

    동양이라는 신기루, 그 동경과 환멸 사이에서

    ‘오리엔탈리즘’이란 용어는 본래 동양학이라는 의미와 함께 서양 또는 서양인이 동양이나 동양문화에 대해 갖는 태도나 관념, 이미지, 담론 등을 포괄하는 복합적인 개념이다. 이 분야 연구의 선구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에드워드 사이드는 ‘권력’과 ‘지배’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식민주의와 제국주의적 팽창을 뒷받침한 지배 담론에 국한하는 관점을 제시한 바 있다. 애초부터 사이드는 그의 연구 범위를 중근동의 이슬람 문화권에 제한함으로써 중국과 일본, 나아가 동북아시아를 포함한 전체상을 그리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었다.
    [프랑스 문학과 오리엔탈리즘]은 19세기 프랑스의 ‘동양 르네상스’에 일조한 발자크, 위고, 고티에, 고비노, 로티, 콩쿠르 형제, 클로델 등이 꿈꾼 ‘동양 신기루’를 추적함으로써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보다 풍요롭고 총체적인 그림을 그려낸다.

    동양이라는 ‘신기루’
    오래전부터 동양은 서양인들에게 동경의 대상이었다. 그들에게 동양은 꿈의 터전이기도 했거니와 모든 것이 기원하는 ‘영원한 시발점’이기도 했다. 그들의 영혼은 동양이라는 ‘신기루’에 끊임없이 매혹되었다. 마케도니아의 대왕 알렉산드로스가 페르시아 제국과 중앙아시아를 거쳐 인도 북부까지 이르는 대제국을 건설한 것도 그 동양이라는 ‘신기루’를 잡기 위한 여정이었다고 말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세이렌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유혹된 율리시스처럼, 동양으로 향하는 서양인들의 발걸음은 그 이후로도 간단이 없었다. 이탈리아의 상인이자 여행가였던 마르코 폴로는 24년(1771~1795)에 걸친 동방 여행을 감행했으며, 그 여행을 바탕으로 17년 동안 원나라에 머문 이야기와 이란 및 중앙아시아, 몽골, 인도 등의 역사 및 풍속, 지지地誌 등이 담긴 I동방견문록I을 발간했다. 이 여행기는 서양인들에게 동양에 대한 동경을 실로 엄청나게 불러일으켰다. 콜럼버스의 이야기는 또 어떠한가? 황금을 찾아 인도 제국으로 향했던 그는 비록 아메리카 대륙으로 향하는 ‘실수’를 범하고 말았지만, 그의 모험은 동양의 꿈을 실현하고자 한 또 하나의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19세기 프랑스의 동양 르네상스
    동양에 대한 열정은 19세기에 들어와 또 한 번 ‘르네상스’를 맞이한다. 서양 문명의 노쇠화에 번민하던 유럽인들은 그들에게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어 줄 문명들에 더 큰 호기심을 가지게 되었다. 서양인들에게 동양은 야생적인 힘과 푸른 생명이 약동하는 꿈의 세계로 다가왔다. 그들의 욕망은 동양에 대한 탐험으로 표출되었고, 이는 곧 동양 연구 붐으로도 이어졌다. 문학 또한 그러한 시대적 ? 사회적 분위기를 피해 가지 못하였다. 먼 미지의 세계를 동경하고 탐닉하고자 했던 낭만주의에서 상징주의에 이르기까지 많은 작가들에게 동양은 마치 유행처럼 퍼져 작품의 중요한 소재가 되는가 하면, 그들의 문학 이론의 정립과 미학의 고양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1798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 1822년의 아시아협회 창립, 1830년 프랑스의 알제리 합병 등 중근동에 대한 취향에서 시작하여 인도 및 중국에 대한 붐으로 확산된 프랑스의 동양 열정은, 인상주의 화가들의 일본 판화에 대한 취향을 통해 마침내 일본 유행을 낳기에 이르렀다. 이처럼 동양은 사회 전반, 나아가 일상생활에 이르기까지 열병처럼 광범위하게 번져나갔던 것이다.

    여러 작가들의 작품 속에 나타난 동양

    발자크(H. de Balzac)

    사실주의의 선구자 발자크는 어린 시절부터 가정적인 영향으로 아시아와 중국에 대해 남다른 친근감을 가졌다. 동양에 대한 그의 관심은 여러 작품을 통해 표출되었는데, 특히 산문 ?이네르?와, 10여 년간 자바 섬과 그 주위 군도에서 체류하고 돌아온 그랑 브장송이라는 사람으로부터 들은 경험담을 바탕으로 쓴 I자바 여행I, 그리고 친구 오귀스트 보르제가 쓴 중국 여행기 I중국 중국인I에 대한 서평에서 잘 드러난다. ?이네르?는 정신적이고 정열적이며 비현실적인 사랑 이야기인 반면, I자바 여행I은 상대적으로 보다 관능적이고 육감적이며 촉각적이며, I중국 중국인I의 서평은 상대적으로 현실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그런데 그의 이러한 작품들에 나타나는 아시아(동양)의 모습은 실제적이기보다는 작가의 욕망의 힘에 의해 변형된, 작가가 자신의 내부에 구축한 ‘작가 자신의 아시아’로서 이상화되어 있다. 이 아시아는, 작가 자신의 영혼 속에 뿌리박고 있는 욕망의 표상이며, 일종의 ‘신화적인’ 아시아이다.

    빅토르 위고(Victor Hugo)
    낭만주의의 거장 빅토르 위고는 동양 유행이 일던 당대의 분위기 속에서 I동방 시집I을 출간하였다. ‘문학에서의 자유’를 표방했던 위고는 이 시집에 실린 작품들을 통해 자유로운 상상이란 어떤 것인지를 웅변적으로 보여 주었는데, 바로 그 문학적 상상력을 마음껏 펼쳐 보이는 데 당시의 동양 붐을 마음껏 활용하였다. 동양은 자신의 문학적 주장을 확고히 하고 확산하는 데뿐 아니라, 시대가 목말라 하던 동양 취향을 만족시켜 주는 데도 아주 좋은 소재였다. 색채의 향연이라 할 수 있는 이 시집의 시들을 통해 위고는 ‘마술적 동양’에 대한 당시 독자들의 꿈과 열정에 시각적으로 부응해 주었다.

    테오필 고티에(Theophile Gautier)와 쥐디트 고티에(Judith Gautier)
    낭만주의의 ‘학생’ 테오필 고티에는 미의 추구를 지상 과제로 삼았다. 그는 풍요로운 ‘감동과 명상과 몽상’의 땅인 인도와 그 주변 아시아에 대한 꿈을 그린 I포르튀니오I와, 낭만주의에서 벗어나 자신의 미학 이론에 충실하고자 상대적으로 개인적인 주관이나 환상을 덜 가미한 중국에 관한 중편 소설 I수상루I를 펴냈는데, 그가 구현한 아시아는 대체로 현실과는 거리가 먼 아시아다. 그의 아시아는 자신의 상상에 의해 창조된 작가 개인의 꿈의 세계이자 환상의 세계이며, 지각하거나 포착할 수 없는 세계이다.
    아버지가 중근동의 회교권 아시아에 큰 관심을 기울인 반면 딸 쥐디트는 중국을 시발로 (극동) 아시아에 더 열정을 쏟았는데, 쥐디트는 꿈이 아니라 가능한 한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여 중국을 바라보고자 했다. 중국어 가정 교사에게 중국어를 배우기도 한 그녀는 평생 중국에 대한 열정을 품었으며, 특히 중국인들의 시와 풍류에 대한 사랑에 경의를 표했다. 중국 시를 번역한 I옥의 서I 와 역사 소설 I황제의 용I을 통해 중국과 그 문화를 프랑스인들에게 알리는 데 크게 기여했다.

    고비노(Arthur de Gobineau)
    어린 시절부터 아시아에 대한 환상을 품었던 고비노는 페르시아에 체류하면서 터키, 카프카스, 아프가니스탄 등 주변 국가들의 전설과 단편 소설, 그리고 주민들 사이에 회자되는 다양한 일화들을 수집하여 기록하였다. 이것을 바탕으로 펴낸 중편 모음집 I아시아 이야기I에 묘사된 아시아는 신비롭고 영성(정신성)으로 가득하며, 아시아의 여인들은 능동적이고 강인한 모습으로 그려진다. 아시아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은 I천일야화I의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이미지에 상당 부분 기인한 것이다.

    공쿠르 형제(Les Goncourt)
    공쿠르 형제는 일찍부터 일본을 발견하고 일본과 일본 예술에 매료되었으며, 특히 형 에드몽 드 공쿠르는 19세기 프랑스에서 일본 취향의 확산에 선구자적인 역할을 하였다. 그들의 작품 I마네트 살로몽I의 주인공 코리올리스는 일본 판화 우키요에의 색상을 연구하여 자신의 그림에 적용하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이 작품에 묘사된 우키요에의 이미지들을 보면 이미 상당 양의 수집이 이루어졌고 그에 대한 공쿠르 형제의 열정과 지식 또한 상당한 수준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리하여 그들은 프랑스 문학에서 최초로 우키요에를 문학 작품 속에 언급한 작가들로도 기록된다.

    피에르 로티(Pierre Loti)
    작가이자 해군 장교였던 로티는 일본에 직접 체류한 경험을 바탕으로 일본에 관한 3부작, 즉 I국화부인I, I일본의 가을 정취I, I이 여사의 제3의 청춘I을 집필했다. 이 작품들을 통해 작가의 일본(인)에 대한 시각의 변화를 고찰할 수 있는데, 처음에는 환상적인 것이었다가 곧 환멸로 이어지며, 다시 혐오로 발전한다. 그러다가 지나침을 반성하며 타자에 대한 동화를 시도한 결과 혐오감이 다소 완화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일본, 나아가 황인종에 대한 혐오는 여전히 실재하며, 일본에 대한 그의 이해와 동화의 노력은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폴 클로델(Paul Claudel)
    14년간 외교관으로 중국에 체류한 폴 클로델은 중국에 깊이 매료되어 친화력을 느꼈다. 서양의 문명화에 생소함과 혐오감을 느끼던 그는 중국 사람들의 유대감과 형제애, 그리고 평화로운 사원들의 신성성에 매우 강한 인상을 받았다. 그는 기적적으로 보존된 태고의 풍경과 함께 신과 인간이 어울려 살던 성서의 태초를 꿈꾸게 하는 중국의 모습에 희열을 맛보았다. 작가의 이러한 중국 ‘사랑’은 산문시 모음집인 I동방의 인식I과 여러 산문들을 통해 여실하게 드러난다.

    목차

    책머리에

    1장 19세기 프랑스에서의 ‘동양 르네상스’와 타자로서의 동양
    2장 발자크의 아시아의 꿈
    3장 위고의 [동방 시집]과 색色
    4장 고티에의 아시아의 꿈
    5장 쥐디트 고티에와 시와 풍류의 나라 중국
    6장 고비노 작품 속의 아시아 여인
    7장 공쿠르 형제와 우키요에
    8장 피에르 로티의 ‘잃어버린 환상’
    9장 클로델의 중국 친화력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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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소개

    생년월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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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외국어대학교 불어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프랑스 낭시 2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 [발자크―작가와 작품세계], [발자크 연구],[사드] 등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 [사회계약론], [인간불평등 기원론],[에밀], [고독한 산책자의 몽상], [학문과 예술에 대하여],[신엘로이즈]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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